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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곧 이어서 주시한 것은 바로 애풀의 동향이다.
아니 이렇게 지켜보지만은 않았다.
이민혁은 우선 각 엔비 컨소시엄 업체에 공문을 보내어서 미국 시장과, 유럽 쪽에 시제품을 전시할 수 있도록 3만대 홍보 지시를 내렸다.
“비용은 저희 측에서 다 부담할 생각입니다.”
뜻밖의 제안.
“?”
다들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왜 이렇게 성급하게 먼저 나서는 지 알 수가 없었다.
다만 그들 역시 이번에 이민혁에게 큰 도움을 얻은 터라, 이 제안을 받을 수가 없었다.
“5:5로 하죠. 이 차장님이 무슨 의도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홍보 차원에서 한 번 진행해보겠습니다.”
엔비 컨소시엄은 대략 30여개 업체가 힘을 합쳤다.
따라서 각 업체에서는 불과 천대 정도만 내놓으면 된다.
기존에 얻은 죽다가 살아난 것을 감안한다면 그다지 큰 비용은 아니었다.
‘왜 이렇게 서두르는지 모르겠군.’
태반의 업체들은 이민혁이 갑자기 왜 이렇게 다급하게 구는 지 알 수가 없었다. 지금 인기라면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상관이 없기 때문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민혁이 컨소시엄을 만들면서 보여준 추진력이다.
그를 통해서 이민혁의 탁월한 리더쉽을 본 터라 거부하기는 힘들었다.
***
이 3만대 홍보 안건은 메이버 임원 회의에도 같이 보고가 올라갔다.
다만 그 부분은 박호진 팀장도 애매한 부분이 많아서 곤란했다.
“이 차장, 도대체 이 일은 왜 진행하는 거야? 할려면 차라리 그냥 정식으로 판매하면 되잖아?”
“우리 한국 중소 업체 영업력을 감안하면 그건 무리입니다. 이것저것 홍보비용이나, 그런 것을 고려하면 큰 손실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것도 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냐?”
“그거야 혹시라도 엄한 업체가 우리 제품 베껴서 내놓을 수 있지 않습니까? 그걸 막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죠.”
그도 어이가 없었다.
“설마?”
이민혁은 대략 지금 쯤이면 아이팟이 출시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애풀이 가지는 브랜드 파워를 누구보다 잘 안다.
‘실상 오성 전자보다 더한 회사가 애풀이잖아. 비록 수익성을 위해서 갖은 술수를 다 사용하지만 그건 분명히 사실이지.’
미래의 이야기는 하기 어렵다. 다만 역시 텃새라는 점을 내세웠다.
“애초에 한국 중소기업이 미국에서 판매하기 위한 좋은 방법은 OEM 방식으로 미국 브랜드를 빌리는 방법이거나, 아니면 헐값에 판매하는 겁니다. 그런 방법이 아니고는 처음에는 어렵습니다. 어느 정도 기반이 필요합니다.”
박 이사도 이민혁의 냉정한 판단에 감탄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이 차장, 정말 꼼꼼해. 이럴 때면 진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
“평소에는 안 그랬다는 말씀이세요?”
“너 또 그럴 거야?!”
“하하하, 아닙니다.”
그는 결국 웃고 말았다.
다만 박호진 팀장도 한 가지 골치 아픈 문제가 있었다. 그는 이민혁 의견에 어느 정도 공감했지만 이걸 임원들이 이해하느냐 하는 부분이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비용이다. 엔비 컨소시엄 전체가 이 관련 손해를 보는데, 메이버 역시 그렇게 본다면 결코 작은 금액은 아니었다.
굳이 일을 만들 생각은 없었고, 결국 기획팀 보고서에는 첨부 항목으로 해서 적당히 넣어서 올려버렸다.
임원 회의에서도 자잘한 문제가 있는 이 항목에 태클 거는 이들은 없었다. 보고서대로라면 돈이 들지 않으니, 굳이 확인할 이유는 없었다.
***
애풀은 알다시피 한 사람으로 인해서 큰 혼란이 상황이다.
바로 스티븐이다.
그가 대단한 것은 젊은 시절을 봐도 알 수가 있다.
과거 인도 여행을 위한 비용 때문에 잠깐 비디오 게임 회사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그 회사가 역사에서 그 유명한 아타리다.
스티븐은 원래 전자 공학을 배우지 않았지만 스스로 기술을 배워 나갔다.
칩의 섬세한 부분을 토대로 아예 자기만의 설계도도 만들었다.
이 때 모은 돈으로 간 것이 바로 인도다.
그 자신이 번 돈으로 따로 여행을 떠난 셈이다.
인도에서 경험은 그에게 많은 정신적인 안정을 주었다.
다시 돌아온 후에 만난 이가 바로 위즈니악이다.
둘은 컨버서라는 자회사를 차리면서 기업 활동을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맨땅에서 시작한 셈이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것이 애풀 I이다.
이 제품에서 사용한 칩은 MOSteck 6502라는 인텔칩과는 동 떨어진 비주류다.
애초에 자기만의 독창성이 있었고, 그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있다면 소비자를 생각한 기업 활동이다.
이 두 가지가 어떻게 보면 그가 바라보는 모든 기업 활동의 근간이다.
이게 스티븐 전설의 시작이다.
애풀은 스티븐의 환상적인 비전에 따라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불행히도 그가 자신이 스카우트한 존에게 퇴출당해서 쫓겨난 것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하지만 그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넥스트 기업 인수 후에 절치부심 노력을 기울였다.
애풀이 어려움에 처하면서 다시 귀환하다.
초라한 황제의 귀환이었다.
그는 의외로 쉽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채 묵묵히 때를 기울였다.
기존에 이미 경험한 실패를 토대로 해서 다른 기업과는 차별화되는 방향을 잡았다.
여기에 따른 결론은 선택과 집중이었다.
기존 150개에 해당하는 방만한 프로젝트를 모두 스톱시켰다.
디지털 카메라, PDA, 가정용 게임기 등을 포함해서 태반이 다 포함된다.
이들 중에 선택한 것은 바로 모니터와, PC를 합친 형태의 PC다.
바로 아이맥이다.
이 때만 해도 미국 불경기 때문에 가격 파괴가 일어나고 있었는데, 저가형 컴퓨터를 내놓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다만 이 아이맥은 PC에 대해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고객을 상대로 해서 쉽게 친숙할 수 있는 디자인 형태를 취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98년 단 6주 만에 무려 28만대가 판매되면서 단숨에 망해가는 애풀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
이 아이맥이 참 독특한 점이 기존에 감추기만 했던 컴퓨터 형태와는 달리 그 속을 훤히 다 보이게 했다는 점이었다.
어떻게 보면 파격적인 시도였다.
다만 이 당시 사람의 라이프 스타일을 잘 감안한 형태였다는 점이다.
하지만 애풀 상황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었다.
전환의 계기를 만들었지만 문제는 PC 업체의 경쟁이 살인적으로 치열했다.
보급형 PC가 막 솟아지기 시작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애풀의 정책과도 관련이 있다.
MS와는 다른 애풀은 기술을 외부에 오픈하지도 않았고, 마우스까지 모두 자사에서 만들었으면, 가장 큰 이슈는 가격이다.
터무니없는 비싼 가격인 탓에 애풀은 다른 대안이 필요했다.
스티븐은 이 때문에 다른 방안을 묵묵히 찾기 시작했는데, 그런 중에 보게 된 것이 바로 음악. 롤 모델로 삼은 회사가 바로 소니다.
특히 소니의 워크맨를 주목했다.
휴대용 음악 시장을 일으킨 이 아이템을 좀 더 보완한다면 새로운 시장이 가능할 것이라 보았다. 그게 바로 MP3 플레이어다.
애풀은 이미 내부적으로 이 MP3 프로그램에 대해서 개발 중이었다.
따라서 이것과 연동되는 제품이라면 그 첫 시도로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는 기존 모든 MP3 플레이어를 멸종시킨다는 각오로 신제품 개발에 임했다.
디자인과, 인터페이스는 그 스스로가 직접 나섰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심지어 온라인 서비스 연동 전체를 하나로 모으는 작업까지 진행했다.
여기에서 주목한 것은 바로 소비자의 가장 큰 욕구였다.
그들은 이동하면서도 많은 음원 듣기를 원한 부분이었다.
기존에 메모리라고 해봐야 기껏 64MB가 고작이었으니, 이걸로는 4MB 사이즈의 음원 10개가 최대 맥서치였다.
그가 때문에 우선 적으로 검토한 것은 실리콘 밸리였다.
포탈 플레이어와 같은 업체와 라이센스를 진행했다.
여기에 소비자의 최대 욕구 극복을 위해서 하드 드라이버를 검토했고, 배터리, 핵심칩 역시 다른 메이저 업체와 교류했다.
유저에게 최고의 가치를 주기 위해서 최고의 부품과, 기술, 디자인을 결합시켜서 새로운 아이템 개발에 전력질주하기 시작했다.
스티븐은 문제가 생길 때면 직접 디자이너와, 개발자와 같이 꼬박 밤을 세웠다.
몇 번이나 기존 모델을 다 엎고, 새롭게 만들었는지 모를 정도로 살인적인 행군이었다.
최근 문제가 된 이어폰 때문에 한 가지 이슈가 된 것은 바로 색깔이었다.
“어떻게 할까요?”
원래는 검은색 이어폰이라는 통념에 따랐다.
하지만 스티븐은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아서 아예 이걸 흰색으로 정해버렸다. 자연스럽게 디자인 역시 전부 다 흰색으로 바뀌었다.
“어때?”
“멋집니다!”
전체적인 흰색 색깔 디자인은 다른 기존 모델에서 보이지 않은 형태였다.
그는 심지어 인터페이스도 기존 USB 2.0의 느린 속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이걸 Firewire 방식으로 채택해버렸다.
어떻게 보면 기존 모델과는 차별화되는 요소만으로 꾸린 것이었다.
문제가 터진 것은 이제 어느 정도 모델에 대한 전체적인 기본 방향이 잡히고, 시제품이 막 나오려고 하는 시기였다.
몇 년에 걸친 고심이 이제 결실을 딱 맺을만한 시기였다.
“크, 큰일 났습니다!”
“무슨 일이야?”
곧 내놓은 것은 바로 한국에서 최근 막 솟아지기 시작한 엔비 컨소시엄 MP3 플레이어에 대한 한 미국 대형 매장 소개 내용이었다.
순수하게 고객 앞에 진열된 모델 숫자만 무려 삼십 종이 넘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자신이 지금까지 고심해서 만든 제품이다.
그것을 마치 베낀 것처럼 동일한 제품까지 시장에 나와 있었다.
심지어 색깔, 키 배열, 심지어 두께까지 전부 다 비슷했다.
“!”
스티븐은 충격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가 더 패닉에 빠진 것은 이미 이 제품이 단순히 단품으로 판매가 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일본, 한국을 중심으로 해서 온라인 구매가 가능하다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 무서운 것은 바로 미국 음반 기획사였다.
듀엣과 같은 업체를 비롯해서 몇 몇 업체는 이 엔비 컨소시엄과 손을 잡고는 음원 서비스 런칭을 시작한 것이었다.
“도,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이놈들이 어떻게 이런 제품을 개발한 거야? 우리 개발 자료를 가로챘다는 말이야?!”
하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메이튠즈는 이미 아이튠즈보다 더 오래 전에 기술 개발이 진행되었다.
오히려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애풀이다.
이미 메이버나, 엔비 소프트에서 올라온 특허 내용 중에 일부는 특허 침해의 이슈와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었다.
더 심각한 것은 바로 음성 인식과, 음질에 대한 부분이었다.
여러 가지 면에서 도저히 비교하고 말 수준이 아니었다.
“어쩌죠?”
스티븐도 원칙적으로 아니라는 것을 알았지만 지금은 이미 너무 앞서가 버렸다. 이제 와서 지금까지 개발한 것을 접을 수는 없었다.
“그나마 일단 훨 디자인에서 차이가 있으니, 빨리 시장에 내놓을 수밖에 없어.”
“알겠습니다.”
결국 애풀 엔지니어는 죽으라고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가능한 빨리 시장에 내놓은 것이 최선이었다.
다행이라면 이미 개발 과정은 막바지 단계였고, 버그도 튜닝이 다 끝난 시점이었다. 다행히 제품으로 출시하는 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괜찮을지 모르겠네.’
***
사실 스티븐이 복귀하고 나서는 애풀 상황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었다.
가장 큰 것은 역시 MS와의 소송이다.
가능하면 이걸 빨리 합의로 마무리 지었다.
문제는 그런 중에 직원 3,000명을 잘라냈다. 구조 조정 덕분에 일단 애풀이 가까스로 살아남기는 했지만 아이맥으로 겨우 숨을 트인 정도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스티븐도 꽤 큰 부담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아이팟은 이런 복잡한 환경 속에서 곧 시장에 출시가 되었다.
터치 기술이나, 디자인을 좀 더 앞세운 덕분에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역시 문제가 된 것은 기능이 작고, 재생만 되는 점이 문제였다.
특히 특별한 음향 효과도 없이 무개성적인 소리만 나왔다.
다행히 화이트 노이즈가 작아서 그나마 음질 부분을 보상할 정도였다. 유저 EQ도, 프리셋도 나쁜 치명적인 이슈도 나왔다.
그나마 강점이라면 역시 HDD 타입 장착으로 대용량을 제공하는 점이다.
이런 부분은 확실히 고객에게 큰 인지도를 받았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아이팟 HDD 타입 모델은 이미 적은 물량이기는 하지만 미국 시장에 풀리면서 미국 사용자의 비교 대상이 되어버렸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3연참.....
1. 대단하다 대종사.
2. 아몰라
3. 새로운 마법은 재미 없어요?
aa. 새로운 도전이 새로운 시작하고 시대배경이 비슷하죠. 정말?
bb. 새로운 마법 역시 똑같고요.
cc. 절대 마법사 역시 동일하죠.
z. 헐 벌써 382회네.
4. 승진턱 쿠폰 27장 투척.
5. 승진턱 쿠폰 20장 투척.
6. 승진턱 쿠폰 15장 투척.
7. 승진턱 쿠폰 10장 투척.
8. 승진턱 쿠폰 5장 투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