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환 이민혁-750화 (750/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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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그도 설계도면을 확인하고는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전체 골격은 아르고 칩과 비슷한데, 그 세부 항목에서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특히 요소 요소에 추가된 것은 작은 마이콤 기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 이게 뭡니까?”

그는 방긋 미소한 채 일축했다.

“설마 제 능력을 의심하는 겁니까? 확인해보시고, 필요하다면 한 번 시제품을 만들어 보기 바랍니다.”

“아, 네.”

하지만 그도 얼마 있지 않아서 한 가지 문제를 지적했다.

“이 논리 자체가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각각 부분 모듈은 제대로 저전력 설계 개념이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일단 기능 구현만 했으니, 그런 문제도 나올 겁니다. 교정은 가능하겠습니까?”

“물론입니다. 애초에 이 기본 블록 자체를 만드는 것이 어렵지, 나머지 튜닝은 모듈 별로 잘라서 하면 됩니다. 애초에 이 설계 자체도 튜닝이 쉽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진행하세요.”

이민혁도 새삼 설명을 듣고 나서야 아르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작업한 것인지 어렴풋하게 깨달았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지는 못하지만 기존 지식을 최대한 활용하는 측면에서는 아르 능력도 이제는 정점에 오른 것이었다.

9장 아르고 II

어떤 일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은 일은 사실 없게 마련이다.

이민혁이 비록 신입 3인방을 지켜보면서 테스트를 하는 중이기는 하지만 그들이 제안하는 몇 가지 의견은 꽤 괜찮았다.

“각 변수에 대한 초기화, 이를 통해서 각 페이지를 연결하는 고리에서 각 레벨마다 가중치를 두는 것도 꽤 중요합니다. 특히 각 프로필에서 개인이 좋아하는 성향에 대한 것은 따로 비중을 두어서 우선 순위 위주로 서칭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구글 검색기 알고리즘과 일부 통하는 방식에 대한 것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지엽적이라서 다듬어진 것은 아니었다.

이런 부분들은 이민혁이라고 해도 따로 시간을 내서 봐야한다.

의외로 SNS 팀에서도 이런 부분을 보완하자, 굳이 그가 따로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그에게 있어서는 이 정보가 단순히 기술 때문이 아니라,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아르에게 던져주면 이것을 토대로 해서 어느 정도 페이지, 쓰레드에 대한 것을 주주구구식으로 하나씩 찾아내기 때문이다.

이건 마치 신입 3인방 수 십 만이 동시에 삽질하는 것과 진배 없다.

그 목적지는 이미 이민혁이 딱 제안해놓은 페이스북을 따라가는 것이라서 이와 유사한 형태 구현은 어렵지가 않았다.

다만 이게 그들의 아이디어를 슬쩍 가로채는 일이었다.

‘조금 찔리네.’

몇 년 후에 그 모습을 드러낼 페이스북을 그대로 베낀 것이다.

과거라면 모르지만 지금은 그도 자존심이 좀 상할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굳이 이 결과를 다른 이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공개할 수가 없었다.

이보다는 아르고 II 칩 개발에 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잘 해가나 모르겠네.’

***

문명수 팀장도 나름 어떻게 보면 칩 설계에 관해서만큼은 경험이 많은 이고,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고 확신했다.

예외적인 경우라면 역시 저전력 설계다.

이런 부분은 아르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부분이다.

아직까지는 제대로 된 기반 기술이 없으니, 아르 역시 이걸 이해하고 적용할 수가 없었다.

그는 때문에 이 부분은 ARM의 엔지니어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

“부탁합니다.”

엔비 소프트가 대주주인 ARM사 입장에서는 이들 도움을 거절하기란 불가능했다.

“잘 알겠습니다.”

솔직히 경영권 간섭하지 않는 것만 해도 그들은 엔비 소프트에 호감을 가지고 있다.

중요한 특허는 전부 엔비 소프트와 상호 크로싱까지 된 터라, 숨기고 말 것도 없었다.

그 대표적인 것은 역시 클럭에 따른 전력 소비를 줄이는 기술이다.

클럭 자체는 스위칭 시에 많은 부하를 소모하게 된다.

클럭 네트워크를 통해서 클럭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는 클럭 차단하는 형식의 설게와 같은 것도 한 방편이었다.

실제로 데이터 패스 설계에서도 굳이 클럭이 필요 없는 경우가 있다.

이건 단순히 선택 로직을 통해서 로직 변경이 가능해진다.

다중 선택기에서 EN 단자가 달려 있는 레지스터를 활용한다면 추가적인 파워를 더 줄일 수가 있다.

이 과정을 계속해서 반복하게 되면, 그 파워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배터리가 작은 모바일 기기에서는 그야말로 핵심기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건 정말 신기합니다.”

“ARM이 달리 ARM이 아니잖아. 이런 기본적인 것에 철저하니까.”

“저희들도 나름 설계할 때 신경쓴다고 하지만 이렇게까지는 아니잖아요.”

문명수 팀장도 씁쓸할 수밖에 없었다.

“너도 그렇지만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야. 전력 낭비가 클수록 불필요한 게이트 덕분에 쓸데없는 부하가 많이 사용된다. 아르고 칩과 같은 경우에는 이런 사소한 것도 무시하기 어렵다. 관절 기능을 제어하는 중에 하나 둘씩 그런 것이 모여서 결국 시스템 부하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 아르고 II는 더 말할 것도 없어.”

“알겠습니다.”

다들 문명수 팀장 지시에 귀를 기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들은 새삼 엔비 소프트의 저력에 대해서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이들도 아르고 II 설계 도안을 보고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이게 뭡니까?”

“나도 몰라. 이사님이 비선 연구원에게 받은 자료 같으니, 쓸데없는 것은 묻지 말아.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이걸 분석하고, 파워 소모가 문제가 되는 부분만을 따로 수정하는 거야. 이대로는 파워 소모가 너무 심해서 어려워.”

“알겠습니다.”

하지만 분석 작업은 쉽지가 않았다.

아르가 만들어 놓은 것은 단순히 하루 이틀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수도 헤아리가 어려운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튜닝이 된 결과였다.

그 중에는 아예 최적화까지 되어 있어서 암호화처럼 된 경우도 있다.

시뮬레이션을 돌려서 기능 테스트를 해보고 나서는 다들 혀를 내둘렀다.

“이건 정말 잘 모르겠습니다.”

문명수 팀장도 그걸 모르지 않았다.

“각각 부분으로 나누어서 진행을 해. 할 수 있는 것만으로 우선으로 하고, 나머지는 따로 추려서 다시 정리하는 것으로 하자.”

“알겠습니다.”

***

문명수 팀원이 아르고 II 분석과, 분할 교정을 해야 하는 이유는 그래야 그것을 통해서 저전력 교정을 보다 쉽게 할 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이민혁이 준 자료에 있기는 하지만 앞뒤가 안 맞는 경우가 많았다.

아르가 너무 광범위한 삽질을 통해서 정리한 것이라서 그걸 봐도 제대로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이것은 마치 초등학생이 대학 수학을 이해하려는 것과 진배 없었다.

다행이라면 아르고 I을 모델로 한 것이나, 이게 기본을 해서 수정된 부분을 따로 추가해서 정리하고, 이해하면 답이 나온다.

하나씩 정리하는 중에 나온 것은 관절과 관련된 거의 모든 동역학이다.

특히 궤도와, 경로에 따라서 그 움직임을 보일 때 이걸 모두 수학적인 해석을 통해서 답을 하나씩 찾았다는 점이다.

각각의 해석을 통해서 이것을 서로 중첩시키고, 다시 결합하는 형태였다.

그 중에서 공통된 특징 부분만을 따로 따와서 그걸 로직으로 구현하였다.

이걸 제어하는 부분이 일부 서식에 포함되어 있기는 했지만 이 방향을 다 이해하지 않으면 제대로 알 수가 없었다.

실제로 문명수 팀도 이걸 근 십여 명이 다 분담해서 하니, 그 부분만을 어렴풋하게 알 뿐이다.

전체적인 것에 대한 이해는 도저히 불가능했다.

“이거 인간이 한 것 맞습니까?”

“.......”

문명수 팀장도 뒤늦게 그 퍼즐 조각 하나 하나를 풀어가면서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이민혁도 최종 세미나에는 나와서 이 결과를 확인하고는 별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는 따가운 시선을 받았을 때 늘 습관적인 말로 일축할 수밖에 없었다.

“회사 내부적인 보안 때문에 이야기를 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군요.”

다들 보안 때문이라는 데, 뭐 별 다른 이야기를 할 수가 없었다.

그들도 나름 이 도면의 가치를 아는 터라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이민혁은 이런 중에 이 아르고 II 분석 자료를 보면서 새삼 아르와, 인간의 사고방식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가 있었다.

‘인간과, 인공 지능은 다를 수밖에 없겠지. 아마도 그 차이일 거야.’

하지만 그는 문득 한 가지 떠오른 것이 있어서 곧 바로 입을 열었다.

“이걸 굳이 최적화할 필요가 있을까요? 차라리 병렬 처리 방식으로 아예 따로 나누어서 처리하는 것은 어때요?”

“네?”

“최적화가 칩 사이즈를 줄여서 좋기는 하지만 지금 이 아르고 II 칩이 사용되는 곳은 핵심적인 골격 부분입니다. 그러니 보다 빠른 동작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

다들 그제야 찬사를 터트렸다. 무조건 따라가면서 미처 간과한 부분이다.

어차피 아르고 II는 CPU가 아니다.

굳이 소프트웨어로 복잡하게 사용할 필요는 없었다.

차라리 이민혁 제안처럼 구조를 입체화시켜서 각각 처리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문명수 팀장은 곧 바로 한 가지 의견을 내놓았다.

“이건 저희 팀에서 한 번 기본 골격을 잡아보겠습니다. 잘만하면 각 구성에 대한 기준을 잡아서 그것을 토대로 아르고 II 특성을 다양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보세요.”

하지만 다른 팀원 안색은 좀비처럼 좋지 않았다. 또 다 분석하고, 수정하고를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도 방긋 미소 지었다.

‘아마 아르는 인간이 아니라서 관점의 전환에 대해서 가볍게 생각했겠지. 이것이 만약 성공한다면 굳이 복잡하게 따로 칩 설계를 가져갈 필요가 없어.’

***

아르는 인간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논리의 반복을 통한 컴퓨터에 불과하다. 물론 그 논리 흐름에 있어서 다른 컴퓨터보다는 훨 나은 강점이 있다.

그렇다고 아르의 본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딥러닝을 한다고 해도 기존의 생각에서 아예 새롭게 뭘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다만 강점이 있다면 바로 이 빠른 딥러닝에 따른 결과였다.

인간보다는 월등히 빠른 연산 능력을 가진 터라, 비슷한 연산만 가지고는 더 빠른 결과를 도출해 낼 수가 있다.

아르고 II 설계도 이런 아르의 기본적인 능력과 관련이 있다.

여기에 한 가지 모순이 있다.

제한된 지시에 따라서 그 영역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이다.

아르고 II는 그런 면에서 본다면 놀라운 칩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이민혁이 구상한 목표와는 좀 차이가 있었다.

보다 빠른 속도로 컨트롤할 수 있는 기능에 대한 것이었다.

병렬 처리를 통해서 각각의 제어를 분리시키는 것은 최적화와는 좀 다르다.

오히려 속도적인 측면을 고려한 설계라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

실제로 아르에게 다시 이 몇 가지 제약을 가하고 나서 설계 변경을 한다면 이민혁이 제안한 아이디어 방향과 거의 비슷한 결과를 이끌어낸다.

이것은 기존 설계와는 좀 다르기는 하지만 분석하기란 어렵지가 않다.

“아, 이건 정말 환상입니다!”

제어와 관련해서 나올 수 있는 모든 요소가 다 포함되어 있다. 그것을 토대로 해서 최적화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만약 그 기능이 없다면 유사한 논리와, CPU를 서로 결합해서 그 부분을 대체하게 된다.

즉 전자는 인간의 부교감 신경과 비슷하고, 후자는 교감 신경을 하게 된다.

기존의 칩에서는 한 단계 더 촘촘하게 발전되었고, 성능 역시 더 빨라졌다.

문명수 팀장도 그렇지만 OS 팀 역시 이 결과에는 수긍했다.

“이 정도라면 제작이 가능합니다.”

“OS나, 드라이버 수정 역시 곧 바로 가능합니다.”

초기 아르고 II 칩은 잘 이해도 못했는데, 이것은 좀 달랐다.

이민혁은 곧 바로 수긍했다.

“한 번 진행을 해보세요. 필요하다면 토토빌테크 쪽이나, 아이보 팀과 연락해서 업그레이드에 대해서도 한 번 검토를 해보세요.”

“이 아르고 II를 장착한 제품을 만드실 생각입니까?”

이민혁은 곧 바로 수긍했다.

“그렇습니다.”

“저도 지금 당장은 잘 모르겠지만 이 아르고 II 칩은 생산 단가가 만만치 않을 겁니다. 거기에 이걸 적용할 경우에는 부품 역시 대폭 재 설계를 해야 합니다.”

“상업적으로 가치가 없다는 말씀이세요?”

“지금도 아이보 LC 가격이 여전히 문제가 많습니다. 아 물론 제품 완성도를 감안하면 아닐 수도 있지만 소비자 마음은 다릅니다. 대중화를 감안하면 비용을 더 절감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좀 달랐다.

“저도 옛날이라면 그런 생각을 했을 겁니다. 하지만 요즘 우리 국내 정세 보세요. 다들 기가 죽어서 어깨를 펴지 못하고 있어요. 이럴 때는 오히려 뭔가 좀 화끈한 동기가 필요합니다. 이 일은 그 목적이 큽니다.”

“이 제품을 통해서 과학 한국의 위상을 보이고 싶다는 말씀이시군요.”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게 단순히 그냥 과시용은 아니지 않습니까? 당장 관절에 적용된 경우에는 인간 관절에 비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기존 모델보다는 완성도가 더 높아질 겁니다.”

특히 관절과, 궤적에 따른 아르고 II의 성능은 기존 제품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딱 정해진 동작만 놓고 본다면 인간 관절에도 어느 정도 부합한다.

만약 이런 기능이 다른 산업 영역에서 그 파급효과는 클 것이다.

============================ 작품 후기 ============================

안 풀린다?

1. 컨디션 난조인듯

2. 재미없음.

3. 아몰라.

4. 기타.

5. 디겠다.

6. 이 정도면 만족한다.

7. 이렇게만 쓰삼....메이버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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