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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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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 소프트와 오성 전자의 제휴 소식은 언론을 통해서 알려지면서 기존과는 다르게 여론의 큰 관심을 받았다.
기존 현한 자동차나, 도요타 경우와는 그 성격이 좀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보 LM 제작과 관련된 계약이라서 더 말들이 많이 나왔다.
처음에는 오성 전자가 엔비 소프트 인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있었다.
하지만 뒤늦게 계약 내용이 알려지면서 상황이 많이 달랐다.
더욱이 양사가 서로 계약할 때 지분이 오고간 사실 때문에 더 놀라는 이들이 많았다.
“이거 엔비 소프트가 오성 전자를 제대로 밞아버린 거잖아.”
“실상 액면가만 보면 그렇겠지. 하지만 얼마 전에 오성도 엔비 뒷통수를 쳤잖아. 거기에 대한 댓가가 아닐까 봐.”
“하긴 생각해보니, 그러네. 엔비 소프트도 참 대단하기는 하다. 그런 일을 경험했으면, 상대하고는 아예 손을 안 잡으려고 할 텐데.”
“그야말로 적과의 동침이지.”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차라리 공장을 만들어서 자기 힘으로 가도 될 텐데.......”
“생산이 그렇게 만만치 않지. 괜히 쓸데없이 신규 인원만 뽑았다가 나중에 그거 관리하는 것도 간단하지 않잖아. 엔비 소프트는 애초에 소프트웨어 회사이니까.”
“그래보니, 나쁜 선택은 아닌 것 같아.”
“잘한 거지. 엔비 소프트가 아직은 제조업체가 아니니까. 차라리 오성 전자와 서로 손잡고 기반을 쌓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지. 어차피 토토빌테크는 그대로 가니까.”
“가만 그러고 보니, 이제 엔비 소프트 건드리기가 쉽지 않겠어. 오성 전자마저 엮여 있으니, 이건 중소기업이라고 하기 어렵겠다.”
“그게 가장 크겠지.”
실상 오성 전자와 엔비 소프트 제휴는 양사에게 큰 도움이 된다.
엔비 소프트 역시 얻는 것이 꽤 많다.
가장 큰 것은 역시 오성 전자 우산 속에서 일단 몸을 움크릴 수 있다.
이것만 해도 다른 외부 압력에서 일단 벗어날 수가 있다.
오성 전자 영업망을 활용하는 것까지 감안하다면 그건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웠다.
물론 뒤통수 위험성도 있지만 그건 몇 년 후의 이야기다.
엔비 소프트가 그 동안 놀고만 있을 턱이 없으니, 차라리 잘한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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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부장의 안색은 평소와는 전혀 달라서 다른 사람 같았다.
그만큼 당황한 흔적이 역력했다.
그의 차량 안으로 들어온 한 외국인 역시 안색이 굳어있기는 매 한 가지였다.
“난감하게 되었어.”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겁니까? 이건 계획과는 전혀 다르지 않습니까?”
“아니 달라진 것은 없어. SH 텔레콤에 대한 지분 인수 작업은 이미 계획대로 진행 중이니까. 아직은 외부에 드러나지 않은 것 뿐이야.”
“지분을 쪼개서 차명으로 매입한 겁니까?”
“현재는 그렇지.”
“그렇다면 문제는 엔비 소프트군요. 설마 오성 전자와 제휴를 하다니.”
“그러게. 정말 생각도 못한 일이야.”
“도대체 그 이민혁이란 자는 왜 아직도 그냥 둔 겁니까? 차라리 메이버에 있을 때 손을 썼으면 좋았지 않습니까?”
“휴우.”
그도 답답한 지 담배 한 대를 입에 물었다.
잠깐 침묵이 감돌았다.
실상 이민혁의 경우는 정말 전혀 예상도 못한 일이었다.
애초 메이버에 대한 작업에서도 그는 전혀 관련이 없었다.
초반에 문제가 좀 되어서 적당한 선에서 퇴출시키려고 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가 않았다.
“으음, 이런 말하기는 그렇지만 메이버 내에 있는 이들이 이미 손을 썼었네. 계획대로였다면 그 이민혁 친구는 지금쯤이면 회사에서 퇴출되었을 거야.”
“제가 알기로 부장으로 진급한 것으로 압니다만?”
“알아. 그것도 예상 밖이었어.”
애초에 계획한 것은 메이버 내에서 불필요한 이들을 정리하는 일이었다.
이민혁도 그 대상자 중에 하나였다.
가능하면 회사 내에서 문제가 될만한 이들은 솎아내는 것이 그 목적이었다.
하지만 이민혁이 미친놈처럼 성과를 보이면서 진행하던 모든 계획이 다 실패해버렸다.
차라리 불만을 가지고 회사를 그만뒀다면 오히려 그들이 원한 바였다.
결국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방치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기회를 봐서 어떻게 손을 쓰려고 했을 때는 이미 상황이 바뀌어 있었다.
“그 놈이 엔비 소프트를 이용해서 지분 매입을 했을 지는 상상도 못했어.”
“그 지분 때문에 손을 못 썼다면 최근에도 기회가 있었지 않습니까?”
“앤토는 계획대로 잘 되었지. 그걸 명분으로 해서 손을 쓰려고 했었는데, 갑자기 해외 투자를 통해서 천문학적인 돈을 벌었어. 그 자본으로 한 것이 아남 반도체, 아이보 인수였지 않은가? 그리고 다시 그걸 양산에 성공해서 대박을 터트렸고, 이렇게 빠르게 진행되는 데, 어떻게 손을 써나?”
“하긴.”
그도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이민혁의 행보는 도저히 인간이 할 수 있는 범주가 아니었다. 마치 초인이라도 되는 양 모든 것을 일사천리로 해결했다.
그들도 이민혁을 주시하는 것만으로 버거울 지경이었다.
“더 큰 문제는 그 회사 내의 보안 팀이야. 최근 들어서 인력이 보강되면서 이제는 손을 쓸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어.”
“그러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이대로 간다면 당장 메이버가 문제 아닙니까? 현재까지 엔비 소프트에서 매입한 지분만 무려 40%입니다!”
“휴우.”
그도 골치가 아픈 지 머리를 내저었다. 그들도 메이버는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기업이기 때문이었다.
“일단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니, 기다려 봐. 지금 자네가 신경 쓰야 할 것은 최민근이야. 그놈이 계속 성장해서 다른 이들과 갈등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엔비 소프트가 오성과 손을 잡았으니, 상황이 이전보다 더 복잡하지 않습니까? 그건 어떻게 하실 겁니까?”
“오성 전자 때문에 이제 함부로 손을 쓰기도 어려워. 그러니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 중요한 것은 이민혁 그 놈을 어떻게든지 처리를 해야겠어. 그러니 결과를 지켜 봐.”
“알겠습니다.”
그도 더 이상은 따지지 않았다. 이들이 얼마나 막강한 영향력을 가졌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 지금 진행하는 일도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이민혁 그 친구를 제거하려는 것일까?’
***
10t 덤프트럭 한 대가 건축 자재를 가득 싣고 달리고 있었다.
그 위세가 얼마나 무서운 지 주변의 작은 운전자는 욕설을 퍼붓기 바빴다.
“야이, 미친 새끼야, 너 돌았냐?”
“그래, 나 돌았다.”
아예 술 병채 술을 마시고 있었다.
완전히 미친 놈이나 마찬가지였다.
그걸 본 이들은 다들 알아서 속도를 늦추거나, 거리를 두기에 바빴다.
하지만 차량 한 대는 좀 달랐다.
그는 오히려 덤프 트럭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남서울 쪽으로 들어가는 지점에 도착하자 트럭의 속도는 점점 올라가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뒤늦게 본 차량과 충돌 때문에 욕설이 오고갔다.
심지어 폰으로 경찰에 신고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트럭은 이미 질주하기에 바빴다.
다리를 통과할 때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느 정도 주변 교통량을 생각하면 조절할 것 같았는데, 그러지 않았다.
다리 막바지에 도달했을 쯤에는 앞서 가는 차량과 거리를 좁히고 있었다.
마치 트럭이 의도적으로 그 차량을 그대로 들이박을 것 같았다.
아니 실제로 뒤 트렁크를 그대로 박았다.
쿵쿵 소리가 나면서 차량은 지그재그로 운전하기 시작했다.
뒤에서 바짝 붙던 차량이 속도를 더욱 올리면서 트럭 옆에 붙이고는 그대로 들이박았다. 거의 동시에 반대쪽 문을 열고는 튀어나갔다.
두 대의 차량이 서로 충돌하면서 트럭은 그 충격에 밀려서 가드레일을 들이박았다. 불꽃이 빠르게 피어 올랐다.
그 충격 때문에 가드레일 일부가 그대로 뜯겨 나갔고, 트럭은 바로 다리 밑으로 추락했다.
다리는 온통 엉망진창이었다.
앞에 가던 차량도 곧 멈추었고, 그곳에서 몇 사람이 내렸다.
바로 이민혁과, 그의 경호원이었다.
트럭을 막을 차량에서 뛰어내린 이는 김광현이었다.
그는 다급하게 뛰어와서는 이민혁 상태를 확인하고는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휴우, 큰일 날 뻔했습니다.”
“어차피 이런 위험은 감수했으니, 걱정 마세요. 저 자에 대한 것도 조사는 하데,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를 하세요.”
“네? 그렇지만.......”
“어차피 음주운전을 가장한 교통사고일 뿐입니다. 아마 돈을 받기야 했겠지만 그걸 준 이에 대해서는 모를 겁니다.”
“으음, 도대체 누구일까요?”
이민혁도 안색이 굳을 수밖에 없었다. 그 역시 최근 경호가 강화되면서 엔비 소프트 주변 변화를 알기에 이 일을 사전에 파악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최악의 경우에 사망할 수도 있었다.
‘청부 살인이라니. 정말 기가 막히네.’
그도 이 안건에 대해서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다.
문제는 도대체 누가 자신을 노리느냐 하는 부분이다.
전생에서도 그런 경우는 없었다. 있다고 한다면 교묘하게 주변 상황이 한계 상황으로 몰아갔다는 것뿐이었다.
처음에는 그도 그게 자신의 처절한 운명 탓이라고 봤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상황 자체가 너무도 공교로웠다.
오성 SDS에서 메이버로 이직한 것부터 시작해서 나갈 때도 마찬가지다.
얼핏 생각하면 자신이 스스로 나갔다고 할지 모르지만 그건 아니다.
주변 이들이 알게 모르게 압박을 가했다.
‘박호진 이사는 결코 아니야. 그는 어쨌든 퇴직하는 것을 말렸으니까.’
이민혁도 하나 둘씩 생각하다가 문득 메이버 내에서도 유독 자신에게 무조건 적대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더욱이 최근 그는 메이버 지분 40%를 인수해서 경영권까지 거머쥘 수도 있었다.
미래에는 이 메이버가 한국 언론까지 쥐락펴락하게 된다.
그런 것까지 감안한다면 동기는 꽤 많았다.
‘설마 아니겠지. 정말 전생에서 그놈들이 의도적으로 날 퇴출시켰다면, 목적이 있어야 하잖아. 더욱이 이직하는 것도 감시를 했다면.......’
이런 저런 퍼즐을 하나 둘씩 맞춰 가다보니, 그의 등허리에 소름이 쫙 하고 올라왔다.
‘누군가 이미 날 노리고 있었다는 말인가? 아니 그건 말이 안 돼. 그 보다는 상황적으로 그들의 눈에 뜨였을 수도 있어. 도대체 어떤 놈들이란 말인가?’
그로써도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엔비 소프트 주변의 적은 생각보다 많았다.
그는 천호군 실장과, 김광현 과장을 쳐다보면서 안색을 굳혔다.
“추가 경호 인력을 가능한 빨리 진행하도록 하세요. 회사에서 중요한 설비에는 반드시 경비를 배치하도록 하고요. 비용은 아끼지 마세요.”
“알겠습니다.”
“이 안건은 따로 팀을 만들어서 계속 추적하도록 하세요. 누구인지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네.”
대답하는 이들도 안색이 굳기는 매 한 가지였다.
뒤늦게 요란한 경찰 사이렌이 울리면서 다가오는 차량이 있었다.
하지만 상황은 이미 다 끝난 다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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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혁 교통사고는 의외로 뉴스에서 별로 언급되지 않았다.
마치 사소한 음주 운전 사고처럼 처리가 되어서 조용히 사라졌다.
이민혁도 어느 정도 예상한 터라 별로 놀라지는 않았다.
다만 그도 이걸 통해서 상대가 생각보다는 강력한 자본과, 권력을 가졌다는 것도 깨달았다.
이대로는 좀 곤란했다.
이 안건은 천호군을 불러 대안을 한 번 찾아보라고 지시 내렸다.
“저도 정치나, 검찰 쪽에는 신경 쓰기 싫지만 방어할 수 있는 정도 인맥은 필요합니다. 한 번 그 쪽으로 알아봐주세요.”
“알겠습니다.”
천호군 실장에게는 그다지 어렵지 않은 지시였다.
그는 어차피 국정원 출신인 터라, 현직 국정원 요원이나, 아니면 퇴직한 이들을 통해서 알아보면 되기 때문이었다.
이민혁이 이와 동시에 진행한 것은 바로 아이보 MM 양산이었다.
이 안건은 토토빌테크에서 오성 전자 측에 외주는 주는 방식이었다.
생산은 오성 전자에서 한다고 해도, 최종적인 확인은 역시 토토빌테크 인력이 마무리하는 것이다.
이것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역시 토토빌테크의 양산 기술 향상이다.
기존 중소기업에서 진행하던 방식과는 달랐다. 오성 전자에는 이미 오래 전부터 불량이나, 수율을 올리는 체계를 잘 가지고 있었다.
이건 교육을 받는다고 해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생산하면서 노하우를 전수받아야 가능한 일이었다.
이춘진 과장은 외부 아웃소싱에 대해서 불만은커녕 오히려 오성 전자 공장장에서서 하나라도 더 배울 각오였다.
결국 이런 상황 때문에 둘의 협력 관계는 크게 이슈가 되지 않았다.
초도 생산 물량은 MM 모델이 기존 모델 포함해서 무려 5만대였다.
아마 토토빌테크에서 이 물량으로 생산했다면 불량이 솟아졌을 것이다.
그게 아니었다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오성 전자와 협력이 되면서 두 가지가 모두 해결이 되었다.
이민혁도 이 결과에는 꽤나 만족했다.
‘예측한대로 순조롭군. 문제는 시장 반응인데, 과연 어떻게 될지 모르겠군. 메이버가 얼마나 잘 하느냐에 달려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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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8회차 먼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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