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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2장 해킹
이민혁이 한 시도는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았다. 공무원 타켓을 정하고, 그들 중에 비리가 있는 이들은 폭로가 되게끔 했기 때문이다.
물론 관련이 없는 애들은 상관이 없다.
그들에게 간 아르 바이러스는 몇 가지 확인절차를 거쳐서 자동 파괴되었다.
이 과정을 몇 번 거치다보면 아르 바이러스의 예상치 못한 변화 역시 관찰할 수가 있다.
다행이라면 예외적인 형태의 아르 바이러스는 발생하지 않았다.
비록 원격으로 그 정보를 확인한 터라, 시간 갭은 있었지만 그 정도는 문제될 것이 없었다.
이민혁은 이 과정에서 알려지지 않은 악성 파일 탐지에 대한 기술도 얻을 수 있었다.
시그니처 기반 백산은 제로데이 취약점에 대해서 대응하지 못했다.
응용 프로그램 특성을 공격하는 파일 역시 다르지 않다.
특성 버전의 프로그램에서만 동작하는데, 이 부분은 역시 개선 상황이다.
만약 비리 공무원이 다양한 형태의 문서 버전을 사용한다면 그 부분은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이민혁은 이와 관련해서는 엔비 소프트 임직원 중에 노는 애들을 골라서 작업을 진행시켰다.
다행히 단편적인 형태의 작업이라서 그 결과는 바로 바로 올라왔다.
“저기 민혁 형, 도대체 뭐하는 거에요? 새로운 프로젝트라도 진행하는 건가요?”
“너무 많이 알면 다쳐.”
“아 참, 형도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우리에게 숨기고 말고도 없잖아요?”
당연히 숨기는 것이 꽤 있다. 아르 코어 부분에 대한 것은 잘 모르는 일이다. 바이너리 형태로 만들어서 넘겨주기는 했지만 그걸 활용하는 형태였다.
그들 역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호기심을 가진 얼굴이었다.
“자식, 회사가 그렇지 않냐? 보안 기술이라는 것도 있어야지, 뭔가 뾰대가 나잖아. 너희들이 다 알면 그것만큼 재미없는 것도 어디 있어?”
“결국 못 갈켜준다는 말이군요.”
“궁금하면 열심히 연구를 해. 본인이 스스로 알아서 하는 것까지 내가 터치할 수는 없잖아?”
“휴우, 그게 안 쉬우니, 그렇죠. 이것만 해도 무슨 용도인지 모르겠어요?”
슬쩍 노트북 파일을 보는데, 꽤나 호기심이 넘치는 얼굴이었다.
이민혁은 슬쩍 몸으로 그걸 가렸다. 실상 불법적인 일이라서 이건 누구에게도 알릴 수가 없었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걸리면 쇠고랑 철컹철컹이기 때문이었다.
“미안하다.”
“알았어요.”
그도 잠깐 툴툴거리기는 했지만 곧 바로 나머지 작업에 착수했다.
초반 비리 공무원을 나타난 몇 가지 특징을 고치는 것이 간단하지가 않았다.
물론 이 결과는 그냥 단순히 작업에서 끝나지 않았다.
‘역시 실전 테스트가 최고겠지? 이번 타켓은 좋아 세무서로 가자.’
***
박인수 인천세무서 재산법인과에서 일을 하는데, 요즘 들어서 주변 눈치를 많이 살폈다.
바로 최근 연이어서 터져 나오는 비리 공무원 뉴스 때문이었다.
‘헐, 또야?’
이번에 나온 사건은 아들 취업 청탁을 위해서 비리 공무원에게 무려 5천만원을 넘긴 사건이다.
비리 공무원은 그 돈을 받아서 마치 그녀 아들 취업을 확신한 것처럼 그랬지만 결과적으로 그렇지가 못했다.
결국 그 엄마는 다시 돈을 돌려 달라고 했는데, 오히려 협박했다.
이 상황은 여기에서 끝나는 것 같았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와 관련되어서 작업된 파일이 뜻밖에도 한 사립 탐정소 사무실에 전송되었다.
그들은 이 파일을 받기가 무섭게 뇌물 청탁한 아주머니에게 넘겼다.
그 아주머니는 곧 바로 경찰에 이 안건을 바로 신고해버렸다.
좀 복잡한 과정을 거치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다르지 않았다.
‘하루에 5-6명은 꼭 잡혀 들어가는 것 같은데, 이게 과연 우연일까?’
아무리 봐도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박인수는 결국 몸을 사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같이 지금까지 작업을 진행한 최명준 사장 생각은 달랐다.
“인수야, 너 미쳤냐? 지금 와서 포기하는 것이 말이 되냐?”
“하지만 요즘 분위기가 너무 안 좋아. 마치 내사과가 새로 생긴 것 같아. 자칫하다가 이거 걸리면 너나, 나나 끝장이야.”
“바보야. 이 사실을 아는 이는 너하고, 나뿐인데, 어떻게 걸려?”
“하지만.......”
“뉴스를 잘 보면 결국 문제가 되는 것은 손해를 본 이들이 신고를 한 거야. 그 때문에 꼬리를 밞힌 것이고, 이 일은 문제될 것이 없어.”
“아이티엔 자체가 서류상 실체가 전혀 없는 법인이잖아. 결국 이건 조사하면 금방 답이 나와. 사업자 명의를 이용한다고 해도 어느 정도 매출은 있어야지.”
“걱정 말라고 했잖아. 그건 내가 사람을 구해서 처리해놓았으니, 신경 쓸 것 없어.”
“정말이야?”
“가공 사업자 명의로 해서 이미 근거가 전혀 없는 것은 맞아. 다만 지금 채용한 애들은 그런 것을 전혀 모르잖아? 따라서 그들이 매출 전자 계산서를 작성하면 절대로 허위라는 것을 알 수가 없어.”
“기존 허위 부가세 신고는 그대로 진행하고?”
“그래, 그러면 진짜와, 가짜가 다 섞여 있는데, 알게 뭐야?”
“나중에는 어떻게 하려고?”
“그거야 폐업 신고 내고, 게들은 적당히 퇴직금 주고 끝내면 되지. 다들 비정규직이라서 기록도 없어. 그걸 어떻게 잡냐?”
당연히 기록으로 남아야 한다.
하지만 돈을 현금으로 주고, 그 이력을 다 지워버리면 상황이 다르다.
애초에 비정규직으로 입사한 이들은 그저 사장이 죽으라고 죽는 시늉까지 해야한다.
그들 역시 지금 세상이 얼마나 살벌한 지 잘 알기 때문이었다.
“흐음.”
그도 망설이기는 했지만 수정된 계획은 나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야아, 이번 규모가 무려 300억이야. 300억이라고. 그 돈이면 평생 놀고도 남아. 이번 한 건만 끝내면 우리 인생도 펴는 거야. 너 평생 계산서를 들다보면서 인생 쫑낼 거야? 퇴직하면 연금 얼마 나온다고 그래.”
“휴우. 그래. 알았다.”
그도 역시 돈에 대한 탐욕은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
박인수가 다시 작업한 것은 역시 국세청 시스템이다.
장기간 사용하지 않은 아이티엔 사업자 명의로 해서 다른 사업자 페이트레이딩과의 거래 내역을 하나씩 꾸미기 시작했다.
품목란에는 계약금, 중도금, 공급 가액 역시 빼지 않았다.
그 규모만 해도 대략 5억 3천이 넘었다.
사무처리 자체를 위장할 목적으로 사실 증명 작업을 진행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이미 염두에 둔 가공 사업자는 생각보다 많았다.
그걸 하나하나씩 추가해서 다시 작업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서 허위로 발급받은 전자세금계산서는 모두 300억 규모가 넘었다.
300억이 넘는 전자세금 계산서가 허위로 발급된 것이었다.
이 모든 환급 신청은 일관 환급 대상으로 분류해서 법인계장이나, 재산법인세과장에게 그대로 결제를 올려버렸다.
따라서 이들은 모두가 정상적인 업무 과정을 거친 것으로 믿었다.
결국 이 과정을 거쳐서 무려 30억 가까운 환급 신청을 받았다.
다만 문제는 역시 있었다.
금액 자체가 크기 때문에 내부 자료 검토나, 추가 자료 요청, 추가 조사 의뢰와 같은 일이 중간에 생길 수도 있다.
이것을 피하기 위해서 한 것은 바로 환급 결정 마감일에 절묘하게 맞추었다.
“야아, 박인수, 너 지금 장난 하는 거야?”
“죄, 죄송합니다. 이게 업체를 일일이 다 확인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 여유는 둬야 할 것 아냐? 너 만약 잘못되면 책임질 거야?”
“정 의심 나시면 한 번 가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지금 밀린 건수가 얼마나 되는 지나 알고 그 따위 소리를 해?!”
분노하고, 욕설도 해보지만 소용이 없다.
마감 날짜가 딱 정해져 있는 상황이니, 다른 이들은 이 안건을 제대로 확인하기가 어려웠다.
만약 제대로 환급 날짜를 어기게 되면, 당장 민원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민원이 들어오고 난 다음에는 내부적은 이런저런 말들이 많아진다.
추가 조사에 착수하게 되면 자칫 긁어서 부스럼을 남길 수도 있다.
결국 이 안건은 절묘하게 통과가 되었다.
아니 통과가 되는 것 같았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 모두 정리가 되어서 한 대학 취업 게시판에 올라갔다.
“어? 이게 뭐야?”
처음 취업을 준비하던 이들은 그저 호기심 어린 눈빛이었다.
하지만 뒤이어서 그 내용을 발견하고 나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우와, 이거 진짜 그럴 듯하다.”
“아닌 것 같은데, 이건 사실이잖아.”
약간의 의혹이 있었다.
다만 역시 대학생 중에는 정의심이 불타는 녀석이 있었고, 그 녀석은 이 내용을 동시에 십여 개 언론사에 뿌렸다.
반 정도는 이 내용이 이상해서 멈칫했지만 나머지 반은 달랐다.
그들은 내용 확인하기 무섭게 이 박인수 인천세무서 비리를 터트렸다.
무려 300억 규모의 부가 가치세 환급 관련 사건이었으니, 당연히 여론의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곧 이어서 난리가 났다.
경찰도 뒤늦게 부랴부랴 박인수와, 공범 최명준을 잡아서 수사에 착수했다.
결과는 사실로 드러났다.
중간에 이 증거 출처에 대한 이슈는 당연히 있었다.
당연히 이 출처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었다.
그 자료를 올린 이는 한 대학생.
“정말 황당합니다. 제가 이 시간에는 여기 대학교에 있지도 않았습니다. 동원 훈련 들어가서 죽으라고 굴렀다는 말입니다.”
“누가 해킹했다는 말입니까?”
“당연하죠. IP 주소를 추적하면 되지 않나요?”
“그게 PC 방입니다.”
“그 쪽 PC방의 주인에게 묻거나, 아니면 CCTV가 있으면 그걸 확인하면 되잖아요?”
“휴우, CCTV가 마침 없는 PC 방입니다. 그러니 알 방법이 없습니다.”
“그건 그 쪽 문제죠!”
담당 형사도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사이버 팀까지 붙어서 이 사건을 조사해봐도 영문을 알 길이 없었다.
그들은 더욱이 의혹이 있어도 사실을 외부에 말할 수도 없었다.
‘누군가 비리 공무원에 대한 제보를 하고 있어. 하지만 국세 시스템을 해킹하지 않으면 어려울 텐데, 도대체 어떤 놈이 이런 짓을 한 거지?’
***
실상 국세청 시스템 자체가 수준 높은 보안을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쉽게 뚫고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게 가능하려면 누군가의 ID를 사용해야 한다.
그 아이디가 실상 박인수였다.
그가 부가세 조작 때문에 정신이 없는 중에 아르 바이르스가 여기에 침투한 것이었다.
아르 바이러스가 한 것은 바로 시그니처 시스템의 허점을 노렸다.
이 국세청 시스템 역시 다르지 않다.
복잡하게 보이지만 결국에는 ID와 관련된 항목 안으로 침투해서 그 내역을 보는 것은 어렵지가 않다.
다만 아르 바이러스도 복잡한 국세청 전체 규정을 알기는 어렵다.
따라서 아르 바이러스가 한 것은 정해진 몇 가지 프로토콜에 따랐다.
사람은 전자 세금 계산서를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 허위 발급해도 알기가 어렵다.
하지만 인공 지능은 좀 다르다.
이 내용을 들어가서 확인해보면, 조금씩 차이가 나는 것이 있다.
그 부분을 토대로 맞지 않은 부분에 대한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이건 어디까지나 단순 계산에 불과하므로 그다지 어렵지는 않다.
그 차이에 대한 것을 확인하기가 무섭게 그 자료들을 곧 바로 대학 게시판에 올린 것이었다.
이 대학 ID 해킹 역시 기존 비리 공무원을 해킹하면서 얻은 경험에 기반을 두었다.
이민혁이 계속 아르 바이러스 기능 자체를 업그레이드시키면서 작업한 결과였다.
‘일단 여기까지는 좋군.’
그도 꽤 만족스러웠다.
지금까지 다양한 비리 공무원을 추적하면서 하나 하나 기술을 축적하다보니, 이게 꽤 복잡한 일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그는 오랜 만에 신이 나서 프로그램 코딩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다른 이. 요즘 회사 전체 관리직에 대해서 고민하는 강호정은 좀 다른 것 같았다.
“저기 민혁 형, 뭐해요?”
“보면 모르냐? 코딩하잖아?”
“신규 프로젝트는 없다고 했잖아요. 더욱이 이 코드들은 뭐에요? 우와, 복잡하다. 이런 작업은 처음 본 것 같은데?”
“자식, 나도 명색이 엔지니어잖아. 그러니 좀 어려운 작업도 해봐야지.”
“그러니까요. 그게 뭐냐구요?”
“글세.”
그도 슬쩍 꼬리를 말았다. 하다 보니, 규모가 좀 많이 커지기는 했지만 외부에 알릴 일은 결코 아니었다. 더욱이 다양한 형태의 시스템에 대한 해킹 노하우가 그대로 들어가 있다.
심지어 그게 아르와 결합되어 있어서 기존의 다른 바이러스 대비 그 치명성은 생각보다 더 막강하기 짝이 없었다.
국세청 시스템이 해킹되었다면 이와 비슷한 수준의 다른 시스템 역시 그다지 어렵지가 않다.
만약 그런 기준으로 본다면 국가 시스템 전반적인 부분으로 다 뚫고 들어갈 수가 있었다.
‘생각해보니, 이거 좀 위험한 걸.’
“형!”
“아, 그래. 으음, 보자, 그냥 요즘 검색 프로그램이라고 해두자.”
“검색요? 그건 메이버에서 이미 진행하고 있는 거잖아요?”
“하지만 개들은 덩치가 너무 커. 방만해서 오히려 불편하지. 딱 필요한 것만 서칭하는 검색기도 한 번 고민해봐야지.”
“그건 그럴듯하네요.”
그도 상당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실상 미래에 나올 검색 엔진 개요를 말했으니,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이민혁은 힐끗 강호정을 보면서 고개를 내저었다.
‘단순한 놈.’
하지만 그도 1차로 마무리 되어 가는 아르 바이러스를 보면서 눈살을 찌푸렸다. 이 아르 바이러스의 위험성에 대해서 미처 간과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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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참.
대단하다 대종사?
1. 대단하다.
2. 아니다.
3. 기타.
4. 이 정도면 괜찮은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