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환 이민혁-901화 (901/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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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세, 세상에 저게 가능했어?”

“말도 안 돼, 아니 그러면 중동에서 그 삽질을 한 미사일은 뭐야? 그것 때문에 얼마나 많은 피해가 있었는데, 이게 어떻게 된 거야?!”

항의하는 이들.

록히드 마틴 담당자는 연신 식은땀을 흘리면서 제대로 답변조차 못했다.

그들이 기존에 판 미사일 시스템과 거의 동일한 형태였다.

다소 바뀐 것이 있지만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 효율 자체는 도저히 비교 따위를 할 수가 없는 수준이었다.

짝짝짝.

박수 소리다.

바로 이민혁이 검은색 고글을 한 채 싱긋이 미소한 채 박수를 보냈다.

곧 이어서 다른 이들도 박수를 치기는 했지만 안색이 다들 심각했다.

다들 내색하지 않았지만 이게 무슨 의미인지 모를 수가 없다.

이미 중동 전쟁에서 아이런 돔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많았다.

그 효과는 별로 없었다.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이고도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이 장면은 그것과는 전혀 달랐다.

우르르 이민혁 옆으로 몰려오는 이들 모습과 봐도 알 수가 있었다.

“도, 도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이, 이거 정말 록히드 마틴에서 개발한 겁니까? 혹시 엔비 소프트 자체 기술력으로 진행된 결과 아닙니까? 사실을 말씀해주십시오.”

“혹시 한국 국방부와 사전에 이야기 된 것입니까? 설마 이런 사실을 그쪽에서 아예 입을 다문 것은 아닙니까? 분명히 진실을 말씀해주십시요!”

이민혁은 꽤 만족스러운 얼굴로 그들이 늘어놓은 이야기를 묵묵히 듣기만 했다.

그는 물론 이미 대답을 준비해뒀다.

“이상하군요. 저에게 그런 말씀을 하시면 좀 그렇습니다. 이 미사일 시스템 개발도 그렇고, 판매는 록히드 마틴에서 진행합니다. 우리 엔비 소프트와는 무관합니다. 설마 우리 회사의 경영 불간섭 원칙 아직도 모릅니까? 넵. 저기 저쪽으로 가서 이야기를 하세요.”

모조리 록히드 마틴 핑계.

그 핑계는 꽤 잘 먹혔다.

그가 가르킨 쪽은 아직도 패닉에 빠져 있는 앨런과, 포대 관리 병력들이었다. 그들을 상대로 뭔가 계속 심각한 안색을 주고 받는 이들은 바로 록히드 마틴 관련자와, 미국 국방성 관료였다.

그들은 아직도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중이었다.

아니 심각한 안색을 봐서는 어떻게 이 상황을 처리해야 할지 모르는 모양이었다.

이민혁은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아마 고민 많이 될 거다. 이 시스템은 일종의 계륵이니까. 아마 미국 내에서도 말들이 많을 거고, 그것은 다른 한반도 주변 국가 역시 마찬가지야. 그거 다 해결하려면 몇 년 가지고도 어림없을 거다. 그런 중에 해킹 같은 짓도 하겠지만 그래봐야 너희들이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거다.’

***

“혀, 형, 저, 정말 어떻게 된 거에요? 아, 아니 도, 도대체 언제 이런 일을......”

말을 더듬는 강호정.

평소에는 늘 근엄한 모습을 보이던 조경구 차장을 비롯한 경호원 역시 마찬가지다. 그들은 토끼처럼 귀를 쫑끗했다.

조금 전에 본 광경은 꿈인지 생시인지 믿을 수가 없는 일이다.

솔직히 아이언 돔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사일 방어체계는 근본적으로 많은 한계와, 문제점을 내재하고 있다.

워낙에 미사일이 빠르고, 기술적으로 그것을 격추시키는 것이 간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두 기는 격추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숫자가 세 기나, 네 기를 넘어가면 상황이 다르다. 그것도 한 발도 놓치지 않았다.

완벽하게 허공에서 요격한 것이었다. 더욱이 지금은 테스트 수준이었으니, 좀 더 다듬으면 그 가공할 위력은 상상 그 이상이다. 그게 곧 강력한 군사력이었다.

그 엄청난 연산을 위해서는 아예 전용 발전기마저 가지고 다닌다.

그렇게 해도 결과는 신통치 않다.

다만 피해를 줄이려다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할 뿐이다.

록히드 마틴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그 실무자 중에 하나인 앨런조차 아예 쇼크에 빠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누구보다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한계를 잘 알기에 나온 반응이었다.

이민혁은 힐끗 아직도 소란스러운 이들을 뒤로 한 채 피식 웃었다.

“이제 시작일 뿐이야.”

“네?”

“어차피 지금 테스트는 제한된 요격체제를 가지고 한 거야. 미사일이 발사되는 시점이나, 위치도 어느 정도 이야기가 나왔지. 더욱이 록히드 마틴에서 이미 수작을 부려 놓았다. 아마 그런 이야기도 나올 거다.”

“가, 가만 그러면 이번 테스트는 그저 쇼에 불과했다는 말이에요?”

“자식아, 그게 쇼였다면 앨런과 같은 전문가가 왜 그렇게 놀라겠냐? 아마 충격이 꽤 클 거다. 개들이 테스트한 결과 보면 성공률이 높지 않으니까. 우리는 100%였잖아.”

“아니, 그러니까요. 가만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에요?”

“이번은 맛베기야. 제대로 하려면 록히드 마틴이나, 주한미군에서 모든 기밀 정보를 열어야 한다. 그게 있어야 제대로 된 테스트가 가능해. 다만 아마 쉽지는 않을 거다. 아이런 돔 문제도 있고, 다른 중국이나, 일본 역시 문제일 테니까.”

“가만 그러면 주변국 반대 때문에 또 다른 실험은 어렵다는 말이세요?”

“그래. 다만 이번 테스트를 통해서 확실하게 현실을 인지시켰잖아. 아마 미국 언론도, 한국 언론도 당분간은 조용할 거다. 그러면 된 거지. 나머지는 시간이 해결해줄 거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나면 그 때는 미국 방산업체 기밀 기술도 다 얻을 수 있을 테고, 그게 있어야 제대로 된 실전 배치용이 가능해.”

“그래서 이번 일을 서둘렀군요.”

“그래. 제대로 된 실험은 아니지만 꽤 큰 메시지를 전한 셈이다. 아마 북한 애들 반응이 꽤 재미가 있을 거다.”

‘이게 소위 말하는 이간계지.’

***

갑자기 시작된 한국형 미사일 시스템 실험 결과는 당연히 한국 언론을 통해서도 보도가 되었다.

특히 다섯 기의 미사일이 거의 동시에 한 타켓을 날아가는 장면은 전쟁 영화에서도 보기 드물 정도로 놀라운 광경이었다.

하지만 그 미사일을 요격하는 록히드 마틴의 신형 방어 체제는 충격 그 자체였다.

물론 그 미사일 시스템을 동작하는 모든 알고리즘은 엔비 소프트 기술이지만 그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신형 미사일 요격 시스템에 대한 광고만을 잔뜩 늘어놓았다.

하지만 일반 시민은 그것을 믿을 리가 없었다.

“야아, 이거 영화 찍은 거 아냐? 말이 될 리가 없잖아. 저게 어떻게 가능한 거야?”

“하긴 뭔가 좀 이상하기는 하다.”

“설마 록히드 마틴 이 새끼들이 조작한 거야?”

“야아, 저기 테스트를 보는 사람들이 있잖아. 설마 저게 다 조작이겠냐? 물론 사전 정보를 가지고 탐지할 수도 있겠지. 그거야 추가 테스트 통해서 확실히 드러나겠지.”

“휴우, 너무 황당해서 도저히 말이 안 나온다. 저게 정말 가능하다니.”

제대로 오히려 믿는 이는 없었다. 다만 이 뉴스가 지금까지 계속 서서히 진행되던 국방부 예산 증대 문제를 불식시킨 것은 말한 것도 없었다.

국방부에서도 슬쩍 논평을 내놓았다.

“최근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해서 가짜 뉴스를 유포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번 테스트는 최근 계속 말이 나온 가짜 록히드 마틴 미사일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종식시키기 위한 작업일 뿐입니다.”

그게 거짓이었던, 사실이었던 실상 이 보도가 큰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설사 거짓이었다고 해도 어느 정도 안보적인 측면에서 나쁘지 않았다.

재미있는 것은 바로 미국이다.

그렇게 반발하던 미국 여론 역시 갑자기 침묵했다.

그냥 조용한 것은 아니다.

그들 역시 내부적으로 군사 전문가에 컨택해서 계속 조사에 착수했다.

저게 뽕인지, 진실인지 알고 싶었다.

군사 전문가 역시 처음에는 고개를 갸웃했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레이더 시스템을 조금이라도 아는 이들이라면 저 미사일 요격을 위해서 필요한 전력과, 그 시스템을 너무도 잘 안다.

그 미사일 시스템 요격 제한된 시간에서는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는 일이다.

“뭔가 다른 것이 있다면 설명이 됩니다.”

“그게 뭐죠?”

“엔비 소프트겠죠. 그들이 뭔가 이번 일에 손을 쓴 것이 있다면 어느 정도 설명이 됩니다. 그게 좀 이해가 안 되는 일입니다.”

그들로써도 도저히 설명할 수가 없다.

즉 미사일을 격추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시간을 다 나누어서 확인해보면 답이 나온다.

저게 가능하면 양자 컴퓨터 수준 로드가 있어야 될까 말까였다.

“그래서 더 말이 안 됩니다. 조작이라고 보기에는 당시 참석자 면면을 생각할 때 그것은 더 이상합니다. 그 사람들이 바보도 아니고, 특히 이스라엘 정부에서 그냥 있지 않았을 겁니다.”

“영문을 알 수가 없군요.”

“네.”

결국 미국 언론에서도 기사를 내보내기는 했는데, 애매한 투다.

가짜라는 식으로 말하지 않았다.

“록히드 마틴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새로운 미사일 방어 체제에 대한 연구를 거듭했다. 그 연구는 미국 국방성 산하 기관과 협력이 진행 중이었고, 이번 결과가 바로 그것이다.”

미국 시민 역시 심사가 아주 복잡했다.

“정말 미국 국방성 능력이야? 혹시 저게 엔비 소프트 기술력 때문에 가능한 일이야? 아니 그러면 어떻게 저게 되는 거야? 누가 좀 확실한 설명 좀 해주면 안 되나?”

“짜증난다. 이런 뉴스 그만 좀 내 보내라. 그런 식이라면 내가 기사 쓰도 더 잘 쓴다. 제발 팩트 위주로 좀 내 보내!”

하지만 더 재미있는 반응은 바로 중국과, 일본이었다.

특히 일본 정부의 태도는 기존과는 많이 달랐다.

“솔직히 지금 북핵 위기가 문제가 아니라, 한국이 하는 군사 증강이 더 심각합니다. 이 사태는 동아시아 군비 경쟁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겁니다.”

중국 역시 논평은 내놓았다.

결국 동아시아 전체가 이 사태 때문에 시끄러웠다.

북한은 의외로 조용했다.

그들은 실상 심각했다.

만약 이대로 북핵 실험을 계속하게 되면 한국이 미사일 무장 강화를 가속화할 것이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이었다.

그 덕분에 록히드 마틴 자산 중에 전략 무기를 제외한 나머지 기술에 대한 관심은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록히드 마틴 임직원조차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민혁은 쾌재를 불렀다. 그 역시 아르가 록히드 마틴 서버를 이 잡듯이 뒤지는 결과 중에는 정말 예상치 못한 수확을 많이 얻었기 때문이다.

‘아주 좋아.’

***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 테스트가 진행된 이후에 처음에는 큰 혼란이 있을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보다 큰 변화는 없었다.

의외로 조용했다.

한국 여론도 침묵했고, 그것은 미국 여론 역시 마찬가지다.

그들 역시 뒤늦게 록히드 마틴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서 언론을 통해서 일부 접했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부각된 것은 바로 록히드 마틴 주가였다.

45달러에서 멤돌던 이 주가가 슬쩍 50달러를 넘더니, 60달러까지 올라갔다.

자연스럽게 이 주가 상승이 영향을 준 것은 다른 미국 방산 업체다.

어차피 록히드 마틴 기술 대부분은 미국 정부 소유다.

이곳에서 나온 기술이 다른 방산업체 쪽으로 이전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상원에서는 이 안건과 관련된 몇 가지 법안 발의를 해놓았다.

방산 전략 기술에 대해서는 해외 반출에 대해서는 제한을 걸었지만 자국 내의 방산업체는 좀 달랐다. 그들에게는 오히려 규제를 풀었다.

그들이 특히 관심을 가진 것은 한국형 미사일 체제를 통해서 말이 나온 엔비 소프트 기술이다.

제대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가장 먼저 검토가 되는 것이 바로 미국 항공모함이나, 특히 첨단 전투기, 바로 무인 전투기였다.

기존보다는 더 효율적이면서 섬세한 타격이 가능할 테니, 당연히 다른 러시아 전투기에 비해서 그 강력해지기 때문이다.

미국 국익을 위해서는 아주 바람직한 일이었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다.

혹시라도 이번 신형 미사일 시스템 도입에 대해서 미국 정부가 훼방 놓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드러냈다.

기존 국방부에서 내놓은 계약 역시 얼마든지 철회가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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