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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이민혁-280화 (280/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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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박호진 팀장은 예상보다 더 좋은 분위기에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그는 이민혁보다는 오히려 임경은 대리를 더 노렸다.

“임 대리는 어때?”

“좀 안 됐어요. 기술도 있고, 딱히 무슨 나쁜 짓 한 것도 아닌데, 경기가 나빠서 이 모양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아요.”

권 차장도 수긍했다.

“이게 현실이지. 밖에 나가면 자기 사업하면 잘 될 것 같지만 이런 일이 부지기수이니까. 결국 자기 사업 날리고, 빚더미에 앉으면 아파트는 경매에 넘어가버리지.”

좀 꿀꿀한 현실에 대한 냉소적인 목소리였다.

박호진 팀장 역시 다르지 않았는데, 다만 그는 말을 하면서 조심스럽게 이민혁 얼굴 쪽을 쳐다보았다.

“사실 이런 기업은 정말 살아야 공평한데, 그러지 못하니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민혁은 어깨를 으쓱했다.

“여유가 있다면, 도와줘야 할 기업이죠.”

“응? 이 과장도 정말 그렇게 생각해?”

그는 반사적으로 나온 이야기를 잡고 상대가 물고 늘어지자 수상쩍은 시선으로 바뀌었다.

“별 다른 의미가 없습니다. 어려운 이들을 도와주는 거야 당연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박호진 팀장은 쾌재를 부르면서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었다.

“좋아, 그러면 이번 기회에 우리 팀도 이 일을 한 번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야.”

“?”

그도 그렇지만 다들 영문을 알 수가 없는 표정들이었다.

처음에 PC방 이야기를 할 때는 그저 장난으로 들었고, 미디어웹의 딱한 사정에 대해서 알게 되었을 때조차 상상도 못했다.

드디어 팀 회의에서 가볍게 웃자고 한 이야기로 시작한 상황이었다.

그것이 자신들이 처리해야 할 일이라는 분위기가 다들 좀 뻥찐 표정이었다.

박호진 팀장은 방긋 미소 지었다.

“미디어웹에 우리 회사 지분만 대략 38%를 넘어. 그러니 따지고 보면 우리 메이버가 경영권 일부를 가지고 있는 셈이지.”

그제야 진실 일부가 나왔다.

다들 아! 하는 감탄사였다.

임경은 대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렇게 많은 지분이 들어간 회사가 그 모양이라면 도와줄 수도 있겠어요.”

하지만 이민혁은 오리발을 내밀었다.

“지금 비지스 때문에 제 원래 프로젝트는 하나도 못했습니다. 더욱이 비지스 일은 아직 끝나지도 않은 상황입니다.”

“괜찮아. 그 일도 하고, 이 일도 하면 될 거야. 더욱이 이미 듀엣 측의 제안은 들어줄 거나 마찬가지잖아. 나머지는 엔비 소프트(?) 측에서 알아서 하겠지.”

“하지만.......”

“이 과장, 지금까지 나도 엔비 소프트 관련해서 많이 덮었잖아. 설마 그걸 다 파기를 원하는 거야? 우리 좀 그러지 말자. 가는 것이 있으면, 오는 것이 있어야지.”

이민혁도 열심히 주판을 두들겼지만 박호진 팀장의 말도 일부 일리는 있었다. 사실 이제까지 많이 양보를 한 셈이니까.

“휴우, 그건 그렇다고 하죠. 하지만 이번 일은 남의 회사 경영을 간섭하는 겁니다. 일단 시작부터 쉽지가 않을 겁니다.”

이미 경영권(?) 일부에 대한 것은 위선에서 다 결정난 상황이었다.

박호진 팀장이 그런 부분까지는 말할 수가 없는 터라, 그냥 우겼다.

“어차피 우리 팀 전체가 달라붙는 것이니, 이 과장도 너무 부담스러워하지 마.”

“그게 정말 그렇게 됩니까? 당장 우리 회사 내부만 해도 서로 잡아먹을 듯이 싸우는데요? 제 꼴을 보면 답이 나오죠.”

“응. 그렇게 된다.”

달달한 표정과, 말, 누가 봐도 거짓말이라는 티를 팍팍 내고 있었다. 하지만 이민혁은 불행히도 대꾸할 방법이 없었다. 다른 팀원들은 박 부장 성격을 아는 터라 아예 반박도 없었다.

***

E 코리아 프로젝트는 크게 4가지 방향이다.

하나는 민간 정보화, 이를 통해서 국가 경쟁력 강화이다. 다른 하나는 IT 생산의 전초 기지로 만들겠다는 것, 다음은 통신사업자의 구조 조정을 통해서 경쟁력 자체를 키우는 것이다.

마지막은 역시 인프라다.

향후 5년 안에는 지금보다 1,000배 이상 빠른 초고속인터넷 망 실현이다. 기존 망을 수십 테라급으로 넓힌다는 것이 정부의 방향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 정부는 디지털 정부에도 집중했다.

주민, 부동산을 비롯한 민원을 아예 하나로 디지털 세계에 구현하는 것이다. 여기에 이동 통신이나, 광통신을 차세대 방향으로 중점 융성하는 것이다.

큰 흐름이 이렇다보니, 자연스럽게 인프라와 관련된 산업은 뜰 수밖에 없다. 특히 PC방은 내수 진작이라는 방향성과는 일치한다.

미디업웹은 실상 이런 흐름을 따라간다.

이민혁은 원래 이 부분은 보지 않으려고 했다. 애초에 팀 과제로 할당 되었으니, 자기에게 주어진 일만 처리했다.

일종의 리서치.

이 정도는 가볍게 처리가 가능했다.

그는 간단하게 정리한 후에는 곧 바로 비지스를 통해서 일어나는 변화 확인에 집중했다.

이전과는 달리 문제의 확산을 처리하기 위해서 정형적인 툴을 만들지는 않았다.

비지스가 인터뷰를 통해서 전격 공개한 것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기존 자료를 토대로 분석을 하면서 느낀 것은 바로 기존 가수의 파라미터에 대한 처리다. 어느 정도 이상의 검토를 통해서 각 가수의 고유 음질을 파악하고 적용해야 한다.

이 작업 자체는 기존 가수의 라이브러리 패턴을 만들고, 그것을 다시 리 디자인 처리를 해야 한다.

음원이나, 음높이에 대한 튜닝과, 분석 역시 간단하지 않았다.

막상 다시 하나씩 들여다보자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이거 재수인가?’

비지스 경우는 실상 들여다보면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이민혁도 작업 중간에 뭔가 느꼈지만 깊이 들어갈수록 오히려 판단이 서지 않았다.

원음과, 합성, 가성에 대한 결과가, 방향성에는 불완전한 부분이 꽤 많았다.

그것을 하나씩 정리해서 엔비 편집기를 완성해 가지만 역시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이건 아무래도 무리겠어. 범용적인 툴 자체는 있을 수가 없어. 아니 그렇게 하려면 더 많은 작업을 해야 해. 아니면 역시 수작업으로 하는 방법 외에는 없겠어.’

애초에 가수의 원음에 상업적인 변화를 주는 일이니, 공통점을 찾기가 어렵다.

가성이 불완전한 경우에는 음높이를 변경하거나, 노래 스타일을 변경하는 경우에 비브라토를 자동적으로 추출하는 방법 역시 각 케이스마다 문제가 너무 많았다.

조금은 시간을 두고 살펴봐야 할 듯싶었다.

‘일단 이 정도에서 마무리 하자. 지금 내가 볼 수 있는 한계가 명확해서 그런 것 같아. 인공 지능 역시 마찬가지잖아.’

그 다음에 본 것은 바로 비지스의 변화다.

이들로 인해서 미국 음반 음계가 크게 변화를 거듭하고 있었다.

냅스터에 대한 소송부터 시작해서 다른 5대 메이저 음반사 역시 다르지 않았다. 심지어 거기에는 애풀도 포함되어 있었다.

‘너무 역사가 많이 바뀌면 상황이 바뀌지 않을까?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할 수만 있다면 아이튠즈와 같은 생태계를 지금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문제는 그 방법이다.

지금 이민혁 입장에서는 그걸 할 방법이 없었다.

‘아 엔비 편집기가 있구나. 하지만........’

역시 문제가 되는 것은 시간이다. 그는 결국 고민을 하다가 이 이슈를 들고는 곧 한 곳으로 향했다.

‘정민이가 과연 잘 할까?’

***

김정민은 지금 생활이 꽤 만족스러웠다. 이유는 단순히 경제적인 도움 때문이 아니다. 스톡옵션 이슈도 아니었다.

그 보다는 자기가 대우 받는 것이었다.

지금 대학에 가서 애들과 같이 있어도 그의 능력을 알아주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아니 설사 알아준다고 해도 문제다.

너무 현격한 차이가 있어서 대화가 되지 않는다.

어떤 경우에는 왕따와 비슷한 느낌마저 가지게 된다.

그나마 김홍열이 같이 있을 때는 마음이 통하는 친구라도 있었지만 그가 오성전자에 취업한 후에는 상황이 많이 달랐다.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

석사 진학은 이미 염두에 두었지만 그것 역시 마음 편한 것은 아니었다.

따라서 엔비 소프트에서의 경험은 그 어느 것과 바꿀 수가 없다.

더욱이 이 회사 서버에는 이미 별의 별 자료가 다 있었다.

그는 마치 한 일주일을 굶은 사람처럼 그것을 먹고 또 먹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주변에 물었다.

“다른 부분과는 달리 여기에 음원을 풀어주는 이 부분은 특별한 규칙이 없어요.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아요.”

“아, 그거, 나도 잘 몰라.”

“아니 이 엔비 코덱의 알고리즘 일부를 왜 모르시는 거에요?  엔비 소프트에서 개발했을 텐데요?”

강호정 입장에서는 한 대 때려주고 싶은 말이었다.

엔비 소프트 내의 코드 중에 적지 않은 부분은 이민혁 손을 거쳤다.

그의 손길을 거친 코드는 일반적인 형태의 이론과는 많이 다르다. 경험적인 것도 많고, 설명하기 애매한 경우도 꽤 있다.

실상 아주 중요한 핵심 부분은 빠져 있다는 것이 보다 정확했다.

그는 결국 적당히 둘러댈 수밖에 없다.

“정민아, 회사에서 최고의 보안 자료는 아무래도 그냥 막 방치할 수는 없잖아.”

“그렇기는 하지만........”

“너도 스스로 노력해서 깨달아야 하는 거야. 그래야 완전히 너의 것이 되고, 그 아픔과, 노력을 통해서 회사를 이해할 수 있을 테니까.”

“알겠습니다.”

김정민은 순순히 수긍했다.

이 자료를 본 것만으로 고마운 일이었다.

이민혁이 나타난 것은 바로 이 무렵이었다.

“호정아, 애들 모아 봐라.”

***

비지스에 대한 프로젝트 진행은 애초에 이민혁 혼자 다 처리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처음 시작할 때에 일을 빨리 풀어가려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다른 것이 있다면 역시 보안이다.

과연 이 기술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다 풀 수가 없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있다면 기술의 완성도이다.

중요도에 대해서 구분이 명확할 필요가 있었다.

거기에 따라서 보안 수준이 정해진다.

이민혁은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아직 애들에게도 제대로 말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좀 달랐다.

좀 더 체계적인 엔비 편집기 분석을 위해서 대략적으로 설명을 해주었다.

역시나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강호정은 아예 두 손을 들었다.

“대충 짐작은 했지만 엄청납니다. 일단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가수 음원 레퍼런스가 다 다르지 않습니까? 거기에서 공통점을 어떻게 찾습니까? 저건 엔비 코덱과 스케일부터가 다릅니다.”

“각 가수 라이브러리를 통해야 되겠지.”

“그게 쉽게 될 리가 없지 않습니까?”

“그래, 사실 그것도 문제다.”

곧 이어서 줄줄이 나오는 이슈는 하나하나가 전부 다 도전 과제였다.

특히 중간에 이민혁이 깨달음을 얻으면서 건너 뛴 부분이 문제였다.

김정민도 처음에는 쾌재를 불렀지만 그 부분을 붙잡고는 헤메기 일 수였다.

“정민아, 어려워?”

“아, 이, 이건 정말 충격입니다. 세상에 이런 식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습니다. 어떻게 인간의 음원을 토대로 해서 공통점을 찾다니요, 이게 가능한 일입니까?”

실상 엔비 코덱은 몇 가지 제한적인 형태를 사용했다.

그것만으로도 사실 쉽지가 않았다.

엔비 편집기에는 미래의 초대박 노래인 강남 스타일을 비롯해서 몇 가지 음원이 알게 모르게 다 포함되어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이민혁도 제대로 하기 어려워서 다 넘어갔다.

김정민 입장에서는 그런 부분이 아킬레스건이었다.

합리적으로 생각하려고 해도, 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강호정이 그 광경을 쳐다보다가 이민혁에게 툴툴거렸다.

“이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정민이가 저 정도면 저희는 불가능합니다.”

이민혁은 씁쓸하게 웃었다.

“알겠다. 다만 계속 이 자료를 한 번 검토를 해 봐라. 얻는 것이 많을 테니까.”

그도 대부분은 넘어갔다. 애초에 이민혁의 능력 자체가 예외적인 것이 많았으니까. 다만 한 가지 만큼은 이상했다.

“기존에는 그나마 어느 정도 이해라도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엔비 편집기는 아예 이전과는 전혀 다릅니다.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는 겁니까?”

“쓸데없는 소리는 마!”

그는 일축한 채 곧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만 아직도 엔비 편집기 소스를 붙잡고 혼자 미망 속에 사로잡힌 김정민을 보자 머리속이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

‘쉽지는 않겠지. 그 소스 속에는 알게 모르게 미래 음원이 포함되어 있으니까. 그 짧은 편린만으로는 그 전체를 알 수가 없지. 역시 이건 시간(?)이 좀 필요해.’

============================ 작품 후기 ============================

엔비 편집기 그럴듯하다?

1. 그렇다.

2. 아 몰랑.

3. 뻥이다.

4, 어 선작수 7,000이다, 축하 쿠폰 27장 투척!

g. 12권 기념 쿠폰 27장 투척.

h. 쿠폰 15장 투척.

i. 쿠폰 10장 투척.

a. 치유의 정석.

b. 새로운 도전.(기업물임)

c. 새로운 마법(기업물임)

서평은 왜 없을까요?

a. 아몰라.

b. 기타.

c.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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