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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이민혁-552화 (552/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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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10장 별장 성접대

이민혁도 지금 해야 할 일이 더 많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계속 갈 수는 없다. 그냥 놔두면 반드시라고 해야 할 정도 복수하기 때문이다.

그는 때문에 미래에 있는 몇 가지 일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했다.

시기적으로 맞아들어갈 만한 일에 대한 것이었다.

다행이라면 한 가지 사건이 있었다.

‘참 김의학 별장 성접대 사건이 있었지.’

김의학 별장 성접대 사건은 여성 사업가와, 건설업자 윤천중 회장이 내연 관계로 발전하면서 일어나는 사건이다.

실상 두 사람의 섹스 동영상이 발견되면서 간통죄로 고소당하게 된다.

여성 사업가는 윤 씨가 약물을 먹이고 강간했다고 고소하게 된다.

문제는 이 동영상이다.

강원도 별장에서 은밀하게 성접대 장면이 공개화되면서 사건은 엉뚱한 곳으로 불똥이 튀었다. 다만 이 사건은 앞으로 미래에서 일어난 일이다.

이민혁도 골치가 아팠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인데, 과연 지금도 그런 일을 저지를까?’

확신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그는 결국 천호군과, 김광현을 따로 호출했다.

“일단 조신일보 기자 중에서 편집자 이상의 고위 직책 애들을 따로 감시를 해주세요. 그들이 움직이는 방향이나, 동경이면 됩니다. 필요하다면 GPS 같은 장비를 활용해도 됩니다.”

“그건 문제가 안 될 겁니다.”

“두 분은 저랑 잠깐 한 곳으로 갔으면 합니다.”

“어딜 말입니까?”

“강원도 원주.”

***

성접대 사건은 실상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시기에 건설업자 윤 모씨가 동영상을 촬영하면서 각종 접대를 해왔다.

실상 미래에 밝혀지는 것도 이것을 기점으로 해서 다 드러나게 된다.

하지만 이민혁은 그 이전에도 비슷한 일이 생기지 않을까 추정했다.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건설업자 윤모 씨가 2008년 이후에만 이런 일을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뭔가 분명히 있을 거야.’

바로 그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원주 호화별장은 아직까지 건설되지 않았다.

그도 다소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김광현은 의아한 표정이었다.

“도대체 뭘 찾으시는 겁니까?”

“별장이죠. 남녀가 오붓하게 같이 지낼 수 있는 뭐 그런 곳이면 됩니다.”

“하지만 이곳에는 그런 별장이 없습니다.”

“그러네요.”

이민혁도 다소 실망했지만 때 마침 전화가 온 것은 딱 그 시기였다.

“호정? 웬일이냐? 내가 조신일보 쪽을 감시하라고 했잖아.......어? 그래? 정말이야? 진짜 조신일보 주필이 원주 쪽으로 가는 중이야? 호오. 그래 알았다. 나도 그 쪽으로 가마.”

그는 전화를 끊고 나서는 곧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

“갑시다, 목적지를 잡았습니다.”

***

원주 호화 별장에서 대략 차로 20분 정도 거리에는 산과, 계곡으로 둘러싸인 원두막 별장이 있었다. 높이는 대략 3층 정도였는데, 무려 다섯 채가 나란히 지어져 있었다.

사방은 철책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그 안을 볼 수가 없었다.

철책 안쪽도 높은 나무로 감싸서 누구도 들어오기 쉽지 않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다만 정식으로 만든 건물은 아니고, 일종의 가건물 형태였다.

이민혁은 그곳에 도착해서 언덕 한 쪽에서 별장을 내려다보는 강호정을 볼 수가 있었다.

강호정은 망원경까지 준비해서 안을 보고 있었는데, 입가에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도대체 뭔데, 그러.......”

그는 곧 혀를 찰 수밖에 없었다.

별장 한 가운데로 흐르는 물 사이로 수영복만 간신히 걸친 여인들이 중년, 심지어 오십대 후반 정도 되어 보이는 이들과 놀고 있었다.

‘정말 예상대로군. 역시 원주 별장 사건이 하루아침에 일어날 수가 없어. 이미 이런 형태로 즐기는 공간이 있어야 말이 되지. 돈 좀 벌게 되니, 그 돈으로 원주 별장까지 만든 거야.’

처음에는 작게 출발했을 수도 있다.

다만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아무래도 건축업자이다 보니, 관련 인허가 공무원과 돈독한 관계가 필요했다.

룸에서 만나는 것도 한 번 두 번이다.

술 집 여자를 만나봐야 제대로 흥이 날 리가 없다.

결국 대안으로 선택한 것은 적당히 어려운 시기에 있는 여인이다.

그들을 물색하는 것은 사채업자가 할 것이다.

그 사채업자를 관리하는 것이 바로 건설업자다.

만약 문제가 생기면 김의학 검사와 같은 이들을 동원하면 된다.

당연히 이들 중에는 조신일보와 같은 언론사가 포함될 수밖에 없다.

‘실상 이 사건이 터졌을 때 성접대 별장에는 분명히 언론사 임원도 있었지. 그것도 적당히 덮어버려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잖아. 지금 저 새끼들이 진짜 문제의 근원이었을 거야.’

김광현이 보다 못해서 입을 열었다.

“당장에 신고해야 합니다.”

“신고하고 난 다음에는 어쩌려고요?”

“네?”

“저기 조신일보 주필도 있죠. 그 옆에는 현직 검사, 판사도 같이 있을 겁니다. 신고하면 경찰이 와서 저들을 처리하고, 그러고 나면 저기 별장과 관련된 검사 애들이 사건을 맡을 텐데,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될까요? 적당히 무협의로 사건 종결이 날 겁니다.”

“서, 설마요? 아무려면 그렇게까지 검찰이 썩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렇게 되게 될 겁니다. 따라서 그냥 신고하는 걸로는 안 됩니다.”

“어쩌시려고요?”

이민혁은 힐끗 강호정을 쳐다보았다.

“호정아, 너 아는 기자 좀 있다고 했지?”

그도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그건 그렇지만 이 정도 사건이라면.......”

“쉽지 않겠지.”

“바로 그거에요. 정말 조신일보 주필이 연관되어 있다면 다른 언론사 역시 마찬가지일 거에요. 아마 이 사건을 취재한다고 해도 어쩌면 기사 한 줄 안 나갈 수도 있어요.”

“알아. 그건 그냥 기자만 부를 때 애기겠지. 다른 것도 같이 추가하면 상황이 다를 거야.”

“어떻게 말입니까?”

이민혁 목소리는 점점 작아지기 시작하더니, 주변에서도 잘 들리지 않았다.

세 사람은 묵묵히 들으면서도 이민혁의 철저함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사건이 너무 커지지 않을까요?”

“사건은 키울 때 의미가 있는 겁니다. 대대적으로 터트리면 후환 따위는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저거 뒷정리하는 것만 해도 간단하지 않을 테니까요. 두 분은 그 과정에서 연루된 이들을 철저하게 조사를 해보세요. 아마 꽤 더 나올 겁니다. 특히 스폰서 검사, 판사 애들이나, 기재부, 금감원, 국세청 애들도 있을 겁니다.”

“알겠습니다.”

***

“김민성씨죠?”

“네, 그렇습니다만 전화상으로 들었지만 도대체 조신일보에게 어떻게 복수할 수 있다는 것인지......이게 뭡니까? 이건 카메라?”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 김민성씨가 운영하던 공장이 파산하게 된 것도 조신일보에서 허위 사실을 유포하면서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기 때문 아닙니까? 결국에는 기사를 정전하기는 했지만 그 때는 이미 회사가 파산하고 난 다음이었고요?”

“그 개새끼들은 반드시 죽여 버릴 겁니다.”

“좋아요. 이번 기회에 그렇게 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릴 테니, 저희 지시에만 따라 주십시오. 지금 들고 있는 카메라로 무조건 현장을 찍으시면 됩니다. 그리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터트리세요. 인터넷도 좋고, 신문도 좋습니다.”

“도대체 무슨 현장 사진인데 그러세요?”

“그건 가보면 알 겁니다. 약속할 수 있으시죠?”

“약속하고 말고가 없죠. 당연히 해야죠.”

“좋아요.”

곧 대형 버스 한 대가 천천히 다가왔다.

김민성은 곧 바로 버스에 올랐는데, 이미 좌석은 만원이었다.

그는 곧 빈자리 한 곳에 앉았는데, 복장은 다들 천차만별이었다.

나이대 역시 사람마다 다 달랐다.

다만 그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증오에 불타는 눈빛이었다.

그 역시 만만치 않지만 그들은 더 심각했다.

‘설마 이들이 전부 조신일보에 당한 이들이란 말인가?’

하지만 그도 주변에 말을 붙이기는 어려웠다.

애초에 주의 상황 중에 하나였으니까.

버스는 빠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어둠 속이었지만 마치 정해진 장소를 향해서 가는 것 같았다.

***

김민성은 버스 속도가 느려지자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곧 다른 이들과 나란히 버스에서 내렸는데, 이미 다른 버스 이십 여 대가 주차해 있었다.

그 앞에는 수십 명의 사람들이 옹기종기 줄을 지어서 서 있었다.

‘헉? 이, 이게 뭐야?’

다들 꽤나 놀란 눈치였다.

얼핏 봐도 무려 1,000여 명에 가깝기 때문이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한국인만 있지 않았다.

일본인이나, 중국인으로 보이는 이들 뿐만 아니라, 미국인들 역시 있었다. 그들 중에는 쉽게 그 신분을 알아볼 수 있는 ‘CNN’ 표시도 있었다.

그 숫자만 물경 100여 명이 넘었다.

그들도 영문을 몰라서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다만 이미 이곳에 올 때 한 약정이 있는 지 다들 입을 다물었다.

제일 앞쪽에서 김광현이 그들에게 손짓으로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준비된 열부터 먼저 한 쪽으로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머지 열 역시 그 뒤를 따랐다.

김민성은 운이 좋아서인지 그 선두에서 두 번째 열에 섰다.

불과 10분 정도 걸었을 때 쯤에 별장이 나타났다.

입구에는 경비로 보이는 이들이 서 있었다.

다만 그들도 어둠 속에서 무려 수백 명이 움직이는 것을 보자 경악한 눈치였다.

막으려고 해도 숫자가 너무 많았다.

더욱이 김광현 일행 동작이 더 빨랐다.

그들은 잽싸게 경비를 제압한 후에 문을 열었다.

“자, 이제 쇼 타입입니다. 각자 알아서 하시기 바랍니다. 여기에 무엇이 있는 지는 제가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겁니다. 설마 복수할 기회를 그냥 저버리지 않겠죠?”

***

김민성도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다.

다만 그도 별장 안으로 들어서면서 곳곳에서 혼란이 일어나는 것을 봤다.

심지어 곧 불이 환하게 밝혀지면서 그 광경이 드러났다.

여자 수십 명과 어울려서 같이 목욕을 하고 있는 남자였다.

그는 대머리에, 수염이 가득한 그 놈을 잊을 수가 없었다.

“저, 저놈은 조신일보 주필, 남광수, 이 새끼를 여기에서 보게 되다니!”

주변에서 소란은 연이어서 일어났다.

별장 안에 있는 이들과 알게 모르게 원한 있는 이들이었으니, 그들이 모를 리가 없었다.

다들 정신없이 그 장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원한이 골수에 사무친 이들은 아예 여자하고 있는 장면을 제대로 찍었다.

그런 중에 방송국 기자들도 당황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별장에 있는 이들 중에는 검찰이나, 고위 공무원 인사도 있었다.

심지어 방송 쪽 관련 위원도 있는 지라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들도 어쩔 수 없는 것이 무려 천여 명이 사진기를 든 채로 현장을 찍고 있었다.

그들 중에는 해외 기자로 보이는 이들 마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몸을 사리는 것은 그다지 의미가 없었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찍고 죽자!’

결국 다들 죽으라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고함과, 욕설이 별장 안에서 계속 퍼져나갔다.

심지어 건물 안에 있는 경호원이 밖으로 나와서 무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김광현과, 천호군이 나선 것은 바로 그 때였다. 그들은 나머지 부하들을 이용해서 그들을 하나 둘씩 제압하기 시작했다.

결국 건물 안으로 우르르 몰려 들어간 이들도 있었다.

별장 안에서는 쌍욕과 비난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야, 이 개새끼들아, 내가 누구인지 알아? 내가 서울 고검장이야. 너희 새끼들은 앞으로 평생 콩밥을 먹도록 해주마.”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카메라 후레쉬 세례였다.

그의 동시에 터진 카메라 숫자는 무려 백여 개를 넘어갔다.

여자 두 명, 그것도 이제 갓 성인 티를 벗어난 여자 두 명과 나신으로 나란히 서 있는 장면이 여과 없이 그대로 찍혔다.

그의 안색도 새파랗게 변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런 장면은 이곳에만 있지 않았다. 별장 곳곳에서 한창 쾌락에 빠져 있던 근 칠십 여명이 모두 다 사진에 찍히고 있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위성을 통해서 이 촬영 장면이 전송되고 있다는 점이다.

“야이, 개 새끼들아!!!”

철저한 함성이 들렸지만 대꾸하는 이들은 별로 없었다.

오히려 더 열심히 카메라에 이 최후의 만찬을 담을 뿐이었다.

***

강호정도 패닉에 빠진 채 멍하니 이 아수라장을 내려다보았다. 그도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너무 큰 사태에 당황했다.

“혀, 형, 도, 도대체 어쩌려고 그러세요?”

“뭘? 내가 뭘 했는데?”

“그건.......”

“야간에 별장 침입해서 카메라 찍은 거뿐이잖아. 더욱이 우리는 저들에게 찍으라는 소리도 안했어. 입구 까지만 안내 해줬을 뿐이지.”

“그건 그렇지만.......”

“엄밀히 말해서 크게 문제가 될 것도 없어. 중요한 것은 저들이 적극적으로 나선 것뿐이야. 아마 다소 법적인 문제의 소지도 있겠지만 그건 우리가 도와주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야.”

“하지만 일이 너무 커졌잖아요. 저기 보니 고검장이라고 소리치는 양반도 있고, 저 쪽에는 고위 차관이라고 버럭버럭 소리치잖아요.”

“그게 뭐? 너 저런 사진이 찍혔는데, 그 자리에 계속 있을 것 같아?”

“그거야 그렇지만......”

“걱정 마라.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그물을 치면 되니까. 그러면 관련된 놈들도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거다. 필요하다면 그놈들까지 다 잡아넣으면 될 거야.”

“그게 뜻대로 될까요? 저놈들도 인맥이 꽤 있을 텐데?”

이민혁은 방긋 미소 지었다.

“지금은 가능할 거야. 아마 몇 년이 더 지나서 손쓰기 어려울 정도로 국가 기관이 부패로 썪으면 더 어려울 모르겠지만.......”

“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런 게 있다. 나도 이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다만 지금 보니,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해두는 것이 좋을 거야.”

실상 한국 부패가 심해지는 것도 200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진행되었다. 따지고 보면 지금 이 시기에 손을 쓴다면 그런 미래를 일부 바로 잡을 수도 있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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