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환 이민혁-828화 (828/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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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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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쉽게 망할 일은 없다.

다만 이민혁도 앞으로 일이 생각처럼 만만하지도 않은 것을 느꼈다.

자칫 미래에 변화가 생기면 재산상의 피해가 너무도 컸다.

애플, 오성, 퀄컴이 절묘하게 잘 성장하는 것이 보다 중요했다.

이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민혁은 고민을 거듭 끝에 내린 결론을 역시 세계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은 방향 쪽이다.

‘돈이 안 되어도 어쩔 수 없잖아. 당분간은 메이버를 보면서 추이를 살피는 것이 중요해. 더욱이 기술 비축분도 다 떨어졌고.’

그는 때문에 차세대 단말기 시장판도를 살피면서 변화가 있는 지부터 확인했다.

그 대표는 역시 오성 전자. 오성 전자는 심비안 지분 5%를 인수하면서 MS와 대립 관계에 들어섰다. 어떻게 보면 MS를 한 방 제대로 먹인 셈이다.

이 심비안이라는 회사는 영국 모바일 운영체제 개발 업체다.

노키아, 모토롤라, 에릭스를 비롯한 세계 선두 휴대폰 업체가 모두 지분 참여했다.

오성 전자는 이들 업체의 거장과 만나서 공동 주주가 된 셈이다.

즉 이 회사의 라이센스까지 확보해서 선행 기술까지 파악할 수 있다.

신제품을 보다 빠르게 내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의 일환이다.

이 회사의 지분구조는 사이언사가 25%로 최고이고, 나머지 노키아, 에릭스, 모토롤라 등이 각각 20%를 가지고 있다.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는 기업이다.

그 다음은 바로 MS의 포켓 PC다.

오성 전자가 심비안으로 갈아탔으니, MS 입장에서는 상황이 아주 안 좋았다.

이 심비안 그룹군의 스마트폰 출하량 55%가 심비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실상 MS가 좌초한 것도 컸다.

‘애초에 폐쇄성이 너무 심했지. 업체로부터는 호응을 받지도 못했고. 아니면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까? 내부적인 다른 이유도 있을 지도.’

이민혁은 고민을 거듭하다가 문득 기존에 자신이 한 기술 개발 이력을 살폈다. 그가 이제까지 강제로 드롭시킨 적은 없었다.

따라서 일은 진행되어야 했다.

대부분은 고만고만했다.

아무래도 그 자신이 관심을 가지지 않은 터라, 좀 늘어진 것이다.

‘자식들, 이거 안 되겠어. 뭔가 동기부여라도 좀 해야 되겠어.’

딱히 그들을 질책할 생각은 없었다.

솔직히 오너가 별 달리 관심을 보이지 않는데, 열심히 하면 그게 오히려 더 이상하다.

더욱이 그 일이 회사 매출에 크게 기여를 하지 못한 경우는 더 심하다.

엔비 빌드와 같은 부분은 늘 새로운 것이 추가 되고, 업데이트 된다. 그런 부분을 수정하는 일이 계속 늘어난다.

하지만 그도 한 가지 항목을 발견하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바로 아르 OS였다.

그가 큰 골격을 만들고, 어느 정도 시작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다만 그 이후에는 미처 간과했다.

이것 자체는 어디까지나 모바일 생태계를 위한 작업으로 만들어두었다. 다른 프로젝트에 비해서 역시 밀릴 수밖에 없었다.

다만 예상치 못한 변화가 꽤 있었다.

그는 아르에게 확인도 하면서 그 내용을 일일이 살폈는데, 곧 감탄하고 말았다.

‘호오, 이거 대단하잖아.’

***

김정민은 엔비 소프트의 다른 누구보다도 OS에 한해서는 상좌를 양보하지 않는다. 그것은 이민혁이라고 해도 다르지 않다.

실상 OS 내부 구조에 대한 프로그래밍 스킬만 보면 이민혁보다 한 수 위다.

다만 그 역시 소심한 성격 탓에 자기 스스로 뭔가 해보는 능력은 취약하다.

남이 일을 주면, 잘하는데, 그 혼자서 스스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면 의미에서 본다면 이민혁이 고안한 엔비 OS는 아주 재미있는 장난감이다.

다른 이들은 회사 매출에 큰 기여를 하면서 승승 장구였다.

하지만 이 엔비 OS만큼은 좀 다르다.

다양한 모바일 OS가 그 경쟁자다.

MS를 비롯해서 너무 많았다.

따라서 상업적으로 이들 업체와 경쟁하기는 어려웠다.

가장 큰 것은 역시 개발 인력과, 자본의 차이다.

몇 가지 외부 프로젝트 협력 때문에 일이 종종 생기기는 했지만 그것은 반짝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그 매출 역시 다른 협력 업체에서 지속성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가 대신 집중한 것은 바로 아르 OS 구조의 효율성과, 체계화다.

이민혁이 너무 난잡하게 만들어놓은 코드를 정리하고, 분류했다.

처음에는 그 혼자 죽으라고 일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외부 업체에 공급도 한 터라, 밑에 몇 사람도 들어왔다. 그들이 팀이 되어서 묵묵히 일만했다.

하지만 그 밑에 있는 이들은 아무래도 김정민 눈치를 살폈다.

다른 외부 투자나, 아니면 부동산에 비해서 아예 돈도 되지 않은 일을 왜 저렇게 열심히 하는 지 알 수가 없었다.

실적이 없으면 스톡옵션도 받지 못한다.

다행이라면 그들 예상과는 달랐다.

스톡옵션이 다른 팀에 비해서 좋지는 않았지만 꽤 나왔다.

다만 그들 역시 여전히 불만이었다.

“저기 김 팀장님, 이런 말하기는 그렇지만 계속 매출이 둔화되고 있지 않습니까? 기존에 사용하는 곳에서도 다 그만두고 있어요. 그런데도 꼭 이 일을 해야 합니까? 차라리 위에 이야기를 해서 다른 프로젝트로 갈아타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민혁 이사님이 별 다른 이야기가 없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야. 정 불만이면 말해. 내가 다른 팀으로 보내줄 테니까.”

“아뇨, 제 이야기는 정말 걱정이 되어서 하는 소리입니다. 이런 일은 전혀 영양가가 없지 않습니까? 솔직히 이런 일은......휴우, 아닙니다.”

“다시 말 하지만 싫으면 따로 이야기를 해. 다른 너희들도 마찬가지.”

아무래도 김정민의 의사소통 능력이 너무 빡빡해서 생긴 일이다.

이 일 때문에 트러블이 실제로 생겼다.

다른 팀으로 옮길 수도 있지만 이 회사에 들어온 이들은 다들 난다긴다하는 이들도 많았다. 그들은 눈치를 보다가 그만뒀다.

사실 이 무렵에는 강호정이 직접 나서서 김정민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변치 않았다.

“지금 진행하는 아르 OS는 단순히 하루 이틀 보고 하는 일이 아니잖아요. 그러니 차라리 더 잘 된 셈입니다. 저 혼자라도 할 겁니다.”

“너 진짜 고집 장난 아니다.”

“어쩔 수 없잖아요. 단순히 그냥 OS가 아니라, 상업적인 OS는 간단한 일이 아니니까요. 비록 삽질과, 실패를 반복하기는 했지만 전 민혁 형을 믿어요. 이렇게 만들어놓은 코드가 결코 무의미하게 그냥 둘 수는 없어요.”

“휴우, 난 모르겠다. 다만 민혁 형에게 이야기는 해봤는데, 너보고 알아서 하란다. 그 양반도 참 갑갑하기는 너랑 비슷해.”

“걱정 마세요.”

***

실상 엔비 소프트 아이템 대부분이 성공한 것으로 알지만 실제로는 좀 다르다. 그 내부 아이템 중에는 의외로 결과가 나쁜 것도 많았다.

아니면 단기적으로 실적이 좋았다가, 나빠진 경우도 흔치 않다.

아르 OS가 대표적이다.

이 파트는 어쩔 수가 없는 것이 다른 MS나, 심비안과 같은 업체를 상대해야 하는 터라,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오성 전자같은 경우만 해도 돈이 되지 않으면 접어버리기 일 수다.

엔비 소프트는 그런 측면에서 다른 어떤 기업과는 많이 다르다.

한 번 시작한 일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계속하는 측면이다.

돈을 많이 낭비하는 것 같아도 이민혁의 기본적인 신념이다.

김정민은 그 때문에 누구보다 이민혁을 믿었다. 그가 자신에게 해준 것은 그다지 크지는 않았지만 그 의미 자체는 남달랐다.

지금도 그렇다.

어지간한 일은 아예 터치조차 안한다.

그런 이유는 딱 한 가지.

자신이 제대로 가고 있다는 거다.

다만 김정민도 바보가 아닌 터라, 묵묵히 한 사람씩 떨어져나가도 묵묵히 아르 OS를 붙잡고 계속 늘어지기 시작했다.

이 아르 OS가 채택된 제품은 아르 패드를 비롯해서 그 숫자가 많지는 않았지만 계속해서 피드백은 꾸준히 올라왔다.

시간이 갈수록 그 숫자가 줄어들어서 아쉽지만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덕분에 아르 OS 구조는 완전히 달달 외울 정도였다.

각 코드를 일일이 나누어서 그 형태를 단순화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엔비 빌드 역시 어느 정도 안정성이 올라가면서 특별하게 논리적인 문제도 나오지 않았다.

김정민이 이 작업 중에 발견한 것은 바로 아르 코어다. 이민혁이 바로 작업 편이를 위해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엔비 빌드에는 이 아르 코어 자체를 볼 수는 없지만 그것을 빌드 시켜서 링크시킬 수 있는 API 부분은 존재했다.

이것을 결합시키면 어떻게 될까라는 것은 단순한 의문이다.

결과는 생각한 것보다 더 좋았다.

기존에 그 자신도 미처 생각 못한 버그를 이 아르 코어에서 발견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정말 이상한 경험이었다.

아르 코어는 마치 생명이 있는 것 같았다.

‘이상하다. 이것도 민혁 형이 만든 것일까? 아니 그런데 왜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은 거야. 아직은 시제품인가? 그럴 수도 있겠어.’

김정민이 막히는 순간에는 절묘하게 그 돌파구를 하나씩 내놓았다.

아르 OS 내부 구조 자체에서 생기는 구조적인 모순 때문에 생기는 속도 저하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가장 큰 변화라면 역시 그 응답 특성이다.

다른 리얼 타임 OS보다 월등히 빠른 속도로 동작하기 시작했다.

그 답은 역시 아르 코어를 통과하면서 일어나는 것이었다.

이 부분에 대한 매뉴얼은 아르 코어를 아무리 찾아봐도 나오지 않았다.

다행이라면 포기할 때 쯤이면 필요한 자료가 올라왔다.

각 함수를 사용할 때에 일어나는 실제적인 속도 변화였다.

그것은 마치 김정민 자신이 작업할 때 그것을 이용해서 테스트가 된 것 같았다.

‘설마 아니겠지?’

그것은 인고의 시간이다.

누구에게도 하소연할 수도 없다.

오로지 묵묵히 이민혁에 대한 신뢰만 믿고 이 일에 집중했다.

그 결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나타났다. 안정성이나, 속도, 응용 부분에 있어서 현격할 정도로 빠르게 바뀌었다.

정확히는 OS 매니저먼트 부분이 아르 코어로 대체가 된 것이다.

이것은 아르와는 좀 다르다.

마치 아르봇의 일부와 비슷하다.

다만 아르봇은 단순히 분리가 되어서 제한된 기능을 사용한다면, 이것은 아르 OS 자체에 특성화된 형태란 점이다.

김정민의 피와 땀이 녹아서 자연스럽게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다.

아르 코어에서 출발했지만 아르 OS와 서로 섞이면서 그것과는 또 다른 형태의 새로운 아르봇이었다.

아르 제로다.

‘민혁 형이 정말 좋아할 거야.’

***

“자식.”

“네?”

이민혁은 힐끗 김정민이 최종안으로 내놓은 아르 제로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정확히는 아르 제로가 기본이 되어서 완전히 아르 OS가 업데이트 되었다.

기존의 아르 OS와는 비슷하면서도 구조적으로 완전히 다르다.

‘마치 아르 OS와, 아르 코어를 유전적으로 결합시킨 것과 비슷해. 거의 완벽해. 제대로 아르 코어 내부도 모를 텐데, 이거 완전히 삽질로 만든 거잖아.’

이미 아르를 통해서도 대충 이야기는 들었다.

아르가 아무리 직원이라고 해도 외부에 알릴 수가 없는 터라 대놓고 도와줄 수는 없지만 암묵적으로 가능하다.

아르가 이 작업을 해준 것은 바로 그녀 자신과도 관련이 있다. 기존의 다양한 OS에서는 그녀 능력이 많이 제약된다.

다른 응용 프로그램이 중간에 부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아르는 아직까지 프로그램이었고, OS 레벨 전체를 바꿀 수는 없다.

실상 이런 부분은 아르를 제약하는 많은 요소 중에 하나다.

이민혁 입장에서는 뒤늦게 안 사실이다.

‘다행한 일이지. 만약 아르가 풀려나서 세상을 돌아다니면 그것만큼 끔찍한 것도 없으니까. X 바이러스는 소꿉장난에 불과해.’

그는 힐끗 초조한 표정을 한 김정민을 쳐다보면서 불쑥 입을 열었다.

“원하는 게 뭐야?”

“네?”

“고생했다구. 임마. 꼭 내가 말을 해야 하냐?”

“저, 정말요?”

그에게는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인정받는 일이었다.

이민혁은 그에게 있어서 스승이나 마찬가지다.

============================ 작품 후기 ============================

일단 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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