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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이민혁-641화 (641/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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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이와 더불어서 아르 핸드폰 역시 사용 가치가 무궁무진해진다.

불행히도 이와 관련해서는 수조원의 신규 투자가 필요했다.

거기에 기존 2세대 망으로는 어려워서 새로운 망을 깔아야 한다.

이런 리스크를 감안하고 정책을 밀어붙인다는 것은 그만큼 확실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민혁도 이 부분만큼은 고개를 내저었다.

“요금이 문제가 될 텐데요?”

“핸드폰으로 영화 한 편 보려면 대략 21만원 정도 되니, 아무래도 문제가 될 겁니다. 하지만 아르 핸드폰이라면 상황이 좀 다릅니다. 이걸 활용하기에 따라서 그 이상 가치를 보증하니까요.”

“업무용 말씀이시군요?”

“네. 생각보다는 활용할 수 있는 컨텐츠가 굉장히 많습니다. 지금 핸드폰 화면도 계속 대형화 추세 아닙니까?”

“특수 계층에만 제약이 될 텐데요?”

“그런 셈입니다. 단말기 개발도 더 어렵고, 두 세대 간에 연동되는 듀얼 모드 단말기도 필요합니다.”

“현재 기술 수준으로 어렵고, 가격도 비싸서 경제성이 떨어지지 않습니까?”

“그건 아르 매트릭스가 더하지 않겠습니까? 최근 유저 ID 중급만 무려 5억이나 되지 않습니까? 그런 식으로 우선 기술을 갖추고, 그 다음에는 조금씩 시장을 넓혀간다면 충분히 현실성이 있습니다.”

“휴우.”

이민혁도 머리가 아픈 지 고개를 내저었다.

상대는 뜻밖에도 이 안건과 관련해서 정보 통신부나, 다른 LH 전자 장비 업체에서 요구하는 기술 정보와, 비용에 대한 안건을 늘어놓았다.

보기만 해도 머리가 띵할 정도로 어질어질한 내용이었다.

그는 실상 소프트웨어 전문가인데, 저런 시스템 하드웨어 쪽은 전혀 문외한이다. 아니 아예 알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향후 아르 빅데이터를 위해서는 일단 참아야 했다.

불행히도 이런 이는 한 사람에게 국한되지 않았다.

곧 이어서 줄줄이 방문한 이들은 저마다 애로상황을 털어놓았다.

주로 엔비 소프트와 협력 관계를 통해서 시너지를 올릴 수 있는 방안이다.

그걸 듣는 것은 그야말로 중노동이었다.

저녁 시간이 되었을 때 쯤에는 이민혁도 파김치가 되어 있었다.

“커피 한 잔 드릴까요?”

“네.”

그도 간단히 커피를 마시면서 묘한 정지민 비서 시선을 받았다. 그녀는 묘한 눈으로 물끄러미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왜 그래요?”

“아뇨, 그냥 좀 이상해서요.”

“뭐가 그렇게 의문이 많습니까?”

“이사님은 저랑 나이 차이도 얼마 나지 않잖아요. 더욱이 제가 알기로는 원래 메이버 직원이라고 들었습니다. 딱히 무슨 다른 연줄이 있는 것 같지도 않고요.”

“아, 지금도 메이버 직원이에요. 부장 직급이죠.”

“그러면 지금 엔비 소프트는?”

“설마 지금 호구 조사라도 하는 겁니까?”

“그건 아니지만........”

“왜요? 저에게 관심이 있어요?”

“아, 아니에요.”

곧 바로 고개를 내젖는 그녀.

그녀도 이민혁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그저 아는 사실은 엔비 소프트에서 파견 나온 이라는 것 정도다.

다만 얼마 전에 이민혁 제안을 받고 나서 인터넷에 서칭해보고 나서야 이민혁이 엔비 소프트 내에서도 꽤 힘이 있다는 것 정도도 알았다.

아니 그것 외에 자잘한 뉴스도 많았는데, 그런 부분은 다 필터링했다. 그건 믿을 수도 없고, 그녀와 무관하기 때문이었다.

중요한 것은 그녀 일자리다.

자칫 잘못해서 SH 텔레콤 눈 밖에 나면 어쩔 수 없이 이민혁을 따라서 엔비 소프트로 이직해야 한다. 그런데 이게 의외로 나쁜 조건 만은 아니었다.

최근 아르 매트릭스가 상업화되면서 엔비 소프트는 한국 IT 벤처 기업의 신기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을 정도다.

비록 카더라 통신이기는 하지만 신입 사원에게는 스포츠카에, 아파트(?)까지 나온다는 이야기도 무성하다.

그녀가 아닌 누구라도 엔비 소프트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저, 정말 제가 이사님을 따르면 저는 이쪽 소속이 아니라, 엔비 소프트 직원이 되는 겁니까?”

이민혁은 악동같은 미소를 지었다.

“호오, 이제 관심이 있나 봐요?”

“아, 그게요.”

“후후후, 물론 그냥은 안 되죠. 일단 이력서를 내야 할 거고, 면접도 봐야죠. 제 비서인데, 다른 사람 눈도장도 찍어야 하니까요.”

그녀가 가여운 사슴같은 눈빛을 한 채 고개를 갸웃했다.

“네?”

이민혁은 피식 웃었다.

“결심이 서면 그 때 이야기해요. 본인 인생이 걸린 문제이니까.”

“하, 할께요. 하겠습니다.”

“정말요? 이 SH 텔레콤에 입사한다고 고생 많이 했을 텐데?”

“하지만 엔비 소프트도 나쁘지 않아요.”

“그래요?”

그도 묘한 시선으로 정지민 비서의 이모저모를 살필 수밖에 없었다.

‘확실히 미인이야. 모니카와는 좀 차이가 있지만 독특한 그 개성은 나름 괜찮은 것 같은데, 흐음, 비서라, 확실히 필요하지. 다만 이거 호정 녀석이 잔소리 좀 하겠는 걸?’

11장 비서

사람은 죄가 없지만 여자가 아름다운 것도 죄라는 말이 있다. 정지민이 딱히 무슨 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 내에서 귀찮게 하는 이들을 마냥 함부로 대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대놓고 도를 넘는 행동을 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단호할 수밖에 없다.

“수민씨, 자꾸 귀찮게 하면, 이사님에게 정식으로 보고하겠습니다.”

“아, 미, 미안해요. 나, 그냥 한 남자로 관심이 있어서 그랬던 것 뿐인데.......”

“관심 끊어주세요. 전 만나는 남자도 있으니까요. 다시 이러면 그냥 안 두겠습니다!”

아무래도 이민혁 이사를 만난 후에는 좀 더 자신감이 생긴 결과였다.

똑 부러진 행동 때문에 회사 남자 직원도 좀 조용해졌다.

사실 비서가 되면 가장 힘든 것은 역시 전화 업무다.

이사 사무실 내에도 두 대의 전화기가 있고, 이들 전화를 한 번에 받아야 한다.

인턴폰을 받는 상황에서 다시 외부 전화가 걸려오면 이것 역시 꽤 번거롭다.

자칫해서 실수라도 하면 엉뚱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중요한 고객 전화를 함부로 대답하다가는 큰 문제가 생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민혁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그의 처신은 다른 이사와는 많이 달랐다.

“나 없다고 해요.”

“그런 것은 알아서 그냥 비서 선에서 처리해요.”

“그건 나도 몰라요.”

주로 아몰라다.

아니 전부 다 저런 식으로 막 대답하는데, 황당할 지경이었다.

정지민 비서도 그냥 참을 수가 없었다.

“최소한 기본적인 예의를 보여야 하지 않습니까?”

이민혁도 눈살을 찌푸렸다.

“그쪽은 정통부 실무 과장이 전화를 한 겁니다. 원래는 그쪽에서 비동기 변경을 불허하겠다고 했는데, 최근에 분위기가 바뀌었죠. 그러니 정 비서라면 어떻게 나오겠습니까?”

“그게.......”

“전화 받아 봐야 좋은 소리 듣기 어렵죠. 더욱이 담당 부서 내에서도 현실과, 명분이 서로 치열하게 주고 받는 상황에서 제가 뭐라고 합니까? 괜히 말 꺼냈다가는 그 폭탄이 SH 텔레콤 쪽으로 날아갑니다. 결국 그 일은 저에게도 떨어지죠. 이런 경우라면 전화를 받으면 결국 상황이 더 악화될 뿐입니다.”

“아, 네.”

그녀도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간단하게 생각한 이민혁의 전화 방식이 생각보다는 복잡한 심리가 깔려 있다는 것을 알았다.

뒤늦게야 그녀가 이민혁 나이나, 외모만 봐서 가볍게 생각한 것을 깨닫고는 고개를 숙였다.

“이, 이사님, 죄, 죄송합니다.”

“후후후.”

잠깐 웃기만 하던 그.

몇 가지 전화를 더 받다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몸을 일으켰다.

“잠깐 나갑시다.”

“네.”

그녀는 바쁘게 이리저리 뛰면서 움직였다.

***

확실히 이민혁 이사가 얼마나 대단한 지는 SH 텔레콤 통로를 걸어가보면 답이 다 나온다.

보는 사람 태반이 허리를 숙인다.

잔뜩 긴장해서 제대로 눈조차 뜨지도 못했다.

여기에는 직급에 관계없다.

임직원 태반이 이미 SH 텔레콤 분위기를 아는 지 알아서 기었다.

이미 SH 텔레콤 주주 태반이 이민혁 이사를 밀고 있는 상황에서는 솔직히 이사라도 그 자리에서 당장 잘라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물면 부장이하 직급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호가호위라.

정지민 비서는 태연하게 어깨를 힘을 준 채로 이민혁 뒤를 따랐다.

건물 입구에는 이미 차량 한 대가 대기해 있었다.

“타시죠.”

“네. 정 비서도 타요.”

“아, 네.”

그녀도 이민혁 뒤를 따르면서도 힐끗 운전석에 앉은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 검은색 정장을 한 이들은 무술을 잘 모르는 그녀조차도 범상하게 보이지 않았다.

이민혁은 간단하게 의문을 풀어주었다.

“내 보디가드입니다.”

“회사에서 경호원까지 붙여준 거에요?”

“아뇨. 우리 엔비 보디가드죠. 그쪽은 내가 거절했습니다.”

“네.”

***

정지민은 차량 안에서도 이리저리 눈치를 보기에 바빴다. 그녀가 이민혁과 같이 차를 같이 동승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건 조경구 역시 다르지 않았다.

그가 간간히 백미러로 그녀를 살피고 있었다.

이민혁은 간단하게 소개해주었다.

“으음 비서라고 해두죠, 아 인턴 비서입니다.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네.”

그들은 그제야 그녀에게서 신경을 껐다. 처음에는 이민혁 능력에 대해서 의문을 가진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전혀 달랐다.

그들도 이제는 이민혁이 범상치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 아니 지켜보는 그들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능력을 가졌다.

그가 개인적으로 사람을 쓴다면 분명히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민혁은 그런 분위기가 좋은 지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겼다.

‘SH 텔레콤이 골치야. 원래 이 방향이 아니었는데, 하지만 애들도 무시할 수는 없어. 향후 초고속 통신망 사업을 좀 더 빨리 진행시키려면 이들 도움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야.’

다만 그가 고민하는 것은 전생에서 가진 SH 텔레콤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다. 최민근 때문에 악연으로 엮여 있었는데, 지금 와서는 오히려 그 회사에서 요직에 있었다.

***

이민혁의 고심은 결코 간단한 것에서 기인한 것은 아니다.

바로 모토롤라, 노키아 같은 기업의 미래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토롤라는 6시그마를 창안해서 경영 혁신을 이룩한 최고의 기업이다.

87년에 이 혁신을 통해서 10년 동안에 무려 100억 달러 비용 절감을 거두었다.

위기 속에서 빛이 발한 기업. 이들은 무선 호출기 시장에서도 이미지 타격의 큰 위기를 맞았는데, 6시그마를 통해서 그 고난을 극복했었다.

이런 경영 혁신은 불량률을 최저로 줄이는데 큰 기여를 했다.

그가 제조업을 직접적으로 하지 않은 이유는 이런 부분이 얼마나 까다로운 지 잘 알기 때문이다. 그나마 토토빌테크를 끌어 앉은 것은 최소한의 제조 기술이 필요했다.

그렇게 본다면 SH 텔레콤도 나쁘지 않다.

이 회사까지 포용해서 고민한다면 역시 엔비 소프트에 대한 다른 비전을 볼 수도 있다.

그는 때문에 기존에 그린 그림과, 지금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결합시켜서 고심을 더 거듭해야 했다. 답은 쉽게 잘 나오지 않았다.

아르 매트릭스는 그저 기술적인 우위로 시장을 만든 것에 불과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것은 그 회사 수익이 기존 매출 이익보다 더 높다는 것이다.

다행히 차가 멈추었다.

바로 엔비 소프트 본사다.

이민혁은 늘 하던 대로 내렸는데, 정지민 비서는 다소 어색한 표정이었다.

“왜 그래요?”

“아, 아닙니다.”

그녀는 곧 정색을 한 채 이민혁 뒤를 따라서 스타 타워 안으로 들어섰다. 이미 말은 많이 들었고, 인터넷에서 확인까지 했지만 새삼 건물이 높다는 것을 느꼈다.

내심 절로 탄식이 나왔지만 티를 내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주변에서는 역시 이민혁을 알아보았는지 다들 허리를 숙이기에 급급했다.

엔비 소프트 임직원 중에는 예외가 없었다.

모두가 허리를 숙이고, 또 숙였다.

잔뜩 긴장해 있는 그들 모습에서 새삼 이민혁의 권세가 어떤지 여실히 느낄 수가 있다.

아니 좀 이상했다.

‘이사 파워가 이렇게 센 거야? 원래 대표 이사는 따로 있지 않나?’

처음 든 의문.

그것은 회사 안으로 들어갈수록 더 심했다.

보는 이들 중에는 여자가 거의 없었는데, 대부분의 직원이 무슨 특수 훈련을 받은 것처럼 짜임새 있는 맵시를 하고 있었다.

그녀도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위압감에 흠칫 몸을 떨 정도였다.

이민혁도 그게 마음에 들지 않은 눈치였다.

“아직 세상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것 같네요?”

“죄송합니다. 다들 군에서만 있다보니, 그 습관이란 게 잘 안 바뀝니다.”

“그래도 여긴 군대가 아닙니다. 누가 보면 꼭 조직 폭력배 집단처럼 느낄 것 아닙니까?”

실상 엔비 소프트에 입사한 신입 사원 태반은 전부 특전사 중에서도 초 S급에 속하는 강골 중에 강골이 태반이었다.

============================ 작품 후기 ============================

정지민 비서와 섬씽은 당연하다?

1. 원래 비서는 잠자리까지 해준다.

2. 말도 안 된다.

3. 비서와 자는 건 이민혁 이미지에 도움이 안 된다.

4. 그냥 자자.

5. 아몰라.

6.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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