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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그 역시 비슷한 업무 환경에 휩쓸려 버리는 성향이 있었다.
‘너무 일만하면 바보가 된다는 말이 있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지?’
***
이민혁도 뒤늦게야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아마 강호정이 아니었다면 아르의 관리 폐해를 제대로 모르고 넘어갈 수도 있었다.
그는 꼭 엔비 소프트 내의 분위기가 마치 매트릭스 속의 세상과 비슷하다는 것을 느끼면서 한 편으로 가슴이 섬뜩했다.
곧 바로 강호정을 비롯한 다른 임직원들을 대회의실로 불러 모았다.
“다들 고생 많지?”
“아주 죽겠어요.”
굳이 말은 필요가 없었다.
좀비처럼 파랗게 질려 있는 모양세가 다들 정상이 아니었다.
메이버 상장 이후에 엔비 소프트 직원 역시 스톡옵션 파티를 벌였다.
각각 한 몫 단단히 벌고 나서는 좋아지기는 했는데, 오히려 그게 더 안 좋은 역할을 했다.
지나치게 큰 인센티브로 오히려 이 일 중독 현상을 만든 것이었다. 아르는 그런 상황을 좀 더 효율적으로 이용했다.
“자, 다들 수고했으니까. 이번에는 우리도 분위기를 좀 바꿔 보자.”
“?”
다들 의아한 표정이었다.
이 악덕 착취 사장에 대해서 다들 불만이 많은 얼굴들이었다.
“너무 그러지 말고, 내가 너희들에게 무리하게 일을 하라고 한 적은 없잖아? 요는 결과가 중요한 거야. 효율적으로 해야지.”
어지간해서는 감정을 잘 보이지 않은 김정민이 한 숨을 내쉬었다.
“이사님,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면 정말 섭섭합니다. 직원들 고름까지 쥐어짜고 나서 별로 설득력이 없는 소리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난 그러라고 한 적이 없다. 어차피 각 파트 별로 책임자는 너희들잖아. 새삼 그런 이야기를 하면 어떻게 해?”
“그거야 그렇지만......”
일반적인 회사 구조와는 다른 조직.
그게 바로 엔비 소프트다.
특히 작은 팀 별로 이루어져 있고, 그 책임자는 이곳에 있는 이들이다.
이민혁이 보고를 받기는 하지만 그것은 요식 행위에 불과했다.
정확히는 아르가 중간에 알아서 다 처리를 해주는 터라, 아예 보지를 않았다.
그가 그런 이야기까지 할 수 없었다.
“자자, 그러지 말고, 이번 기회에 한 번 회사 분위기 좀 바꿔 보자. 각자 알아서 서로 마음에 맞는 이들이랑 여행을 가자. 원칙은 회사에 있지 말라는 이야기다. 일종의 안식 휴가다. 비용과, 경비는 전액 회사가 다 부담한다!”
“하, 하지만 아직도 일이.......”
“걱정 마라. 그거 안한다고 우리 회사가 망하겠냐? 그냥 담당자에게 사정말하고, 그냥 여행을 바로 가. 크게 문제는 안 될 거다.”
“우와와와!”
엄청난 환호성이었다.
그들 역시 대부분이 지금까지 지쳐 있었다.
그게 해결이 되자 열광한 것이었다.
이런 휴식 시간은 엔비 소프트 설립 이례로 잘 없었다. 그들은 지금 주어진 일을 하는 것만으로 숨이 막혀 죽을 지경이었다.
10장 리프레쉬
이민혁 역시 예외는 아니다. 그 역시 최근 너무 지나친 걱정과 고민 때문에 어느 정도 리프레쉬가 필요했었다.
다만 그도 미처 한 가지 생각을 못한 것이 있었는데, 바로 동행이다.
강호정이 먼저 끼었다.
“형, 여행은 혼자 가면 재미 없어요.”
문제는 이놈이 그냥 혼자 생각만 말하지 않았다. 옆에서 눈치를 보는 정지민 자매. 그녀들은 의외로 이 여행에 같이 끼고 싶어 했다.
“같이 가죠. 어차피 우리 네 사람은 한 팀이나 마찬가지잖아요? 늘 같이 보는 사람인데, 혼자 가면 좀 그렇죠. 다른 애들도 마찬가지에요. 서로 친한 애들끼리 같이 가니까요.”
“그러자.”
여행은 시작부터 주목을 끌었다.
바로 정지민 자매의 환상적인 몸매 때문이다. 여행용으로 가볍게 입고 나온 청바지와, 흰색 티가 오히려 더 매혹적이었다.
엔비 소프트가 워낙에 편한 회사인 터라, 스트레스도 받지 않아서 피부는 오히려 과거에 비해서 더 건강미가 넘쳤다.
싱그러운 미소 속에는 그저 꿈 많은 소녀의 감수성이 제대로 담겨 있었다.
주변의 시선을 끄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이민혁 주변의 경호원 때문에 다가오는 이들은 없었다.
이민혁 역시 그 모습이 나빠 보이지는 않았다.
‘진작 휴식을 좀 취해야 했어.’
***
처음 도착한 곳은 역시 바이킹의 나라 노르웨이다.
기후가 온화해서 가벼운 외투 하나만 챙기면 괜찮았다.
이곳은 특히 주류 판매 규제가 심한 터라 꼭 전문점에서 구해야 했다.
오슬로의 부둣가에서 눈에 뜨이는 건물은 역시 오페라하우스다.
지상에서 옥상까지 대각선을 이루는 이 건물은 꽤 인상적이었다.
정지민은 그 모습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는 지 하얀 치아를 드러낸 채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아, 너무 행복해요!”
행복할만도 한 것은.
이곳 여행 경비를 그녀는 전혀 내지 않았다.
그냥 몸만 가면서 이 여유를 즐기면 된다.
더욱이 그 환상적인 미모.
강호정은 그저 그 모습에 만족했다.
재미있는 것은 정효주다.
그녀 역시 오페라하우스 앞에 있는 부둣가 전경을 보면서 이민혁에게 스킨쉽을 해왔다.
양팔로 이민혁을 팔을 잡은 채 몸을 들이 밀었다.
성숙한 여인의 체형이 물컹 이민혁 성감을 자극했다.
이민혁은 귀환 이후에 제대로 여자 욕망을 푼 적이 없었다.
그 묘한 자극.
그것이 효과는 있었다.
발딱 반쯤 섰다.
그도 당황해서 정효주를 슬쩍 밀어냈다.
불행히도 정효주는 오히려 모른 척 더 매달렸다.
“언니, 이사님에게 뭐하는 거에요?!”
앙큼하게 소리치는 정지민.
그 모습이 그렇게 또 예쁠 수가 없었다.
아니 그녀는 그냥 있지 않았다.
이민혁 반대편 팔을 억지로 잡아끌었다.
잠깐 주변 풍경에 다른 생각에 빠져 있던 강호정은 입을 딱 벌렸다.
그는 차마 뭐라고 항의는 못한 채 이 묘한 광경을 쳐다보았다
정효주 뺨은 의외로 열기가 넘쳐났다.
붉어지는 얼굴만 봐서는 좀 다른 의도가 다분해보였다.
이민혁은 이 묘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슬쩍 걸음을 빨리했다.
‘곤혹스럽군.’
***
화가 뭉크의 일대기와, 가족을 볼 수 있는 뭉크 미술관은 다행히 사람이 그렇게 많지가 않았다. 박물관 앞 정원은 꽃이 가득하게 피어 있었다.
그 정겨운 환경.
강호정도 한껏 숨을 내쉬었다.
그 역시 최근 답답하기만 했던 일이 어느 정도 풀리는 것 같았다.
지금까지 이민혁 옆에 있으면 한 것은 일이었다.
그저 시키는 일을 닥치는 대로 다 했다.
그 일 종류는 강호정도 전혀 보지 못한 경험이 꽤 많았다.
그 덕분에 제대로 머리가 돌아가지 않을 상황도 많았다.
그 마음 속의 피로가 이제는 좀 풀리는 것 같았다.
다만 그 역시 한 장면에서는 눈살이 절로 찌푸렸다.
“호호호.”
바로 웃음소리다.
원래 이곳에 온 것은 뭉크 예술품을 보기 위함이다.
하지만 정지민 자매와, 이민혁은 전혀 그럴 생각이 보이지 않았다.
이민혁을 양 옆에 둔 자매의 경쟁은 치열했다.
“그러면 사귀는 사람은 없으세요?”
“아직은요.”
“어머, 믿을 수가 없어요. 이사님 같은 분이 여자가 없다니.”
정효주는 화들짝 놀라면서도 바로 옆에 바짝 붙었다.
정지민이 날을 세우는 것은 당연하다.
그 묘한 갈등 속에서 이민혁 역시 조금은 당황스러운 듯 보였다.
둘이 비록 같이 여행을 온 것은 사실이지만 뭐 비서였으니까.
괜히 사적으로 엮이는 것은 좀 자중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정효주가 은근히 자극한 것이 문제다.
정지민은 평소 그 소심한 모습과는 달리 의외로 적극성을 보였다.
그런 중에 나온 이야기는 역시.
“이렇게 기분 좋은 데, 나이트는 어때요? 이곳 노르웨이에서 꼭 한 번 가보고 싶어요.”
“그게 좀......”
이민혁도 좀 무안한 지 슬쩍 말을 삼켰다.
강호정이 옆에서 보고 있다가 곧 바로 끼어들었다.
“나이트 갑시다. 형, 뭘 또 그러는 거에요? 지금 우리는 휴가입니다. 그러니 회사 일 따위는 잊어버리고, 한 번 멋지게 놀아요!”
그도 묘한 분위기에 차마 거절하기는 그랬다.
‘나이트라.......’
***
노르웨이 나이트클럽이라고 해서 무슨 특별한 곳은 아니다.
이곳 역시 젊은이들이 와서 술 먹고 춤추는 환경이니까.
다만 시간대 때문인지, 아니면 비싼 호텔 때문인지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디스코, 힙합 등과 같은 다양한 노래가 번갈아 나왔다.
정효주는 이런 나이트가 그다지 어색하지 않는 지 멋지게 몸을 흔들었다.
늘씬한 몸매에서 흘러나오는 그 건강미는 생각보다는 매혹적이다.
정지민 역시 꽤 부끄러워하면서 가볍게 몸을 흔들기만 했다.
강호정은 이미 두 자매가 이민혁에게 하는 행동을 보고는 포기했다.
그는 오히려 다른 노르웨이 여자를 노린 채 눈을 번쩍였다.
아니 심지어 매력적인 미인 하나를 발견하자 곧 바로 일행에서 빠져나갔다.
의외로 강호정은 꽤 실력이 있었다.
상대가 일단 강호정을 거부하지 않았다.
둘은 곧 바로 댄스 타임을 가진 채 격렬하게 몸을 흔들었다.
이민혁도 가볍게 그 광경을 보면서 힐끗 두 자매를 살폈다.
서로 같이 마주한 채 춤을 추는 중이다.
정지민은 아무래도 춤이 젬병이다.
결국 그도 그녀를 생각해서 적당히 속도를 봐주었다.
처음과는 달리 시간이 흐르면서 분위기는 점점 흐뭇하게 변해갔다.
거기에 술까지 들어가니, 확실히 정지민도 조금씩 무너졌다.
막 몸을 미친 듯이 흔드는 모습은 확실히 뭔가 쌓인 것을 푸는 그런 분위기였다.
이민혁 역시 오랜 만에 그 분위기에 푹 빠져 들어갔다.
그는 더욱이 주변의 경호원을 본 터라 어느 정도 가진 경계심마저 풀었다.
족쇄가 풀린 셈이다.
귀환 이후 정말 죽으라고 앞만 보고 달려왔다.
쉴 틈이 없었다.
‘호정이 보다 내가 더 심했군.’
최근 시진핑을 만나서 나서 느낀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그 절정이다.
이 걱정 저 걱정하면서 자기 시간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이민혁은 그 때문인지 쉽게 술에 취했다.
그것은 정지민 자매 역시 마찬가지였다.
춤이 절정을 향해서 달리면서 정지민도 이제는 품에 안기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정지민 머리의 향긋한 향기가 꽤 자극적이었다.
술이 더해갈수록 어색한 기분은 점점 더 사라졌다.
곡은 시간이 갈수록 야릇해졌다.
이민혁은 반사적으로 정지민 스텝에 맞추면서 격렬하게 몸을 흔들었다.
그녀 또한 몸을 기대면서 편안한 자세를 취했다.
그녀 키는 꽤 큰 편이다.
하지만 파묻은 그녀 늘씬한 등이 그 때문인지 더욱 야릇했다.
맵시있게 뻗은 역삼각형 허리를 지나서 탱탱한 엉덩이가 이어졌다.
휴가를 떠올리게 하는 편안한 복장.
그것이 오히려 묘하게 더 시선을 끌었다.
물컹.
뒤를 자극한 것은 뜻밖에도 정효주였다.
그녀가 입고 있는 티셔츠는 팽팽한 유방이 찢어질 듯 튀어나왔다.
그 강력한 유혹이 등을 자극했다.
앞에서는 정지민.
뒤에서는 정효주다.
이민혁도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정지민이 본능적으로 더 이민혁을 강하게 껴안았다.
그가 반사적으로 반응하자 놀라는 듯한 반응은 있었지만 오히려 더 품에 안겨왔다.
이민혁은 반사적으로 그녀의 매끈한 등을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
그 등에는 섬세한 떨림이 여전히 있었다.
블루스곡이 퍼지면서 디스크 클럽 분위기는 더 어두워졌다.
정효주는 아예 등 뒤에서 질수 없다는 듯이 더 자극적으로 강하게 매달렸다.
그녀의 뜨거운 그 부위가 엉치를 후끈하게 자극했다.
그 자극은 이민혁도 처음 경험하는 것이라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도 순간 반쯤 맛이 갈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과하게 먹은 술이 그의 중추신경을 완전히 마비시켰다.
그도 춤을 얼마나 추고, 또 추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다만 몸을 가누지 못한 상태에서 누군가의 도움을 얻어서 겨우 걷는 기억만 할 수 있었다.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아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