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환 이민혁-153화 (153/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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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MP3 압축 코덱이 나온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면 역시 물리적인 저장 공간의 한계다.

노트북이나, PC는 그 용량이 커지만 일반 모바일 장비는 아니다.

플래쉬 메모리 가격이 너무 비싸서 그 크기 자체에 한계가 있다.

이 대안에 대한 것은 최근까지는 아무도 찾지 못했다.

그런 중에 나온 것이 바로 MP3CD 플레이어다.

이것은 CD 플레이어와, MP3 플레이어 장점이 서로 혼합된 것인데, 기존 한계를 극복한 탓에 최근 돌풍을 일으키면서 인기 몰이를 했다.

MP3 용량은 기껏 해봐야 64MB가 한계인데, 한 번에 30분 정도 분량이다. 10곡 저장하고 나면 그게 다이니, 불만이 많았기 때문이다.

MP3와는 달리 CD-RW를 통해서 CD에 저장하는 방식이다.

대략 CD 하나가 650MB 안팍인 것을 감안하면 10시간 정도, 즉 200곡까지 녹음할 수 있다.

가격 역시 MP3 플레이어에 비해서 그다지 높지는 않았다.

이것은 국내만 그런 것은 아니다.

해외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그 대표적인 예로 꼽는 것이 바로 아이리버가 개발한 MP3CD 플레이어인데, 최근 1,000만 달러 제품 수출을 진행했다.

미국에는 OEM 방식으로 수출했고, 홍콩에는 AVC사와 기술 이전 형태로 계약을 체결했다.

실상 아이리버에서 개발한 iMP2000은 미국 MS와, 씨러스 로직과 기술협력을 통해서 진행한 결과였다.

기존 MP3의 장점, CD 플레이어의 강점을 혼합했고, 새로운 압축 포맷인 WMA까지 지원했다. 이 포맷은 기존 MP3보다 압축률이 2배 이상 좋다.

여기에 패킷라이트와, 멀티세션 기능까지 적용했다.

업계최초로 이런 기술을 적용했는데, 덕분에 CD한 장에 무려 250곡까지 수록할 수가 있다.

특히 패킷라이트는 CD-RW에 자유롭게 저장하고, 삭제할 수가 있으며, 멀티세션은 곡을 여러 번 저장해도 크게 문제가 없다.

이민혁도 뒤늦게 이 결과를 확인하고는 과거 기억을 새삼 떠올렸다.

‘참 아이리버가 있었구나. 생각해보니, 지금 시기가 한창 무섭게 성장할 때구나.’

이런저런 복잡한 상념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특히 MP3 특허 관련된 이슈는 이미 미래에서 늘 언급되는 부분이다. 한국에서 개발한 원천기술이 정작 해외로 다 팔려버렸기 때문이었다.

‘엔비 소프트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라이센스를 다시 사올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건 나중에 생각하자. 어차피 기회는 많으니까. 지금 중요한 것은........’

***

MP3CD가 시장에 나오면서 한층 MP 플레이어 시장은 후끈 달아올랐다.

여기에 가장 이슈가 되는 것은 MP3 압축이다.

저작권 복제 장치가 되지 않아서 불법 복제는 늘 이슈가 되었다.

자연스럽게 WMA나, AAC 방식이 나왔다.

AAC는 CD 음질을 유지하면서 압축을 1/20분까지 줄였다.

WMA는 바로 MS에서 MP3에 대항하기 위해서 자기만의 독창적인 방식을 내놓았다. 이 방식은 EMI, BMG, 소니, 워너 등과 같은 주요 음반사들이 이 방식을 채용할 예정이었다.

자연스럽게 다양한 파일 포맷 형식 플레이가 가능한 수요가 점점 커져갔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서 더 강해진 것은 보다 높은 고퀄리티 음원이다.

MP3 덕분에 편하게 음악을 들을 수는 있지만 저주파, 고주파 대역 태반이 잘려 나가면서 음원 자체의 수준이 많이 떨어졌다.

특히 음악 애호가들은 이 저질 음원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했다.

그들이 메이버 뮤직2를 주로 찾고, 기꺼이 돈 내고 구입한 것은 이런 욕구와 관련이 있다.

하지만 그들도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있다.

메이버 뮤직2에 최근 올라온 ENBI 압축 코덱의 단점이다. 이 코덱은 오로지 메이버 뮤직2에 접속해서만 즐길 수가 있다.

ENBI 포맷을 다른 모바일 기기에서는 아예 사용할 수가 없었다.

이 부분은 계속 항의를 해도 엔비 소프트 대답은 딱 정해져 있다.

-최선을 다해서 개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바뀌는 것은 없었다.

음악 매니아인 이경근 입장에서는 이런 메이버의 궁색한 변명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당신들 돌았냐? 아니 요청만 들어주면 구입하겠다고 하잖아? 요즘 같은 불경기에 장사하기 싫은 거야? 정말 그런 거야?!

-메이버가 배가 불렀지.

-요즘 메이버 잘 나가죠. 이 메이버 뮤직2 매출만 해도 어마어마하죠. 다른 포털 중에 유료 서비스해서 매출이 100억 넘는 기업 있나 봐요.

확실히 메이버 뮤직은 성공적인 유료화 모델이 되면서 일약 유명세를 많이 탔다. 언론에서도 꾸준하게 메이버 뮤직에 대한 소개를 해주었다.

가장 높이 평가 받은 점은 불법 파일을 조장하지 않은 점이다.

아마추어 뮤지션을 비롯해서 유명한 음악가까지 잡탕이 된 환경을 통해서 다양한 음악이 성장할 수 있는 근간을 마련해주었다.

이것은 배를 쫄쫄 굶는 무명 뮤지션에게는 그야말로 살길을 열어준 셈이었다. 돈도 벌고, 새로운 음원 생태계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기성 가수들도 이제는 관심을 가질 정도였다.

이런 결과 때문에 아후 코리아는 아예 이 콘텐츠 중심으로 구조 조정까지 진행했다. 불행히도 그 결과는 좋지가 않았다.

-솔직히 아후보다는 훨씬 났지. 그 새끼들은 도대체 생각이 있는 건지 모르겠다니까. 기존 애들이 싸질러놓은 대중 음원을 올려놓으면 다운 받는데? 아니 미국 애들 음원은 또 왜 올려. 알아들을 수 있는 한국 음원부터 제대로 할 생각은 안하고!

공지가 뜬 것은 바로 딱 이 무렵이었다. 바로 엔비 코덱칩이 탑재되어 있는 삼테크에서 개발한 신형 mp3 플레이어다.

이 제품은 메이버 뮤직2와는 완벽하게 연동되게끔 되어 있다.

PC를 통해서 USB로 연결하면 자연스럽게 자동 연결되어서 필요한 곡을 mp3 플레이어에 다운 받을 수 있었다.

놀라운 사실은 바로 이 엔비 코덱의 크기다.

비록 기존 MP3에 비해서는 30%정도 커졌지만 다른 wav나, flac 타입에 비교해서는 월등하게 그 크기가 작았다.

mp3 플레이어만으로 원음에 가까운 음질을 즐길 수가 있게 되었다.

-우와, 나 정말 눈물 난다!

이게 시작이었다.

게시판에 올라온 반응은 그야말로 폭풍노도와도 같았다.

제품이 출시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초도 물량 3만대가 완판 되었다.

하지만 추가 주문은 오히려 2만대가 더 늘어났다. 삼테크는 직원들이 주말도 반납한 채 죽으라고 생산에 집중해야 했다.

그래도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인터넷 입소문을 통해서 이 삼테크의 엔비 코덱 제품에 대한 인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그것은 곧 메이버 뮤직2 가입자 숫자를 껑충 위로 끌어올렸다.

뒤늦게 메이버 뮤직2의 환상적인 음질을 알게 되면서 유료 사용자 숫자가 확 뛰어올랐다.

삼테크 제품이 판매되고 난 후에 이주일 만에 한 달 매출이 무려 25억까지 껑충 뛰어오르면서 인기 몰이를 했다.

하지만 메이버의 이 매출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었다.

삼테크 제품 자체에 찍혀 있는 로고에는 메이버 뮤직2와, 엔비 코덱에 대한 광고가 있었고, 그 링크를 통해서 새로운 사용자가 급격히 유입되기 시작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민혁은 이 뜨거운 반응에는 이전처럼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역시 애풀과 결과가 비슷하군.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실상 그 흐름은 다르지 않잖아. 거기에 엔비 코덱 라이센스 일부는 내(?)가 가지고 있으니, 이번에는 그래도 고생한 보답은 챙기는 군.’

***

작년 년초 까지만 해도 메이버도 실상 다른 포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들 역시 뚜렷한 수익원을 찾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검색 엔진 하나 만 집중하데, 다른 우물을 파면서 리스크를 줄였다.

다른 포털 업체와 크게 다르지 않은 행보였다.

이 당시만 해도 메이버 임원 회의는 늘 긴장과, 긴장의 연속이다.

비록 오성 SDS가 뒤에서 밀어준다고 해도 대기업 생리란 게 돈이 안 되면 지분을 다 팔아 치워버린다. 일종의 토사구팽이다.

그 다음은 몰락이다.

그런 꼴을 당할 수가 없기에 기회가 주어졌을 때 이를 악물어야 했다.

회의 중에 실수 하나 하나도 그냥 넘어가기 어려우니, 살벌할 수밖에 없었다.

중반, 하반기를 지나면서 뚜렷한 수익원이 나오자 점점 분위기는 바뀌어갔다.

부드럽게, 웃음이 넘쳐흘렀다.

다만 올 초에 다른 업체에서 경쟁적으로 메이버가 벤치마킹 당하자 우려의 소리가 나왔다. 실례로 대기업 중에는 LH24시 같은 경우에는 아예 포털을 하나 만들어서 메이전트을 그대로 따라서 베꼈다.

메이버 기획팀이나, 이진해 사장이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이 대기업의 도전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 분명했다.

결국 기획팀을 비롯해서 다른 사업부에서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한게임 역시 메이버 네티즌을 상대로 계속 광고해서 사용자 숫자를 늘였다.

하지만 실제로 수익으로 연결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경기한파 영향이 너무도 컸다.

실제로 메이버가 겉으로 봤을 때는 절정기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차하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메이버 뮤직2의 매출 상승세는 축배를 들일이었다. 바로 기술 독점을 통해서 다른 업체에서 따라오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하하, 회의 시간에 내가 소주잔을 돌릴 수가 없으니, 냉커피로 하지만 다들 술이라고 생각하고 원숏 하고 시작하자!”

“네.”

다들 입가에 미소가 훈훈하다.

메이버 뮤직2의 매출 상승은 단순히 온라인만의 의미는 아니다. 오프라인을 통해서 메이버 뮤직2와 연동되기 때문이다.

결국 삼테크 mp3 플레이어가 많이 팔릴수록 그들은 앉아서 돈을 벌수가 있다.

만약 삼테크 제품이 해외 시장에 수출된다면 돈을 갈퀴로 긁는다.

통쾌하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었다.

덕담이 오고갔다.

“이번 넷밸류에서 인터넷 이용자 상위 10개의 프로퍼티와, 도메인을 발표했습니다.”

“오, 정 이사, 계속 해봐.”

“잘 아시겠지만 넷밸류는 국제 패널에 기반해서 E메일, 채팅, 파일전송, 오디오를 측정하는 기업입니다. 따라서 이번 발표는 한국, 중국,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을 토대로 해서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한국 순위가 흥미롭겠군.”

“4위를 차지한 것은 아후 코리아입니다. 각국 아후 사이트 프로퍼티 전체에서는 4위이지만, 방문자 수, 인터넷 사이트 접속수, 특정 페이지 이용자 수 등에서 8위를 기록해서 많이 처졌습니다.”

“아후가 4위라, 꽤 실망인 걸? 그 아후 코리아에서 난리법석을 뜬 것도 그 때문이군.”

“하하하, 정확합니다. 그것 때문에 특히 아후 코리아 측에 대한 압박이 심해졌습니다.”

“우리가 치고 올라가는 것을 보자 그대로 막 베끼기 시작했군.”

“그런 셈입니다. 실제로 프로퍼티와, 도메인 양 순위에서 러이코스가 3위로 올라섰으니까요. 하지만 우리 메이버는 이 두 업체를 재치고 2위에 올라섰습니다. 다움과는 간격을 많이 좁힌 상황입니다.”

“좋군. 이번 메이버 뮤직2도 영향을 줬다면서?”

“러이코스와는 그 격차가 아슬아슬했는데, 메이버 뮤직2가 성공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2위에 안착한 셈입니다. 지금 분위기를 봐서는 그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훌륭해. 정말 기분 좋군. 좋아, 오늘은 기분이다. 회의 끝나고 나서 술이나 한 잔 해.”

“네.”

보통 임원회의 중에는 깨는 것이 기본이지만 오늘은 그런 것도 없었다.

다만 회의가 막바지에 도달할 때는 한 가지 이슈가 남아 있었다.

“이봐, 정 이사, 엔비 소프트 측에서는 아직도 안 팔겠다고 해? 우리 메이버 지분을 대신 넘겨도? 정 안되면 현금으로 준다고 해도 싫대?”

“네.”

“아, 참 아쉽군. 옥의 티라고, 하필이면 그게 문제냐.”

“죄송합니다.”

“아니, 뭐 어쩔 수 없지. 내가 엔비 소프트라도 지분을 넘기지 않을 테니까. 솔직히 일은 삼테크가 다하고, 그 재미는 우리가 보면서, 돈은 엔비 소프트가 버는 형국이잖아?”

“아마 엔비 소프트 사장도 그런 점을 염두에 둔 것 같습니다.”

“대단한 친구야.”

다만 그도 마지막으로 박호진 부장이사를 걸고 넘어졌다.

“혹시 박 이사는 아는 것 없어?”

“엔비 소프트요? 그 쪽은 이 과장이 전담했습니다. 더욱이 기획팀의 김 과장이 옆에서 같이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렇지. 하지만 자네는 팀장이잖아? 최소한 이 과장이 뭘 하는 지는 알아야지. 설마 이 상황에 대해서 전혀 몰랐다고 잡아 뗄 거야?!”

“휴우, 제가 하는 일이 그 한 가지가 아닙니다. 검색 엔진에, 메이전트, 콘텐츠에, 차세대 인터넷 사업까지 굳이 언급 안 해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최소한 이사 정도 되면 그런 일은 다 할 수 있어야 하는 거야.”

“........”

박호진 팀장도 기가 차서 입술을 씰룩이다가 그냥 입을 다물고 말았다.

이진해 사장도 자기가 좀 심한 것을 느꼈는지 말을 돌려버렸다.

“그래, 박 팀장도 많이 수고했어.”

그도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

‘완전히 엎드려서 절 받기 군.’

하지만 그도 엔비 소프트 관련해서는 찜찜하기 짝이 없었다.

‘요즘 보면 이 과장 행동이 수상하잖아. 최근에는 연차 부쩍 많이 내고,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이 분명할 거야.’

============================ 작품 후기 ============================

독자활동 조회 1,009,536, 조회수가 100만 넘었습니다. ㅠ.ㅠ;

절대 마법사의 레인콤(아이리버) 보니 신선하죠?

1.그렇다

2.아니다.

3.기타

7. 쿠폰 27장 투척.

8. 쿠폰 15장 투척.

9. 쿠폰 10장 투척.

a. 기타.

ps. 참고로 새로운 시작은 막판 우주로 간 절대 마법사와는 무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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