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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1장 메이버 월드
임경은 대리도 어느 정도 실적이 쌓이고, 경험이 많이 쌓였다. 불행히도 이 결과는 그녀가 직접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김진승 대리와 비교하면 그 실력 차이가 꽤 난다.
다만 이게 드러나지 않은 것은 이민혁 과장 때문이었다.
그가 중간에 끼어서 중재를 해주면서 그녀 실력이 감추어진 것이었다.
하지만 문제가 좀 있었다.
바로 이민혁에 대한 업무 로드.
이게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임경은 대리 몫까지 다 떠안아야 한다. 뽀록이 나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불행히도 임경은 대리는 이걸 잘 느끼지 못한다.
그녀는 더욱이 메이버 월드의 가치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다. 스스로 경험이 없으니, 앞날을 잘 보지 못한 것이었다.
따라서 박호진 팀장이 업무 재조정을 해도 그다지 반발하지 않았다. 그건 다른 팀원 역시 비슷했다. 아직까지 나온 결과는 겨우 리서치 수준인 탓이다.
이민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메이버 월드의 가치를 아는 터라, 별 다른 도리가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페이스북 수준을 넘어가면 곤란해.’
이런 관점에서 작업이 진행 되었다.
제일 먼저 본 것은 과거 미디어와, 새로운 미디어에 대한 차이다.
뉴 미디어는 과거 미디어 성향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과거 미디어는 현존하는 것도 있고, 공존하는 것도 있지만 그렇게 오래 버티지는 못한다.
“인간이 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연결 고리는 일종의 상호 교환적인 지식입니다. 이것을 공유하면서 후대에 그 유산을 물려주었습니다.”
박호진 팀장도 수긍했다.
“결국 문서를 통한 유산 전달이 이제는 인터넷의 활성화를 통한 미디어라는 수단으로 바뀌었다는 말이군.”
“네.”
김 차장 역시 공감을 드러냈다.
“확실히 현대사회에서 상호 교류가 이루어지면 관계 맺기가 진행 됩니다. 이건 단순히 같이 사는 것을 떠나서 생각, 의견, 감정이 공유되는 것입니다.”
권 차장도 오랜 만에 진지한 프로젝트 진행에 그냥 있지 않았다.
“기술의 발전이 이런 변화를 가속화시켰다고 봐야 할 겁니다. 면대면 만남 없이 서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니까요.”
임경은 대리가 맡았을 때는 늘 조용히 있던 김진승 대리도 그냥 망부석처럼 있지 않았다.
“컴퓨터 발전이 크다고 봅니다. 이를 통해서 굳이 직접 만날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그것은 곧 인터넷이라는 기반이 되어주었고, 이제는 가상의 공간이 과거 구 미디어 방식을 대체한다고 생각합니다.”
조유재는 신입이라서 눈치만 봤는데, 이번 회의에서는 좀 달랐다.
“저도 대학교 때 이 문제에 대해서 들은 강의가 있었는데요. 사회맥락적 이론이나, 사회실재이론에서는 온라인에서 관계가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토론회에 참여했던 많은 이들은 오히려 그 반대였습니다. 그 의견 중에 하나가 핸드폰을 통한 쪽지입니다. 간단한 심블 만으로도 얼마든지 서로 감정을 표현할 수가 있습니다.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이민혁은 이런 다양한 의견을 중재하면서 한 편으로 그것을 통합해서 메이버 월드에 대한 큰 줄기를 다듬어갔다.
“좋은 의견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상대에게 인정받고, 표현하고, 평가받고 싶은 욕구는 늘 있게 마련입니다. 따라서 이런 상호 행위를 좀 더 자극시킨다면, 메이버 월드는 좀 더 좋은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 믿습니다. 그 대안으로........”
이어지는 설명과 더불어서 내놓은 것은 바로 싸이월드와 같은 미디어 분석이다.
그 설명에는 지금까지 언급한 메이버 월드의 방향성이 절묘하게 잘 녹아 있었다.
어느 정도 형태가 되어갈수록 처음 메이버 월드가 사소한 것이라는 가치에서 벗어나서 점점 중요성을 띄기 시작했다.
“.......”
임경은 대리는 그 변화를 본인이 직접 경험한 터라 멍하니 그 광경을 쳐다보면서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그녀도 적당히 손을 뗀 것은 이민혁 과장과는 달리 그녀가 보기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보았다. 허접 프로젝트를 맡았다고 본 것이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이, 이게 아니었는데........’
***
싸이월드의 싸이는 사이버를 뜻하는데, 사이, 관계라는 말로도 해석한다.
개인 가상공간을 만들어서 이미 고유 명사가 될 정도이다.
이 공간에서 이용자는 자기표현을 자재하지 않았다.
젊은 애들의 열정이 마음껏 발산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이걸 처음에는 젊은이의 치기라고 비난한 이들이 있다.
하지만 사회적인 관점에서 보면 자연스러운 행동에 불과하다. 오프라인이라는 규제에 묶여 있던 그 열정이 사이버 공간을 통해서 폭출 된 것이었다.
싸이월드를 잘 보면 이런 면이 잘 드러난다.
사진첩, 다이어리, 게시판, 방명록이다.
특히 일촌이라는 관계를 통해서 친밀감을 조성했다.
기존의 홈페이지, 블로그와는 달리 개인 공간이라는 측면에서 게시판 형태가 보다 독립되어 있다. 다양한 메뉴, 사이버머니를 통해서 배경 음악이나, 스킨, 장식을 꾸민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일촌이다.
혈연관계라는 의미. 즉 가족이라는 하나의 틀을 만들었다.
이 촌수를 이용해서 각 네티즌 관계는 마치 부모와, 자매와 같은 관계가 된다.
이 어감은 결국 하나의 언약이 되어서 탄탄한 유대감을 만들어낸다.
이민혁도 이미 아는 사실이지만 새삼 혀를 내두르고 말았다.
‘확실히 싸이월드가 이 때문에 성공했어. 하지만 결국에는 실패하게 되지.’
그는 때문에 이 싸이월드에 대해서 좀 더 깊이 파고 들어갔다.
대표적으로 싸이월드를 통해서 재미를 많이 본 이들이다.
이들의 미니홈피는 자신을 노출하고, 표현하는 공간이었다.
일종의 사교장이 된 것이었다.
놀랍게도 게시판을 꾸며서 오락적 기능도 많이 추가했다.
심지어 자신의 기록을 미니 홈피에 남기면서 일상을 기억하고, 시각적으로 기록에 남겼다. 자신의 욕망을 이용해서 유희화한 것이었다.
‘일단 큰 방향은 알겠어. 하지만 이것만으로 좀 부족해.’
***
회사가 잘 되면 모든 사람이 잘 될 것 같지만 이게 또한 그렇지가 않다.
임경은 대리가 대표적이다.
그녀는 지금까지는 잘 커왔지만 그 덕분에 묻혀서 제대로 실력을 쌓지 못한 경우이다. 오히려 김진승 대리가 잡일만 했지만 그 작은 경험이 많이 쌓였다.
이 두 사람의 차이는 일을 할 때면 표가 팍팍 난다.
박호진 팀장은 이것 때문에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자칫해서 팀 내부에 갈등이 생기면 그 문제가 다른 팀원에게도 전달되어서 엉뚱한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기획팀 역시 좋은 편이 아니다.
바로 김현진 과장이다.
그도 메이버 월드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그다지 주목을 받지 않았다.
다만 기획팀에서 뒤늦게 이 이슈를 알고 나서는 문제가 되었다.
하지만 이미 한 번 뒤통수를 친 터라, 또 그럴 수는 없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이 좀 씩 커져가지만 아직까지 나온 결과도 없었다.
그러니 지금 당장은 팀장이나, 차장 선에서 끼어들 상황은 아니었다.
자칫해서 독박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현진 과장도 이런 묘한 분위기를 처음에는 느끼지 못했지만 이 과장의 한 가지 제안을 받고 나서는 그럴 수가 없었다.
“네? 300명을 랜덤으로 선별해서 메이버 월드 선행조사를 진행했으면 한다고요? 하지만 그렇게 하면 비용이 꽤 들어갈 텐데요?”
“그건 제가 기획안을 올릴 테니, 걱정 마세요.”
“아무리 그래도 한 사람 당 50만원씩만 잡아도 1,500만원 아닙니까? 거기에 관리비나 나머지 비용, 연장되면 추가 비용까지 감안하면 못해도 1억은 훌쩍 넘어가지 않습니까?”
1억이 작은 비용 같아도 회사란 조직이 돌면 빠져 나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불필요하게 나가는 비용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각 과장 당 1억씩 쓴다고 가정하면, 50명만 잡아도 무려 50억이 넘어버린다.
김현진 과장이 부정적으로 본 이유다.
하지만 이민혁 생각은 좀 달랐다.
“걱정 마세요. 그만큼 중요한 일이니까요. 앞으로 추가 비용이 더 발생해도 크게 문제 삼지는 않을 겁니다.”
“이 과장님 능력은 잘 압니다. 하지만 메이버 월드는 이제 기획단계입니다. 아직 제대로 된 수익 모델도 아닌데, 결정할 리가........”
이민혁은 결국 다른 도리가 없었다.
“10분만 기다려 주세요.”
그는 잠깐 사라졌다고 곧 결제판을 들고 나타났다.
“여기 있습니다. 됐죠?”
기획안에 나와 있는 내용은 뜻밖에도 1억이 아니라, 5억으로 금액이 커져 있었다. 밑에 첨부된 사장 코멘트는 더 흥미로웠다.
-돈을 더 들여도 좋으니, 가능하면 빨리 결과를 내서 프로젝트를 진행시킬 것!
“........”
그도 새삼스러운 눈으로 이민혁 과장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정말이지 능력 하나는 짱이다. 하지만.........’
***
김현진 과장의 생각이야 어쨌든 가상 실험은 곧 바로 진행 되었다.
무려 300명이나 되는 이들을 랜덤으로 선정했다.
이들을 뽑아서 SNS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의견을 토론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단순히 인터뷰가 끝이 아니다.
각자 그룹으로 나누어서 그들이 네트워크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을 서로 협의를 진행했다.
이것은 각자 서로 취합해서 기획팀에게 전해졌다.
이 내용에는 싸이월드를 중심으로 해서 각 싸이월드의 성격, 호감도, 친구와의 상호 작용을 포함해서 다양한 의견이다.
심지어 심층적이면 구체적인 질문도 있다.
각 한 사람에게 배당된 금액이 100만원인 터라, 참여자도 열의를 가졌다.
그들은 단순히 돈 보다는 메이버에서 진행하는 일이라서 더 호기심을 가진 것도 있었다.
이런 면이 서로 결합되자 이 기획 결과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이민혁은 조금씩이지만 SNS에 대한 감을 하나씩 잡아갔다. 정확히는 싸이월드가 아니라, 앞으로 성공하게 되는 소셜 미디어에 대한 것이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트가 그래서 성공한 것이구나.’
***
트위트는 2005년에 에반, 비즈, 잭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기본적으로 작은 포스팅이 다였다.
2006년 4월에 최초로 시작했는데, 10월에만 정석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2년이 채 되지 않아서 무려 10억 개의 메시지를 돌파했다.
하루에 무려 40만개 개정이 생긴 셈이다.
하지만 실상 계기가 된 것은 바로 스마트폰 열풍이었다.
‘스마트폰 속성과 잘 부합되지. 결국 지금은 시기상조란 이야기가 돼. 스마트폰이 활성화 되는 시점과 맞물려 있으니까.’
결국 이 트위트를 잘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싸이월드, 페이스북, 트위트는 각 시기에 따른 인프라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이 트위트는 타임라인, 멘션, DM과 같은 기본 구조와, 팔로잉, 팔로우라는 구조가 핵심이다.
개인이 단문 메시지를 포스팅하고, 이걸 구독해서 읽는다.
겉으로 보기에는 비대칭 양식이다.
하지만 네트워크 연결성을 통해서 다시 댓글, 리트윗, 해시 태그, 디엠 기능만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방송도 가능하다.
바로 쌍방향적인 특성을 가진다.
이것은 기본적인 소셜 미디어의 특성과도 잘 부합된다.
하지만 싸이월드에서는 많이 부족한 부분이다. 정확히는 이 기능이 있지만 트위트처럼 직관적이면서 편리하지는 않다.
이것저것 잡다하게 너무 많이 깔려 있다.
그것은 자칫하면 산만한 환경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이민혁은 이런 부분에 대해서 꼼꼼하게 체크하면서 그것을 기본 메이버 월드의 한 뽀대로 잡아 나가기 시작했다.
이 작업에는 박호진 팀장도 주기적으로 관심을 드러냈다.
“이 과장, 잘 되어가?”
“물론입니다.”
“뭐 하는 지 말해주면 안 될까?”
“안 됩니다.”
“이 과장, 너 이번에 5억이나 펑펑 썼는데, 고 따위로 나올 거야? 사장님이 최소한 묻을 거라고 생각은 안 해?”
“알면 다칩니다.”
“사장님에게 고대로 전해주마.”
“아 참, 박 부장님도 조크를 못 알아들으시네요.”
“휴우, 이 과장, 너 같은 패턴이 지겹지도 않아?”
“그건 제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 왜 이렇게 자꾸 쪼는 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내버려두면 어련히 알아서 결과가 나올 겁니다.”
“하지만 최소한 팀장이니, 나도 방향은 알아야지.”
이민혁은 결국 간단하게 지금 염두에 두고 있는 방향성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었다. 아 물론 트위트나, 페이스북 관련된 부분은 다 배제하고다.
하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박호진 팀장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싸이월드가 가지는 장점도 있지만 너무 하나의 틀에 잡혀 있다는 말이군. 하지만 소통이라는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잖아?”
“하지만 그걸 너무 복잡하게 만들 이유는 없습니다. 여기에 문제가 있습니다. 자율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내버려두면 좋지만 그게 오히려 족쇄가 되니까요.”
“결국 게시판에 대한 기본적인 형태가 가장 어렵다는 말이군.”
“네. 그걸 현재 이번 기획 이벤트 자료를 통해서 잡고 있습니다. 일종의 능동적인 소통 환경입니다. 하지만 이 환경 하에서는 서로 관심 분야, 생각이 서로 쉽게 소통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형식적인 구조도 좋지만 그게 너무 심해서는 또한 곤란했다. 여기에 기술적인 특징 역시 빼 놓기 어렵다. 그 다음은 색깔과, 월페이퍼, 페이지, 레이아웃과 같은 부분이었다.
두 사람이 서로 협의를 거듭할수록 메이버 월드는 좀 더 구체화되면서 중요해졌다.
옆에서 지켜보는 김 차장은 역시 혀를 내둘렀다.
“과연 이라니까.”
권 차장 또한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요즘 우리 회사에서 이 과장이 손대면 안 되는 일도 된다고 하지 않습니까?”
“........”
물론 임경은 대리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에 처해서 혼자 동 떨어져 있었다. 그녀는 아무리 봐도 그다지 중요한 일이 아니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달라져버린 것이었다.
‘하아.’
눈 앞에 로또(?)를 놓친 기분.
경험하지 않은 이는 절대로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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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권 스타트 합니다.
소통을 합시다.
재미있어요?
1. 재미있다.
2. 별로다.
3. 그냥 그냥.
4. 쿠폰 27장 투척.
5. 쿠폰 15장 투척.
6. 쿠폰 10장 투척.
7.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