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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7장 토토빌테크의 부활
토토빌테크도 한 때는 아주 잘 나갔다. 특히 도크 알프 솔루션은 저가 모델치고는 꽤나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아이보와 같은 모델은 비교조차 할 수가 없지만 오히려 강점이 있다.
구조가 간단하고, 오히려 인턴페이스 측면은 이게 더 기술 우위다.
이슈가 된다면 역시 영상 인식 솔루션의 한계다. 아직은 하드웨어 자체 성능이 제대로 지원하지 않기에 생기는 한계다.
이민혁도 굳이 안 되는 것에 무리하게 손을 쓸 생각은 없었다.
기존 영상 인식을 그대로 보완해서 최대한 효용 가치를 올리는 데 중점을 뒀다.
이보다는 음성 인식 기능을 좀 더 보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특히 최근 해외 투자를 통해서 1조 5천억 가까운 현금을 마련한 터라, 이것을 활용해서 최대한 영어, 일어, 독일어, 프랑스 쪽 튜닝에도 투자를 진행했다.
이것 역시 하이브리드 교육이 기반이다. 이 교육 솔루션에는 의외로 원어민 강사가 꽤 있는데, 그들을 벤치마킹해서 기반으로 삼은 것이었다.
‘역시 돈 보다는 기술이 더 중요하지. 정말 잘한 선택이었어.’
만약 지금부터 새로 투자를 진행했다면 시간이 많이 걸렸을 것이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통해서 축적된 빅 데이트가 그 시간을 줄여놓았다.
각각의 언어들 사이에는 몇 가지 독특한 차이가 있다.
그 차이를 골라서 선별해서 튜닝하는 작업이 간단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 역시 광범위한 음성 인식 빅데이트가 아직 준비가 안 된 터라, 아직은 이제 막 시작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이민혁도 이런 부분이 아쉬웠지만 지금은 별 도리가 없었다. 아직은 구글과 같은 검색 엔진이 나올 기반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섣불리 먼저 나섰다가 기술만 다른 해외 업체에 빼앗길 수 있는 최악의 상황도 고려해야 했다.
그는 때문에 가장 먼저 집중한 것은 아이보가 아니라, 바로 토토빌테크다.
당연히 이 회사 신제품에 들어가는 기술력은 바로 아이보 본체다.
기존 아이보 본체에서 원래 오버 스펙으로 설계한 부분을 다 교정했다.
배터리가 작아지면서, 무게도 작아진 터라, 기존의 고가 부품을 고집할 수가 없어서 진행된 일이었다.
최낙희 과장은 이미 이 회사 제품에 대한 기본 설계 개념이 풍부하고, 실력이 있는 터라, 이 작업에는 적임자다.
그 역시 이미 아픈 경험을 경험한 터라, 과거에 가진 선입견 따위를 가질 이유가 없다.
오로지 이민혁이 정해준 큰 줄기에 따라서 하나 둘씩 진행했다.
더욱이 김상희 수석은 이미 최기태 차장 사태 이후에 부패가 심한 업체는 죄다 정리하고, 기존에 검증된 협력 업체를 따로 선발했다.
그들 역시 다소 수상쩍은 시선이었다.
“정말입니까? 믿을 수가 있어야죠.”
“어음이 아니라, 현금이면 믿겠죠?”
“호오, 현금이라.”
그렇지 않아도 시장이 참 어렵다. 최근 화형식으로 이슈가 오른 터라, 기존 남은 불량 재고 따위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현금으로 기존 거래 모두를 정리해준다는데, 굳이 불협화음을 만들 이유는 없다.
다만 한 가지 조건이 있었다.
“대신 제품 품질에 대해서는 확실해야 합니다. 저희 QA 팀에서 아마 24시간 전수 검사를 진행할 테니, 그런 부분은 고려해주셔야 합니다.”
“오우, 단단히 마음을 먹었나 봅니다. 저도 뉴스보고 좀 놀랐는데, 그게 정말이었군요.”
실상 토토빌테크를 믿지 않은 업체도 꽤 있었지만 화형식 장면이 그 모든 것에 대해서 어느 정도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었다.
“좋습니다.”
납품하는 업체에서도 나름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정말 열심히 일한 이들은 바로 토토빌테크 남은 직원이다.
숫자가 불과 30명 남짓했는데, 이들은 드디어 신제품 출시한다는 흥분에 모든 것을 잊었다.
급여도, 다른 어떤 해묵은 갈등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화형식은 워낙에 그 이벤트가 강인한 터라, 그 부분은 남아 있었다.
그들은 때문에 한 땀 한 땀 바느질부터 시작해서, 나사 하나하나까지 철저하게 체크했다.
그 과실은 불과 얼마 있지 않아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드디어 엔비 아이보 저가 모델이 탄생한 것이었다.
기존 푸니 모델 디자인을 그대로 따라갔다.
다만 그 내부는 오히려 아이보 뼈대다.
대신에 고가 부품을 보다 범용 부품으로 죄다 바꾸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덕분에 오히려 무게를 더 줄일 수가 있었다.
자연스럽게 초기 염려가 된 배터리 용량도 크게 이슈가 되지 않았다.
“60Wh면 좀 작지 않을까요?”
가니메 박사는 고개를 내저었다.
“충분합니다. 생각보다는 파워 설계가 잘 된 터라, 오히려 이것도 오버 스펙일 겁니다. 차라리 전 좀 더 줄였으면 할 정도이니까요.”
하지만 이민혁이 반대했다.
“여기에서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어요. 3-4시간 사용하고, 배터리를 충전하는 게 생각보다는 많이 불편합니다. 1.4A, 4.3V 기준으로 볼 때, 6W 정도 됩니다. 단순 계산만으로 10시간입니다. 중간에 저전력 상태까지 감안하면 대략 24시간 정도 풀로 쓸 수가 있습니다. 이 정도면 많은 거 아닙니다. 저 개인적으로 배터리 용량을 더 키우고 싶으니까요.”
“하지만 그건 좀 무리입니다. 배터리 무게가 더 큰 이슈가 됩니다.”
“그렇죠.”
이민혁도 아쉬운 표정이었다. 미래라면 배터리 기술이 꽤 발전해서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한데, 지금은 이게 한계였다.
다만 이 정도만 해도 실상은 아주 혁신적인 제품이었다.
그건 곧 동작 시작한 엔비 아이보 저가 모델, 아이보 LM 모델 움직임만 봐도 알 수가 있다.
전원을 넣기가 무섭게 잠깐 주춤하기는 했지만 신기한 지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이 여간 귀엽기만 했다.
기존 아이보와는 달리 표면은 실제 강아지와 비슷한 형태다.
눈동자도 간단하게 움직일 수가 있고, 입도 어느 정도는 열린다. 거기에 팔과, 다리 움직임은 아이보와 비슷했다.
크기는 아이보와 비슷하지만 주는 귀여움은 오히려 더 나았다.
여기에 토토빌테크 임직원이 철저하게 진행한 품질 역시 이전 모델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었다.
털이 쉽게 빠지지도 않았고, 쉽게 팔 다리가 부러지지도 않았다.
불량이 날만한 요소요소에는 이미 어느 정도 방어 설계가 되어 있었다.
최낙희 과장은 아련한 심사에 빠져서 고개를 끄덕였다.
“저렇게만 만들었다면 굳이 이 아이보 LM이 아니었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회사가 망하지 않았을 텐데, 그나마 늦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이민혁이 가볍게 그를 격려해주었다.
“위기 뒤에 기회가 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제는 위기가 끝났고, 기회가 온 셈입니다. 여러분이 힘든 시절 기억을 잊지만 않는다면 우리 토토빌테크도 이제 웃음만이 있을 뿐입니다.”
“네.”
다들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들 시선 태반은 여전히 아이보 LM 모델에 가 있었다.
지켜보고 있던 강호정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사님, 그러면 출고가는 얼마나 하실 거에요?”
“60만원.”
“네? 하, 하지만 저거 부품 가격만 해도 35만원이 넘는 걸로 알아요. 거기에 인건비다 뭐다 다 합치면 이익이 거의 없을 텐데요?”
이민혁은 피식 웃었다.
“나도 당연히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그 수익이 아냐. 내가 원하는 것은 정작 다른 것이니, 너무 걱정 마라.”
묘한 의미가 담겨 있는 터라, 딱히 다시 반박하는 이는 없었다.
다만 그들 역시 판매 가격을 떠올리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60만원이면.......나도 하나 살까.’
***
회사가 한 번 신뢰를 잃고 나면 회복하기는 쉽지가 않다.
다만 화형식과 같은 극단적인 이벤트를 하면 그나마 좀 희석이 된다.
조금은 생각을 달리한다.
즉 아예 토토빌테크 제품은 아웃에서 한 번 살펴보기는 할까 정도다.
박성우도 비슷한 경우다. 그 역시 토토빌테크 제품 때문에 홍역을 앓고 나서는 아예 그 쪽으로 오줌도 누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엔비 편의점에 들려다가 본 것은 바로 토토빌테크의 신제품. 아이보 LM이었다.
기존 토토빌테크 제품과 비슷한 터라 한 번 보고는 그냥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편의점 사장이 한 번 권해주었다.
“잘 봐. 겉은 비슷하지만 안은 완전히 다르니까.”
“달라 봐야 얼마나 다르다고.......”
하지만 그는 말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편의점 안에 들어왔을 때 테이블 위에 있던 고양이가 처음에는 진짜 동물인줄 알았다. 다른 것을 떠나서 움직임 자체 때문이었다.
아니었다.
“.......헐, 저, 저게 뭡니까?!”
그는 경악해서 뒤로 물러났다.
뒤늦게 살아있는 고양이가 아니라, 인조 고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문제는 관절의 움직임과, 얼굴과, 눈의 움직임이다.
이게 모두 살아있는 생물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인 것이었다.
물론 그 동작 자체의 한계 때문에 부자연스럽기는 하지만 도저히 저걸 만들었다고는 상상도 못했다.
사장 역시 아직 잘 믿기지 않은 눈치였다.
“괜찮지? 조카 줄려고 한 번 나도 사용해보는 거야. 웃기는 건 말이야. 내가 가지고 있어 보니, 그냥 내가 쓰도 괜찮을 것 같아서.”
“자, 잠깐 한 번 봐도 되요?”
“당연하지.”
박성우는 예민한 성격을 가진 터라, 꼼꼼하게 아이보 LM 고양이 모델을 살폈다. 털이나, 관절 부위를 꼼꼼하게 확인했다.
심지어 비틀어보기까지 했다.
“야야야!”
사장이 기겁해서 말리자 그도 뒤늦게 다시 아이보 LM를 바로잡았다.
“갸릉갸릉.”
뜻밖에 입에서 소리까지 낸다.
싫다는 표현은 그대로 하고 있었다.
그제야 사장에게 폴짝 뛰어서 갸릉갸릉거리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
박성우는 입을 딱 벌린 채 경악하고 말았다. 보지 않았다면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그도 일본 로봇으로 유명한 아이보에 대한 것을 들어봤지만 저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도 곧 이성을 차리고는 어깨에 힘이 푹 빠졌다.
“딱 봐서 300만원은 훌쩍 넘어갈 것 같은데, 그거 얼마에요?”
“이거 60만원이야.”
“600만원요? 우와, 진짜 비싸다. 토토빌테크 이 자식들 해도 해도 너무 하네.”
“아 그 친구 참, 60만원이라고 하잖아. 그러니 나도 한 대 샀지. 이 녀석 데리고 있으면 진짜로 편해. 원래는 이게 음성 모드도 지원했는데, 고양이가 말하면 무섭잖아? 그래서 뺐다고 하더라. 행동 흉내만 내는 정도로 바뀐 거지. 물론 좀 어색한 건 있지만 그래도 정말 고양이와 비슷해.”
“저, 저기 당장 한 대 주세요.”
“내가 그럴 줄 알았어. 그래도 운이 좋은 지 알아. 지금 한 대 남았으니까.”
“빨리 주세요.”
“그래.”
하지만 이런 사태는 여기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엔비 편의점, 즉 메이전트와 연관된 모든 편의점에서 비슷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각 편의점당 3대 기준으로 해서 총 만대 분량이 판매되었는데, 불과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서 완판된 것이었다.
의외의 일이기는 하지만 이 때까지도 이 사건은 기사화되지 않았다. 이민혁이 의도적으로 광고 자체를 금지 시킨 것이었다.
***
사람이 좋은 물건이 생기면 그 어느 것보다 아끼고 좋아한다.
그건 박성우와 같은 매니아 고객이 더 심하다.
그도 처음에는 그저 편의점에서 본 그 이미지 때문에 아이보 LM 고양이 모델을 구입했지만 막상 써 보고나서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우와, 이거 진짜 캡이다!”
기존 푸니 모델에서 이미 있었던 부분이다. 다만 푸니 모델은 근본적으로 관절 움직임에 많은 한계가 있다. 그걸 편법을 통해서 어느 정도 보완했다.
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조잡하게 만들어진 결과물일 뿐이다.
하지만 이 아이보 LM 모델은 근본적으로 전혀 달랐다.
겉은 비슷해도, 속은 완전히 환골탈태 그 자체였다.
가장 중요한 강점은 바로 행위를 기억하는 러닝 모드다.
무선 랜 모델은 무선랜을 통해서, 무선 핸드폰 모델은 무선 핸드폰을 통해서 그 처리가 가능하다. 다만 무선 핸드폰 모델은 아직 출시가 안 되었고, 가격도 당연히 비쌀 것이다.
물론 무선 랜 모델 만으로 충분했다.
주기적인 통신.
이 빅데이터는 엔비 소프트 슈퍼 컴퓨터에 바로 전송이 되어서 따로 관리가 된다. 특히 최근 들어서 돈 좀 번 이민혁이 이번 빅데이터 관리를 위해서 스타타워 총 3개 층을 전부 확충했다.
그러니 그 움직임 자체가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기존 엔비 소프트가 최적화해온 빅데이터 기술이 종합적으로 결부되어 있다.
그게 고양이 한 마리 움직임조차 시뮬레이션 못할 리가 없었다.
똥도 안 누고, 털갈이도 하지 않은 완벽한 애완동물의 탄생이었다.
박성우는 도저히 이걸 혼자 볼 수가 없어서 이 동영상을 저장해서 인터넷 사이트 모임 동아리 곳곳에다 올렸다.
“이거 뭐야? 어떤 놈이 영상을 조작한 거야?”
“진짜 해도 해도 너무한다. 영화 찍냐?”
댓글 반응은 대부분이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곧 이어서 추가로 올라오는 영상이 있었다.
“어라, 이거 뭔가 좀 이상하다.”
“설마 이거 진짜요?”
“마, 맙소사, 이게 말이 되냐? 아이보2가 새로 나온 거야?”
“아, 아니잖아.”
“헐, 가격이 60만원이라고!”
그 다음에는 난리가 났다.
이 박성우 동영상은 불과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서 무려 3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날이 더해갈수록 이 수가 줄기는커녕 오히려 더 늘어만 갔다.
곧 이어서 토토빌테크 서버도 갑자기 폭주한 트래픽 때문에 뻗어버렸다.
“야아, 누가 좀 대답 좀 해줘. 어디 가면 이 아이보 LM 구입할 수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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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가 대략 3,000회까지는 올라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