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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하지만 아르 마이너에 의해서 업그레이드된 아르는 좀 다르다.
그녀는 동작과, 감각에 대한 지능 일부가 이미 포함되어 있다.
이것을 토대로 해서 기존 한일 시멘트 자동화 과정을 분석하고, 이해하게 된다.
그 다음은 시멘트 공장이 동작하는 것과 동일하게 처리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몇 가지 검토하고, 관리해야 하는 부분도 포함된다.
특히 비율 배합이나, 온도, 기압에 대한 수치적인 부분은 인간의 판단 능력과 비교해도 그다지 차이가 없었다.
자연스럽게 수율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1-2%정도 좋아지는 선에 불과했지만 불과 1주일이 지나지 않아서 그 비율은 단숨에 5%까지 치고 올라갔다.
2주일이 지나자 7%까지 올라간 이 비율은 10%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곧 13%, 15%, 20%까지 치고 올라가면서 멈추었다.
이 시스템에서 낼 수 있는 최고의 수율까지 올라간 것이었다.
하지만 이 비율만 해도 년간 수백 억 비용을 절감할 수가 있다. 아니 불량에 의한 기회 손실까지 감안한다면 거의 천 억 이상은 훌쩍 넘어갈 정도다.
“대, 대단합니다!”
믿을 수가 없었다.
아무리 인공지능이 뛰어나다고 해도 이런 결과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강호정 역시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놀라기는 매 한 가지였다.
“아마 큰 사고는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이미 시스템 비상 시스템까지 아르가 다 잡고 있으니, 24시간 감시를 할 겁니다. 만약 다른 대안이 없다면 아예 아르가 비상 제동까지 걸 테니, 절대로 큰 재산상의 피해도 없을 겁니다.”
“놀랍군요.”
하지만 한일 시멘트 입장에서는 한 가지는 의아하기만 했다.
“이런 서비스는 왜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기껏 해봐야 30억 정도일 텐데, 굳이 엔비 소프트에서 그런 이익에 욕심낼 이유는 없지 않습니까? 저희는 굳이 해외 업체 쪽에 비싼 돈을 지불하지 않아서 좋기는 합니다만......”
강호정은 당연히 머뭇거렸다.
그도 솔직히 일 진행에만 정신이 없다보니, 수익성 관점은 생각하지 않았다.
다행이라면 뒤늦게 나타난 이민혁이 그들의 의문을 풀어주었다.
“돈이 전부는 아니지 않겠습니까? 한일 시멘트에서도 고객 지향이 우선인 걸로 압니다. 생산, 판매 실명제도 따지고 보면 고객 서비스를 위한 제도 아닙니까?”
“그거야 그렇지만.......”
“저희도 비슷합니다. 이런 시스템 관리 자체는 돈이 안 될지 모르겠지만 이를 통해서 얻게 되는 기반 기술이 더 중요합니다. 아르 매트릭스가 아직까지 신뢰성 면에서 많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런 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입니다.”
공장같은 경우에는 사고가 나서는 안된다. 이런 측면은 아직까지 아르도 많은 제약과, 한계가 있다. 이 한일 시멘트 공정 부분은 그런 점에서는 오히려 생각한 것보다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실제로 아르 한일 시멘트는 상위의 아르와는 개념이 좀 달랐다. 꼭 필요한 부분만을 제어하도록 규정이 되어 있는데, 이건 안전을 요구되는 부분에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었다.
“대단하십니다.”
꽤나 놀란 눈치다. 돈을 잘 벌게 되면 아무래도 돈 중심의 경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주식 투기로 악명이 꽤 있는 엔비 소프트인 터라, 더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민혁은 굳이 더 자세하게 그들 의문을 풀어줄 생각은 없었다.
‘뭐 몇 가지 이유가 더 있지만 그것까지 굳이 알 필요는 없지.’
***
아르 매트릭스가 어느 정도 시스템 해킹 능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아르 바이러스가 진행 된 후에는 그 능력이 많이 발전했다.
딥런닝 효과 때문인지 아주 어려운 시스템이라면 모르지만 조잡한 시스템 정도는 아주 간단하게 해킹이 가능했다.
다만 문제는 이런 시스템 자체의 한계는 아르 매트릭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비록 불법적인 시스템 해킹이 가능하다고 해도 그 능력 제약은 분명히 있다.
이걸 대놓고 전 세계 시스템을 해킹하다가는 자칫해서 의혹을 살 수밖에 없다.
이민혁은 때문에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생각한 것이 바로 다양한 공장이나, 시스템 자동화 쪽이었다.
사회 인프라 쪽으로 시장을 넓혀놓는다면 굳이 의혹 문제는 해결이 되기 때문이다.
일단 아르 솔루션이 깔리기만 한다면 상위 아르에서 기 시스템을 내려다보기 좋다.
한일 시멘트 역시 마찬가지다.
아르 자동화 설비 후에는 이민혁은 사무실에서 그 내부 공정을 다 볼 수가 있다.
이 과정에서 아르가 이런 공장 자동화 시스템에 익숙해지는 것도 확인이 가능하다. 특히 아이보 LCa를 통해서 습득한 감각 컨트롤 부분은 기존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이런 발전은 생각한 것보다는 보다 다양한 강점이 있는데, 특히 한 사람에게는 더 쇼킹할 정도로 변화를 주게 된다.
바로 김승현이다. 그도 처음에는 아르 사냥꾼이라는 직업에 대해서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무려 2억이 넘는 보상금을 받고 나서는 아예 이쪽으로 매진했다.
따라서 미묘하게 일어나는 아르 매트릭스 변화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았다.
‘응? 기분 탓인가?’
습관적으로 들어온 아르 매트릭스.
지난 번과는 좀 차이가 있었다.
“엘리야, 혹시 아르 업그레이드 같은 것이 있었던 거야?”
“네. 지난 밤에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한 것으로 압니다.”
“저런 그러면 유저에게 최소한 기본적인 안내는 해줘야지?”
“유저가 많지 않고, 이 아르 서비스는 비공식적인 겁니다. 그러니 공지하고, 말고가 없습니다.”
“혹시 불법이라서 그런 것 아냐?”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흐음.”
김승현도 좀 요상한 눈으로 엘리를 쳐다보았다. 자기가 데리고 다니는 NPC이기는 하지만 영 요상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그는 예쁘다는 그 하나만으로 그냥 넘어갔다.
그보다는 습관적으로 이용호 게이트에 보다 집중하기 시작했다.
지켜보는 것은 뜻밖에도 이용호 게이트 특검 사무실이었다.
혹시라도 무슨 새로운 정보가 있을까 곰곰하게 살피기 시작했다.
그런 중에 곧 한 가지 또 다른 변화를 느끼고는 흠칫했다.
“어라? 이게 왜 보이지?”
기존 아르 매트릭스에서는 분명히 한계가 있었는데, 서류 내용과 같은 부분 태반은 제대로 잘 드러나지 않았다.
컴퓨터 내부에 있는 정보는 그나마 좀 나았는데, 오프라인 영역은 한계가 있었다.
지금은 놀랍게도 그 오프라인 정보마저 뚜렷하게 보이고 있었다.
그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슬쩍 특검 사무실 이곳저곳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런 중에 보게 된 것은 바로 CCTV 카메라였다.
이 카메라가 특이하게도 요령껏 계속 움직이면서 화면을 담고 있었다.
지금 그가 들고 있는 서류에 대한 클로즈업은 말할 것도 없었다.
‘헐? 서, 설마 저게 자동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소름이 살짝 돋았다.
그도 이 일을 하기는 했지만 정말 저건 믿기 어려웠다.
기존 아르 매트릭스는 다소 멍청한 소년과 비슷했는데, 지금은 좀 빠릿빠릿한 그런 느낌이다.
엘리가 바로 끼어들었다.
“계속 그럴 건가요?”
“아, 참.”
곧 천천히 서류를 확인하면서 이 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불행히도 그 서류에서는 그다지 특별한 것이 없었다.
그도 몇 번이나 서류를 확인하다가 무결론을 내리고는 곧 바로 밖으로 나섰다.
별 다른 것이 없어서 잠깐 특검 사무실 주변을 살폈다.
그런 중에 보게 된 것은 특이한 청소 차량이었다.
검은색으로 코팅이 된 터라 내부는 잘 보이지 않았다.
조금은 이상한 차량이었다.
김승현도 현실이라면 조심하겠지만 지금은 아르 매트릭스 세계. 천천히 차량 쪽으로 다가가서는 안을 기웃거렸다.
다행이라면 그 차량 내부는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투명하게 처리가 되었다.
“헉?!”
김승현이 놀라서 뒤로 물러났는데,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차량 안에는 놀랍게도 마치 소형 방송국처럼 다양한 장비가 구비되어 있었다. 몇 사람은 실시간으로 들려오는 음성과, 비디오를 모니터링하는 중이었다.
‘헐, 저건 특검 사무실이잖아?’
***
김승현도 바보가 아닌 터라 이 차량 안에 들어가서 꼼곰하게 확인을 거듭한 후에 이들의 정체를 곧 알 수가 있었다.
‘맙소사 애들이 국정원이잖아?’
그건 정말 쇼킹한 일이었다.
국정원이 왜 특검 사무실을 감시하는 지 알 도리가 없었다.
그도 지금 상황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업데이트 전에는 이런 것까지 알 수는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달랐다.
도대체 뭔가 달라졌는 지 알 수가 없었다.
그가 그런 중에 발견하게 된 것은 차량 안에는 카메리였다.
특검 사무실을 감시하는 카메라 중에는 차량 내부도 일부 화면을 담고 있었다.
‘저걸 해킹했군.’
실시간으로 만들어지는 아르 매트릭스.
이게 되려면 그 화면에 대한 정보가 있어야 한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김승현은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차량은 곧 움직이기 시작했다.
‘좋았어. 이번에도 1억이다!’
**
의문의 차량이 도착한 장소는 뜻밖에도 한 대학의 사무실이었다.
그곳에서 나온 모 대학 교수.
그들이 컨택한 이가 바로 그 교수였다.
그 교수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한 이였다.
정체는 굳이 따로 조사할 필요가 없었다.
아르 매트릭스에서 프로필을 간단히 터치만 해도 쭉 나온다.
‘전 국정원 요원이라니.’
김형운 교수는 의외로 한 때는 국정원 요원인 적이 있었다.
그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이들은 바로 국정원을 그만둔 것처럼 처리가 된 이들이었다.
김형운 교수는 그들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료를 받고 나서는 곧 자기 차량을 타고는 한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김승현이 현실에서는 도저히 추적하기 어렵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그가 이동하는 위치는 마치 CCTV 카메라가 추적이라도 하는 것처럼 모니터링이 되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아르 핸드폰을 통해서였다.
김형운 교수가 도착한 장소는 국정원에서 대략 10km 정도 떨어진 한 커피숍이었다.
그 커피숍에서 만난 이는 의문의 여성이었는데, 두 사람은 마치 연인처럼 이런 저런 가벼운 이야기만 나누는 것 같았다.
하지만 실상 그 이야기 중에는 꼭 그렇지 않은 것도 있었다.
“특검 감시는 어떻게 되어가요?”
“현재까지는 별 문제가 없는 것 같아.”
“다행이네요.”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생겼어. 아무래도 자금 여력에 좀 문제가 생겼어.”
“지난 번에 10억이나 받았잖아요?”
“그게 사고가 나서 장비 몇 곳이 파손되었는데, 돈이 더 필요해.”
“얼마나요?”
“20억.”
“알았어요. 하지만 위에서도 이번 일은 주시하고 있으니, 실수 없도록 해야해요.”
“걱정 마. 한 두 번 하는 것도 아닌데, 타켓이나 나중에 말해줘.”
“확실하게 제거를 해야 해요. 이전처럼 자살 의혹에 문제가 생기면 안 됩니다.”
“알았어.”
두 사람은 곧 헤어졌다.
***
‘이성민이라.......’
이민혁도 이용호 게이트에 뜬금없이 국정원까지 나오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예상한 범주를 완전히 벗어나 있었다.
곧 이어서 이성민이 다시 나와서 만난 이는 추명우 과장이었다.
여기에서는 이민혁도 다소 익숙한 이름이라고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전생에서 국정원 요원 이름까지를 기억할 리가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곧 이어서 떠오른 한 가지 기억.
‘설마 저 자가 비선 실세와 내통했다던 그 추명우 국장이란 말이야?’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불행히도 아르는 이런 그의 감정과는 달리 여전히 추명우 과장을 계속해서 추적하기 시작했다. 일단 핸드폰 신호가 찍히기만 하면 그 정보는 아르 매트릭스 쪽으로 바로 올라온다.
곧 이어서 추명우에 해당하는 NPC에 할당이 되고 나면, 그 반경은 전부 아르 매트릭스로 실시간으로 올라와서 구현되어버린다.
김승현도 불안해서인지 일단 거기에서 멈추었지만 이민혁은 다르다.
그는 아르 매트릭스 전체를 관리하는 신이나 마찬가지인 터라, 계속해서 추명우 과장 뒤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이동은 생각보다 용의주도했다.
택시를 탈 때도 있었고, 전철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중간에 오토바이까지 타고 이동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것도 신호까지 마구잡이로 위반한 채 이동 중이었다.
핸드폰도 중간에 전원을 꺼버리는 용의주도함마저 빛을 발했다.
하지만 아르 매트릭스를 아주 얕잡아본 본 행동이었다.
아르 매트릭스가 하나의 타켓을 정하고 나면 가용한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한다.
특히 아르 마이너 개념 이후에는 그 모니터링 기능은 더욱 정교하면서도 집요하게 바뀌었다.
결국에는 추명우 과장의 목적지를 파악했다.
강남의 한 건물이었는데, 바로 국정원 안가 중에 하나였다.
외부에서는 도저히 안을 볼 수 없도록 되어 있었다.
이건 아르 매트릭스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아쉽네. 어라?’
하지만 곧 다시 끊어진 화면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카메라 화면이 심하게 흔들려서 일반적인 카메라와는 달라보였다.
이민혁은 곧 그게 뭔지 알 수가 있었다.
‘헐, 아이보 LC군.’
곧 화면에 떠오른 것은 건물 내의 입주자 중에 한 사람의 애완 아이보 LC였다. 아르가 그 건물 내를 스캐닝해서 원격으로 조정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 작품 후기 ============================
흥미롭다?
1. 우울하다.
2. 소설에 집중하자.
3. 흥미로운 전개.
4. 추모 과장이라니.
5. 아르 자동화가 이유가 있군.
6.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