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환 이민혁-231화 (231/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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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2장 소명의식

회귀전의 이민혁 미래에 HOD가 해체된 것은 단순히 에스앰이 일방적으로만 잘못했다고 하기는 어렵다. 근본적인 것은 5집 앨범 판매의 추락이다. 이것은 단순하게 음악만의 문제는 아니다.

여기에 HOD가 5집 앨범 가수로 거듭나면서 많이 큰 것도 있다.

에스앰이 하는 기획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은 것도 있었다. 결국 계약 트러블은 생길 수밖에 없었고, 나이가 많은수록 심각하게 고민한다.

토아니가 그 때문에 새로운 기획사를 만들고,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된다. 사업도 그 일환의 하나라고 봐야 한다.

불행히도 시대의 흐름상 당시는 불경기가 지속되는 포인트다.

이런 흐름은 악순환이 악순환을 불렀다고 봐야 한다.

에스앰과, HOD는 각자 자기 관점의 이야기만 하고,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게 된다.

처음에는 이놈, 저놈에서 이 새끼, 저 새끼로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되면서 용서하기 어렵게 된다. 법정 소송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에스앰 입장에서는 자기가 키워서 데뷔한 이들이 계속 시비를 걸자, 다른 소속 가수를 감안해서 그대로 들 수가 없었다. 결국 공중파, 방송국, 케이블에도 손을 쓰게 된다.

‘정말 나랑 비슷하다니까.’

이민혁 입장에서는 이번 일이 단순히 HOD가 재계약을 성공한 것뿐이 아니라, 그들의 미래가 바뀌면서 일어난 변화다.

그것은 단순히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의미가 담겨 있었다.

‘사람들에게 제2의 인생 기회를 주는 것이 나의 소명일까?’

잠깐 복잡한 상념이 떠올랐지만 오래 가지는 못했다.

바로 한 가지 일 때문이었다.

주가는 계속 올라서 무려 10억을 곧 넘어갔다. 결국 에스앰 주식을 다 팔아치우고, 대출한 3억은 일단 다 상환했다. 이것도 나누어 팔아야 했는데, 팔수록 계속 올라서 결국 남은 돈은 여전히 9억이었다. 무려 400% 수익이었다.

덕분에 고생한 사람은 바로 이지연이다.

그녀는 무려 9만장이나 되는 엄청난 돈을 직접 날라야 했다.

나르는 박스까지 포함하면 무려 110kg에 달한다.

이민혁 오피스텔 집 안에는 이 9만장의 1만원 지폐가 산더미처럼 쌓였다.

이지연도 땀으로 범벅이 된 채 함성을 내질렀다.

“우와, 돈 더미다!”

한 쪽에 쌓여 있는 9만장의 현금은 확실히 은행 강도의 집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이민혁도 이 처치 곤란한 문제 때문에 골치가 띵했다.

‘당분간은 집에 둬야 하는데, 괜찮을지 모르겠군.’

괜히 들통 나서 눈총을 받을 이유는 없었다.

물론 그는 죄가 없지만 돈을 가진 것도 죄라면 죄인 탓이다.

“오빠, 진짜 대단해요. 난 정말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아요.”

쇄골을 따라서 흐르는 땀방울.

중노동에 대한 그 결과였다.

하지만 그녀의 태도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여전히 돈을 보고 놀라기만 할 뿐이었다. 더욱이 지난 자기 실수(?) 때문에 은근히 죄책감을 느끼는 지, 행동이 한결 좋아 보였다.

‘애가 참 좋다.’

한 번 꼭 안아주었다.

땀이 범벅이 되어 있지만 그 느낌은 오히려 두 사람 사이의 연결고리다. 키스도 이전처럼 방어벽이 없었다. 눈을 꼭 감은 채 그녀의 타액을 음미했다. 달콤해서 도저히 떨치기 어려웠다. 너무 따스해서 마치 사랑의 늪 같아서 이제까지 받은 스트레스가 그냥 다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슬쩍 이민혁 가슴을 밀었다.

“왜?”

“일 끝났으니, 샤워하러 집에 가야죠.”

“응? 벌써?”

“그럼요. 요즘 너무 많이 오버했어요.”

“여기서 샤워해도 되는데.......”

“늑대!”

그녀는 혀를 살짝 내밀고는 곧 자기 짐을 챙긴 후에 이번에는 볼에 뽀뽀만 하고는 오피스텔을 나가버렸다.

-오빠, 전화할께요.

“.........”

‘고것 참.’

오늘은 뭔가 될 낌새가 보였는데, 역시 잘 낚이지 않았다. 창밖을 내려다보자 밑에서 택시를 탄 그녀가 손을 흔들면서 소리치고 있었다.

-오빠, 저 가요!

-조심해서 가!

그녀가 탄 택시는 곧 바로 사라져버렸다.

뭔가 좀 허전한 느낌이었다.

이민혁은 힐끗 방을 돌아보았다. 벽 한 쪽에는 1만원 9만장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보고만 있어도 골치가 아팠다.

‘아버지 통장이라도 하나 파야 할까나.’

***

실상 침체에 빠진 테헤란밸리 분위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경기 침체라는 강력한 장벽은 그 어느 때보다 벤처에게 혹독했다.

더욱 큰 문제는 이 악몽이 미래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예 미래가 보이지 않으니, 벤처 기업의 어려움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이 때문에 테헤란밸리 기업은 서로 모여서 위로를 주고받는 행사도 곧 잘 한다.

심지어 그나마 잘 나가는 회사마다 이벤트를 마련했다.

춤과, 노래가 그 대표적이었다.

하지만 그 열기는 작년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었다.

경기가 죽으면서 벤처 활력 역시 많이 망가진 때문이었다.

메이버 직원 역시 다르지 않았다.

이런 그들에게도 최근 HOD 기획.

특히 새롭게 연예 컨텐츠가 추가되면서 일어난 일은 이야기 거리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은 바로 HOD의 신곡 앨범. 이 중에서 당연 주목을 받는 것이 바로 스윙이었다.

“이봐, 장 대리, 너도 스윙 들어봤어?”

“저 충격 받았습니다. 저는 노래 따위는 다운로드 안 받는데, 이번에 한 곡 구입했죠. 비록 거금 1,000원이 아까웠지만 이번 곡은 정말 달랐습니다. HOD 다시 봤습니다.”

“이제까지 막 짜깁기만 하던 우리 가요계도 정신을 차린 것이 믿기지가 않아.”

하지만 옆에 있던 이의 의견은 달랐다.

“어, 무슨 말씀하세요? 스윙은 기획사에서 제작한 것이 아니라, 우리 메이버에서 만들었다는 소리가 있습니다.”

“우리 회사에서 그 노래를 만들었다고? 아니 누가?”

“지금 소문으로는 이민혁 과장님이 그랬대요. 그 때문에 난리죠.”

“에이. 짜리시 뉴스야.”

“아 정말 답답하네요.”

그가 내놓은 것은 ‘충격 리포트’라는 내용의 색다른 기사였다. 바로 최근 HOD의 신곡 앨범 스윙에 대한 것이었다.

메이버를 통해서 발표한 지 불과 반나절 만에 인터넷 전체를 후끈 달구었다.

이미 가요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벌써 10위권에 오르면서 그 뜨거운 열기를 누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기사에 적혀 있는 내용이 실로 놀라웠다.

바로 에스앰과, HOD 계약 사이에 있었던 에피소드가 각색이 되어서 나왔다.

과장된 이야기도 좀 많았지만 그 전체 흘러가는 이야기는 거짓이 아니었다.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성남동 호랑이(?)다.

이걸 작가, 작곡할 때 원래는 엔비 소프트 법인 명의로 올리려고 했는데, 김종훈 부장이 극구 부인한 것이었다.

지금 이렇게 엔비 소프트 내에 소속되어서 경제적인 도움을 얻는 것만으로 고맙다고 이 곡에 대한 로열티는 전부 이민혁 개인에게 넘긴 것이었다. 이것 자체는 공개가 되면서 누구도 속이기 어려웠다.

“성남동 호랑이를 작사, 작곡한 이는 놀랍게도 요즘 평범한 샐러리맨이지만 ‘마이다스의 손’으로 주목을 받는 바로 그 이민혁 과장이다. 도대체 그가 어떻게 이렇게 놀라운 곡을 작곡, 작사했는지 알 수가 없다.”

“!”

메이버 직원들은 입구에 다들 모여서 눈을 크게 뜨고는 신문을 보기 급급했다.

“.........”

이민혁은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잠깐 구경만 했다가 그 내용을 알자 슬그머니 자기 사무실로 총알같이 튀어서 사라져버렸다.

‘으이구, 괜한 짓을 했어. 엔비 소프트 명의로 돌려야 했는데.......’

***

오늘 검색실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다소 들떠 있었다.

지나가는 직원들 입가에는 허밍소리가 연신 끊이지 않았다.

그들 중에 특히 여사원은 이민혁을 보자 다소 흥분한 얼굴로 꾸벅 고개를 숙인다.

이민혁은 영 부담스러워서 가볍게 손인사만하고는 허둥지둥 자기 자리로 갔다.

자기 자리 역시 분위기는 평소와 많이 달랐다.

자리는 다 차 있었는데, 가자미 눈을 한 채 계속 쳐다본다.

역시 가장 먼저 말을 꺼낸 이는 박호진 팀장이었다. 그는 아침 회의를 들어갔다가 나오면서 그를 발견한 것이었다.

“우와, 이민혁 작곡가님?”

“차라리 작사, 작곡가님이라고 그러시죠.”

“하여간에 대단해.”

하지만 이게 시작이었다.

다른 팀원들도 전부 우르르 몰려왔다.

대부분이 이번 에스앰 사태를 통해서 돈도 두둑하게 챙겼다. 그들이 가지는 의문은 다른 어떤 이들보다 더 심했다.

특히 새로운 컨텐츠 검토를 하게 된 권 차장은 연신 입가에 미소가 싱글벙글했다. 그냥 날로 실적을 챙겨서 좋은 얼굴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역시 의문이었다.

박호진 팀장이 아예 자기 의자까지 옆으로 끌고 와서는 이민혁 자리 맞은 편에 놓았다. 다른 팀원도 줄줄이 의자를 가져와서는 빙 둘러쌓다. 아예 대놓고 질문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 과장, 왜 이러는지 알지? 아, 이 과장 탓하려는 것이 아냐. 그냥 궁금해서 그래. 도대체 그 스윙은 어떻게 된 거야? 이 과장 말로는 엔비 소프트에서 제작했다면서?”

이민혁은 툴툴거렸다.

“원래 엔비 소프트 시작은 인디 음악 전문가인 김종훈 사장님이었습니다. 그 분이 실력이 정말 대단합니다. 스윙은 그 분이 작곡한 노래 중에 하나입니다.”

“하지만 어제 한곡 일보 기사 보니, 김종훈씨는 절대로 자신이 안 만들었다고 그랬어. 중요한 것은 그 성남동 호랑이 명의가 자네 이름이야. 그것까지 변명할 수 있어?”

“그것도 비슷합니다. 초반에 제가 엔비 많이 도와줬잖아요? 그 도움을 갚고 싶다면서 이번 스윙 로열티 수익은 저에게 다 돌린 겁니다.”

“그걸 지금 날 보고 믿으란 거야?”

“진실이니까요.”

박호진 팀장은 주변 팀원을 쳐다보았다.

“이 과장 말 믿는 사람 손 들어봐!”

아무도 손드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혀를 끌끌 차면서 다시 난감한 이민혁을 쳐다보았다.

“이 과장, 우리가 지금 무슨 자네를 심문하자는 것은 아냐. 스토킹 하자는 것도 아니고. 에스앰과 계약 기획안을 내놓기가 무섭게 스윙이라는 초 히트곡을 찍어냈어. 그게 운이 좋아서라고 할 수 있어?”

“당연하죠. 솔직히 스윙이라는 노래를 설사 제가 작곡했다고 해도 그래요. 그게 지금처럼 인기를 얻을지 누가 장담합니까?”

“그러고 보니, 그러네. 이봐, 이 과장 자네 그건 어떻게 안 거야?”

의문은 갈수록 더 깊어만 갔다.

이야기를 해봐도 서로 평행선만 달릴 뿐이었다.

이민혁도 곧 올해 연말에 발표할 로비 노래를 터트리는 것은 실상 많이 찜찜했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아직 그가 노래 기획 단계이니, 큰 문제가 없다고 보았다. 실제로 예상한 대로 잘 들어맞았다.

너무 미래 노래는 지금 세대에 안 맞을 수도 있다.

너무 가까워도 곤란했다.

딱 이 시기에 맞는 노래였으니, 초히트는 당연했다.

물론 유럽이라는 취향 문제가 있지만 실상 유럽 노래를 베낀 곡 태반이 인기가 좋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지금 반응이 이상하지 않았다.

“그러니까요. 운이 좋아서 잘 맞아들어 간 겁니다.”

박호진 팀장도 좀 난감한 표정이었다.

“이 과장, 내가 지금 자네를 문책하는 것이 아냐. 최소한 임원 회의에서 사장님도 물어. 다른 임원들도 의혹을 많이 가질 테니까. 그냥 재수였다고 하면 ‘어? 그랬어?’ 이러고 넘어가겠어? 그렇게 생각 안 해. 이게 실상 자네의 실력이라면 그런 점도 감안을 해야 하잖아. 그냥 솔직하게 나 ‘작사, 작곡’에 재질이 있어. 이렇게 말만 하면 돼.”

하지만 이민혁은 죽어도 그렇게 대답할 수가 없었다.

“운은 운이고, 재수는 재수일 뿐입니다.”

다른 팀원이 몇 번이나 질문했지만 이민혁도 별 다른 대안은 없었다.

‘이것도 문제가 되려나.’

***

메이버 임원 회의는 실상 늘 빠지지 않는 게 한 가지가 있었는데, 바로 ‘이민혁’ 이름이었다. 오성SDS 이슈가 터졌을 때도 뜨거운 핫 닉네임은 역시 이민혁이었다.

오늘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뜨거웠다.

이진해 사장이 아예 대놓고 이번 사태에 대해서 의문을 내놓았다.

“정 이사, 오늘 회의 안건은 다 취소하고, 스윙 이야기만 하자.”

곧 이어서 주렁주렁 나온 것은 스윙과 더불어서 일어난 페이지뷰 변화다.

“생각한 것보다 결과가 엄청났습니다. 노래를 발표한 그 날 페이지뷰가 일시적으로 무려 13% 가까이 늘어났을 정도이니까요.”

이미 포화 상태를 넘어선 메이버 페이지뷰.

그 수치가 13% 증감폭을 기록했다면 실로 엄청난 변화였다.

기존 고정 네티즌 외에 이번 노래만을 위해서 클릭한 네티즌 숫자가 무려 13%라는 이야기다.

수 백 만 명이 넘는 이들이 일시적으로 들어온 것이었다.

이진해 사장도 휘파람을 불었다.

“그야말로 대박이군.”

“오성SDS 지분 이슈 이후에는 최고의 이벤트였습니다.”

“오성에서 배가 단단히 아플 거야.”

“하하하, 그렇지 않아도 제 아는 친구 중에 몇 사람이 전화를 해왔습니다.”

훈훈한 덕담이었다.

다만 이 이야기 끝과 더불어서 시선이 간 곳은 역시 박호진 팀장. 그의 안색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꽤 갈등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주변의 시선을 보자 결국 입을 열었다.

대부분이 이민혁 과장이 한 이야기였다.

이진해 사장은 다소 허탈한 표정으로 임원을 돌아보면서 일축했다.

“박 이사, 지금 임원 회의에서 조커하는 거야?”

“아닙니다. 정말 이 과장이 그렇게 말했고, 누가 물어도 그게 진실이라고 했습니다.”

“결국 이 과장 본인은 작사, 작곡과는 무관하다? 이 번 일은 재수다. 따라서 이 결과와 자신을 결부시키지 말라. 이게 결론이야?”

“네.”

다들 박호진 팀장을 씹어먹을 듯이 쳐다보았다.

“........”

박호진 팀장도 이마에는 땀방울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 짓도 이제 못해먹겠다니까.’

============================ 작품 후기 ============================

잘 넘어갔죠?

1. 그렇다.

2. 응?

3. 바로 이것다.

4. 대단하다.

7. 11권 기념 쿠폰 27장 투척.

8. 쿠폰 15장 투척.

9. 쿠폰 10장 투척.

10. 새로운 도전 이전에 지지했던 분도 아마 몰아서 보면 잼있을 듯.....느린 전개도 한 번에 보면 볼만한 것 같더라고요. 하루 연재양이 많아도 커버가 되는 것 같고요.

11. 지난 이야기이지만 새로운 도전 1,300회차 넘어갈 때 힘들어서 손을 부들부들 떨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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