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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도대체 저들이 이곳에서 범행을 저지를지 어떻게 아신 겁니까?”
이민혁도 냉랭한 표정으로 피의자를 쳐다보고 있었는데, 곧 고개를 끄덕였다.
“경찰청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해서 이곳 지역을 상호 교차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그게 한 두 사람은 아닐 텐데요?”
“다행히 피의자 인상착의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그게 매개 변수가 되니, 그것을 토대로 해서 기존 경찰청 데이터베이스를 확인하면 됩니다.”
당연히 의문은 오히려 풀리기 보다는 더 생겨날 밖에 없었다.
“하, 하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닐 텐데요? 제가 알기로 혈액형과, DNA 정보는 알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거 확인이 더 중요하지 않습니까?”
“아, 네.”
그는 다급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민혁은 그다지 신경 쓰는 눈치는 아니었다. 이미 정황 상황만 딱 봐도 이번 연쇄사건과는 앞뒤가 잘 맞아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일단 테스트는 끝났는데, 역시 저놈의 부패 검사가 문제야. 하지만 그것 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이 시스템을 부패 경찰이나, 국정원 애들이 악용하는 경우야.’
이민혁도 뒤늦게 어느 정도 과시적인 결과가 나오자 그 리스크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자칫하다가는 이 시스템이 오히려 이민혁 자기 목을 조일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9장 아르고스
화성연쇄살인사건 범인이 밝혀지면서 한국은 그야말로 쇼크에 빠졌다.
처음에는 단순히 한 사람의 범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뜻밖에도 그 범인은 두 사람이었고, 한 사람은 놀랍게도 현역 부장 검사였다. 더 쇼킹한 일은 그가 평소에 보인 평판과 행동이었다.
그 누구보다 정의감이 앞서간 최준경 검사는 지역 사회에서도 어느 정도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가 인면수심이라는 것이 알려지자 그 충격은 더했다.
가장 먼저 이 때문에 타격을 받은 곳은 바로 검찰이었다.
“이번 일을 통해서 우리 검찰이 다시 한 번 국민 앞에 사과를 드립니다.”
이미 별장 성접대 사건과 관련되어서 최악의 이미지를 지니고 있었다.
그런 검찰에게 닥친 이번 시련은 생각한 것보다 더 좋지가 않았다.
검찰 도덕성 확인에 대한 이슈가 터지면서, 검찰청은 하루하루가 조용한 날이 없었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이번 사건 해결의 일등 공신이다.
바로 엔비 소프트다.
실제로 담당 형사가 직접적으로 나섰다.
“이번 사건을 해결 못했던 담당 형사로써 항상 가슴에 지니고 있었습니다. 아무런 죄 없는 이들이 희생자가 된 것이 가슴 아팠고, 꼭 잡아야 한다는 그런 생각만 했습니다.”
“범인이 두 사람이라는 것은 전혀 생각을 못한 것입니까?”
“신고에 따라서 피의자 사진과, 혈액형, DNA가 남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제대로 된 DNA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만으로 여러 명이라는 것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더욱이 현역 검사라는 것은 정말 말도 안 됩니다.”
“만약 최준경 검사가 실제로 범행 현장에 있다고 해도 결국 의심을 받지 않았겠군요?”
“전혀 추측도 못했을 겁니다. 설사 형사라고 해도 그냥 넘겼을 것입니다.”
“결국 그렇다면 최준경 검사가 범행을 저지르고, 아들을 데리고 유유히 빠져 나갔을 수도 있다는 말이군요. 그렇게 보면 그렇게 많은 인력을 동원해도 범인이 잡히지 않은 이유가 되는군요.”
“네.”
“그러면 이번 사건을 통해서 느낀 점은 무엇입니까? 한국 과학 수사가 그만큼 발전했다는 느낌이 들기는 합니다만 형사 입장에서 어떻습니까?”
“예전에도 지문이 확보된다고 해도 주민등록상에 나타나 있지 않으면 미궁이 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지문 일부만 남아 있어도 아직까지는 확인이 쉽지가 않은 상황입니다.”
“결국 그렇다면 이번 사고의 가장 큰 공신은 바로 엔비 소프트의 첨단 장비라는 말씀이군요.”
“그건 그렇게 봐야 할 겁니다.”
자연스럽게 이번 사건 해결을 위해서 자체적으로 만든 아이보 LCa가 집중적으로 조명받기 시작했다.
심지어 한 언론사에서는 직접 이 아이보 LCa 데모를 보여주었다.
그걸 본 시민들은 다들 혀를 내둘렀다.
“저건 정말 믿을 수가 없잖아.”
“우와, 기존 모델보다 더 월등한 것 같아.”
“뭔가 좀 많이 다른 것 같아. 기존 모델도 저런 야산에서는 저렇게 움직이지 못하잖아.”
“그것만이 아닌 것 같아. 저기 뛰어갈 때 동작을 잘 봐. 지형에 따라서 움직이는 것 자체가 완전히 다르잖아.”
이 안건은 곧 바로 경찰청을 통해서 공식적으로 엔비 소프트 측에도 연락이 갔다.
“기존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가능한 빨리 부탁을 드립니다.”
이민혁은 예상 밖의 대답을 내놓았다.
“그건 최선을 다할 겁니다. 다만 기존에 보인 모든 부분을 전부 검찰청에 넘길 수는 없습니다.”
“무슨 말씀입니까?”
“잘 알다시피 아이보 LCa는 아직 테스트 중인 장비이라서 그걸 필드에서 접목시킬 수는 없습니다. 대신에 기존 CCTV 관련 데이터를 좀 더 보완시키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겁니다.”
“보안 CCTV요?”
“저희가 지금까지 진행한 것은 바로 아르 영상 인식 시스템입니다. 그걸 경찰청 DB와 연동해서 그 효율을 올린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화성 같은 경우에는 워낙에 외진 곳이라서 아이보 LCa를 임시적으로 동원했지만 그건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 아르 영상 인식 솔루션 비용은 어떻게 됩니까?”
“그건 아직 내부적으로 검토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향후 어느 정도 완성 작업을 거쳐서 판매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가능한 좀 빨리 부탁 드립니다.”
“최선을 다하죠.”
***
아르 영상 인식 솔루션은 생각한 것보다는 많은 한계가 있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아르에 의해서 통제가 되는 점이다.
슈퍼 컴퓨터를 사용해서 무식하게 진행되는 것이라서 일반적인 시스템에서는 아직 적용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었다. 아니 지금의 인프라에서는 아예 불가능했다.
이민혁은 때문에 이 아르 영상 인식 시스템 최적화에 좀 더 집중해야 했다.
강호정이야 늘 보는 일이라서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정지민 비서는 늘 이민혁 옆에 있으면서 그저 놀라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설마 이사님이 아르 영상 인식 솔루션까지 전부 다 하시는 거에요?”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저번에 말했지만 저도 엔지니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정말 대단하시네요.”
그녀도 옆에서 기가 막힌 얼굴이었다.
이민혁 주변에 늘 같이 있기에 설마 설마했는데, 정말이라는 사실에 꽤 감흥을 받은 눈치였다.
이민혁은 오히려 피식 웃고 말았다.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회사에서 노는 사람은 없습니다.”
“저는 아니잖아요.”
“비서 외에 다른 일도 하고 싶은 겁니까?”
“할 수만 있다면 그러고 싶죠. 하지만 지금 제 일도 제대로 못하는 상황이라서 그럴 수가 없네요. 그래도 이사님이 정말 부러워요.”
“후후후, 제가 다 하는 것도 아닙니다. 실상 최적 알고리즘은 제 친구(?) 녀석이 하니까요.”
정확히는 아르가 작업하는 부분을 말한다. 지금 진행하는 영상 인식 솔루션은 아직까지 완전히 픽스가 된 상황이 아니다.
다채널 알고리즘을 통해서 최적화 작업 중에 그 알고리즘 최적화 작업이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
기존 슈퍼 컴퓨터가 아니라, 일반 컴퓨터로 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들어간 몇 가지 개념이 더 있었는데, 바로 조명 변화와 같은 정규화 된 성분에 대한 상세한 분석이었다.
이 독특한 분석은 인간이 보는 영상과는 달리 디지털 성분만으로 평가하게 된다.
각각의 영역 별로 생긴 성분 데이터 자체를 추출해서 그것을 다시 반전된 영상과 서로 결합시켜서 다른 채널과 병행하는 방식이다.
이 컨트롤에는 역시 아르 인공지능이 일부 포함되기도 한다.
그게 바로 아르고에 이은 새로운 서브 인공 지능이다.
이 인공지능은 다채널 영상 인식 알고리즘을 전부 다 결합시켜서 각각의 상태에 따라서 최적의 효율성을 찾아낸다.
단순히 일차적원 적인 분석이 아니라, 여러 가지 차원이 병행해서 진행된다. 이 작업 자체도 가장 효율이 높을 것을 골라낸다.
그 만들어진 채널이 다시 서로 조합을 이루어서 답을 찾아낸다.
복잡한 설명이기는 한데, 간단히 표현하자면 초점 자체가 계속 이동하면서 서로 일치되는 부분을 조합하게 되고, 그것이 정보로 나타난다.
한 사람의 얼굴이 있다면 그 얼굴에서 필요한 성분을 처리하고, 그것을 토대로 다시 병렬된 연상 처리가 일어나면서 그것과 일치하는 특성값을 가진 프로필이 곧 바로 화면에 올라온다.
즉 이미지가 한 번 찍히기만 하면 그 순간에 그 사람의 종적 확인이 간단히 된다.
화면에 곧 이어서 나타나기 시작한 테스트 이미지.
그것을 바라보면 정지민은 입을 살짝 벌린 상태에서 커피 잔을 내려놓지 않은 채 멍하니 쳐다볼 정도였다.
“어, 엄청나네요.”
이민혁은 어깨를 으쓱했다.
“아직은 최적화 작업이 남기는 했지만 이 정도라면 쓸만하죠. 영화의 한 장면 같죠?”
“하, 하지만 저는 그보다 이런 CCTV가 절 감시할까 그게 더 무서워요.”
“네?”
이민혁과는 달리 정지민은 워낙에 탁월한 얼굴과, 몸매 때문에 꽤 주변의 괴이한 시선을 많이 받은 경험이 있다.
그녀는 때문에 누군가 몰래 자기 이미지를 찍는다고 생각하자 안색이 좋지가 않았다.
“감시는 다른 것이 아니에요. 이번 화성 사건 범인도 결국 검사였잖아요. 그런 이가 그 사람만 있다고 어떻게 장담하세요?”
이민혁도 예상 밖의 대답에 눈살을 찌푸렸다.
그건 때 마침 들어온 강호정 역시 다르지 않았다.
“형, 설마 이걸 검찰청에 납품할 겁니까? 그러면 실시간으로 전국민을 감시하는 용도로 사용할지 모르는데, 괜찮을까요?”
“설마.......”
하지만 그는 전생의 부패 국정원이 정작 국민 안위보다는 오히려 공작에 더 집중했다는 것을 떠올리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그들에게 이런 무시무시한 장비가 넘어간다면 그건 소름끼치는 일이었다.
“그건 한 번 생각해보자.”
***
얼굴 인식이 딱 정해진 그런 실험적인 환경과는 달리 실제 필드에서는 저마다 각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
해당 프레임이 실제로 얼굴 개수에 따라서 일치되는 비율은 각 각도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나는데, 이런 부분 때문이 현실에서는 적용되는 것이 많은 한계가 있다.
다만 다채널 알고리즘을 사용한다면 이런 인식 효율도 계속 올라간다.
인간이라면 이런 작업을 진행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하지만 아르는 좀 다르다.
그녀는 인간이 아니라, 인공 지능, 즉 로봇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반복적인 작업은 그저 전기용량이 더 나오는 것에 불과하다.
거기에 중복되는 알고리즘은 최적화를 통해서 계속 줄어든다. 이것은 마치 압축 알고리즘을 사용한 것과 그다지 진배없다.
자연스럽게 코드는 점점 줄어들었고, 그럴수록 다양한 인식 오류. 비록 99.3%에서 0.7% 정도 오류라고 할 지라도. 에 대한 또 다른 옵션 기능이 점점 더 추가 되었다.
코드 용량이 늘어나면, 다시 알고리즘 작업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점점 줄어들어서 가장 최적의 코드 패턴이 나타난다.
‘이걸 아르고스라고하자.’
감각과, 행동 제어를 총괄하는 아르고. 그 아르고에서 다시 영상 부분만을 집중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코어의 탄생이다.
이 아르고스는 복잡하게 된 것처럼 보이지만 전체적인 개념은 인간의 눈과 비슷하다.
눈이 원거리, 근거리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이미지를 인식하는 것처럼 다채널 인식 개념 역시 이와 비슷하게 동작한다.
차이가 있다면 이 다채널 인식 개념은 다른 새로운 입력 장치에 대한 개방성이다.
카메라 종류에 관계없이 일괄적인 인터페이스가 정해져 있는데, 그 신호를 따라서 들어온 영상은 모두 하나로 인식하게 된다.
이 정보들은 정해진 코드 양식에 따라서 빅데이터에 다시 취합된다.
기존에는 아이보 LCa를 관리하는을 모두 아르가 해야 했다.
하지만 이런 새로운 형태의 데이터 패턴이 만들어진 후에 그럴 이유가 없다.
다소 둔한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아이보 LCa는 어느 정도 사물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초점이 딱 맞히자 이민혁을 바보는 시선도 기존과는 많이 다르다.
마치 애완동물이 주인을 바라보는 시선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이민혁은 힐끗 노트북 화면에 드러난 영상 이미지를 확인하고는 아쉬운 듯 혀를 찼다.
“이거 렌즈가 좀 문제네.”
강호정은 멍하니 옆에서 구경만 하고 있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형, 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러면 이 녀석 렌즈만 바꾸면 사람과 같은 시각을 가진다는 말이에요?”
“아마 그 이상이겠지. 인간의 눈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잖아. 만약 원거리 망원 렌즈나, 아니면 적외선을 구비한다면 밤에도 사물을 볼 수가 있지.”
그도 평소와는 달리 안색이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다는 말이죠?”
이민혁도 아르고스의 복잡한 구조를 설명하려다가 그냥 일축했다.
“정 궁금하면 공부 좀 해 봐라. 이 아르고스는 렌즈 효과에 따라서 사물을 인식하는 능력도 좀 많이 다르니까. 으음, 그건 마치 시력 0.5와, 시력 5.0의 차이라고 해야 할까?”
“믿을 수가 없네요.”
그는 경이에 차서 계속 아이보 LCa를 이리저리 살피기 급급했다.
노트북 한 쪽 화면에는 카메라에 연동된 이미지가 원격으로 그대로 나오고 있었다. 무선을 통해서 바로 뿌려진다고 해도 실로 빠른 처리 속도였다. 저게 만약 100m, 200m 원거리까지 동작한다면 그건 정말 끔찍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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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어려운 부분 넘어갔다?
1. 대종사 힘들었을 듯.
2. 대종사 빡실 듯.
3. 아몰라.
4. 짧게 처리해 서 놓았다.
5. 기타
6. 난 산으로 간다고 생각했는데, 화성 사건이 나온 것도 아르고스 때문이었구나.
7. 아르고스는 프리넷님 아이디어를 차용했음요..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