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환 이민혁-24화 (24/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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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경은씨에게 커피 달라고 해보세요. 딱 입맛에 맞게 타주네요.”

권태명 과장이 결국 탄식하고 말았다.

“나도 이제까지 살면서 사람 보는 눈은 있다고 자부했는데, 자네는 내가 잘못 봤어. 난 여자에 대해서 쑥맥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

그는 커피잔을 힐끗 쳐다보고는 툴툴거렸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닌 법이죠.”

두 사람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젖고 말았다.

***

인터넷 확산 속도는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다.

네티즌 입장에서는 도대체 어떤 사이트를 선택해야 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런 변화 때문에 역시 평가에 나선 단체가 꽤 잇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대표적인데, 네티즌과, 전문가의 평을 토대로 해서 각 사이트의 특징, 장점을 일괄적으로 발표했다.

인터넷 경매는 옥션, 금융 증권 정보는 팍스넷, 유무선 통신은 SH 텔레콤, 할부 금융으로는 오성 캐피털을 꼽았다.

여기에 옥션은 네티즌 평점에서 무려 82.34를 얻어서 2위와는 더블 스코어로 압도적인 위세를 자랑해서 눈길을 끌었다.

팍스넷 역시 72.43라는 점수로 아후 코리아를 눌러버리면서 전문성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아후 코리아가 뒤로 밀린 것은 예측과는 많이 달랐다.

게임 분야에서는 역시 한게임이다. 특히 최근 메이버와의 합병을 통해서 아예 게임란이 추가되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런칭했다. 이 결과가 대박을 치면서 무려 84.23를 기록하면서 2위인 내기방에 비해서 두 배 이상의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 결과는 생각보다 큰 이슈가 되었다.

바로 메이버도 한게임 덕분에 혜택을 많이 봤는데, 한게임 링크 공간을 통해서 엮여 있는 다른 콘텐츠로 낙수효과가 생겼다.

기존 콘텐츠 대비 유입자가 10% 가까이 늘어나면서 페이지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이전에는 700만 페이지뷰는 간간히 찍기는 했지만 유지를 못했다.

네티즌 방문자 수가 줄어들 때면 400만 페이지 수까지도 떨어진다.

이 숫자가 700만 페이지뷰에 딱 걸리면서 밑으로 처지는 비율도 500만 정도에서 멈추었다.

게임 매니아 일부가 메이버 홈페이지를 계속 지속적으로 클릭한다는 의미였다. 메이버 회사 입장에서는 실로 고무적인 일이었다. 이것은 다른 부분에도 영향을 주었다.

원래 다움이 네티즌 인증이나, 커뮤니티에서 1위를 오른 반면에 아후는 네티즌 인증 검색 부분과, 전문가 인증 포털에서 1위에 올랐다.

뜻밖에도 아후 코리아는 검색엔진 전문가 인증에서는 메이버에 밀려서 2위로 추락한 것이었다.

검색엔진의 대명사라 불리던 아후 코리아 입장에서는 충격적인 일이었다.

이 때문에 역시 주목을 받은 것은 검색 엔진을 책임지고 있는 박호진 팀장을 비롯한 팀원이다.

특히 이민혁 대리에 대한 것은 빼놓을 수가 없다. 그가 지금까지 한 것, 특히 한게임과의 합병 이후에 그 중간 고리로 해놓은 일, 그게 임경은이 주도적으로 했다고 해도 그의 지시를 따른 것이라서 결국 그의 공적으로 돌아간다.

주변의 시선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바뀌어갔다. 특히 임경은을 키운 공적은 다른 어떤 실적보다 더 큰 영향력을 끼쳤다. 소위 말하면 회사 내부에서 록 스타적인 인기를 누렸다.

‘이거 정말 부담스럽잖아. 난 이걸 원한 것이 아니었는데.......’

***

이민혁은 원래 회귀하고 나서 무슨 대단한 야망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가 기회가 되면 메이버 사장이 되고 싶은 소소한 꿈은 있었지만 그건 미래 지식을 알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크게 보기 어렵다.

다만 그도 시간이 지날수록 주목을 받게 되자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상황은 더 뜻밖으로 흘러갔다.

회사에 갑자기 기자 몇 사람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박호진 팀장도 미처 몰라서 기획팀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야 알았다.

“이런, 기획팀에서 우리 회사 홍보 때문에 회사 소개를 허락했나 봐.”

“회사 소개요?”

이민혁은 역시 곤혹스러운 표정이었다.

‘내가 있을 때는 이런 일이 없었던 것으로 아는데, 미래가 너무 많이 바뀌어 가네.’

***

최근 2-3년 사이에 한국 기업의 이슈는 역시 벤처이다.

사내벤처를 추진하는 이들은 사업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사원이 소장이 되어서 모든 산업의 전권을 행사하게 된다.

이런 성향이 나타나는 것은 역시 성공한 기업의 특징 때문이다.

기업이 커갈수록 덩치 때문에 관성의 법칙에 따라서 쇠퇴가 지속된다.

움직이지 않게 되면 결국에는 고사된다.

조직적인 관성에 자극을 주자는 의도가 바로 사내 벤처이다.

이런 자극은 기업가 정신을 가진 사원의 장벽을 풀어주자는데 의의가 있다.

특히 기업 관료주의라는 벽이 생기면 그 때문에 이 싹이 죽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모기업 입장에서는 신규 사업을 키울 수가 있고, 그 리스크도 줄일 수가 있어서 강점이 있는 셈이다.

한국통신 경우는 3년 이상 근무하게 되면 사내벤처기업을 설립할 수가 있다. 사업계획서 심사가 통과되면 자금 지원에, 휴직까지 준다.

오성이나, LH 전자 역시 다르지 않다.

메이버는 그런 의미에서 벤처의 정석을 제대로 보여준다.

메경에서 나온 정필섭 기자는 이런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아니 그는 메이버 외에 한 사람도 알고 있었다.

“여어, 정말 경은이구나!”

“어머, 정 선배님?”

두 사람은 뜻밖에도 대학 선후배지간이었다. 다만 정필섭의 눈빛은 단순히 임경은을 후배로 보는 눈빛이 아니었다.

이민혁은 당연히 저놈을 알고 있었다.

‘정필섭, 그 자식이구나.’

바로 원래 미래라면 임경은의 남자친구가 된다.

그도 이런 사실은 미처 몰랐는데, 나중에서야 알게 된다.

임경은을 쫓아다니다가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그 때 당한 일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증오보다는 오히려 자기에 대한 반성이 먼저였다.

‘하긴 당시 내 모습은 추했지.’

박 부장이 다소 잘못한 것은 있었지만 그 못지않게 잘한 행동은 아니었다.

이민혁은 지난 일 때문에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 변화가 있었다.

임경은은 옆에 착 달라붙어서 자기소개에 여념이 없었다.

“우리 회사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이민혁 대리님입니다. 지금까지 메이버 사주, 야구, 한게임 콘텐츠를 비롯해서 요즘은 메이버 검색 엔진까지 손을 보고 있어요.”

“호오, 이거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도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정중하게 손을 내민 그.

이민혁은 다소 찜찜했지만 결국 악수를 청하고 말았다.

하지만 미래와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처음 만났을 때 임경은은 그의 옆에 있었고, 그 자신은 초라한 백수의 모습이다.

지금은 그 반대였다.

‘내 미래가.......완전히 바뀌었구나.’

이건 이민혁 그 스스로 생각해도 지금 상황이 잘 믿기지 않았다. 사람의 미래가 이렇게 쉽게 바뀔 수가 없다는 것은 그 자신이 더 잘 알기 때문이었다.

‘어디서부터 미래가 바뀐 것일까?’

11장 신념

이민혁도 정필섭 기자가 나서서 인터뷰할 때는 그냥 듣기만 했다.

다만 그도 시간이 갈수록 심란했다.

과거 원래 미래가 떠오르면서 자신이 자살하게 된 그 미래다.

그건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일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바로 자살할 시점에 일이다. 자신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때 그 누구 한 사람 손을 잡아주는 이들이 없었다.

그것은 지금도 영혼 속에 앙금으로 남아 있었다.

주로 게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면 더했다.

다만 그도 인터뷰가 끝이 나서 정필섭 기자가 떠날 때, 그가 임경은과 속삭이는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았다.

원래 미래라면 아마도 같이 떠나게 되는데.......

-선배님 말씀은 잘 알겠는데, 오늘은 저 안 되요. 일이 산더미처럼 쌓였거든요. 울 이 대리님 혼자 두면, 좀비처럼 팍 삭아버려요.

-아쉽네. 하지만 내 번호 알지? 심심하면 연락해.

-네.

그녀는 곧 정필섭 기자가 떠나는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곧 자신을 보자 고양이처럼 손을 흔든 채 쪼르르 달려왔다.

“우와, 이 대리님 축하해요. 이번 기사 내용 중에 이 대리님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올 거에요.”

“후후후. 알았어.”

“어머, 무슨 말씀이세요. 겨우 그게 다에요? 제가 정 선배에게 얼마나 아부했는지 아세요!”

“그래.”

그도 피식 웃고 말았다. 그 자신이 생각한 원래 미래와는 너무 다른 방향으로 바뀌어서 이제는 임경은에 대해서도 더 확신하기 어려웠다.

‘뭐 결혼을 이미 해봤잖아. 이번 삶은 여자에 얽매이기 보다는 내 신념을 따라서 한 번 멋지게 살아보자.’

***

메경에서는 곧 메이버와, 한게임에 대한 기사 내용이 나갔다.

주로 두 회사의 합병을 통해서 일어난 시너지에 대한 부분이었다.

-지금까지 설명한 것처럼 두 회사는 협력관계 구축을 끝냈고, 현재로는 서로 시너지가 모여서 빠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이 변화를 주도하는 이들이 이제 나이가 이십대라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최근 메이버 콘텐츠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이민혁 대리의 성과는 높이 평가할 일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IT 기업이 단순히 흥미와, 자극을 위주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기업 본질인 수익성을 위한 일이기는 하지만 기업의 사회적인 가치를 생각한다면 바람직한 일만은 아니다. 아니 어쩌면 이게 IT 기업의 어두운 면이 될 것이다.

애매한 기사다.

앞부분에 많은 부분에 걸쳐서 두 회사의 강점을 서술한 터라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다만 이게 딱 이민혁 대리를 찍어서 한 말이라서 묘한 여운이 남아 있었다.

임경은은 이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정 선배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따위 결론을 내린 거야?!”

이민혁은 고개를 내저었다.

“꼭 틀린 말은 아니지. 야구 서비스도 그렇고, 사주만 봐도 흥미위주인 것이 사실이니까.”

“그, 그걸 말씀이라고 하시는 거에요?”

그녀가 오히려 방방 뛰면서 난리를 쳤다.

그도 방긋 미소한 채 그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았지만 이 사회적인 IT 기업이라는 말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했다. 지금은 일어나지 않은 일이지만 이상하게 질투심이 피어올랐다.

‘한 번 쯤은 그 정 기자란 친구 엿 먹이고 싶군.’

***

인간은 성장하면서 누구나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기 마련이다.

아동기에는 상급학교 진학이라는 문제를 경험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아이에게 있어서 학교는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 학교에서 생활을 통해서 행동 발달 과정이 이루어진다.

이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장애아동이다. 아니 이들은 아예 장애라는 것이 확실하니, 오히려 따로 관리가 된다.

오히려 어중간한 경우가 더 큰 문제가 된다.

이들은 숫자가 생각보다 많고, 일반 아동에 비해서 지적, 사회적, 정서적, 언어적 발달이 많이 떨어진다. 더욱이 그들은 사회적인 능력이 부족해서 학습 진도가 많이 느리다.

이것은 특수학교 대상 아동 비율이 11년에 79%이던 비율이 12년에 와서는 81%까지 꾸준하게 늘어난 것만으로 어느 정도 추리가 가능하다.

이들은 학교생활에서 사회성이 낮아서, 또래 아동에게 환영 받지 못한 경우가 많다. 왕따와 같은 문제를 만들어낸다.

따라서 이런 자녀를 둔 부모라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흔히 말하는 발달장애가 심하지 않은 경우이다. 이 경우는 실제로 정부에서 여러 가지 보조로 도와주기는 하지만 그다지 효과가 없다.

이민혁은 바로 이 점에 착안했다.

“아마 강 차장님도 인정할지 모르겠지만 지금 한게임 태반이 사행성이나, 흥미 유발 위주로 되어 있습니다. 저도 그걸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이익을 벌어들이는 기업이라면 사회에 어느 정도 환원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돈도 한 방법이겠지만 콘텐츠도 나쁘지 않죠.”

============================ 작품 후기 ============================

분량이 빵빵하죠?

1. 몰겠다.

2. 쿠폰 대박이라도 좀 주고 싶다. ㅠ.ㅠ;

3. 쿠폰 중박이라도 좀 주고 싶다. ㅠ.ㅠ;

4. 쿠폰 소박이라도 좀 주고 싶다. ㅠ.ㅠ;(2연참인데......ㅠㅠ)

5.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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