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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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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 자살하는 이들 대부분의 과정은 거의 유사한 점이 많다. 일어난 패턴이나, 경향도 역시 크게 비켜나지 않는다.
이민혁이 자살할 무렵에는 하루 평균적으로 40명이 넘게 자살로 죽었다. 세계 최고의 자살 국가로 이미 공인을 받은 상황이었다.
이민혁도 회귀 전에는 그 아픔과, 처절한 고통으로 괴로워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자기 삶은 반추했다. 회귀 후에는 다시는 그 고통을 경험하기 싫어서 자기가 주어진 자리만을 파기 시작했다.
지금 위치에 선 것도 다 그 결과였다.
실제로는 그는 많은 부분에서 회귀 전과는 달랐다.
과거라면 쉽게 발끈했을 감정적인 흥분도 이전과는 많이 사라졌다.
박호진 팀장과 티격태격하면서도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지 않은 것도 그 하나이다.
다만 그도 회귀 후에 성공가도를 달리면서 그 과거를 잊었다.
‘자만일까? 오만일까?’
다시는 그런 아픔을 경험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일 것이다.
하지만 사람 일이란 아무도 알 수가 없다.
또 다시 그런 일이 생기지 않는다고 장담하기는 어려웠다.
이민혁은 때문에 미디어웹 문제는 좀 더 진지하게 성찰하게 시작했다. 단순히 박호진 팀장의 지시 때문도 아니고, 지분 문제도 아니었다.
이 과정을 통해서 고통에서 피해갈 수 있는 많은 이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내가 한국인 모두를 구제할 수는 없어. 하지만 PC방 하는 업주들에게 도움을 줄 수는 있을 거야. 최소한 그들이 자살하는 숫자를 줄일 수 있을 거야.’
제일 먼저 파기 시작한 것은 역시 해킹 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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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문제는 이미 과거에도 있었던 이슈다.
당시 한일 대첩을 사이에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다.
엔비 소프트가 당시 이름을 떨칠 것도 이 기회를 잘 이용했다.
지금은 최근 미.중 간 정찰기 분쟁 때문에 이 해커 대첩이 다시 일어났다.
중국 해커들은 특히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이미 선포한 바 있다.
카코가 이미 설치되어 있는 국내 시스템은 바로 이 대전에서 경유지로 최상의 후보다.
따라서 중간 과정에 있게 된다면 상대 크래커는 묻지 마 일방적인 공격이 날아올 수가 있다.
그 유탄에 맞으면 시스템이 갑자기 불안해져서 뻗어버릴 수가 있다.
이 해킹 프로그램은 많은 부분에 피해를 주었는데, 특히 리너지 게임이 컸다.
이 게임이 해킹 당하면서 앤씨 소프트 역시 날벼락을 맞았다.
온라인 쇼핑물 역시 그 한 부류다.
하지만 가장 큰 피해는 역시 PC방이었다.
아이디와, 패스워드가 해킹 당하면서 PC방 고객들이 다들 불안감을 느끼자 PC방을 외면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매출이 많이 떨어진 곳은 무려 20% 이상이 폭삭 내려앉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바로 이 해킹 프로그램의 유포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얼마든지 해킹 할 수 있다는 측면이 알려지면서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의도적으로 크래커가 부추긴 것이었다.
해킹 프로그램은 결국 쉽게 사람들 손에 들어갔고, 어지간한 지식만 있다면 익히는데, 불과 하루도 채 걸리지 않았다.
다만 곧 사이버 경찰의 단속이 시작되자 이번에는 이름을 바꾸었다.
계속 새끼를 치면서 늘어난 해킹 프로그램 숫자만 무려 100가지였다.
심지어 얼마 전에는 기존 사용법도 어려워서 잘 모르는 이들을 위해서 GUI 방식 툴도 나왔다.
이 프로그램은 진짜 아무것도 몰라도 그냥 직관적으로 사용만 해도 해킹이 가능했다.
정보통신부에서도 부랴부랴 정보통신망이용 촉진 보호 법률 시행안을 내놓았다. 이 법에 따르면 해킹 프로그램 유포행위도 처벌 대상에 들어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PC방이었다. 인터넷 전체가 중미 해킹 대첩 때문에 공포에 떨면서 아예 PC방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미디어웹 매출은 수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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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잠식이 93억이라고?”
“네.”
간단한 두 사람의 답변.
하지만 주변에서 지켜보는 이들의 안색은 그야말로 안절부절이었다.
그들 역시 최근 메이버 지분 투자 성적이 나쁘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심화된지는 몰랐다.
다만 메이버 임원 태반은 대부분이 비슷비슷한 손실이라서 그나마 안도했다.
문제는 바로 김기석 이사였다.
그는 올 것이 왔다는 표정이었다.
눈을 감은 채 단단히 각오했다.
‘사표 쓰라고 할까? 나라면 그렇게 했을 거야.’
김기석 이사도 한두 살 먹은 어린 애도 아니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책임질 준비는 되어 있었다. 애초에 미디어 웹 대표 이사와는 고교 시절의 죽마고우였다. 절친 중에 절친이었다.
그런 그가 집에 까지 찾아와서 무릎 끓고 도와달라고 하는데, 외면할 수는 없었다. 실상 그런 부탁을 받아서 지분 매입에 관여한 것은 월권이라면 월권이었다.
그는 잠깐 임원회의 분위기를 다시 살펴보았다.
다들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진해 사장은 터지기 직전의 핵폭탄 같았다.
박호진 팀장은 아예 시선을 외면한 채 시치미를 뚝 떼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응? 김 이사 무슨 말이야?”
“솔직히 다른 업체의 경우에는 적자 폭이 15억이 채 안 됩니다. 그 정도라면 투자하다보면 나올 수 있는 손실입니다. 실제로 시간이 지나면 기업이 정상화가 되고, 다 돌려받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제 경우는 좀 다릅니다.”
미디어웹에 대한 이야기였다.
다들 입을 다문 채 물끄러미 듣기만 했다.
이유는 자기들 역시 저 꼴을 당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남의 일이 아니었다.
코스닥 재심의를 받은 것도 실상 메이버를 압박하기 위한 정치적인 수단으로만 보기가 어려웠다. 실제로 지금 악화된 지분만 생각한다면 어지간한 중견 기업이라도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는 파산할 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이진해 사장도 묵묵히 듣기만 하다가 곧 오늘 회의는 적당히 마무리를 지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지. 김 이사만 좀 따로 남아. 아, 박 이사, 정 이사 역시 마찬가지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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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사람만 남자 한결 분위기가 좋았다.
정 이사는 실상 이진해 사장의 오른팔이나 마찬가지였다.
박호진 팀장은 뭐 자기 수족이었으니, 숨기고 말 것도 없었다.
“사장님, 심려를 끼쳐드렸습니다.”
“도대체 왜 그런 거야? 김 이사도 바보는 아니잖아?”
그는 잠깐 머뭇거렸지만 자기 개인 사정을 하나씩 다 털어놓았다.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부분 역시 마찬가지였다.
“제가 6살 때인가? 그 때 저희 아버지가 하던 회사가 부도날 지경이었습니다. 그 때 도와준 것이 바로 그 친구입니다. 자기 아버지에게 한 달을 애걸복걸해서 결국 도움을 얻었습니다. 덕분에 위기를 잘 넘겼죠. 어느 정도 회사가 정상에 오르자 아버지는 회사를 팔아버렸고, 그 때 이후로는 잘 살았습니다. 아마 그 시절을 넘기지 못했다면........”
구구절절한 사연이었다.
이진해 사장도 다 듣지 않아도 대충 분위기를 파악했다.
“그래, 그건 그렇다 치자. 하지만 정말 친구라면 안 되는 길로 갔을 때 막아야 할 것 아냐. 지금 자네 덕분에 입은 손실은 미디어웹만 93억 중에서 무려 45억을 훌쩍 넘었어!”
“제가 책임지고 물러날........”
“김 이사, 지금 나랑 장난 하냐? 너가 물러난다고 해서 끝날 문제가 아니잖아. 이 손실을 어떻게 처리를 할 거냐 말이야?!”
“하아.”
김기석 이사도 회의실 한 쪽을 올려다볼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방법이 없었다.
미디어웹의 몰락은 단순히 일어난 일이 아니다.
일단 수요가 없다.
그 때문에 근근이 버티는 수준이었다.
해킹 프로그램 사건은 일종의 트리거에 불과했다.
이진해 사장도 이제는 이전처럼 어영부영 할 수가 없었다.
“좋아. 그렇다면 앞으로는 박 이사가 좀 손을 쓰게 될 거야. 그 때 좀 적극적으로 도와줘라. 어차피 미디어웹 대표이사와는 잘 아는 사이라면서? 그러니 문제가 없도록 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면 충분히 문제가 없을 거야.”
“알겠습니다.”
그는 바로 박호진 이사를 쳐다보았다.
“박 이사, 들었지? 이제부터는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 어떻게 해서라도 미디어웹을 살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마.”
완전히 분위기가 바뀌었다.
하지만 박 이사도 이미 이런 일을 수십 차례나 더 경험했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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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진 팀장이야 이진해 사장에게 압력을 받지만 그는 실상 다른 팀원에게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특히 이민혁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부드럽게, 부탁조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대다수 팀원들은 묵묵히 듣기만 했다.
임경은 대리는 역시 여자답게 탄식까지 간간히 터트렸다.
“하아, 요즘 참 어려운 처지에 있는 분이 많습니다.”
권 차장 역시 다르지 않았다.
“휴우, 요즘 힘든 기업이 어디 하나 둘이겠습니까? 뭐 사실 특별한 것도 없습니다. 다만 우리 메이버 지분 매입 기업 중에 하나가 저 모양이었다니.”
김 차장은 의외로 냉소적이었다.
“좀 그렇습니다. 결국 실수는 엉뚱한 애들이 다 하고, 그 뒤치다꺼리는 지금 우리가 하는 것 아닙니까?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 사장님은 우리가 그걸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박호진 팀장도 다독거릴 수밖에 없었다.
“요즘 다 힘드니, 서로 양해하고 다독거려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유야 어쨌든 손실 난 것을 메꾸는 것이 우선입니다.”
이민혁은 기타 부타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그가 결국 참다못해서 끼어들었다.
“이 과장, 혹시 할 말 없어?”
“저보고 한 말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딱히 질문한 것도 없죠.”
“꼭 그런 의도는 아냐.”
이민혁은 잠깐 머뭇거리다가 결국 한 소리 하고 말았다.
“박 팀장도 이 장사 한 번 두 번 하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너는 과장이니, 어쩔 수가 없다. 다 이런 경험을 해봐야 나중에 믿고 맡긴다, 뭐 그러겠죠?”
“난 그런 말 하지 않았다.”
“앞으로 안하실 겁니까?”
“그건........”
“그래도 이거 한 가지는 마음에 듭니다. 강압적으로 우겼다면 저도 그냥 엎어버렸을 텐데, 이번에는 박 팀장님 얼굴(?)을 봐서 특별히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하지만 행동은 아니었다.
그냥 일어나서 회의실을 나가버렸다.
탕 소리는 그의 불만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팀 회의에서 저딴 짓하면 시말서 감이지만 회의실 분위기는 아니었다.
“이 과장이 화났군.”
김 차장이 보다 못해서 반박했다.
“화를 안내면 그게 더 이상한 겁니다. 정말 박 부장님 생각해서 이 과장도 저 정도에서 끝내는 겁니다. 정말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이 사장님에게 좀 항의라도 해보세요.”
“하아.”
박호진 팀장은 다소 숨이 턱 하고 막힌 표정을 한 채 탄식하고 말았다.
사장에게 불만이 있다고 그 딴 소리를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
‘이 과장이 부럽군. 나도 저 나이 때라면 한바탕 했을지 모르겠지만........’
아내와, 처자식을 생각한다면 도저히 그럴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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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이란 것이 누구에게다 다 있다.
이지연 역시 예외는 아니다. 아니 그녀는 솔직히 개인적으로 꽤 만족했다. 남자 친구도 좋았고, 대학 공부도 나쁘지 않았다.
요즘 같이 취업난 속에서 졸업하면 뭐하나 이런 생각도 할 테지만 그녀는 좀 다르다.
‘정 안되면 오빠에게 부탁해서 메이버에 들어가면 될 거야. 넘 오버인가? 정 그게 어려우면 그 차선으로 엔비 소프트도 있잖아.’
심지어 최악의 경우에는 시집도 생각했다. 좀 나이가 어리기는 하지만 빨리 결혼해서 주부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다만 그녀 친구들은 좀 다른 것 같았다.
“지연아, 너 남자친구도 있다면서 통 연락도 안하고 그런다. 보통은 목소리 들으려고 난리잖아.”
“울 오빠는 바빠서 그래.”
“그러면 문자라도 보내야지.”
“너무 바빠서 그것도 쉽지가 않아.”
“글세 그건 마음에 없는 것 아닐까?”
이게 한 번 두 번은 그냥 넘어간다. 계속되면 상황이 다르다. 더욱이 지금처럼 더위가 심할 때, 불쾌지수가 올라갈 때는 발끈하기 마련이다.
‘민혁 오빠, 진짜 너무 하다!’
이지연은 결국 이민혁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번 금요일에 데이트를 잡았다. 여자가 먼저 이런 약속 잡는 것이 내심 화가 날 일이었다.
그녀는 만나서 이 문제를 가지고 단단히 따질 생각이었다.
이민혁은 딱 보기가 무섭게 이번 주에 있었던 회사 일을 다 풀어놓았다.
주로 미디어웹에 대한 이야기였다.
특히 친구 두 사람 사이의 사연에 대한 것은 한 편의 오페라였다.
“정말 안 됬네요.”
“오십 년 지기잖아. 그 사이가 이렇게 쫑 나게 생겼으니, 정말 그렇지.”
그녀는 결국 두 눈이 충혈된 채 이민혁 손을 잡았다.
“오빠, 꼭 그 두 분 좀 잘 좀 도와주세요.”
“하지만 나도 개인 생활이 중요하잖아. 지연에게 제대로 전화도 못하고, 문자!조차 못하니까.”
“그 따위 것 괜찮아요!”
“정말?”
“당연하죠. 남자라면 모르지기 자기만의 신념과, 실력이 있어야 하는 거에요. 어디 여자 눈치만 봐서 큰 사람이 되겠어요?!”
“고맙구나.”
“제가 오히려 미안하죠.”
“그래.”
이민혁은 방긋 미소한 채 그녀와 맥주를 주거니 받거니 했다. 다만 그는 이미 이지연 목소리만 듣고도 뭔가 뿔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도 자기 최근 생활을 돌아보고 나서 짐작하는 것이 어렵지가 않았다.
‘역시 박 부장님 스타일도 나쁘지 않아. 이렇게 쉽게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간단하게 넘어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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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혁은 뭔가 큰 뜻이 있어서 당해주고 있다?
1. 그렇다.
2. 아니다.
3. 아몰라.
4, 어 선작수 7,000이다, 축하 쿠폰 27장 투척!
g. 12권 기념 쿠폰 27장 투척.
h. 쿠폰 15장 투척.
i. 쿠폰 10장 투척.
a. 치유의 정석.
b. 새로운 도전.(기업물임)
c. 새로운 마법(기업물임)
서평은 왜 없을까요?
a. 아몰라.
b. 기타.
c. 글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