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환 이민혁-475화 (475/1,035)

475====================

새로운 시작

***

잘 알다시피 오성 전자와 같은 대기업이 직접 개발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경우에는 자칫 실패할 수 있는 확률이 크다.

이런 경우에는 그 책임자에게 흔히 책임을 묻게 되어버린다.

회사 입장에서는 그 책임자를 문책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 이러면 아주 복잡한 문제가 생겨버린다.

임직원들이 리스크가 큰일에 대해서는 아예 회피하려는 성향이다.

이건 곧 회사 비전 자체를 막아버리는 최악의 상황이 된다.

따라서 어느 정도 여기에 대한 리스크 관리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 대안으로 내세우는 방법 중에 하나가 바로 중요하지 않은 초기 개발을 외주 업체 쪽으로 해서 처리하는 것이다.

이렇게 했을 경우에 초기 개발에서 생기는 리스크를 줄일 수가 있다.

아이보 대체 제품처럼 그 수익성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경우는 특히 그 리스크를 충분히 감안할 수 있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오성 전자와 제휴라는 브랜드 가치를 얻을 수가 있으니, 꼭 나쁜 장사만은 아니게 된다.

다만 이 달콤한 계약에는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나쁜 이면이 있다.

기술적인 설계도를 비롯해서 각종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것이었다.

오성 전자 담당자가 달라고 하면, 설사 그 소스 자료라도 내놓아야 한다.

이런 계약이 일방적일 리는 없다.

이지민은 당연히 이 밑바닥의 계약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녀가 아는 것은 앤토 설계도와, 동작 원리, 기술에 대한 부분이 다다. 그 다음에는 향후 매출 시장에 대한 막연한 기대다.

오성 전자 다른 사업부 매출이 1조, 2조 그러니, 거기에 부합해서 향후 시장성이 10조, 20조 중에 몇 %를 차지한다는 막연한 부분이다.

이지민은 실제로 이런 부분에 더 관심이 있었고,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녀가 아는 로봇 시장은 인터넷에 나오는 막연한 것 뿐이다.

다만 이번 메이버 전략적인 제휴 검토 기간에 얻은 경험 때문에 아무래도 날카로워질 수밖에 없었다.

박영태 차장이 그런 점을 알 리가 없었다.

“현재 앤토 바디에 해당하는 주요 부품의 입고 일정이 늘어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그 때문에 향후 양산은 내년 초 3월 정도나 되어야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일단 맥스산업 쪽에 계속 푸쉬를 하고는 있지만.......”

“잠깐만요. 좀 자세히 설명 좀 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맥스 산업이라뇨?”

“네? 그게 무슨.......”

그도 좀 곤혹스러운 표정이었다. 맥스 산업과의 제휴에 대한 것은 이미 앤토 초기 개발 관련 자료에 다 나와 있는 부분이다.

그 쪽에서도 자신들의 손발이 되어서 진행할 일이니까.

이지민은 오히려 안색을 굳혔다.

“제 말은 도대체 거기에 맥스 산업이 왜 끼어 있는 겁니까? 이제까지 우리 오성 개발 측에서 진행한 것 아니었습니까?”

“소프트웨어 쪽은 그렇게 했습니다. 하지만 하드웨어 쪽은 맥스산업 쪽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건 이미 보고를 드린 사실입니다.”

“그러니까요. 그 맥스 산업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설명해보란 말입니다. 도대체 왜 부품 일정이 또 늦어지는 지, 이제까지 그걸 관리안하고 뭘 하신 겁니까? 아니 벌써 이런 일이 한 두 번입니까? 도대체 일을 하자는 겁니까? 말자는 겁니까?!”

“그, 그건.......”

정현수 이사가 슬그머니 끼어들었다.

“이 수석님, 그건 이미 다 계약이 체결되었고, 진행되는 일입니다. 생산하다보면 제품 지연은 비일비재합니다. 이 앤토 바디는 특히 모터 자체를 이용해서 조립과, 견고함이 특색입니다. 아노다이징 도금이 적용되어서 무게 배분도 최고입니다.”

“정 이사님, 이상하시네요. 그런 이야기는 일전에 한 번도 하지 않았지 않습니까?”

“네?”

그도 좀 곤혹스러운 표정이었다. 영문을 알 수가 없는 표정이었다.

박영태 차장이 조심스럽게 끼어들었다.

“이 수석님도 아시다시피 밑에 하드웨어 관련된 부분까지 우리 오성 전자에서 신경 쓸 일은 아니었습니다. 소프트웨어 쪽이 더 핵심이니까요. 그래서 그 부분은 수석님에게 요약해서 보고했습니다. 다만 관련 자료는 서버에 다 올라가 있습니다.”

“내 말은 그걸 왜 박 차장님, 임의대로 결정한 겁니까? 제가 말이 좋아서 수석일 뿐이지, 정작 제대로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 않습니까?”

“그건........”

“설마 절 얕잡아보고 그냥 통과시킨 겁니까? 그 정도는 알아서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신 겁니까? 정말 그런 겁니까?!”

“하아.......”

정현수 이사가 보다 못해서 다시 끼어들었다.

“이 수석님, 그런 이야기는 저랑 나중에 조용히 하시죠. 그건 정말 사소한 것입니다.”

“됐습니다. 오늘 회의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당장 맥스산업 쪽을 보고 싶으니, 그 쪽부터 먼저 확인하겠습니다.”

“휴우, 그렇다면 뜻대로 하시죠.”

그도 정말 당혹스러운 지 식은땀을 주르르 흘리고 있었다. 생각 같아서 이 천둥벌거숭이에 욕설이라도 퍼붓고 싶지만 그게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

80년대에 들어오면서 인공 지능 기술은 급격히 발전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이 로봇이 사용화가 되고 있는데, 인공지능 기술 발전 덕분에 소위 말하는 휴먼 로봇 개념이 생겨났다.

이런 로봇 개발에 전환점을 제공한 것이 바로 혼다 휴먼 로봇이다.

이 로봇 개발 이후에는 로봇 역사도 급격한 변화를 시작했다.

바로 걷는 로봇, 이족 로봇 분야이다.

혼다의 아시모나, 소니의 SDR 3x의 이족 보행 능력은 세계 최고다.

그런 부분과 비교한다면 한국 이족 보행 연구는 미흡하다.

지금 나온 이족 로봇 수준은 겨우 장난감 수준에 따른다.

여기에 대한 비교로 할 수 있는 것은 일본 혼다의 아시모다.

세계 유일의 이족 보행 기술을 가지고 있다.

처음이 어려웠지 그 이후에 초기 타입을 토대로 점점 발전을 거듭하는데, 좀 더 인간과 친숙할 방향으로 서서히 바뀌었다.

무게도 바뀌었고, 경량화 되면서 좀 더 진보된 보행 기술도 나타난다.

방향 전신 시에 진행하는 보행이나, 동작은 시간이 갈수록 더 좋아졌다.

오성 전자가 롤모델로 생각하는 방향이 바로 이 아시모이다. 또한 소니의 아이보 역시 그 범주에 들어가게 된다.

앤토는 바로 그런 큰 전략적인 목표 아래 진행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건 겉으로 드러난 것에 불과하다. 실상 이제까지 남의 제품을 잘 베껴 왔는데, 굳이 먼저 리드가 되어서 리스크를 끌어안을 이유는 없다.

이보다는 오성 전자도 과연 아시모가 앞으로 얼마나 더 고부가가치가 있는 지에 대해서 좀 더 초점을 맞추었다.

설사 그들이 직접 개발하지는 않더라도 기반 경험 기술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애초에 이 앤토 모델은 상업적으로 큰 성공 기대 따위는 하지 않았다.

따라서 맥스산업 측에 제대로 된 투자를 할 턱이 없었다.

개발비와, 초도 양산비, 그 다음에 부품 관리에 대한 비용이 태반이다.

이 비용도 좀 심하게 말해서 쫀쫀하게 짜 놓은 터라, 결과가 좋을 턱이 없었다.

맥스 산업 공장이 그걸 아주 잘 증명하고 있었다.

곳곳에서 돌지 않고 있는 재고 라인.

부품 조립 공장 곳곳은 텅텅 빈 채 마치 폐가처럼 방치되어 있었다.

그나마 대여섯 명의 조립공이 조립하고 있었는데, 부품이 제대로 구비되지 않아서 깎고 조이고 하는 모양세였다.

“........”

이지민는 맥스 산업 공장 모습에 충격을 받고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녀 뒤를 정신없이 따르기만 했던 이들은 다들 눈치 보기에 급급했다.

너무 빠르게 진행된 터라, 막고 자시고 할 틈이 없었다.

상대는 누가 뭐래도 오성 회장이 주시하고 있는 오성 상속녀 중에 한 사람이다.

그녀 눈 밖에 났다가는 어떤 꼴을 당할지 상상하기 힘들었다.

그나마 그녀와 좀 대화가 되는 박영태 차장이 총대를 맸다.

“이, 이 수석님, 이, 이건 좀 복잡한 내막이 있습니다. 그러니 오해를.......”

“닥치세요!”

“넵.”

그도 서슬퍼런 이지민 행동에 안절부절못한 채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뒤늦게 소식 듣고 나타난 최경식 맥스산업 대표이사.

그는 마치 경기 들린 환자 마냥 창백한 안색을 한 채 나타나서는 두 손을 삭삭 빌었다.

“죄, 죄송합니다. 저희 회사에 좀 사정이 있어서 이렇게 되었습니다. 다음 주면 나머지 부품이 들어올 겁니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생산을.......”

“그만 하세요. 이건 최 사장님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니까.”

“네?”

이지민은 그제야 최경식 이사를 힐끗 쳐다보았다.

꾀죄죄한 몰골을 한 채 나타난 최경식 이사는 꽤나 모진 고생을 한 듯 엉망이었다. 그건 옆에 동행한 맥스 산업 임직원 역시 다르지 않았다.

지금 딱 봐도 공장이 제대로 돌지 않고 있다.

결국 매출이 잘 나오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니 생산이 제대로 될 이유가 없었다.

그녀도 힐끗 그나마 믿고 있는 박영태 차장을 냉정하게 쳐다보았다.

“앤토가 이 정도 밖에 안 되는 제품이었습니까? 그러면 향후 5년 매출 10조고, 20조고 떠든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그건 실제로 5년 후에 그렇게 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생각이었습니다. 지금 눈에 보인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향후 시장이 생기면 전혀 다릅니다.”

“박 차장님.”

“네.”

박영태 차장은 그제야 이지민 말과, 행동이 이전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얼마 전만 해도 빙산 같은 거짓말을 해도 잘 받아들인 그녀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그 때와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사실 미국 명문 대학을 나왔다고 해도 기업 하부 인프라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 그녀가 알 턱이 없다. 위 단계에서 봤을 때 그 밑의 인프라가 그다지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추상적인 관점에서 막 밀어붙이다보면 그 밑바닥을 알 턱이 없다. 박영태 차장같은 실무자가 그런 사실까지 이지민에게 콩이다, 메주다라고 설명할 수가 없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솔직하게 한 번 말해보세요.”

“그거 좀........”

“저 바보 아닙니다. 저는 이제까지 박 차장님을 정말 믿었습니다. 그 신뢰를 이런 식으로 저버린 것은 물론 이유가 있겠죠. 운이 좋아서 황금 숟가락 물고 태어나서 갖은 호사를 다 누렸으니, 그저 위에서 군림한다고만 생각하실 것 아닙니까? 저도 솔직히 그 부분 인정합니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저 그렇게 살지 않겠습니다.”

박영태 차장은 잠깐 넋을 잃은 채 멍하니 듣기만 했다.

그의 얼굴은 이미 식은땀으로 범벅이었다.

힐끗 정현수 이사를 쳐다보았다.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결국 입을 열었다.

“일단 회의실로 들어가시죠. 생각보다 긴 이야기입니다.”

“좋아요. 아 그리고 최 이사님도 같이 가시죠. 여기 맥스 산업 엔지니어 역시 포함하시고요.”

“아, 알겠습니다.”

2장 이지민의 변화

박영태 차장도 오성 전자에서 산전수전 공수전을 다 경험한 이다. 오너가 어떤 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괜히 말 한 마디 잘못했다가는 어떻게 돌지 모르는 것이 회사 생활이다.

아니 대놓고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해도 방법은 많았다.

따라서 그는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관점에서 지난 이야기를 요약해주었다.

그 내용은 그다지 과장된 내용이 아니었다.

이지민이 제일 먼저 알아들은 것은 바로 미래 매출에 대한 진실이었다.

“결국 다 뻥이었다는 말이군요. 저에게 사탕발림만 한 것이군요.”

“그건 아닙니다. 실제로 로봇 시장은 향후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아이보는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좋은 예입니다.”

이지민은 그제야 눈빛을 반짝였다.

“그러면 그 메이버의 푸니 모델은 어때요? 그건 더 반응이 폭발적이지 않습니까? 만약 제대로만 만들었다면 초대박을 쳤을 것 같은데요?”

“그건 예외적인 경우입니다. 지금까지 그런 모델이 나온 적이 없었습니다. 국내만이 아니라, 일본, 미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오죽하면 소니나, 혼다가 푸니 모델에 대해서 따로 연구팀을 발족시켰겠습니까?”

‘메이버’, ‘엔비 소프트’ 이야기가 나오자 그녀 표정은 완전히 다시 바뀌었다. 마치 달콤한 향수에 푹 젖은 얼굴이었다.

“그게 그렇게 대단합니까?”

============================ 작품 후기 ============================

이지민이 나온 이유를 알겠다?

0. 그렇다.

1. 복잡하다.

2. 민혁 참 골치 아프겠다.

3. 아몰라.

4. 역시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aa. 새로운 도전.

bb. 새로운 마법.

cc. 절대 마법사.

14. 22권 기념 쿠폰 27장 투척.

15. 22권 기념 쿠폰 20장 투척.

16. 22권 기념 쿠폰 15장 투척.

17. 22권 기념 쿠폰 10장 투척.

18. 22권 기념 쿠폰 10장 투척.

19. 22권 기념 쿠폰 5장 투척.

20. 22권 기념 쿠폰 1장 투척.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