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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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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혁 역시 신규 프로젝트 계획에 대한 승인을 받고 나서는 혀를 찰 수밖에 없었다.
‘미래가 바뀌지 않은 것도 다 이런 맥락이라고 봐야 할 거야.’
생각하는 게 자기들 습관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그는 그나마 자기 미래를 바꾸었기에 아는 결과였다.
하지만 그 역시 그 변화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쌓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 본질이 바꾸지 않은 이들을 보면서 느낀 것이 많았다.
그가 혼자 아무리 노력해도 실제적인 변화는 크지 않다는 점이다.
일부 바뀌는 것이 있다고 해도 그들 구성원의 사고와, 선입견이 바뀌지 않는다면 결국 전생에 수렴한다는 추정이다.
이민혁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메이버 임원 물갈이를 하려면 못할 것도 없다. 아마 그렇게 된다면 그의 영향력도 메이버에 알려질 테니, 변화는 불가피한 일이다.
문제는 과연 그렇게 했을 때 메이버가 좋아질 것이냐 하는 점이다.
그건 실상 아무도 알 수가 없다.
이런 변화는 나비효과처럼 다른 부분에도 영향을 준다.
이민혁에게 결코 좋은 방향은 아닐 것이다.
새로 다시 사람을 뽑는 것도 간단한 일이 아니다.
기존 직원을 승진시켜서 임원 자리에 앉힌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솔직히 전생에서 대통령이 측근 비리로 구속되지 않은 사람도 없잖아. 그들도 국회의원 시절에는 그렇지가 않았지. 결국 대통령 자리에 앉고 나서는 권력을 남용한 것이니까.’
이민혁 심사도 시간이 갈수록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한창 정신 없이 팀미팅에 빠져 있는 이들이다.
정민상이 나서서 신입 사원 교육 중에 한 결과를 오픈하고 있었다.
“제가 보기에는 이게 뼈대가 될 겁니다. 이것을 토대로 해서 탐색 자체를 키워갈 수가 있으니까요. 각각의 탐색 시작점을 기준으로 해서 조금씩 규모를 키워가면 됩니다. 이 알고리즘은 간단하게 다음가 같이 구현이 가능합니다.”
기존에 만들어진 알고리즘을 토대로 확장하는 개념에 대한 것이다.
이미 신입 교육 과정에서 끝난 결과였지만 그는 아직 이 일을 끝내지 않고 있었다.
아마도 교육 끝나고 나서도 계속 연구를 한 것 같았다.
그건 이수진이나, 이재형 역시 다르지 않았다.
그들은 저마다 자기 생각을 털어놓으면서 이 일에 푹 빠져 있었다.
임경은 과장은 이 의욕에 찬 신입 사원 세 사람 모습에 푹빠져 있었다.
그녀가 그토록 시달리던 이전 팀 내의 알력과는 전혀 다른 모습에 꽤나 깊은 감명을 받은 눈치였다.
다른 팀원은 설명 중인 알고리즘을 이해한다고 정신이 없었다.
이민혁은 물끄러미 그 광경을 보면서 방긋 미소 지었다.
‘역시 이거였어.’
실상 윗대가리가 좀 고리타분하다고 해도 밑에 임직원까지 그런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일 수도 있는 일이다.
위에서 답이 없는 행동을 보일 때면, 거기에 반발하는 신입 사원은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건 반대로 말해서 지금 메이버 임원이 없다면 이들 행동은 또 달라졌을 수도 있다.
‘역시 미래는........예측할 수가 없어.’
이민혁도 자신이 아는 전생 결과에 너무 집착하지 않기로 했다. 그도 큰 변화보다는 작은 변화를 통해서 이 일을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만약 그들이 문제가 된다면 그 때 가서 다 잘라버리면 그 뿐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의 시도다.
‘과연 이들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미래를 정말 바꿀 수 있을까?’
그로써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단순히 전생의 미래가 아니라, 또 다른 새로운 미래가 펼쳐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7장 타이밍
이민혁이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자기 마음을 돌아본 것은 그만 그런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 개발에 대한 마음은 싸이버뱅크 역시 다르지 않다.
그들은 탄탄히 시장성이 바탕이 된 엔비 폰 시리즈를 출시하면서도 꽤 괜찮은 매출을 올렸다.
이게 시드 머니가 되면서 한결 이전에 비해서는 편하게 이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공략을 지속적으로 진행했다.
엔비 폰을 좀 더 특화해서 어떻게 하지 않나 싶었지만 이들은 여전히 자신의 신념을 버리지 않았다.
이게 바로 포즈다.
이 모델은 아르 보안 칩, 아르 칩까지 탑재가 되어 있는데, 자사의 UI 기능과 이것을 합쳐서 독특한 제품으로 승화시켰다.
개인정보기능이나, 전화 기능이 인공 지능과 결합시킨 것이었다.
원래 이 제품 기획 자체는 한 손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왼손으로 움켜쥐면 조그 다이얼이 위치해 있어서 이것으로 볼륨을 낮추거나, 통화를 하면 된다.
하단에 있는 애플 버튼 역시 빼놓을 수가 없는 기능이다.
하지만 굳이 이렇게 복잡한 기능을 사용하지 않아도 그냥 아르 인공지능 솔루션 만으로 간단하게 처리할 수도 있다.
“오빠에게 전화를 걸어.”
딱 이 한 마디만 하면 알아서 오빠 전화를 찾아서 전화를 하게 된다.
이게 참 묘한 경우였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왜 이렇게 음성과, 다른 하드웨어 기능을 이중으로 했을지 의문을 토하는 이들도 있었다.
“좋기는 한데, 굳이 이중으로 이렇게 처리할 필요가 있을까?”
“애들도 아르 비서를 너무 과소평가했겠지. 솔직히 아르도 이제는 과거와 전혀 다르잖아. 그냥 단순하게 말만 해도 되니까.”
“난 그것보다 아르용 게임이 더 신기해.”
바로 아르 인공지능 칩과, 아르고스 칩 두 가지를 이용해서 진행하는 게임이다.
이 두 가지를 이용해서 음성과, 시각 효과를 최대한 활용할 수가 있다.
전투기 경우에는 초기 설정에서 기관총, 미사일, 폭탄 기능을 맞추고 나서는 가상의 허공 위에서 움직이기만 해도 조작이 가능해진다.
복잡하게 버턴을 누를 필요가 없이 진짜 전투기를 조종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 독특한 모바일 게임은 이 포즈에서만 사용이 가능한데, 각종 IT 잡지에서도 꽤 유명세를 오르고 있었다.
“진짜 만들기는 정말 잘 만들었다.”
“그게 어디 싸뱅이 한 일이야? 나머지 기술은 전부 엔비 소프트 기술이잖아.”
“하긴 그렇기는 하다. 하지만 이 응용 게임을 만든 것은 엔비 소프트가 아니잖아?”
“최근에 보니, 엔비 소프트 측에서 엔비 빌드를 좀 더 업그레이드를 했나 봐. 그걸 활용하면 생체 보안 기능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가 있다네. 이것 한 번 봐.”
곧 보여준 거은 바로 포즈를 사용한 사용자 인식 시스템이다.
일단 음성 인식, 그 다음은 얼굴 인식, 놀랍게도 홍채 인식 기능까지 포함된다.
“이건 진짜 대박이다.”
“이거 너무 오버 테크아냐? 무슨 스마트폰에 홍채 인식 기능까지 넣은 거야?”
“그건 알고 보니, 이게 목적이 아니라, 홍보 차원에서 넣었나 봐. 이 프로그램 업체는 보안 중소기업이라고 하더라.”
“이거 정말 놀랍네.”
실제로 포즈 판매는 나쁘지 않았다.
이재형은 놀랍게도 이런 변화를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아침에 출근하자 이 포즈 애플을 사용하면서 깊은 상념에 빠져 있었다.
정민상은 그런 이재형이 마음에 들지 않은 지 구박부터 했다.
“뭐하는 거야? 어제 진행하던 조사는 전부 다 끝난 거야?”
“아 그건 아직이야. 이건 아무래도 SNS 일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떠올라서 그래.”
“또 엉뚱한 짓 한다. 지금 진행하는 일에만 집중 좀 하자.”
아무래도 모든 일에 냉정하기만 한 정민상에게서 나올 수 있는 핍박이다.
하지만 감성적인 것을 좋아하는 이재형은 그런 그와는 상반될 수밖에 없었다.
이수진은 이런 두 사람 성향을 골고루 다 가진 유쾌한 여성이다.
“아침부터 왜 싸우고 그래. 자자, 커피 한 잔 씩 마시면 맘 풀어.”
다른 팀원 역시 예외는 아니다.
알아서 커피까지 타 주는데, 그녀를 싫어할 이는 없었다.
임경은 과장만큼은 그게 마음에 들지 않은 눈치였다.
“수진씨는 자기 업무에 보다 충실한 것이 좋지 않겠어요?”
“네? 에이, 아직 근무 시작 안했습니다. 걸고 여유로운 게 좋지 않습니까?”
“내 말은 그걸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어. 그러니 좀 조심 해.”
“네?”
“내 말을 오해 하지는 마. 그런 행동이 상급자에게 잔머리를 굴리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 거야. 본인은 그런 의도가 아니지만 제 삼자가 봤을 때는 그럴 수도 있어.”
실상 그녀 자신의 경험담이다.
과거 이민혁에게 잘 보이려고 했다가 주변에 아예 찍혀버렸다.
그 다음에 진급해도 그 앙금이 남아 있어서 꼴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수진은 상큼한 미소를 한 채 고개를 꾸벅 숙였다.
“임 과장님, 잘 알겠습니다.”
“흐음.”
그녀도 곧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같은 행동이라고 해도 사람에 따라서 조금은 다른 인상을 주는 것 같기 때문이다.
‘다른 의도가 없기 때문일까? 억울해. 난 무슨 대단한 꼼수를 쓴 것도 아니잖아!’
***
이민혁도 처음에는 지켜보는 세 사람에 대해서 별 다른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어차피 과제를 넘겨준 터라 그들 행동을 지켜보기만 했다.
그는 때문에 느긋하게 휴가(?)로 생각하고 이들 감독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간간히 들리는 주변 소문이 오히려 문제였다.
특히 최근 아르 CT가 정식으로 독일이나, 미국 전시회에서 본격적인 홍보를 시작하면서도 이들 업체과 관계된 쪽에서 그에게 직접 연락이 왔다.
“지금은 바쁩니다.”
뭐 잘 모르는 이들은 그냥 무시하면 된다.
다만 강호정 전화만큼은 이 이야기를 다 들어야 했는데, 그것도 꽤 피곤한 일이었다.
“휴우, 호정아, 너 일단 내 연락처 쓸데없이 막 뿌리지 마. 걸고 나 지금 메이버 와 있는 것 모르냐? 그래, 새로운 일 진행하고 있다. 뭐라고? 지금은 그 아르 CT 일은 내 머리에 안 들어와.”
알아듣게 이야기를 했지만 강호정은 생각보다 집요했다.
“민혁 형, 진짜 급하다니까요!”
“일단 메일로 보내는 봐라. 하지만 기대는 안 하는 것이 좋아.”
강호정도 몇 번이나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이민혁도 온 메일 내용이 주로 아르 CT를 사용할 때 생기는 기묘한 불일치에 대한 의사들의 질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 안건 내용에 잘 보면 임상과 실제로 관련된 내용이 태반인데, 그가 당장 봐서는 알 수 없는 내용이다.
그가 따로 시간 내서 이 외계어를 분석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해골이 너무 아팠다.
‘호정이가 보낸 의도는 알겠는데, 나도 모르겠다. 이거 빨리 손발이 될 놈들을 키워야겠어.’
다시 병아리 세 명을 살펴보았지만 한 숨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박 실장님도 아마 내 기분과 비슷했을 거야.’
***
강호정이 대놓고 집요하는 것은 당연히 이유가 있었다.
그도 어쩔 수가 없는 것이 바로 해외 업체와의 계약이나, 향후 이와 관련된 서비스에 관계는 일이라서 그럴 수밖에 없다.
입소문을 타고 어떻게 안 것인지 그쪽에서 계속 연락이 왔다.
하지만 이것 이민혁이라고 해도 지금 당장은 쉽게 처리하기 어려웠다.
애초에 아르 CT를 고안할 때는 이런 의도와는 달라서 그것도 나름 문제였다.
이런 중에 나온 아르 메드도 튜닝 중이라서 외부에 제대로 홍보하기도 어려웠다.
이 자세한 내막을 대놓고 이야기할 수가 없으니, 대충 이야기를 한 것이다.
문제는 상대 바이어 측이다. 딱 봐도 의료 기관에서 이 아르 CT 장비가 있고, 없고에 따라서 고객의 평이 달라진다.
당장 여유가 되는 최고의 병원에서는 어떻게 해서라도 한 대를 들이고 싶어한다.
그 증거로 내세운 것이 바로 한국에 설치되어 있는 초기 아르 CT 모델이다.
불행히도 이 아르 메드는 이 모델들을 관리하는 것만으로 벅찼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아르 CT와, 아르 메드 사이에 생기는 오류 개선 작업 때문이다.
아르 메드가 아르 검색기를 통해서 얻은 빅데이터는 어디까지나 단순한 전문 데이터에 불과하다.
그것을 아르 메드가 하나씩 소화하면서 고정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했다.
마치 의대생이 의학을 배워서 의사가 되는 과정과 거의 비슷하다.
이 와중에 생기는 문제는 각 담당 의사와의 자문을 통해서 튜닝이 된다.
담당 의사는 아르 메드 본질이 뭔지 모르기에 자기 경험을 털어놓을 수밖에 없다.
이것 자체도 하나의 전문 분야이고, SNS 분야 다르지 않다.
이민혁이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생각하다가는 해골이 터져버린 것이다.
그가 이런 상황에서도 이걸 암묵적으로 방치한 것은 노림 수는 따로 있었다.
해외 국가 의료 기관에서 몸이 달아오르기를 기다린 것이었다.
다른 국가에서 몸이 달아오를수록 아르 CT 가치는 그만큼 크지기 때문이다.
그는 때문에 늘 아침에 출근해서 업무 시간에는 거의 일을 안하는 것 같아도 이 아르 CT 외에 잡다한 일 때문에 골치가 꽤 아팠다.
이런 모습은 임경은에게도 색다르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이전과는 사뭇 다른 이민혁 분위기 때문에 눈치를 봤다.
“저기 부장님, 지금 미팅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이민혁은 난감한 얼굴이었다.
“임 과장이 주도해서 미팅을 해요.”
“네?”
“난 일이 있어서 지금 나가 봐야 해.”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습니다. SNS 프로젝트는 부장님이.......”
“그건 알아. 하지만 지금 하려는 일도 그것과 관련이 있어. 이상한가? 사실 SH 텔레콤 임원 회의가 있어서 거기 가 봐야 해. 그 일도 SNS 관련 일이라서 오늘은 빠지기 그래.”
“아, 네.”
그녀도 말을 더듬거릴 수밖에 없었다.
예상 못한 대답이라서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이민혁은 그런 그녀를 놔 둔 채 곧 옷을 챙겨서 밖으로 나섰다.
그녀는 결국 실망에 찬 표정을 한 채 회의실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회의실 창 쪽에서는 뜻밖의 일로 시끌시끌했다.
“진짜 예쁘다!”
“도대체 저 분 정체가 뭐야?”
“아니 지금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잖아. 저 미인이 왜 우리 부장님에게 저러는 거야?”
============================ 작품 후기 ============================
재미 떨어짐?
1. 재미가 반감된 건 사실이다.
2. 아니 흥미롭다.
3. 역시 메이버 이야기가 나오니, 재미있다.
4. 아몰라.
5. 기타.
6. 역시 생각해보니, 이민혁이 이제까지 참고 일한 게 참 잘한 듯.
7. 드디어 기억 난다 박호진 실장!
8. 드디어 기억 난다 메이버 무능한 임원 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