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환 이민혁-502화 (502/1,035)

502====================

새로운 시작

***

박희정 팀장 예측은 그다지 틀리지 않았다. 그녀는 상부에 보고하는 순간부터 욕을 먹었고, 퇴출이니 여자이니 뭐니 하는 개소리부터 들어야 했다.

그녀도 참을 수밖에 없었다. 직장 생활하다보면 이보다 더한 것도 있으니까.

다행이라면 토토빌테크 지분 29% 안건 이야기를 꺼내자 상황은 좀 달라졌다.

그제야 뭐 좀 이야기가 되는 것 같았다.

보통 대기업이던, 관련 계열사이던 의사결정이 좀 느린 편이지만 이 안건만큼은 바로 임원 회의를 통해서 언급이 되었다.

“지금 이대로는 안 됩니다. 토토빌테크 제품 시장 반응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 주에 보고가 올라갔으니, 빨리 결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29% 지분으로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SH 텔레콤 쪽에 밀린 텐데?”

“그건 그 쪽 관련 기술을 제공한 엔비 소프트 측에서 저희랑 손을 잡기로 했습니다.”

“그렇다면야.......”

다들 열심히 지분 이익에 따른 돈 계산부터 하기 시작했다.

토토빌테크 그 자체만으로는 영업력이 한계가 있지만 그들이 뒤를 봐준다면 상황이 전혀 다르다. 아니 거기에 SH 텔레콤마저 있으니, 시장 수요가 꽤 크다.

보다 중요한 것은 푸니 모델 업그레이드가 그다지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았다.

“단말기 모듈을 추가하는 것은 2-3개월 잡으면 될 테니, 그것도 문제될 것은 없겠군. 나머지는 우리 쪽 관련 서비스이고, 흐음.”

일반인이야 단말기를 사용하지만 노약자나, 애들은 좀 다르다. 핸드폰 단말기가 아니면, PDA폰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음식 인식만도 인식율이 좀 과장해서 말하면 100%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푸니 모델이라면 이야기가 좀 다르다.

특히 영상 인식 기능까지 잘만 활용한다면 원거리에서 아이나, 노약자 상태를 체크할 수도 있다. 이건 단순히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다.

다들 뒤늦게야 푸니 모델의 가치를 떠올리고는 푸념을 털어놓았다.

“SH 텔레톰 놈들, 정말 돈 귀신이라니까.”

곧 이어진 결론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일단 지분 확보부터 해. 엔비 소프트 측에서 뭔가 다른 꿍수가 있다고 해도 자신들의 기술이 들어간 회사인데, 방치할 리는 없을 거야. 필요하다면 다른 형태로 한 번 엔비 소프트 측과 비즈니스를 엮어 봐.”

“알겠습니다.”

토토빌테크가 지금 이대로 성장한다면 그 가치를 감안할 때 손해는 절대로 볼 수가 없다. 다만 얼마나 큰 수익이 될 지가 문제인 탓이다.

곧 이 결정은 엔비 소프트 측에 바로 통보가 갔다.

저녁 10시가 넘은 늦은 시간이었다.

이민혁은 당연히 불만을 토로했다.

“무슨 계약을 그 딴 식으로 합니까. 지분 금액이 100억이란 거 아시죠? 설마 내일 당장에 우리 쪽으로 쏠 겁니까?”

“오늘 저녁에 결정이 났고, 내인 오전 중으로 송금될 겁니다. 오후 쯤에는 지분 인수 관련된 사항은 언론을 통해서 알려질 겁니다.”

그야말로 일사천리.

“허.”

이민혁도 허탈한 지 잠시 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전생 전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계약과 계약금 사이 관계를 누구보다 잘 아는 탓이다.

박희정은 그런 이민혁 태도에 관계없이 곧 전화를 끊었다.

“내일 뵙겠습니다.”

***

공급과, 수익성 악화 등으로 어려움을 경험하는 사업은 한 두 곳이 아니다. 보통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되면 선택과, 집중을 할 수 밖에 없다.

효율성, 경영, 인수, 합병과 같은 형태가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것은 노후 설비 폐기, 자동화 같은 형태로 인력 구조를 바꾼다. 필요하다면 구조 조정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SH 텔레콤과, KT 프리텔이 처해있는 사업 환경 역시 예외는 아니다.

시장 선두 주자와, 후발 주자 사이의 이 피 터지는 전쟁에는 언제나 긴장의 연속이다.

따라서 SH 텔레콤이 토토빌테크 지분 무려 62%를 200억에 인수했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서 알려지자 여론은 그다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어라, 애들 이제는 지능형 완구 쪽까지 영역을 넓히나?”

“요즘 KT 프리텔이나, 하나로 통신, LH 텔레콤 쪽하고 치고 박고 싸우더니, 노선을 좀 변경하려고 머리 좀 썼나 보네.”

“푸니라면 나쁘지 않겠지. 참 그러면 통신 회사 버전업 된 푸니 모델이 나오는 건가?”

“어, 그러면 푸니 모델 통해서 음성으로 다 처리할 수 있는 전화기가 되는 거야?”

“어, 그거 괜찮네.”

다만 불과 한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서 이런 분위기는 바뀌었다. 바로 KT 프리텔이 토토빌테크 지분 29%를 100억에 인수한다는 뉴스가 나간 것이었다.

“?”

다들 영문을 알 수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이 황당한 사태는 뜻밖에도 공영 방송 뉴스를 통해서 시민들에게 알려졌다.

SH 텔레콤과, KT 프리텔은 이동 통신 업체 중에서는 독보적인 기업인데, 한 회사 지분을 가지고 쪼개기 하는 것이 사뭇 인상적인 것이었다.

덕분에 이름이 제대로 알려진 것은 바로 토토빌테크였다.

다만 이 회사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푸니 모델이 알려졌다.

이 시점까지만 해도 놀라운 기술을 가진 중견 기업이었다.

하지만 KT 프리텔이 29% 토토빌테크 지분을 엔비 소프트에서 매입했다는 뉴스와 더불어서 시선이 자연스럽게 엔비 소프트가 드러났다.

하이브리드 교육 같은 경우에는 교육부 공무원이 나서서 노이즈 마케팅을 한 터라, 실제로는 엔비 소프트 기술력이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중간 중간에 언론을 통해서 엔비 소프트의 놀라운 기술력이 일부 알려지기는 했지만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서 흐지부지 되었다.

교육부 홍보 쪽에서 알게 모르게 언론사 쪽에 손을 쓴 것이었다.

하지만 이보다는 엔비 소프트 측에서 잠수 탄 것이 더 컸다.

바로 이민혁이 메이버 임직원이기 때문이다. 그도 당시 아직은 메이버 정직원인 상황에서 괜히 긁어서 부스럼을 낼 이유는 없었다.

이런 태도 때문에 엔비 소프트는 알게 모르게 어둠 속에서 숨어 있었다.

그나마 관련 업체 엔지니어 통해서 좀 씩 입소문을 탔지만 일반인은 알 수가 없었다.

지금은 상황이 좀 달라졌다.

공영 방송 기자들이 바보도 아니고, 엔비 소프트에 대해서 더 파고 든 것이었다.

그런 중에 한 기자가 바로 이 엔비 소프트의 정체성을 폭로한 것이었다.

“엔비 소프트는 어떤 기업인가?”

아홉시 뉴스 첫 소식으로 전해진 이 뉴스를 통해서 기존 엔비 소프트가 어떤 기술을 가졌고, 어떤 식으로 매출을 올리면, 회사 순이익이 얼마나 되는 지 가감 없이 외부에 알려졌다.

불과 몇 년도 채 안 된 회사가 자기 회사 사옥까지 가지고, 조물주 위라는 건물주까지 하면서 돈을 갈퀴로 긁어 들이고 있었다.

이 소식 중에는 현한 자동차에 공급된 발키리 솔루션 역시 빼놓을 수가 없었다. 음성 인식을 비롯해서 바이오 IT 기술력에 한해서만큼은 독보적인 회사로 알려진 것이었다.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서도 자연스럽게 이 엔비 소프트에 대해서 파고들기 시작했다.

-우와, 우리나라에도 이런 회사가 있었어?

-여기 똘아이 또 있다. 엔비 소프트라면 하이브리드 교육 받는 이들이라면 다 아는 회사인데, 이제와서 무슨 개소리야.

-하지만 그거야 한국 교육부에서 외주 줘서 만들었다고 하던데, 설계나 디자인은 전부 그 쪽에서 했고, 엔비 소프트 측에서는 단순 코딩만 한 거라던데.

-그게 다 교육부 애들이 허위사실 유포한 거잖아.

-아니 그러면 왜 엔비 소프트 측에서 입을 다물고 있었던 거야. 그 정도 기술력이라면 자연스럽게 외부에 알려야지. 앞뒤가 안 맞잖아.

-그거야 엔비 소프트 마음이겠지. 내가 보기에는 울 회사는 그 따위 광고 따위는 필요 없다. 실력으로만 승부한다. 이런 애기 아닐까?

-나도 개공감. 확실히 엔비 소프트가 한 모든 결과물 잘 보면 홍보 따위는 안 하니까. 쓰고 싶으면, 말고 싶으면 마라. 멋진 마인드잖아.

-하긴 틀린 이야기도 아니다. 하지만 뭔가 좀 이상하지 않아? 자본금도 없는 회사가 불과 1년이 채 되지 않아서 매출 1,500억을 바라보는 회사가 되다니. 더욱이 부채 0원, 올해 순이익만 무려 800억이 넘는다는 소리가 있던데.....

-에이, 800억은 아니다. 하지만 뭔가 좀 이상하기는 해. 유력 정치가가 뒤에서 밀어준다는 이야기부터, 별의 별 소리가 다 있어.

-이야, 한국 유력 정치인 많이 발전했다. 발키리 솔루션을 어떻게 정치하는 새끼가 만드냐? 좀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

엔비 소프트 이슈는 SH 텔레콤과, KT 프리텔과의 싸움에서 중재 역할로 이미지가 바뀌면서 시간이 갈수록 더 뜨겁기만 했다.

강호정 역시 이 갑작스러운 한국 언론 반응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때문에 각 언론사에 쓸데없는 이야기가 나오기 전에 지금 이슈가 되는 항목에 대해서 이민혁 승인을 받아서 알렸다.

하지만 그는 오늘도 회사 출근하면서 집 앞에서 펑펑 울리는 카메라 후레쉬에 눈살을 찌푸리면서 이마를 가렸다.

“아, 정말 이럴 겁니까? 제가 필요한 자료는 언론사 쪽에 다 오픈했지 않습니까?”

“김치!”

그는 조건 반사적으로 ‘김치’를 외쳤다. 곧 이어서 추가로 나타난 기자들 카메라까지 마구잡이로 터지기 시작했다.

도저히 대화 자체가 되지 않았다.

‘도대체 왜 이렇게 된 거야?’

정말이지 그도 이해할 수가 없는 변화였다.

자고 일어나니, 유명해졌다는 말이 절로 실감날 정도였다.

강호정은 곧 바로 애마, 아니 회사 법인 차량에 올라탔다.

최근 나온 최고의 스포츠카. 그 차량을 본 기자들은 다들 눈이 크게 뜨여지면서 카메라는 폭주처럼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뒤늦게 현실을 깨달은 그는 안색을 찌푸렸다.

‘또 엄한 뉴스거리가 되겠군. 빌어먹을 협력업체에서 대여한 차라고 해봐야 믿지도 않겠지. 민혁 형 때문에 아주 죽겠네.’

그가 억울한 것은 회사 경영자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직원에 불과하다. 얼굴 마담 역할로 알려지면서 엔비 소프트의 실질적인 대표이사로 알려지면서 파파라찌까지 극성인 것이었다.

그는 회사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이민혁 사무실로 가서 항의부터 했다.

“민혁 형, 정말 이렇게 할 겁니까? 아니 울 회사 주인이 민혁 형이라는 것은 하늘도 알고, 땅도 다 아는 사실입니다!”

“?”

이민혁은 아침부터 호들갑을 떠는 강호정 때문에 의아했지만 곧 이어진 이야기에 나름 한 편으로 수긍해주었다.

회사 지배 구조가 워낙에 복잡하고 되어 있고, 실상 이민혁은 엔비 소프트 내력을 확인해보면 명목상으로 등재되어 있는 이사일 뿐이다.

겉으로 봐서는 힘도 없다.

오히려 김종훈 바지 사장이 더 유명세를 끌었다.

실제로 요즘 언론에서는 김종훈 사장이 이끄는 엔비 기획사에 시선이 가 있다.

좀 뒤늦게 알려지기는 했지만 바로 최근 들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세계적인 여가수로 올라선 앨리사 관련 이슈다.

다들 설마 앨리사같은 가수 기획사가 한국 기획사일까.

이런 불신 때문인지 엔비 기획사가 보유한 가수 중에 한 사람이라는 것을 잘 믿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 기자들의 집요한 추적 덕분에 진실이 밝혀지고, 이 안건 역시 시끌시끌했다.

엔비 기획사는 엔비 소프트 본사 사옥과는 떨어진 곳에 있는 터라, 이곳이 중요할 뿐이다.

지금 엔비 기획사 건물 중에는 기자들이 진을 치고 난리법석이다.

강호정을 주목한 기자들은 이 경쟁에서 밀린 이들이 꿩대신 닭이라는 심정으로 찾아온 것뿐이었다.

‘난감한데. 설마 이런 식으로 상황이 복잡하게 풀려버릴 줄이야.’

회사 홍보 차원에서라면 이 노이즈 마케팅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었다.

대기업에서 연간 수백억 광고비를 쓰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건 정말 행복한 고민일 것이다.

이민혁도 이제는 그냥 방치할 수만은 없었다.

“호정아, 지금 와서는 어쩔 수가 없어. 너가 고생 좀 해야겠다.”

“하지만 전 울 회사 경영자가 아니지 않습니까? 좀 억울해요.”

“임마, 직장 다 생활이 다 그런 거지. 나는 메이버에서 그 쇼를 하고 싶어 하냐? 다 까라면 까는 거야. 참 애들 모이라고 해라.”

“너무합니다!”

강호정도 징징 거려 봤지만 소용없다는 것을 알면서 축 처져서 밖으로 나갔다. 곧 이어서 들어온 것은 바로 엔비 소프트 임직원이다.

실상 그 숫자도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누구보다 일당만의 전사들이나 마찬가지다.

이민혁은 넌지시 그들을 한 번 돌아보면서 방긋 미소지었다.

“호정아, 토토빌 분위기는 어때?”

강호정은 어제 토토빌테크 임원 회의에 갔던 터라 그 일을 떠올리고는 피식 웃었다.

“난리 났죠. 토토빌 직원이야 별 다른 것은 없지만 SH 텔레콤이나, KT 프리텔에서 나온 이사들 때문에 밥그룻 싸움한다고 시끌시끌했어요.”

“밥그룻 싸움이라니?”

“토토빌 통신 모델 로고 때문이죠. 그게 SH 텔레콤 마크를 달아야 할지, KT 프리텔을 달아야 할지 애매하니까요. 거기에 판매 수량가지고 둘이 치고 박고 싸웠으니까. 안 그래도 불량이 많아서 말들이 많은데, 토토빌 측에서도 난감한 가 봐요.”

“그야말로 사공이 많으니, 배가 백두산으로 가는 셈이겠군.”

“크크크. 맞아요. 딱 그 꼴이라니까. 정말 놀란 게 그 멀쩡한 회사가 밥그룻 싸움하니까, 아주 개판으로 돌아가요.”

이민혁도 다소 혀를 내둘렀지만 그는 곧 주제를 바꾸었다.

“다들 지금까지 고생 많이 했지? 밤낮없이 열심히 뛴 거 누구보다 잘 안다. 하지만 나도 지금까지 해준 것은 별로 없지? 회사 자리가 아직 안 잡힌 터라, 어쩔 수 없다고 핑계는 되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아. 알다시피 이번 일 때문에 100억이라는 돈이 법인 계좌에 들어왔다. 그래서 너희들에게 각 1억씩 상여금을 전달할 생각이다. 아마 내일 쯤이면 통장 계좌에 이체될 거다.”

“!”

다들 화들짝 놀라서 눈을 크게 치켜떴다.

1억이라니.

하지만 이민혁은 딱 여기까지 하고서는 곧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건 알아서 쓰면 되고, 일단 토토빌테크 문제는 이정도로 마무리 될 거다. 그러니 지금 해야 할 일은 바로 라그하임이야. 최근 우리 회사 이름도 알려지기 시작했으니, 그걸 최대한 활용할 생각이야. 그러니 가능하면 일정을 좀 당겨줬으면 한다.”

“네!”

확실히 대답 소리부터가 달랐다. 다들 1억이라는 말에 잔뜩 흥분한 얼굴이었다. 사실 월급쟁이가 10년은 바짝 저축해도 만지기 힘든 돈이 1억이라는 액수이니까.

그들은 이 돈보다는 ‘라그하임’ 이라는 말에 더 집중했다.

아르라는 인공지능은 지금까지 테스트해본 바로는 기존 모델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었다. 제대로 성공만한다면 기존의 성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 작품 후기 ============================

글을 다 읽고 추천하세요?

최근 회차 읽고 나서, 다시 앞 부분은 다시 보시는 거에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