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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이민혁-19화 (19/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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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결국 이 가격에 따라서 합병을 진행하면 메이버 주식 가치가 반 토막 난다.

주가 하락에 따른 주주들의 반발은 극에 달할 수밖에 없다.

불행히도 새롬 기술이 이 변화에 대해서 반아들일 리는 없다.

서로 협상을 한다고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보다 근본적인 요인은 두 가지 회사의 시너지에 대한 의문이다.

새롬 기술의 불투명한 수익성.

메이버의 최근 급격한 성장.

이 두 가지가 서로 절충점을 찾지 못한 것이었다.

메이버는 더욱이 넉넉한 자금 확보를 위한 목적이 컸는데, 그런 의미도 퇴색되자 굳이 새롬 기술에 집착할 이유가 없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무산으로 인해서 새롬 기술은 당분간 휴우증에 시달리겠지만 메이버는 오히려 그 반대였다.

최근 시작한 서비스 태반이 정식 서비스로 런칭되면서 폭발적인 인기몰이에 들어갔다. 그 덕분에 메이버에 대한 인기는 더욱 올라가고 있었다.

이민혁도 이 변화에는 좀 긴장하기 시작했다.

실로 당혹스러운 결과였다.

그가 한 일이라고 해봐야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다.

과거 회사에서 그가 한 실적은 이런 결과와는 아주 달랐다.

박호진 팀장이 주는 잡 일만 주로 했을 뿐이고, 그것은 별 다른 이슈가 되지 않았다.

지금은 그와는 완전히 달랐다. 아니 실상은 박호진 팀장이 주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개척하고 있었다.

그는 결국 미래가 바뀔 때 자신에게 생기는 미래 변수에 대해서 고민해야 했다.

주로 살펴본 것은 국내 인터넷 업계의 변화다.

‘현재 인터넛 업계는 거의 포화 상태야. 전문적이고, 독특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고 봐야 해.’

정확히는 자신이 한 일이다.

따라서 단순히 몸집 부풀리기가 아니라, 최고가 되어야 했다.

주시하기 시작한 것은 바로 다움이다.

다움은 E메일 서비스와, 쇼핑물을 중심으로 전문화에 들어갔다.

무료 E메일 서비스는 현재 970만명이 등록되어 있는 최대 서비스였다. 하지만 이건 단순히 이용자가 많은 것이 아니라, 핵심기술을 가진 부분이다.

이미 다움은 미국, 스페인, 일본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 E메일 호스팅을 하고 있는데, 해외만 무려 12억의 매출을 올렸다.

다른 하나는 역시 새롬 기술.

합병 무산으로 최근 수익 모델 때문에 의혹을 많이 받는 기업이다.

새롬기술은 이 취약한 수익 기반에 대해서 나름 항변과 더불어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바로 하드웨어에 대한 개발이다.

지금도 매출의 절반이 모뎀 판매에서 나왔다.

이민혁은 그제야 자신이 한 가지 깜빡한 것을 느꼈다.

지금 시대에서는 애플이 아직은 성장을 한창 진행하는 단계다.

얼마든지 그들의 미래를 가로챌 수가 있다.

다만 애플의 스티븐이 걸어갈 길을 잘 감안해보면 간단하지가 않았다.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이 MP3 콘텐츠인데, 이와 관련된 이권자들을 모아서 통합시키는 것이 쉽게 될 턱이 없다.

딱히 원한 것은 아니지만 야심(?)이 무럭무럭 가슴 속에서 피어올랐다.

그런 중에 걸려온 전화.

첫 중매로 만났던 그 이희주였다.

<네? 일하고 있죠.>

<저에게 관심이 없나 봐요. 전화도 잘 안하고, 그러더라고요. 싫으면 싫다고 이야기하면 안 되요?>

<아뇨, 저 정말 정신없습니다. 다음에 또 통화하죠.>

곧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도 여자에게 어중간하게 대하는 행동이 좀 그랬지만 문득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생각해보니, 원래 미래에는 희주 애도 질질 끌었지. 난 죽으라고 매달렸고, 주말이면 대구 계속 내려갔잖아. 그 복수(?) 때문에 이러는 걸까? 후후후, 그럴 지도 모르겠군.’

***

이희주의 전화는 실로 소소한 재미다.

제일 처음은 받아는 준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 여기에 한 가지 더 별미가 있다.

전화 안 받기다.

결국 문자가 계속 날아온다.

-전화 좀 받아요!

바로 답장 해주면 재미가 반감되니, 이것은 텀을 좀 더 준다.

-바쁨.

곧 이어서 기다리고 있던 전화가 다시 온다. 이번에도 안 받아주기 한다. 문자가 이번에는 계속해서 날아오기 시작했다.

단숨에 문자함이 가득 찬다.

이 때 또 다른 재미는 바로 스팸으로 설정한다.

그러면 스팸 메일함에는 별의 별 내용의 쪽지가 가득찬다.

-우리 끝난 거 맞아요? 정말 이렇게 나오실 거에요?

-정말 화나네요. 지금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에요?

-미안해요. 제가 뭘 잘못했는 지 모르겠지만 으음, 이번 주에는 대구 내려오세요?

-저 야구 티켓 두 장 구했어요. 야구 저번에 좋아한다고 그래요? 꼭 이번 주에 내려오세요!

-정말 너무 하세요. 뭐라고 답변을 해줘야 할 것 아니에요.

이럴 때는 처리가 필요했다.

-정말 바쁨.

웃기는 것은 뭐냐하면 상대 반응.

-어머 정말 열심히 일하세요. 알았어요. 여유 있을 때 쪽지 주세요.

하지만 이것도 잠시다. 곧 있으면 다시 문자가 생각보다 더 많이 온다. 거기에는 노골적인 감정 표현도 있었다.

-지 민혁씨, 좋아해요.

-이번 주에 꼭 좀 내려왔으면 좋겠어요.

이민혁도 이 때는 정점을 찍었다.

-초바쁨.

그 다음에는 화가 난 쪽지가 막 몰려온다.

그는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과거 기억을 떠올렸다.

‘딱 내가 했던 반대군. 생각해보니, 나도 이렇게 문자를 집요하게 보냈잖아. 후후후, 복수하고 나니, 기분이 상쾌하군.’

마무리가 참 중요했다.

-이희주는 참 좋은 분이에요. 하지만 생각해보니, 저랑은 좀 맞지 않은 것 같아요. 아마도 좋은 분 만나실 수 있을 거에요.

-........

뭔가 분노에 가득한 답장. 지금까지 벌써 두 달을 질질 끌어놓고, 온 문자에 폭발직전이었다. 다행이라면 그 다음 반응이 없었다.

실상 반응하고 말고가 없다. 그녀 역시 많이 애용하는 수법인 탓이다.

***

이희주와의 일은 소소했다.

이민혁은 덕분에 전생에서 당한 원념(?) 일부를 털어버릴 수가 있었다. 그건 말로 형언할 수 없는 행복이었다.

다만 그가 한 일이 꼭 좋은 의도로 오지는 않았다.

기존에 이미 시작한 일도 문제지만 야구 서비스 관련된 일이다.

다른 팀에 담당자가 직접 찾아와서 페이지 디자인에 대한 자문까지 구했다.

“네? 아니 그걸 왜 저에게 물어보세요?”

“이 대리, 좀 그러지 말자. 좀 만 도와줘.”

다양한 야구 서비수에 대한 질의다.

데이터가 있더라고 그것을 네티즌이 좋아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정확히 그 데이터 의미를 잘 모르는 경우에 판단하기 쉽지가 않다.

이민혁 대리는 바로 이런 부분을 도와줘야 했다. 이게 간단한 일 같지만 실상은 홈페이지 전체 배치와도 관련이 있어서 일이 생각보다 아주 많다.

그걸 전부 다 일일이 검토해야 하는데, 쉴 텀이 있을 턱이 없었다.

처음에는 한 시간 단위로 찾아왔다.

그 다음은 삼십 분 단위다.

곧 이어서 이게 이십 분으로 줄더니, 결국에는 십오 분 간격이었다.

결국 평일에는 아예 자기 일을 할 수가 없으니, 새벽에도 남아서 일을 해야 했다.

심지어 토, 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민혁 대리는 산더미 같은 일에 쌓여 바둥바둥거렸다.

불행한 사실은 누구에게 하소연할 틈이 없다.

박호진 팀장은 그 나름대로 요즘 다른 일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임경은은 지금 자신이 준 일(?)만으로 똥오줌을 못 가린 채, 혼자 끙끙 앓고 있었다.

전혀 상상도 못한 인과응보(?)였다.

***

메이버와 새롬 기술 합병 무산이 처음에는 하나의 이슈에 불과했다.

불행히도 시간이 지나자 좀 달라졌다.

바로 메이버의 최근 변화 때문이다.

특히 야구 서비스를 런칭하면서 급속히 매니아 층을 키운 것 때문에 다들 깜짝 놀랐다.

바로 기업 광고 요청이 줄을 이었기 때문이다.

이민혁 대리 일이 산더미처럼 늘어난 근본적인 이유다.

이 통로를 통해서 줄줄이 들어오는 새끼 일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쭉쭉 늘어진다. 어지간한 중소 업체 하나와 막 먹는 일이다.

그걸 혼자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것은 뜻밖에도 다른 업체에 영향을 주었다.

기존 심마니, 네티앙을 비롯한 업체들이 기업공개를 내년 이후로 늦춰버렸다.

올해만 해도 이들 기업은 코스닥 등록을 통해서 기업 공개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메이버의 변화를 보자 그럴 수가 없었다.

-코스닥 시장이 불안한 것도 한 요인입니다. 실제로 최근 들어서 공개 요건 자체가 까다로워졌으니까요. 하지만 이보다는 치열한 경쟁이 더 큰 문제입니다. 서비스 런칭에 늦어지는 순간에 경쟁 업체에게 밀리니까요.

놀라운 것은 이들 중에 이미 한국 인터넷 서비스 분야에서 이미 톱을 달리고 있는 아후 코리아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대주주 지분 분산 요건 때문에 난항을 겪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보다는 역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더 관건입니다.

이들이 이렇게 우려하는 요인은 생각보다는 간단했다.

연말까지는 각 분야에서 인터넷 기업의 우열이 결정 날 것이라 본 것이었다. 따라서 당분간은 그 시장을 먼저 선점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갑작스러운 이 변화는 메이버에도 영향을 주었다.

코스닥 증권 위원회에 다시 기술 심사서를 받으려고 했는데, 한 달 이상 걸린다. 이런 소모적인 조건도 문제지만 시간과, 속도가 인터넷 서비스의 핵심이다.

최근에는 메이버가 페이지뷰 순위를 치고 올라갔지만 그건 계속 된다고 보기 어려웠다.

그들 역시 비즈니스 그 자체에 주력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올해 예정된 IPO는 내년으로 연기할 예정입니다. 임직원 여러분도 이 일이 다른 업체와의 치열한 경쟁 때문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었으면 합니다. 최근 우리 메이버가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안정적인 단계는 아닙니다. 경쟁 업체 역시 사활을 건 채 달려들고 있으니, 그런 점은 좀 유념해주셨으면 합니다. 다만 최근 600만 페이지 돌파 기념으로 직원 한 사람에게 평균적으로 30만원 수당이 오늘 나갈 겁니다. 열심히 한 만큼 보상받는 체계는 곧 정착될 것입니다.

이민혁도 이게 무슨 말인지 잘 몰랐다. 하지만 그는 통장에 찍힌 돈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랐다.

‘가만 이건 30만원이 아니잖아. 동그라미가 한 개 더 있는 것.......어라? 300?’

깜짝 놀랄 일이었다.

최근 대리 직급한 후에 급료가 꽤 올랐는데, 이건 생각도 못한 보너스였다.

그가 설마 해서 박호진 팀장에게 따로 불러서 물어보았는데........

“무슨 소리야? 30만원이 아니라고? 얼마 받았는데?”

“팀장님도 모르세요?”

“나도 모르지. 인사 파트에서 따로 처리하는 것이니까. 다만 실적에 따라서 그만큼 차이가 있다는 것만 알지. 하지만 그게 실제로는 차이가 별로 안 날 거야. 팀 실적으로 보통 나가니까.”

“그렇군요.”

“이 대리, 그래서 얼마야?”

“저도 비슷하죠.”

***

이민혁 대리도 작은 돈이지만 대우 받은 것에 꽤 만족했다.

그도 과거였다면 한 일에 비해서 돈이 너무 작았다고 불평하겠지만 지금은 그 때와는 많이 다르다. 자영업자가 되면 얼마나 힘든 다는 것을 직접 몸으로 경험해봤기 때문이다.

‘기업이 전쟁터라, 밖은 생지옥이지.’

이 보다는 오히려 자기가 꿈 꾼 미래를 좀 더 멀리 내다보았다.

어차피 자신이 만약 메이버 사장이 된다면 급료는 소소한 것에 불과했다.

오히려 회사를 좀 더 키워서 주변 동료의 신뢰를 얻는 것이 보다 중요했다.

그가 결국 떠올린 것은 역시 새로운 신규 모델에 대한 부분이다.

이 부분은 박호진 팀장이 주말에 한 번 꼴로 정규 미팅을 열어서 이런저런 의견을 청취했다.

============================ 작품 후기 ============================

뒤로 갈수록 서서히 집중력이 떨어지죠?

1. 집중력 떨어진다.

2. 집중력 차이없다.

3. 애매하다.

4. 쿠폰 소박이라도 좀 주고 싶다. ㅠ.ㅠ;(2연참인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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