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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이민혁-796화 (796/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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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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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인식과, 인공 지능, 보안 기능이 하나로 탑재가 된 아르 칩은 이미 상업화가 되어서 이곳저곳에 꽤 팔리는 중이다.

오성 핸드폰도 그 연장선에 있다.

다만 그 일이 계속 늘어지는 것은 여러 가지 다른 엉뚱한 문제 때문이다.

특히 퀄컴이 기존의 시장 독점력을 내세워서 진행하는 압력도 간단하지 않았다.

이 당시만해도 퀄컴은 엔비 소프트 자회사는 아니기에 가능한 일이고, 지금은 이들 역시 엔비 소프트 눈치를 본다.

이 일은 표면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오성 전자 내부에서도 곤란한 안건이다.

계약상의 이익 문제와 관련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예상치 못한 아르 칩의 버그다.

대표적인 것으로 꼽는 것은 역시 배터리 소모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어느 정도 유지를 하지만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는 그 소모가 급격히 늘어나는 현상이 있다.

실상 버그라기보다는 사람 머리와 비슷하다.

연산이 많아질수록 파워 소모가 급증하기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 문제는 생각처럼 해결이 쉽지 않다. 머릿속에서 생각하는 능력 자체를 줄여서 튜닝해야 하는 일인데, 그런 현상을 발견하기도 쉽지가 않았고, 그 케이스가 너무도 많았다.

만약 미래의 배터리 기술이라면 어느 정도 튜닝이 감안하지만 지금 배터리 기술로는 한계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더 용량을 키우거나, 아니면 그 배터리 개선을 하는 것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이것은 하나의 단편적인 문제일 뿐이다.

생각한 것보다는 문제가 더 많았다.

엔비 소프트의 고질적인 AS 문제 역시도 많은 고객들의 원성이다.

“아니 왜 그 많은 돈을 벌어서 AS가 이 따위인지 모르겠어!”

기술적인 보안 문제 때문에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일이다.

이민혁이 그런 것까지 다 언급할 수는 없었다. 아니 그는 실상 최근 느낀 현실의 기술 제약성 때문에 굳이 더 서두르지 않았다.

다행이라면 그 과정을 통해서 조금씩 튜닝 작업은 계속 진행 되었다.

배터리 소모와 같은 버그 역시 조금씩 다듬어가는 중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는 아르 티처 경우와도 통했다.

네트워크가 되었던, 아니면 통신이 되었던 지나친 연상 능력은 배터리 소모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되는 부분이다.

아르 칩은 이 근본적인 한계를 벗어날 수가 없었다.

‘아마 쉬리가 제대로 상용화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일 거야. 조나단 부사장이 직접 찾아온 것도 그 때문이겠지.’

지금 당장은 전 세계에서 아르 칩의 효율성을 따라가는 제품은 없다.

애플조차도 이미 내부 평가에서 그런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가 되는 것은 향후 관리다.

이민혁도 당장 직면한 이 상업성 부분 때문에 다시 아르 칩을 원점부터 검토했다.

문명수 팀장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뒤늦은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아이보 IIa 역시 비슷한 제약이 있습니다.”

“배터리와, 칩 튜닝이 문제라는 말씀이군요.”

“네. 특히 칩 튜닝은 어디까지 연산해야 할지 판단할 수가 없습니다. 생각을 여기까지만 하고, 저기까지만 한다는 것이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압니다.”

그도 아르 티처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아르 공단이라는 대안을 내놓았다. 이 아르 공단과 관련되는 이들은 한 둘이 아니다. 엔비 밸리에 지금 생겨나는 업체 수 증가와, 그것을 사용하는 학생 숫자만 봐도 잘 알 수가 있다.

심지어 아르 공단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슈퍼 컴퓨터 역시 마찬가지다.

강호정이 옆에서 물끄러미 지켜보면서 한 물건을 들고 있었다.

바로 하드 디스크 타입 MP3 아이팟이다.

이 타입 MP3 최강자다운 듯 지금 막 개발 진행 중인 물건이다.

조나단 부사장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져온 물건이었다.

“저기 민혁 형, 이런 말하기는 그렇지만 솔직히 하드 디스크 전력 소모 비하면 아르 칩은 정말 별거 아니잖아요. 너무 앞서 나간 것이 아닐까요?”

“무슨 소리야?”

“꼭 많은 제품에 칩을 탑재할 이유는 없죠. 일단 보이는 시장 위주로 공략하는 것은 어떨까요?”

“그래?”

문명수 팀장도 눈치를 보다가 슬쩍 끼어들었다.

“저 역시 공감입니다. 너무 완벽한 제품도 좋지만 현실적으로 무리입니다. 이사님 마음은 이해하지만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아르 칩은 아직 재미를 못 본 상황입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애플 제안은 나쁘지 않습니다.”

강호정 역시 여기에 찬성표를 더했다.

“이전에는 애플 주식이 없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잖아요. 애플도 우리 자회사나 마찬가지인데, 오성보다 더 키워줘야죠.”

“그런가?”

“그럼요. 형이 누누이 그랬잖아요. 판매 인프라를 무시할 수 없다. 이번에 저작권 계약 내용 보고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기업을 설립해서 전 세계로 뻗어가려면 문제가 한 둘이 아닙니다. 그 쪽 나라 법이나, 알력까지 다 감안해야 하는데, 차라리 그 쪽 괜찮은 회사를 이용하는 것이 오히려 더 간단하죠.”

“자식, 너 많이 컸다.”

“크흠.”

“그래, 일단 이번 일은 한 번 애플과 적당한 선에서 타협보자.”

그가 실상 하지 않은 말이 한 가지가 더 있는데, 향후 다른 대기업의 알력에 대한 사전 보험 성격도 일부 있었다.

‘견제안으로도 나쁘지 않아. 원래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갈 때는 다른 법이니까.’

***

MP3 하드 디스크 시장은 대략 200만대. 이 시장의 주도권을 잡은 이는 바로 애플이다. 그들은 한국 MP3 업체와는 좀 다른 쪽 시장을 공략했다.

실제로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 아이리버나, 디지털웨이와 같은 업체도 하드 디스크 타입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 MP3 하드 디스크 타입은 휴대성이 많이 떨어지는 취약점이 있다.

하지만 400곡 이상을 저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게 작용한다.

레인콤이 세계 두 번째로 MP3 하드 디스크 타입을 선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다른 한국 MP3 업체 역시 다르지 않았다.

이것은 단순히 국내 기업만 해당되지 않았다.

일본 업체 역시 워크맨 신화를 다시 한 번 다짐하면서도 본격적인 신제품 개발과, 출시를 목전에 둔 상황이었다.

아르 칩. 기존의 아르 칩에서 배터리 소모 기능을 보완하고, 나머지 버그 부분을 튜닝 되었으면, 파워 소모가 대폭 줄어든 이 칩은 꽤 매력적이다.

아르 v2a다.

기존의 아르 칩 기능에, 아르 음성 인식이 좀 더 특화되었고, 거기에 카드 보안 기능까지 추가로 들어가 있었다.

이 칩은 기존 한국어 제약 기반과는 달리 영어 인식 기능이 확연히 올라갔다. 바로 기존의 아르 검색기 통해서 보안 부분이 추가되었다.

특히 아르 검색기가 본격적으로 사용되면서 누적된 미국인의 표준적인 음성 인식 부분이 추가된 터라, 기존의 한국어 기반 아르 칩과 비교해서도 큰 손색을 보이지 않았다.

이 아르 v2a 계약은 의외로 애플 쪽에서도 적극적으로 밀어붙였다.

칩 생산은 당연히 아남 반도체다.

이미 엔비 소프트 덕분에 꾸준하게 이 주문형 반도체에서 재미를 본 아남 반도체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꿀계약이다.

실제로 아남 반도체와, 애플 간에 초도 물량 50만개 계약 체결 소식이 나오자 주가가 무려 13%가까이 올라버렸다.

***

애플 반응은 주가 못지 않게 발 빨랐다. 그들은 이미 차기 제품으로 개발하던 제품에 바로 이 아르 v2a를 바로 적용했다.

그들은 엔비 소프트가 대주주라는 것도 있지만 이미 적지 않은 삽질 끝에 안정성을 얻은 이 칩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았다.

기존에 채택된 많은 제품에서는 뒤늦게 버그가 막 솟아지면서 불만이 나왔다.

그런 버그가 제대로 어느 정도 반영이 된 칩이 바로 이것이다.

비록 배터리 소모라는 단점은 여전하지만 하드 디스크 파워 소모에 비할 바는 아니다.

어차피 파워 소모가 쥐약이라는 취약점이 있는 터라, 그 단점에 가려져서 이 아르 v2a 고질적인 문제는 나타나지 않았다.

***

빌리는 오랜 만에 찾은 전자 도매점에서 물건 구경에 여념이 없다.

그 역시 괜찮은 제품이 있으면 하나 구입할까 하는 의도였다.

마침 애플 신제품이 나왔다.

음성 인식 기능이 들어간 제품이라고 광고하는데, 그다지 믿지 않았다.

이보다는 애플 매니아인 터라, 신제품이 나온 것만 더 봤다.

디자인이나, 다른 면은 나쁘지 않았다.

그는 누구보다 애플 제품을 좋아하는 터라, 가격이 만만치 않았지만 쿨하게 구입했다.

빌리는 별 생각 없이 집에 가져와서 일단 기본 기능부터 살폈다.

이 신형 아이팟은 재생 및 리스트를 비롯해서 온더고 기능을 제공했다.

컴퓨터와 접속하면 자연스럽게 8시간 이상 재생이 가능했다.

용량은 30GB 모델이라서 더 이상 공간 부족으로 고민할 이유는 없다.

최근은 음원을 구입해야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터라, 일단 해적판을 더 챙기는 것이 급했다.

빌리도 처음에는 인공 지능부분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간혹 아르 검색기 때문에 이 인공 지능 부분이 대두되기는 하지만 그다지 믿지 않았다.

컴퓨터와, MP3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이 정도 성능으로는 음원 돌리기도 한계지.’

그런 그도 미처 한 가지 실수를 해버렸다.

매뉴얼을 읽다가 그만 실수로 ‘아르’라고 말해버렸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자연스러운 영어다. 마치 친한 친구처럼 감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

빌리도 반사적으로 대꾸했다.

“별 것 아냐.”

“혹시라도 사용자 매뉴얼 때문이라면 제가 설명해드릴 수 있습니다. 이 제품은 다른 어떤 것보다 음성 인식 기능이 강화되었으니까요.”

“응, 괜찮아. 오히려 더 불편해. 내 말을 잘 알아듣지 않을 것 같고.”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미 충분히 그 의미를 알아듣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필요한 플레이를 원하시면 제가 지금 저장되어 있는 음원을 확인할까 합니다.”

곧 이어서 나온 것은 테스트로 저장한 음원에 대한 설명이다.

마이클 광이기도 한 그인터라, 그 안에는 마이클의 곡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빌리는 인공지능 같은 것은 믿지 않은 터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도 대화가 지속될수록 쉽게 풀려나가자 마냥 무시할 수는 없었다.

“어, 너 제법이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는 더 많은 것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만약 전원을 꼽게 되면, 아르 검색기와 연동되어서 그 능력이 더 나아집니다.”

“그건 왜 그래?”

“배터리 소모가 너무 나니까요.”

처음이 어렵다.

그 다음 대화는 생각보다 쉽다.

빌리도 술술 풀리기 시작한 이 대화가 그다지 싫지는 않았다.

그는 덕분에 음원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로 점점 그 폭을 넓혀갔다.

아르는 모르는 것이 없었다. 아니 필요한 것은 아르 검색기 통해서 그 데이터를 추가로 받는 것 같았다. 마치 백과사전과 같은 능력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음성 인식 오류다.

자잘한 오류가 생겨도, 그것은 곧 보정된다.

“참고로 아르 검색기 음성 인식 옵션 기능을 사용하면 지금 오류는 대폭 줄어듭니다. 사투리와 같은 부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음악 듣는 방식이다.

재생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부분은 그냥 간단하게 말만 해도 아르a가 다 알아들었다. 굳이 버튼 따위가 필요 없었다.

“헤에.”

그도 약간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르 검색기는 고성능의 데스크탑 컴퓨터이니, 그럴 수가 있다. 하지만 이 MP3는 그 컴퓨터와 성능 자체를 비교할 수가 없다. 도저히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너 진짜 물건이다.”

“감사합니다.”

빌리는 그 다음 날에 학교 가서 이 멋진 물건을 대놓고 자랑했다. 반응은 정말 폭발적이었다. 아르 검색기를 자주 사용하던 이들조차 모바일로 가능한 것에 꽤 충격 받은 눈치다.

하지만 그들 중에는 이미 아르 한국판에 대해서 아는 이들도 있었다.

“나온다, 나온다는 소리는 있었는데, 이제야 나오다니, 믿을 수가 없어!”

“어? 너 이미 알고 있었어?”

“당연하지. 한국어 아르는 꽤 유명해. 최근에 이런저런 기능 변경을 통해서 나온 제품이 있었지만 원판에 비할 바는 아니었어. 언어마다 그 특성이 다르잖아? 그것 때문이었는데, 이제야 나오다니.”

이야기는 생각보다 빠르게 전파되었다.

그들 역시 한국어 아르 소문을 들어서 알았다.

다만 이런저런 무슨 이유가 많은 지 제대로 그 제품을 접하지 못했다.

고작 있다고 하면 아르 폰이기는 하지만 그 기능이 문제였다.

CPU 성능이나, 환경에 따라서 제대로 된 성능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 MP3 하드 디스크 타입은 전혀 달랐다.

그런 점이 어느 정도 다 감안이 된 결과였다.

이 MP3 하드 디스크 타입 판매가 가파르게 늘어나기는 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영어판 아르에 대한 관심이었다.

기존에 나온 아르 관련 제품을 좀 더 압도했던 것이었다.

그것은 기존에 이미 불만을 토로하던 다른 고객을 매혹시키기에도 충분했다.

“오, 이거야, 드디어 나왔어!”

폭발적인 이 반응은 이민혁도 미처 간과한 부분이었다.

생각보다는 아르 제품에 기대를 한 이들이 더 많았던 것이었다.

이민혁도 뒤늦게 이 제3세대 아이팟 판매 대박에 고개를 갸웃했다.

‘이상한 걸? 반응이 왜 이래. 설마 이거 애플 브랜드 탓인가?’

============================ 작품 후기 ============================

3연참 끝.

1. 대단하다

2. 아몰라.

3. 기타.

4. 쿠폰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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