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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이민혁-276화 (276/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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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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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버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구조 조정과, 코스닥 진출에 포커싱을 뒀다.

특히 구조 조정은 원래 상반기 가능하면 빨리 끝내려고 했다.

이와 더불어서 직원 승진에 대한 이슈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다만 권수민 부장 이슈가 생기면서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언론에서조차 메이버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결국 정부도 그냥 손 놓고 볼 수는 없었다. 일단 이전과는 달리 메이버를 좀 더 진지하게 지켜보기로 한 것이었다.

심지어 그들은 메이버 코스닥 심사에 대해서 깊이 들여다봤다.

원칙적이라면 통과시켜야 했다. 실제로 권수민 부장이나, 다른 구조 조정 관련 명예퇴직 문제가 처리가 되었으니, 그게 합리적이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무려 100억 가까운 순이익을 달성했으니, 우량 닷컴 기업이라고 봐야 했다. 코스닥 심사는 당연히 통과였다.

하지만 코스닥위원회는 좀 달리 생각했다.

“리스크 관리가 검증되지 않아서 다시 재심의를 진행한다.”

재심의 판정을 내린 것이었다.

언론들은 연일 난리치면서 이 사건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취재했다.

코스닥 위원장도 언론을 의식해야 하는 터라 명확한 원인을 설명했다.

“메이버는 최근 2000년, 2001년 사이에 외부 17개 업체에 무려 270억을 출자했다. 좋은 경영 실적이지만 다른 닷컴에 대한 문어발식 방만 투자는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바로 닷컴, 특히 올해 시작된 해외지사, 일본, 미국 자회사 설립, 거기에 다른 닷컴 지분 인수를 예로 들어서 태클을 건 것이었다.

실상 정말 이들의 경영 상태가 악화되어서 부실화된다면 메이버 역시 타격이 불가피했다.

메이버 임원 회의에서는 발칵 뒤집힐 수밖에 없었다.

이진해 사장은 오랜 만에 얼굴까지 붉힐 채 발발 뛰었다.

“이 새끼들이 정말 너무하잖아. 아예 대놓고 공격하는 것 아냐?!”

하지만 임원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다들 혹시라도 자기에게 불똥이 날아올까 전전긍긍했다.

“이봐 정 이사,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발끈한 이진해 사장.

정 이사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올해까지 투자한 기업 중에는 미디어웹, 올앳, 넷 매니아, 엠플레이, 제로마켓 등이 있습니다. 사실 이들 중에 일부는 재무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 나쁘기에 그런 소리야? 아니 메이버 재팬이나, 메이버 미국은 잘 나가잖아?”

“아, 그 쪽은 괜찮습니다. 올앳이나, 엠플레이 역시 흑자가 나오고 있어서 투자한 지분 대비 수익은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다른 업체는 좀 다릅니다.”

곧 이어서 나머지 투자한 기업의 상반기 경영 성적표가 나왔다.

태반이 적자였다.

심지어 그 매출이 무려 30%이상 추락한 경우도 있었다.

흑자를 본 법인도 있다.

메이버 재팬, 메이버 미국은 무려 50억 가까운 순이익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270억 투자 규모 중에서 태반은 다 손해를 보고 있었는데,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무려 150억 가까운 손실을 기록하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100억 손실이었다.

아니 이건 추상적인 결과다.

실제로 재무제표를 가지고 분석해보면 결과는 더 나쁘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올 하반기다. 경기 골이 얼마나 깊은 지 아무도 알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즉 손실이 더 나빠지면 나빠졌지 좋아지는 경우는 아니었다.

“........”

이진해 사장도, 이미 대충 눈치를 까고 있던 다른 임원들도 다들 입을 다문 채 보고서 내용만 계속 확인할 뿐이었다.

실상 오버해서 난리를 쳤지만 지금 상황은 인터넷 벤처 거품이 빠지면서 일어나는 현상일 뿐이었다. 그나마 메이버나, 메이버 재팬, 메이버인도네시아, 메이버 미국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을 뿐이다.

“정 이사, 그래 좋다고 하자. 휴우, 이걸 왜 이제야 보고 한 건가?”

“지난 분기에 특히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사실 이제 안 겁니다. 코스닥 위원장이 물론 정부 관료의 압력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주 없는 것을 가지고 고집 부리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 메이버 순이익 규모는........”

“그건 그렇습니다만 막말로 270억 투자한 자본이 전부 부실로 잡히면 상황이 우리 회사 자금 사정이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닙니다.”

“결국 이 문제가 해결이 되어야 코스닥 상장이 가능하다?”

“구조 조정 문제도 같이 엮여서 고민하면 겉으로 봐도 겉은 잘 나가지만 속은 부실한 회사 정도로 몰아갈 수 있습니다. 지금 정부 관료 애들이 하는 게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나쁜 놈이야?”

“그 보다는 괘심 죄 때문이 아닐까요? 회사 내에 현금만 쌓이는데, 임직원을 잘라버려서 퇴출하려 하니, 손을 썼다고 봐야 합니다.”

“어휴.”

이진해 사장도 속이 답답한 지 마치 고릴라처럼 자기 가슴을 탁탁 쳤다.

잘 나가기만 하던 메이버.

실제로 대부분은 잘 나갔다.

특히 이민혁이 손을 댄 부분은 돈을 갈퀴로 벌어들이고 있다. 그 기반도 탄탄해서 단순히 광고 수익만 나지도 않았다.

다만 잘 나간다고 알게 모르게 돈을 함부로 펑펑 쓴 결과는 생각보다 혹독했다.

결국 회의는 자연스럽게 좀 즐거울 수 있는 이야기로 바뀌었다.

그 대상은 역시 이민혁 과장.

“이봐 박 이사, 이 과장은 요즘 뭘 하고 있는 거야? 참 그 멕서치 알파a 결과도 나쁘지 않던데, 멕서치 베타는 잘 되어 가?”

“이 과장은 지금 듀엣에서 요청한 한 가지 제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정 이사가 나섰다. 그는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메이버 미국 지사가 얼마나 잘 나가고 있는 지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확실히 시간이 갈수록 회의 분위기는 좋아졌다. 안 되는 것을 붙잡고 있어봐야 짜증만 나니, 다들 물타기를 한 것이었다.

다만 이진해 사장도 바보는 아니었다.

“이봐, 정 이사, 다 좋은데, 그 비지스란 가수 말이야. 꽤 과거에 인기가 있다고 했잖아. 그런 이의 음원이라면 미국의 내노란 한 음악 전문가들이 해야 할 일 아냐? 그걸 왜 우리 측에 요청한 거야?”

그는 슬쩍 박호진 팀장을 쳐다보았다.

박호진 이사도 다소 긴장한 얼굴이었다. 괜히 긁어서 부스럼을 낼 수가 없었다. 그는 때문에 좀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 과장이 일단 그 음원 처리에 대해서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에 따라서 다른 전문가를 아웃소싱하거나 할 생각입니다.”

“내 말은 그게 아니잖아. 우리 포털에서 그런 일까지 해야 해? 그건 기획사 쪽에서 하는 일 아냐? 아니 비지스도 실제로 같이 일하는 애들이 있을 거고, 개들 실력도 대단하잖아. 이 과장이 그걸 다른 업체와 검토한다는 것이.......너 설마 여기에 또 그 놈의 엔비 소프트를 집어넣은 거야?!”

그는 일축했다.

“지금 엔비 소프트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결과이니까요. 이 건을 빌미로 해서 듀엣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다면 메이버 미국 지사도 매출도 더 탄력을 받을 겁니다.”

연이은 이벤트가 계속 나온다면 확실히 미국 메이버 지사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다만 이진해 사장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내 말은 이 일을 우리 메이버가 할 수 없다는 것 아냐? 이것도 어떻게 보면 문어발이잖아. 결국 또 엔비 소프트와 같이 진행할 거고, 거기에서 뭔가 나오면 엔비 소프트가 다 먹잖아!”

잔소리였다.

그렇지 않아도 코스닥 재심사가 진행 판결이 나왔다.

이진해 사장의 목소리에는 그 감정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박호진 팀장도 눈치를 보다가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제 와서 나 몰라라 할 수도 없지 않습니까? 계약을 엔비가 할지 모르겠지만 엔비가 좀 얻는 것이 있다고 해도 저희 역시 이익입니다.”

나름 설득력이 있었다.

차분하면서 감정이 배제되지 않았다.

이진해 사장도 발끈하려다가 결국 두 손을 들어 올렸다.

“좋다. 결국 박 이사 이야기로는 일단 이 일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엔비가 뭐 좀 챙기는 것은 있겠지만 그게 그렇게 크지는 않을 거다. 대신에 우리 메이버도 미국 지사 매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니, 상관이 없다? 이 말인 거야?”

“네.”

평소라면 이진해 사장도, 다른 임원들도 발끈하거나, 반대 의견이 꽤 나와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좀 달랐다.

메이버 투자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메이버 미국 지사 매출이 늘어나는 것이 더 바람직했다.

아쉬운 것은 그 내막이다. 엔비 소프트가 또 끼어들면 기술 보안이니, 어쩌니 해서 그 내막이 잘 밝혀지지 않을 것이다.

이진해 사장도 이것만큼은 집고 넘어갔다.

“좋아. 다만 최소한 이민혁 과장이 뭘하는 지에 대해서는 철저히 확인을 해봐. 의사 결정을 이 과장이 내려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그건 제가 이 과장에게 주의를 주겠습니다.”

“경고를 줘!”

단단히 화가 난 듯한 어조.

이제까지 엔비 소프트에 쌓인 앙금이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었다.

박호진 팀장도 눈치 빠르게 그냥 수긍해버렸다.

“넵.”

***

이민혁은 전체적인 구상을 쉽게 잡을 수가 없었다. 그는 때문에 기본적인 방향만 잡고는 일단 다시 회사로 복귀했다.

그도 이전에 이미 오버한 경험이 좀 있는 터라, 적당히 회사와 타협하는 방향으로 잡았다.

‘멕서치 베타나 좀 하는 척 하자.’

그 다음은 퇴근하려 했다.

하지만 자기 자리에 앉기가 무섭게 한 사람이 팔을 잡고는 회의실로 끌고 갔다.

바로 박호진 팀장이었다.

두 사람만 있게 되자 한 안건은 임원 회의에서 있었던 일을 간단히 줄인 요약본이었다.

“흠, 일하는 과정을 다 보고하라고요? 심지어 외주 업체까지도요?”

“그래. 엔비 코덱 일도 있고 해서 회사도 이전처럼 간단하지가 않아.”

“누가 보면 제가 산업 스파이(?)라도 되는 줄 알겠습니다. 아니 그건 좋다고 하죠. 정말 웃기는 것은 열심히 일해서 돈 벌어주면, 그걸 부실 기업에 투자해서 다 탕진했다는 말 아닙니까? 그래놓고 제가 하는 일을 감시한다고요?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 것 아닙니까?!”

박호진도 은근히 목소리를 낮춘 채 이민혁 설득 작업에 착수했다.

“그런 말이 아니잖아. 이 과장이 혼자 다 결정해버리면, 임원 회의가 의미가 없잖아. 사장이라는 직책의 존재 가치도 없어.”

이민혁도 이 위계질서만큼은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알겠습니다.”

“응? 정말이야?”

“뭐가 이상하세요? 상급자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죠.”

그는 수상쩍은 시선으로 이민혁을 쳐다보았다. 다만 추측만 가지고 뭐라고 할 수는 없었다. 일단 여기에서 끝냈다.

‘눈빛이 수상한데........’

***

노래가 아닌 일반 언어로 음원 처리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많다.

음절, 음소 단위로 연결하는 방식도 있다.

이런 방식은 일방적인 음원과는 차이가 있어서 상업적으로 한계가 있다.

다만 그 방식. 특히 여기에서 사용되는 재배열하는 방식은 무시하기 어렵다.

지금은 과거와는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사용자가 본인이 원하는 감정 표현도 일부 가능하다.

가수 라이브러리를 이용해서 필요한 부분을 취합하거나, 수정할 수도 있다.

다만 이런 인공적인 형태는 역시 애호가들에게는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이 좋아하는 패턴이 그렇게 많지가 않다.

더욱이 일반적인 가수의 노래는 대중에게 공감대를 얻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런 점을 보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게 마련이다.

이민혁이 우선적으로 시작한 것은 바로 이 음원의 처리에 대한 것이었다.

그는 특히 기존 인디 가수들이 만들어놓은 음원 라이브러리와, 대박 노래들, 심지어 비지스 노래 음원을 일일이 다 분해해서 하나씩 분석하기 시작했다.

거기에는 미래의 노래, ‘강남 스타일’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지속적인 비트에 대해서는 많이 연구를 시작했다.

이 결과들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다 다르다.

수 십 만개의 음원 라이브러리와, 근 백여 개의 알고리즘을 가지고 일일이 다 찾아서 그 형태와, 노래를 비교해야 한다.

이 작업은 김종훈 부장이 도와주었다.

심지어 인디 사업부의 연습생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기존에 음원 패턴을 찾고, 각각의 음원을 가지고 어떻게 변화를 줄 수 있는 지, 과연 그게 상업적인 결과를 찾을 수 있는 지에 대한 설명이었다.

말은 좋은데, 내용은 음원의 스펙트럼 분석이나 마찬가지였다.

보고서 내용에는 전부 이 내용만 잔뜩 들어가 있는데, 음악 전문가가 봐도 좀 아리송한 내용이 태반이었다.

박호진 팀장조차 보다가 조용히 덮었다. 다만 그는 임원회의 요청에 따라서 그 내용을 열심히 편집해서 기획안으로 올렸다.

처음 올렸을 때 나온 반응.

“박 팀장, 고생했다.”

두 번째 반응.

“박 이사, 이거 설명 좀 해봐라.”

세 번째 반응.

“박 이사,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야?”

네 번째 반응.

“박 이사, 너 지금 나 놀리는 거야?”

다섯 번째 반응.

“박 이사, 너 지금 의도적으로 나 폭주하기를 바란 거야?”

여섯 번째 반응.

“박 이사, 알았다. 그만 해라. 그냥 나중에 결과만 보고 해.”

“네.”

박호진 팀장도 결국 집요하게 버티던 이진해 사장이 항복하자 혀를 내둘렀다.

‘이 과장, 애 고집은 정말 지독하다니까.’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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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새로운 도전.(기업물임)

c. 새로운 마법(기업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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