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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이 회사의 PowerVR구조는 다른 그래픽 칩셋보다는 적은 메모리를 사용한다.
따라서 메모리가 적은 스마트폰이나, PDA에 보다 적합하다.
이유는 바로 이 기술 원천이다.
타일기반 렌더링 방식이라는 독특한 자신 만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게 모바일 시장에서 압도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근간이다.
대우 증권 내에 엔비 소프트 담당 사업부 내에서도 이 안건에 대해서는 의견이 반반이다.
“미국 소비자 지수가 최악으로 기록되면서 나타난 주가입니다.”
“지금 봐서는 생산 감소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상하군. 그렇다면 이 종목도 큰 메릿이 없다는 이야기잖아?”
“엔비 소프트가 매입하는 종목 태반이 다 그랬으니까요. 그렇게 본다면 뭔가 다른 점이 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열띈 검토.
이전과는 다른 대우 증권 내부의 철저한 검토와 분석이다.
그런 중에 확실히 이민혁이 이 제안을 한 이유에 대한 추론이 나왔다.
“만약 핸드폰 시황이 좋아진다면 상황이 많이 다를 겁니다. 그 경우에는 오히려 저점을 지났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이니까요.”
“그거야 알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증권가의 격언도 있잖아. 그 바닥을 예측 말라는 거.”
“하지만 그렇지 않고야 이민혁 이사님의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 안건은 대우 증권 임원 회의에서도 집중적으로 검토가 되었다.
옛날 같았다면 김성인 이사를 비웃을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해외 상황이 낙관할 정도로 가볍지가 않았다.
더욱이 모바일 쪽 글로벌 상황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솔직히 엔비 소프트가 이제까지 실패한 적이 있습니까? 이번에도 한 번 믿어보죠. 이미 다른 고객들도 엔비 소프트 동향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까?”
“설마 이미지네이션 투자를 권유하자는 말입니까?”
“펀드를 하나 만들어서 저희 VIP에만 권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좋아요. 다만 고객에게 분명히 지금 이미지네이션 상황과, 주가 가치에 대해서 명료하게 설명하세요. 혹시라도 잘못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김성인 이사는 가능하면 최대한 인력을 총 동원해서 주식 매입 작업을 진행해 보세요. 가능하면 문제가 안 되도록 해야 할 겁니다.”
“알겠습니다.”
김성인 이사도 곧 수긍했다.
이 특이한 펀드는 곧 바로 만들어졌고, 이 정보는 대우 증권 VIP 고객에게 전해졌다. 아니 기존에 주로 많이 거래하는 이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미 엔비 소프트가 주식 투자에 대해서는 신적인 명성을 기록하였기에 이루어지는 일이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그다지 반대하지 않았다.
“알겠습니다.”
***
이미지네이션 펀드는 처음에는 그다지 크게 문제될 것은 없었다.
다만 이미 엔비 소프트의 명성을 들은 이들은 상황이 달랐다.
그들 중에 특히 자금 여유가 있는 이들은 여기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 숫자가 무려 수백 명이 넘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소액 투자자까지 감안하면 천 단위가 금방 넘어갔다.
홍보 자체가 비공개로 이루어지는 일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실로 고무적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의 투자 분위기가 안 좋아지면서 그 역풍으로 일어난 일이었다.
결국 이민혁이 제안한 3조 5천억 외에, 펀드를 통해서 모인 돈은 자금마치 무려 1조 7천억이 넘었다. 즉 무려 5조라는 돈이 모인 것이다.
엔비 소프트 60% 지분에, 나머지 30%에 가까운 천문학적인 돈이다.
다행스러운 일이라면 지금 다우지수 자체가 너무 좋지 않았다.
워낙에 장이 안 좋으니, 물량이 마구잡이로 솟아지기 시작했다.
제일 밑에 그냥 그물만 쳐놓고 물량을 매입해도 그다지 어렵지가 않았다.
더욱이 이미지네이션 종목은 다른 종목에 대비해서 특히 안 좋았다.
마치 회사가 당장이라도 파산할 것 같은 분위기인 터라, 주식 매입은 순조로울 수밖에 없었다.
제일 먼저 공시가 뜬 것은 역시 엔비 소프트 60% 주식이다.
“?”
이 공시에 다들 고개를 갸웃했다.
아마 이미지네이션이 한창 뜨는 종목이었다면 민감하게 반응 보이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다른 미국인 투자자도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아니 그들은 오히려 잘 되었다고 판단하고 그냥 가지고 있던 종목을 다 던졌다.
심지어 자본이 급한 이들조차 자신의 물량을 아끼지 않았다.
결국 나머지 30%, 정확히는 수급이 바뀌면서 주가가 너무 오른 터라 15% 역시 대우증권에서 야금야금 잘도 먹었다.
이 부분은 개인 투자자 명의로 해서 주식이 매입된 터라 공시에도 나오지 않았다.
무려 75%나 되는 주식이 전부 한국인 명의로 다 바뀐 것이었다.
이미지네이션 호세인 대표이사도 뒤늦게 이 결과를 받고 나서는 황당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야? 한국인 지분이 무려 75%라니?”
“저희도 잘은 모르겠습니다. 엔비 소프트는 이해라도 가는데, 다른 주주들은 잘 모르겠습니다.”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이것은 뒤늦게 월가 내에서도 말들이 나왔다. 이미지네이션이 분명히 매력적인 회사지만 지금은 그 매출이 결코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이게 다른 한 편으로 이미지네이션에는 큰 악재였다.
주식 시장을 통해서 자본을 얻기가 어려운 것이 회사에는 바람직하지 못했다.
그 상황이 일단 바뀐 셈이다.
더 황당한 것은 엔비 소프트 반응이다.
이들은 다른 기업과 비슷하게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아마 경영 불간섭 원칙 때문일 겁니다. 엔비 소프트의 전형적인 투자 방식이니, 그다지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다만 이제까지 엔비 소프트 투자 방식을 감안한다면 뭔가 있을 겁니다.”
“당장 한국행 비행기를 예약하게!”
“알겠습니다.”
***
호세인 대표이사가 먼저 나선 것은 혹시나 하는 기대 때문이다.
회사 역시 이미 최근 투자 환경이 급변하면서 상황이 좋지 않았다.
만약 대주주가 엔비 소프트로 바뀌면 돌파구가 생길지 모르는 일이다.
회사 매출이 좋아진다면 그에게도 꽤 고무적인 일이었다.
그는 때문에 자기 회사의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해서 일단 미팅에 나온 이민혁과, 다른 엔비 소프트 임직원에게 관련 브리핑을 해주었다.
“모바일 제품은 배터리에 의존하지 않습니까? 따라서 배터리 소모가 적을수록 좋습니다.”
시작은 역시 원론적인 내용.
다들 치맥을 즐기는 듯한 시선이다.
특히 이민혁은 은근히 하품까지 하면서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메모리는 근본적으로 전기를 많이 먹고, 가격이 비쌉니다. 그 근간이 되는 이유가 바로 타일 렌더링 방식의 강점입니다.”
“흥미롭군요.”
이민혁도 실상 이 기술은 제대로 잘 몰랐다. 그 역시 간간히 기술 개발 중에 잠깐 보는 것이 다였고, 그 중요성까지는 그저 잘 팔리니, 그런가 했다.
실상 애플 CPU에 이 가속기가 들어간 것도 그 연장선이다.
호세인 대표이사는 그제야 좀 분위기가 바뀐 것에 만족한 채 열뛴 브리핑에 시작했다. 그야말로 사력을 다한 발표였다.
다른 회사에 비해서 자신들의 강점을 꼼꼼하게 설명했다.
“영상 품질 근원은 역시 해상도와 관련이 있습니다. 데스크탑은 보통 200만 화소, 모바일은 50만 정도입니다. 이 기준에서 본다면 중간 패드에 해당하는 것은 100만 정도입니다.”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 바로 이 데이터를 처리하는 PCI 방식부터 시작해서 AGP, 그리고 PCIe에 대한 이야기였다.
대용량 데이터 버스에 대한 이야기다.
물론 모바일에서는 적용하기가 무리다.
타일 기반 방식은 그림을 주로 타일 단위로 잘게 쪼갠다.
작은 데이터의 경우에는 이 가속기에 내장된 SRAM를 이용한다.
따라서 CPU 외부에 달려 있는 DRAM보다는 빠르고, 파워 소모가 적게 된다.
더욱이 앞에 있는 물체가 뒷면에 가려지는 경우에는 뒤에 물체는 아예 그리지 않은 방식으로 CPU 로드를 줄였다.
“이런 기술은 다른 어떤 회사에서도 가지지 않은 저희만의 독창적인 것입니다. 아마 향후 모바일 시장이 활성화된다면 그 가치는 더 상승할 겁니다.”
이민혁은 당연히 이 정도 설명이라면 미래에도 어렴풋한 모바일 그래픽 관련 기술을 떠올리기에는 충분하고 남았다.
“좋군요. 아주 좋습니다.”
그도 그제야 안도했다.
“하하하, 대주주가 이렇게 좋아할 일이 있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호세인 대표이사는 기존의 다른 퀄컴이나, 애플과는 좀 달랐다.
그는 적극적으로 대주주인 이민혁에게 다양한 정보를 전해주었다.
정확히는 호세인 대표 이사가 그들과 달라서 그런 것이 아니다.
이미 엔비 소프트이 막강한 영향력과, 기술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가 굳이 이렇게 시간을 내서 한국을 찾은 것도 그 연장선이었다.
이민혁도 자연스럽게 지금 진행하는 프로젝트 관련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호세인의 눈빛이 순간 바뀌었다.
‘역시 이유가 있었군.’
“저희가 그 문제를 바로 도와드리겠습니다.”
이민혁도 예상못한 제안이었다.
“어? 그게 가능합니까?”
“물론입니다. 인텔이나, ARM과도 공동 개발을 진행하는 것은 같은 연장선이니까요. 어차피 엔비 소프트와, 저희는 같은 회사 아닙니까?”
“하하하, 좋아요. 아주 좋습니다.”
이민혁도 꽤 크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가 지금까지 고민한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 팀장을 통해서 자체 개발을 한다고 해도 근본적으로 시간이 너무 많이 필요했다.
더욱이 이 그래픽 가속기는 전문 영역이고, 그 관련 특허도 복잡하다.
그런 것까지 다 감안하면 차라리 이게 속이 더 편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제품 안정성과, 호환성이다. 그것을 검토하고, 확인하는 일은 아무리 아르라고 해도 부담스럽다.
기반 정보와, 자료가 있다면 아르가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빠르게 기술을 정리할 수도 있다.
이제까지 가장 큰 난관이 된 그래픽 가속기 문제가 일시에 해결되는 셈이다.
이민혁도 이런 점은 순간적으로 걱정이 되기는 했다.
‘뭐 아니겠지. 지금 기술 관점에서는 분명히 한계가 있을 거야. 아무리 나라고 해도 아예 모르는 미래 기술까지 당겨올 수는 없잖아?’
“.......”
강호정은 옆에서 두 사람 대화를 지켜보면서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도 이제가지 문 팀장이나, 다른 이들 통해서 현실적인 문제를 일일이 다 보고 받았다.
그 많은 것을 하나 둘씩 알면서 이 일이 얼마나 비상식적인지 알았다.
그 중에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그래픽 가속기였다. 이 부분은 그 대단한 인텔에서도 아직까지 대안을 찾지 못한 부분이었다.
‘서, 설마 이번에도 대박치는 거야? 에이, 말도 안 되잖아. 아무리 민혁 형이 대단하다고 해도 이것은 아닐 거야. 이것은 형의 주특기인 소프트웨어도 아니잖아!’
7장 아르 가속기
대우 증권 김성인 이사는 역시 이민혁 눈치를 보는 터라, 펀드에 대한 것은 회사 비밀로 하지 않았다. 그는 주식 매입 중에 이 안건은 솔직하게 언급했다.
“죄송합니다. 사전에 이야기를 했어야 했는데, 하지만 이사님도 이런 안건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은 것 같아서요.”
“아뇨. 괜찮습니다.”
이민혁은 의외로 편한 반응이었다.
그가 사실 신경쓸 일은 아니다.
다만 그 역시 한 가지는 조금 걱정이었다.
“만약 이번 일이 잘못되면 타격을 받을 수도 있어요. 그런 것은 어떻게 하실려고요?”
“이미 회사 내부적으로 이미지네이션 주가 검토를 마쳤습니다. 이 이상 주가 하락은 리스크가 크지 않습니다. 그 부분은 저희 회사에서 책임지는 일이니,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그렇다면 잘 알겠습니다. 다만 투자자에게 분명하게 주지를 시켜주세요. 향후 괜한 소리를 듣고 싶지 않으니까요.”
이민혁도 이번 이미지네이션 일이 실패한 것이 큰 터라, 확신 없어서 한 소리다. 그가 보다 적극적으로 경고하지 않은 것은 돌아가는 분위기 때문이다. 이미지네이션 반응도 그렇고, 그쪽 실무자를 통해서 얻은 기술 역시 마찬가지다.
‘이 정도라면 망하지는 않을 거야. 차라리 어쩌면 잘 될 수도 있어. 어정쩡한 투자 결과라면 오히려 더 좋겠지.’
“알겠습니다.”
============================ 작품 후기 ============================
일단 2회.
PowerVR에 관한 것은 새로운 도전에도 나오죠?
1. 나온다.
2. 아몰라.
3. 기타.
4. 본 것 같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