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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이민혁-888화 (888/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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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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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시작이군.”

강호정의 푸념이다.

정지민 비서도 식은 커피 잔을 슬쩍 치우면서 이민혁 모습에 혀를 내둘렀다. 그녀도 이민혁이 평소에는 땡땡이를 치지만 정말 일을 할 때는 장난 아닌 것을 지켜 봐왔다.

오늘은 바로 그 시간이었다.

그녀는 슬쩍 강호정을 물고 늘어졌다.

“이사님이 원래 저러세요?”

“말도 못하죠. 대학 때도 보면 열 받으면 혼자 도서관에서 며칠 밤을 꼬박 새우니까요.”

“경쟁심 같은 거요?”

“네. 간혹 보면 성적이 밀릴 때가 있잖아요. 그 때는 저렇게 돌변해요. 이번에는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아마 이것 때문인 것 같은데.......”

강호정은 힐끗 아이보를 들어 올려서 볼 박치를 해보았다.

아이보는 살아있는 강아지처럼 싫다는 기색을 보이면서 계속 징징 거렸다.

정지민이 보다 못해서 툴툴거렸다.

“애가 싫다고 그러는 것 같은데요?”

“설마요?”

“에이, 딱 봐도 표가 나잖아요.”

“말도 안 되죠. 아니 이게 살아있는 생명도 아닌데, 어떻게 싫다는 표현을 해요?”

“그렇지만 정말인 것 같은데......”

“더욱이 이것은 애정 표현입니다.”

“아닌 것 같은데.......”

“맞다니까요.”

강호정은 역시 자기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아이보가 참다못해서 강호정 코를 깨물었다.

“앗!”

아이보는 곧 바로 밑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마치 고양이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유연한 변화가 있었다.

공중에서 움직이는 그 신들린 움직임은 살아있는 고양이가 울고 갈 정도였다.

바닥에 떨어졌을 때는 먼지조차 일어나지 않았다.

“!!!”

강호정이나, 정지민 자매 역시 이 경이로운 광경에 입을 딱 벌였다.

그들도 보지 않았다면 도저히 믿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단순히 밑으로 착지하는 것만이 아니다.

그 과정에서 온 몸의 골격이 움직이는 것 자체가 경이 그 자체였다.

아이보는 바닥에 떨어지기가 무섭게 쪼르르 정지민 품에 달려가서 안겼다.

“어머, 애가.”

정지민은 쾌활한 미소를 한 채 아이보를 잡아서 품에 안았다.

강호정은 잔뜩 질투에 불타서 아이보를 강하게 째려봤다.

별 것 아닌 일로 흥분한 두 사람.

다만 그들 역시 조금 전의 그 광경을 떠올린 채 고개를 내저었다.

한 쪽에서는 여전히 이민혁이 모니터를 잡은 채 뭔가 작업에 열중해 있었다.

주변 공간을 터치하는 움직임 역시 있었는데, 너무 복잡한 작업이라서 그저 구경하는 방법 외에는 없었다.

‘도대체 뭘 하는 거야, 지금만 해도 장난 아닌 것 같은데, 가만 이것도 지금 민혁 형이 튜닝한 거야? 말도 안 돼!’

믿을 수 없지만 현실이었다.

두 사람은 멍하니 이민혁을 쳐다볼 뿐이었다.

***

신경망 구조의 학습은 어떻게 보면 가장 이상적인 인공 지능이다. 다만 이 방식의 문제는 변수가 너무도 많았다.

따라서 이 입력 변수를 다 입력할 수는 없다. 거기에 환경적인 변화에 따라서 나오는 변화 수가 너무 많아서 컨트롤 자체를 할 수가 없다.

이게 실상 바로 빅데이터다.

모든 생물은 학습을 통해서 자신 만의 체계적인 빅데이터를 가진다.

그것은 인간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인간의 경우에는 문화라는 형태로 다시 후손에게 전해준다.

그 데이터는 단순히 감각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치, 문화와 같은 추상적인 것도 포함한다. 따라서 인간이 아닌 이상 이런 것을 배우기는 어렵다.

그나마 강아지는 이게 좀 더 단순화된다.

기본적인 욕구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빅데이트가 있고, 이게 어느 정도 신경망 구조와 연동이 된다면 굳이 입력 따위는 할 필요가 없다.

이민혁이 최종적으로 만든 아르 업데이트2 버전이 바로 이랬다.

전 세계에서 올라온 방대한 빅데이터 중에 강아지 모델이 기본이 되었다.

그 빅데이터가 다시 아르 업데이트2를 체계화가 되었다.

미세한 동작 중에는 자칫 이상한 움직임도 있었는데, 그것 역시 조금씩 교정되었다.

일테면 사람을 보다가 갑자기 머리를 뒤 흔드는 동작이다.

이것은 중간에 누락된 빅데이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이런 데이터는 기존 빅데이터를 통해서 다시 추가되면서 변형된다.

아이보 IIa에서 그런 형태가 나타난다고 해도 인간의 반응을 토대로 해서 다시 변화가 일어난다.

이런 행동 변화는 아이팟A를 통해서 어느 정도 튜닝이 끝난 아르 가속기, 아르 칩, 아르고스 칩이 하나로 통합된 CPU 덕분에 좀 더 복잡해진다.

2D 정보만이 아니라, 3D 정보마저 같이 그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사물을 인식할 때 오차 적게 일어난다.

따라서 이상한 동작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그 행동 패턴 역시 기본적인 강아지 가이드라인을 그대로 따라간다.

평소 강아지가 지루할 때 일어나는 하품하면서 잠을 자는 모습. 그 다음에 벌떡 일어나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모습. 날라 다니는 파리를 죽으라고 쫓아가는 모습까지 다 나온다.

“아이보야!”

소리에 대한 반응.

바로 머리를 돌린다.

그 다음에는 눈을 통해서 3D 이미지를 그대로 해석한다.

이미 이곳 엔비 본사에 대한 빅데이터 마저 누적이 되어 있는 터라 그 움직임이 자연스럽다.

더욱이 이민혁은 그에게 있어서 창조주나 마찬가지였다.

쪼르르 달려와서는 이민혁 발에 스킨쉽을 한다.

그 행동 패턴 사이에 일어나는 간격에서는 전혀 어색함이 보이지 않았다.

“!”

강호정을 비롯한 정지민 자매도 다음 날에 보게된 이 놀라운 광경에 믿을 수가 없어서 입을 딱 벌린 채 경악했다.

불과 얼마 전의 그 어색한 모습도 거의 다 사라져버렸다.

이제는 주인과 완전히 호흡을 같이 하면서 정서를 나누었다.

이민혁은 부드러운 시선으로 아이보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 주었다.

아직까지는 감각 기능이 들어가 있지 않지만 부분적으로 들어간 그 기능이 역시 제대로 동작하는 것처럼 보였다.

“호정아, 어떠냐?”

“저, 정말 이게 로봇 맞아요?”

“그래. 후후후, 좀 놀랍지? 솔직히 나 자신도 더 놀랐다. 설마 이게 가능할지는 몰랐어. 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 이상이야.”

“혀, 형도 몰랐던 거에요? 아니 그러면 어떻게 이렇게 만든 거에요?”

“자식아, 이거 내가 혼자 만든 것 같아? 조금만 생각해보면 금방 알 수가 있어. 애초에 아이보를 이렇게까지 튜닝한 것은 토토빌테크야. 잘은 모르겠지만 이 모터나, 움직임 잘 봐. 여기 피부 감각을 느끼는 것부터, 심지어 후각 센스까지 있잖아.”

“어, 정말이네.”

강호정도 놀랐지만 정지민 자매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그 감각 센스 부분은 아직까지는 그 효과가 그다지 좋지가 않았다.

이민혁도 이 부분은 부분적으로 기능을 꺼버렸다.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 이제 모터 기능만 좀 더 업그레이드 시키고, 배터리 용량만 더 키우면 장난 아닐 거다. 그 외에 다른 업그레이드 작업도 필요하고, 필요하다면 파워가 늘어나면 모델도 다양해지니까.”

“이, 이거 진짜 믿을 수가 없네요.”

강호정은 아직도 잘 믿기지 않은 눈치였다.

하지만 뒤늦게 안으로 들어온 다들 임직원 역시 놀라기는 매 한 가지다.

하드웨어적인 스펙은 크게 변한 것 없는 것 같았다.

다만 그 속이 크게 바뀌었다.

특히 CPU를 포함한 머리에 해당하는 부분은 완전히 바뀌었다.

그런 모습을 봐서는 잘 드러나지 않았다.

이민혁은 꽤 만족한 얼굴이었다. 지금 이것은 어디까지나 기능 테스트를 위한 간단한 테스트 플랫폼에 불과했다.

일단 가장 기초적인 것이 통과했으니, 다음 단계로 넘어갈 필요가 있다.

‘이 정도면 정부 정책에도 꽤 큰 도움이 될 거야.’

그가 마침 떠올린 것은 토토빌테크에서 선행적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 중에 하나인 대형팀을 떠올렸다. 그들이 하고 있는 것은 아이보 II 크기를 키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호정아, 아마 재미있는 것을 보게 될 거다.”

“무슨 말이에요?”

“너도 토토빌테크에서 다양한 연구를 하는 것은 알고 있지? 제품 말고, 선행 개발 말이다. 아이보 연구소를 흡수하면서 만든 연구소.”

“아 그거야 당연히 알죠. 하지만 아직까지는 결과가 없는 것으로 아는데요?”

“그거야 현실적인 문제가 많아서 그래. 특히 두뇌 문제는 답을 찾지 못했어. 파워 소모가 너무 큰 것이 걸렸걸랑.”

“가만 그러면 그 대안을 찾았다는 말이에요?”

“당연하지. 실상 이 기술이 거기에는 꼭 필수적인 형태이니까.”

***

지능형 로봇 분야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역시 기능 구현이다.

이게 된다면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가 있다.

덩치는 키우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양산이 아니라, 시제품으로 달랑 몇 대 만드는 것은 꼭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돈을 좀 많이 퍼부으면 되기 때문이다.

이런 로봇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구동 장치다.

아니 구동 장치 없이 움직이는 로봇은 없다.

로봇이 제대로 동작하기 위해서는 이 구동 장치가 필수다.

고출력으로 이동하는 이 구동 시스템은 여러 가지 형태가 존재했다.

기존 아이보 사업부를 흡수한 토토빌테크에서는 당연히 이와 관련된 연구를 지속했다.

그들은 이미 빵빵한 물주. 아니 돈 따위는 구애 받지 않은 이민혁이 밀어주는 터라, 이 연구가 꽤 진행 되었다.

아이보 사업을 통해서 벌어들이는 수익만으로도 부족하지 않았지만 그 풍부한 자금 펀딩은 다른 형태로 계속 나왔다.

엔비 소프트 순이익이 실상 4,000억이 작은 돈은 아니지만 그 규모가 늘지 않은 것도 이런 쪽으로 빠지는 돈이 많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모터와, 센서 관련해서는 기존의 일방적인 시스템과는 많이 다른 형태로 진행 되었다.

특히 전신 모터가 장착된 시스템 역시 빠르게 진행 되었다.

각 관절의 원활한 동작을 위해서 다양한 모터에 대한 연구 역시 병행 되었다.

플랫타임 모터나, 팬케이크 타입과 같은 종류를 포함해서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이런 모터 중에는 다양한 토크 스펙까지 포함되어 있다.

이런 이상적인 구동장치는 빠른 속도와, 토크가 필수적이다.

이동할 때 체중을 실으면서 앞으로 쭉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확실한 요소는 다 빠졌다.

하체 기구 설계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관절 엑추에이터 설계와 같은 부분 역시 간단하게 처리할 수가 없다.

구동 장치를 제외하고는 이것이 드라이브 감속기, 병렬 모터, 기어와 가은 형태가 서로 같이 묶여 있기 때문이다.

한 관절에 연결되는 다양한 모터 방식에 대한 컨트롤은 이미 아이보 II에서 어느 정도 기술이 획득되어 있었다.

따라서 이 다양한 모터의 파워에 대한 파워 관리가 더 큰 문제다.

기존에는 이것을 알고리즘으로 다 처리했지만 부하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실상 아이보 모델 덩치가 더 이상 커지지 못하고, 크기가 딱 제한된 것도 이와 같은 물리적인 한계 때문이었다.

문제의 본질은 아주 간단했다.

이런 복잡한 모터 시스템을 가장 효율적으로 컨트롤만 할 수 있다면 파워 소모 문제도 일단 대폭 죽일 수가 있다.

새로운 아이보 칩은 그런 면에서 기존 보다는 더 전 일보한 것이었다. 특히 시각과, 음성을 좀 더 튜닝화한 것이 컸다.

여기에 아르 OS 튜닝 된 것 역시 빼놓을 수가 없다.

기존 아이팟A를 통해서 어느 정도 확인이 된 모든 제어부가 한 칩 안에 들어가면서 그 크기도 대폭 줄어들었다.

이런 업데이트는 자연스럽게 다양한 서브 구조에서도 일어났다.

각각의 아르봇들은 상위의 시스템과의 인터페이스 효율을 더 올릴 수가 있다.

심지어 더 축적된 빅데이터 덕분에 어느 정도 일관성을 보일 수가 있다.

바로 반사 신경과 같은 처리다.

기존에는 이것을 일일이 다 처리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 빅데이터를 토대로 해서 확률적인 처리가 가능했다.

간간히 나타나는 경련 문제는 일종의 버그인데, 그것 역시 시간이 흐르면서 쉽게 튜닝이 되었다.

쉽게 말해서 한 개체의 속성에 맞는 빅데이터가 만들어지고, 이것을 기반으로 해서 시스템의 제어부가 동작한다.

따라서 얼핏 봐서는 모든 시스템이 동작하는 것 같아도 그렇지가 않았다.

목을 움직일 때는 딱 그 부분만 동작하거나, 아니면 다른 팔, 다리가 움직일 때 그 두 가지가 서로 같이 동작하게 된다.

모터가 동작하는 것도 딱 그 부분에 제한이 되면 간단히 된다. 무게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가 있게 된 것이었다.

============================ 작품 후기 ============================

문명한다고 올리는 거 깜빡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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