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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이민혁-217화 (217/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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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고객이 직접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그 현황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이었다.

한운 택배 내에 있는 물품 중에는 아직 재고로 남은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경우에는 신청만 하면 빠른 경우에는 불과 반나절이면 받을 수가 있었다.

“우와, 이거 진짜 대단합니다!”

“하하하, 저희 한운 택배는 고객 만족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런 말씀이 아니잖아요? 이렇게 일을 하면 힘들지 않으세요?”

“어쩔 수 없습니다. 돈 벌기 쉽나요? 이 정도로 열심히 해야지, 다른 메이저 택배 회사와 경쟁할 수가 있으니까요.”

깊은 신뢰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되자 한운 택배를 기억하는 이들은 점점 많아졌다.

여기에 메이버 패드는 한운 택배와는 아예 연동이 되어 있어서 독점이 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다른 메이저 택배 회사에서도 이 상황을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그들이 먼저 메이버 측에 전략적인 제휴를 해온 것이었다.

이게 좀 문제였다.

기존대로라면 그냥 받아들이겠지만 아무래도 이민혁이 이 일을 진행한 터라, 그의 의견을 그냥 무시하기는 어려웠다.

“이 과장님, 어떻게 할까요?”

“상관없습니다.”

오히려 별 다른 것이 없는 태도였다.

곧 이 메이저 택배와의 전략적인 제휴 기사가 나갔다.

하지만 그런다고 상황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조금의 변화는 있지만 역시 한운 택배를 이용하는 이들이 압도적이었다.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한운 택배는 다른 것을 떠나서 투명성이 정말 캡이죠. 여기 메이버 패드 들어가서 한 번 보세요. 터치만 하면 창고 안에 뭔가 있는 지 훤히 보입니다. 심지어 기존 협력 업체 물류 현황도 다 나와요. 그러니 구매 신청할 때 참고만 하면 되요.”

기존 다른 택배 회사는 자기 만의 독특한 물류 흐름이 있다.

이게 메이버 유통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한운 택배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작은 업체라도 해도 워낙에 효율성이 높으니, 오히려 비교 우위에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경쟁 구도는 생각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한운 택배가 효율적이기는 해도 물량 흐름 자체는 제약이 있었다. 그 미흡한 물량을 다른 메이저 택배에서 지원한 것이었다.

결국 이렇게 되자 다른 메이저 택배 회사의 재고 물량에 대한 것도 메이버 유통에 잡혔다. 그 물량은 다시 한운 택배를 통해서 빠르게 흘러들어왔다.

반대는 어려웠다.

다른 메이저 택배에 대한 정보 자체가 제한이 있기 때문이었다.

결국 시간이 갈수록 한운 택배는 더 가파른 매출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

비록 다른 메이저 택배 전체에 비하면 무시할 정도라고 해도 그 성장은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메이버 유통은 이런 효율적인 경쟁 때문에 무서울 정도로 매출이 급격히 늘어났다.

싸뱅에서도 처음에는 자기주장을 펼쳤지만 상황이 좀씩 바뀌어갔다.

“이 과장님, 너무 하십니다. 연락을 준다고 하고서 이러시면 어떻게 합니까?”

“정말 바빠서 그렇습니다. 검토하고 있으니, 곧 연락이 갈 겁니다.”

그 다음은 또 달라졌다.

“저기 이 과장님, 일단 뭐라도 좋으니, 바로 진행했으면 합니다.”

“그건 좀 그렇죠. 방향을 제대로 잡고 진행을 해야 지요. 일하다가 어, 아니네, 이럴 수는 없지 않습니까? 저도 문제가 됩니다.”

결국 싸뱅은 더 기다려야 했다.

***

싸이버 뱅크라고 해서 메이버를 계속 지켜만 본 것은 아니다.

그들 역시 엄연히 기획팀이 있고, 마케팅이 전부 다 따로 있다.

이들도 올 년초부터 전략적으로 해온 것이 있었다.

따라서 굳이 메이버 이민혁 과장에만 집착할 이유는 없었다.

어디까지나 좀 더 깊은 관심을 보인 것이었다.

이들은 결국 메이버에서 질질 끌자 기존에 진행 중인 다른 제휴에 대해서 고민했다.

바로 포털 MSN과 전략적인 제휴 진행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방향은 바로 메이전트, 정확히는 메이버 유통이었다.

MSN에서는 기존 인터넷 서비스 외에 이 홈쇼핑은 연동할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한 제안을 내놓았다.

싸이버 뱅크는 자사 무선 인터넷 환경을 PDA 통해서 구현한 방식을 MSN과 손을 잡았다.

이 서비스를 통해서 무선 인터넷 컨텐츠 공략을 시작한 것이었다.

이현승 수석 입장에서는 걱정스러웠다.

“정말 괜찮을까요?”

“하지만 지금 메이버가 계속 질질 끌고 있는 이상 무리할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메이버 유통 서비스의 발전이다.

기존 메이저 택배 회사를 끌어들인 후에는 급격하게 발전을 시작했다.

특히 메이버 패드 바코드 타입이 단숨에 십만 대가 추가로 팔려나갔다.

바로 기존 메이저 택배 회사에서 평균 3만대씩 추가로 구입한 것이었다.

삼테크는 뜬금없는 대박에 오히려 알딸딸했다.

“?”

그들은 영업도 한 적이 없고, 계획에도 없는 판매에 영문을 차릴 수가 없었다.

뒤늦게 진실을 알고는 이민혁 과장을 아예 따로 만났다.

“감사합니다.”

“천만에요.”

“아닙니다. 이거 이 과장님이 아니었다면 정말이지 좋은 기회를 놓쳤을 겁니다. 특히 싸뱅 신경 쓰주신 것은 정말 감사드립니다.”

“싸뱅은 제가 특별히 손을 쓴 것이 아닙니다. 그 쪽과는 타이밍이 안 맞은 겁니다.”

“그래도 이건 정말 아닙니다.”

이들이 내놓은 것은 뜻밖에도 박카스 박스였다.

“이게 뭐죠?”

“저희 성의입니다.”

그는 내용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랐다.

“이건 돈 아닙니까?”

“딱히 저희가 메이버 측에 부탁 드려서 그런 돈은 아닙니다. 이번에 십만 대를 추가로 팔면서 생각보다는 이익이 큽니다. 그 이익 일부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일종의 인센티브입니다.”

“이건 받을 수 없습니다.”

“과장님, 이건 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민혁은 방긋 미소 지었다.

“정 저에게 이런 돈을 주고 싶으면 엔비 소프트 측에 계약을 주세요. 소프트웨어 외주 계약도 좋고, 그게 맞을 겁니다.”

“소프트웨어 계약이라 하시면........”

“어차피 같은 일을 하다보면 알게 되실테니, 미리 이야기를 드리죠. 지금 진행하는 저희 프로젝트는 엔비 OS와, 다른 어플이 혼합되어 있습니다. 그걸 분리시키려고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 중인데, 엔비 OS 이미지 빌드를 제작 중입니다.”

“이미지 빌드요?”

“커널 OS는 저희 쪽에서 하지만 응용 애플은 아닙니다. 일반 윈도우라면 그냥 애플을 따로 만들어서 올리면 됩니다. 워낙에 메모리가 크고, 가상 메모리 공간도 빵빵하니까요. 하지만 저희 엔비 OS는 아직 그런 쪽이 취약합니다.”

“알겠습니다. 그건 저희 회사 내에 내부 협의를 거쳐서 정식으로 진행할까 합니다.”

“네.”

***

삼테크 측에서 곧 이어서 온 제안은 10억 짜리 프로젝트 프로그램 외주였다.

엔비 OS 빌드 이미지인데, 자사 mp 플레이어 탑재용이었다.

정확히는 엔비 OS 빌드 이미지가 아니라, 이걸 무료 라이센스해서 기존 삼테크 제품에 포팅할 수 있는 권리였다.

여기에는 PDA 전용까지 포함된다.

이 돈은 엔비 소프트 입장에서는 꽤나 큰돈이었다.

비록 로열티 수익이 꾸준히 들어오기는 하지만 필요한 추가 장비나, 소프트웨어와 같은 장비 비용으로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민혁은 일단 이 돈을 받고 나서는 기존에 진행하던 일을 나누었다.

조동훈과, 최진훈에게는 이미 막바지에 이른 네비게이션 작업을 진행시켰다.

강호정과 김성완은 따로 빼냈다.

이들에게 진행시킨 일은 바로 한운택배에서 진행한 어플과, 엔비 OS를 결합시킬 수 있는 엔비 빌드 제작이었다.

“저기 민혁 형, 도대체 그게 뭐죠?”

“앞으로 우리가 판매하게 되는 것은 엔비 OS 커널이야. 나머지 어플이나, 디바이스나 다른 업체에서 만들게 될 거야. 그러면 그 쪽에서 우리 OS에 대한 기본적인 개요는 알아야 해. 다만 그 내부 구조까지 알면 곤란하겠지.”

“결국 핵심이 되는 것은 따로 이미지화하고, 나머지 어플을 합쳐서 포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말씀이군요.”

“응.”

“이게 되었다면 싸뱅과 같은 업체에도 쉽게 전략적인 제휴를 할 수가 있어. 그렇지 않으면 엔비 OS 소스와, 이미지를 다 넘겨야 해. 그렇게 일하다보면, 회사 기밀은 다 뽀록이 나겠지.”

“하지만 그걸 다른 업체에서 하려고 할까요?”

“그래서 메이버 유통 일이 중요한 거야. 엔비 OS와, 공장 내의 어플과, 메이버 내의 메이버 유통 프로그램을 서로 연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하니까.”

“지금까지 주먹구구식으로 한 것을 전부 일괄처리하자는 말씀이군요.”

“그렇지.”

“.........”

하지만 두 사람은 잠깐 침묵했다. 뒤늦게 내용은 이해를 했지만 정확히 자신이 뭘 하라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이민혁은 혀를 끌끌 차면서 상의를 벗어서 소파 위에 던져놓았다. 그는 위에 와이셔스까지 벗은 채 노트북에 앉았다.

“걱정 마라. 너희들에게 큰 기대를 한 것은 아니니까. 이번 일은 내가 먼저 처리할 테니, 옆에서 보고 어떻게 하는 것인지 지켜봐라. 일 끝나고 나면 나머지는 너희들이 마무리를 하면 될 거야.”

둘은 서로 시선을 주거니 받다가 후다닥 이민혁 옆에 달라붙었다.

이민혁은 노트북 화면에 몰입한 채 곧 작업에 착수했다.

***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이민혁은 리눅스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그가 자살하기 전에 매달린 것이 바로 이 리눅스인 탓이다.

그가 비록 환경적인 요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살을 택했지만 리눅스에 한해서만큼은 컴퓨터 천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회귀한 후에 집에서 틈틈이 한 것은 바로 개인 서버다.

이것 역시 그 기반은 리눅스다.

다른 점이 있다면 홈 서버를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과거 그는 혼자 모든 일을 다 한 습관 때문에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위에 모든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이 리눅스 역시 예외는 아니다.

기존 리눅스 과정인 리눅스 선정, 패키지 조정, 로컬라이제이션, 빌드, 배포판 제작에 이르는 경험은 이미 숙달이라는 말로도 부족함이 없었다.

따라서 이 경험을 이용해서 우선적으로 필요한 부분만 걸러냈다.

애초에 엔비 OS는 이 리눅스를 근간으로 해서 만들어진 것.

두 가지를 합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민혁 그 자신의 실력.

이미 두 가지는 서로 톱니바퀴처럼 잘 맞아 들어가고 있었다.

기존 리눅스 프로젝트 생성과, 엔비 OS가 서로 만들어갈 수 있는 부분만을 골라내서 따로 하나의 프로젝트로 생성시켰다.

각 프로젝트 저작은 패키지에 따라서 각자 나누기 시작했다.

mk-pkglist, dep-test, lob-build와 같은 절차에 따라서 작업했다.

이 중에서 엔비 OS가 서로 관련이 없는 것은 다 추려야 했다.

이 작업은 집중력이 요구된다.

화면을 보면서 불필요한 코드를 잘라서 다 삭제했다.

이어야 할 것은 추가 임시 코드를 사용해서 하나씩 붙여 나갔다.

프로젝트 생성과, 환경 변수는 기존 리눅스 배포판 생선 방법을 그대로 이용했다.

디렉토리 구성은 프로젝트 생성 시에 정의되는 방식을 그대로 따라서 정의했다.

GUI 환경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건 실상 위에서 볼 수 있는 윈도우 화면에 불과했다.

중요한 것은 그 속이다.

기존 리눅스 배포판에서 필요한 것을 추려내고, 그것을 다시 정리해서 합치는 것이 정말 난이도가 높은 일이었다.

그 작업을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이 작업에서는 의외로 한운 택배에서 작업한 그 어플 코드가 크게 도움이 되었다. 실상 이 코드들은 하나하나가 의미를 가진다.

그 코드와 엔비 OS를 다시 연동시키는 방식이었으니, 그 코드 하나는 단순한 논리가 아니라, 실제였다. 그 코드 속에 담겨 있는 한운 택배 임직원의 피와 땀이었다.

그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그 코드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었다.

하지만 그건 메이버 유통 역시 다르지 않았다. 상단에서 한운 택배, 메이전트에서 올라온 정보를 받아서 연동하는 일 역시 중요했다.

이민혁은 이 색다른 경험에 스스로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옛날에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 였잖아. 그 때는 모호한 구름 속을 거니는 기분이었어. 어떻게 된 것일까? 한운 택배나, 메이버 경험 때문일까?’

상념은 오래 가지 않았다.

엔비 OS 빌드는 따라서 응용 어플과, OS 이미지를 결합시켜서 그것을 메이버 유통에서 볼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이 과정에서 들어가는 것은 네트워크 프로토콜.

바로 무선 인터넷 브라우저다.

이것은 기존 메이버에서 진행한 코드를 그대로 가져와서 연동되는 작업을 해야 한다.

이미 수작업으로 다 해보고, 검토한 일이지만 이걸 일괄 처리 식으로 할 때는 손이 생각보다 많이 갔다.

계속 해서 붉은 색의 에러가 생겼고, 그것을 일일이 하나씩 다 수정해야 한다.

그 이슈는 계속해서 나왔는데, 그럴수록 이민혁의 타이핑은 점점 빨라져 갔다.

완전히 타이핑 몰아경에 빠져들어갔다.

각 소스를 통해서 만들어진 이미지는 빌드를 통해서 분화가 되어야 한다. 그 패키지를 분리시키는 작업 역시 빼놓을 수가 없었다.

‘너무 재미있잖아?’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재미. 그것은 코드와, 코드 속에 녹아들어가는 미묘한 환희였다. 이제는 시간 흐름도 잊어버렸다.

***

이민혁은 끝도 없이 이어지는 작업이 서서히 막바지에 도달하자 입가에 미소가 절로 나왔다. 이번에는 될까라는 의문도 떠올랐다. 하지만 안 된다고 해도 상관은 없었다.

이런 도전적인 과제가 없다면 인생은 정말 무미건조할 테니까.

마지막으로 ‘엔터’ 키를 눌렀다.

컴파일 작업과 더불어서 곧 나온 결과.

성공이었다.

바로 실행 파일을 실행시켰다.

화면에 나타난 것은 바로 초기 엔비 OS 빌드였다.

비록 컴파일러나, 환경은 전부 리눅스를 사용하지만 그 환경 자체는 오롯이 그 자신이 만든 것이었다.

이민혁은 별로 시간이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어깨가 뻐근한 것을 느끼고는 뒤를 돌아보았다.

“어떠냐?”

“........”

두 사람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그들은 멍하니 이민혁을 괴물처럼 쳐다볼 뿐이었다. 힐끗 노트북 작업 화면을 쳐다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 작품 후기 ============================

수사의 정석 완결 기념 5연참.

1. 쿨

2. 기타.

3. 몰겠다.

7. 쿠폰 27장 투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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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쿠폰 10장 투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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