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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이민혁-941화 (941/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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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저커버그의 신념이다.

“페이스북에 대해서 많은 이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다. 그들 대부분은 이를 통해서 상업적인 이득만 보려고 한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다르다. 소통. 그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애초에 이 서비스는 의사소통이 힘든 이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함이다. 바로 정보 공유다. 그런 점에서 이를 가능하게 해준 엔비 소프트와, 이민혁 이사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게 최근 뜨거운 관심 덕분에 한 미국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알려진 페이스북 창립자 저커버그의 기본적인 마인드다. 그가 얼마나 엔비 소프트를 높이 평가하는 지 잘 알 수가 있었다.

이민혁 입장에서는 좀 머쓱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아닌데......’

강호정은 물론 좀 상황이 다르다.

그는 다른 이들과는 페이스북 관련해서 아예 따로 관리했다.

그 변화 실상을 지금까지 다 살폈다.

차라리 몰랐다면 이번 충격 한 번으로 끝이다.

누적된 정신적인 타격.

강호정 심사가 좋으면 그게 더 이상하다.

“왜 그렇게 울상이야?”

“아니에요.”

“페이스북 때문에 그래?”

“정말 아니라니까요.”

이민혁도 최근 겨우 컨디션을 회복한 강호정보고 피식 웃었다.

“자식, 호정아, 너가 생각해도 너 자신은 정말 변한 것이 없지?”

쥐도 구석에 물면 강아지도 무는 법. 강호정도 발끈했다.

“형, 지금 저에게 싸움 거는 겁니까?”

“아니 난 사실을 말하는 거야. 일종의 팩터 체크라고나 할까?”

“그 무슨 얼어 죽을 팩터 체크에요. 그거 일종의 스토킹이라구요!”

“후후후.”

“제말 좀요!”

이민혁은 잠깐 고민하더니, 곧 한 가지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회사 사내 CCTV를 통해서 찍힌 강호정이 얼마 전에 내기를 걸던 모습과, 추가로 다시 베팅을 약속한 모습이었다.

늘 자신만만하면서도 당당했다.

내기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전의 또 다른 내기였다.

하지만 그 결과는 늘 똑같았다.

심지어 지금 모습도 마찬가지다.

“신기하지?”

그야말로 확인사살.

강호정도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

그도 힐끗 이민혁 얼굴을 째려보면서 별 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다. 그 역시 직접 자신이 보면서도 가슴이 답답했다.

스스로가 멍청하다고 죽으라고 욕을 하면서도 바뀌는 것은 없었다.

“정말 한심하네요.”

“그렇게 보면 좀 그렇잖아. 스스로 한 번 잘 생각해 봐라. 아무리 변화가 없다고 해도 최소한의 노력은 해 봐야지.”

“휴우,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정 잘 안되면 잃은 돈만 생각해 봐라. 스톡옵션 20억이잖아. 실제 가치는 200억 정도로 봐야지? 정민이 보니, 이번에 받은 스톡옵션으로 무려 60억까지 자산을 추가했더라.”

60억이라니.

강호정 안색이 마치 시체처럼 좋지가 않았다.

이민혁은 그런 강호정 어깨를 가볍게 토닥거려주었다.

“나도 미안하지만 원래 약속이라는 것은 신성한 법. 지킬 수밖에 없다. 너 직위 감안하더라도 200억은 작은 돈이 아니야. 속 타지. 그것을 잘 생각해 봐. 앞으로 미래를 위해서라도.”

“하아.”

비틀거리는 강호정.

쇼크를 제대로 먹은 얼굴이었다.

이민혁은 혀를 찰 수밖에 없었다.

‘딱 내 모습이야. 나도 저랬으니까. 꼭 고비를 못 넘기고, 포기하고 말았지. 그 순간을 넘겼다면 그 꼴이 되지 않았겠지. 이 녀석은 스스로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까? 관전 포인트야.’

***

얼핏 봐서는 엔비 소프트에 대한 기대치 역시 한국에도 높은 것 같다.

실제로 높다.

다만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그 엔비 소프트 혜택을 보지 못한 이들도 많았다.

엔비 소프트도 한 사기업이니,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다만 그런 중에 오히려 반대 피해를 당하는 이들 역시 있었다.

바로 블로거 서비스다.

일종의 개인 홈페이지 서비스다.

이라크 전쟁 동안에 한 13세 소녀가 올린 호소문이 꽤 큰 반향을 일으켰다.

싸이월드 역시 다르지 않다.

이들 역시 미니홈피에 이와 유사한 환경을 추가했다.

이런 서비스 자체는 개요만 봤을 때는 페이스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신일보가 엔비 소프트를 깰 목적으로 주구장창 광고한 덕분에 꽤 많이 알려진 서비스다.

그런 그들이기에 한국이 아니라, 미국 가서 천문학적인 투자를 한 엔비 소프트가 좋게 보일 리가 없었다. 일종의 시기였다.

“너무 한 것 아냐?”

“휴우, 정말 한심한 인간들이야. 아니 그렇게 자국 기업이 중요하다고 난리만 치더니, 정작 미국 가서 투자하잖아.”

“엔비 소프트 정말 실망이야.”

기대가 크면 실망이 더 큰 법이다.

이들이 보기에는 페이스북이 잘 될 리가 없었다.

다만 그래도 역시 하는 행동은 바뀌지 않았다. 엠파스를 시작해서 다움, 드림위즈 역시 속속 블로거 서비스를 시작했다.

문제는 여기에서 터져 나왔다.

한 블로그가 성공하면, 다른 서비스에서 판박이처럼 똑같은 서비스를 찍어냈다.

이게 다시 인기를 끌면 또 다른 서비스가 비슷하게 진행했다.

서비스 업자가 이런 블러거 카피를 막으면 차라리 났다.

불행히도 서비스 업체는 오히려 이런 카피를 더 부추겼다.

처음에는 독창적이면서, 기존과는 전혀 다른 블로거가 나와도 곧 그 개성은 사라져버린다.

재미있는 것은 네티즌이다.

그들은 듣보잡 서비스를 오히려 외면했다.

인기가 있는 서비스와 비슷한 서비스를 찾아다녔다.

“표절은 무슨? 아니 지들은 그러면 아예 처음부터 만든 거야?”

“아 그 블로그 양반 걱정도 많다. 그냥 이대로 쭉쭉 가시유.”

네티즌이 좋다고 하는데, 블로그 운영자가 신경 쓸 이유는 없다.

서비스 운영자는 유저가 많을수록 당연히 대 환영이었다.

결국 약간 뜨기 시작한 블로거가 전부 다 동일하게 도배되지 시작했다.

수천 개의 블로거를 모아놓은 포털은 이 덕분에 재미를 꽤 봤다.

불행히도 그 블로거를 구성하는 이들은 아니었다.

죽으라고 반복 노가다를 하면서 하나 둘씩 점점 사라졌다.

이 블로거 인기도 시들시들해질 수밖에 없었다.

“아, 재미없다.”

페이스북 돌풍이 한국에도 전해진 것은 바로 이 시점이었다.

“우와, 이거 멋지다.”

“쿨이다.”

“어, 이거 설마 엔비 소프트에서 투자했다던 그 페이스북 아냐? 맙소사, 정말이잖아!”

곧 이어서 나온 반응은 한결 같았다.

과거의 재탕과도 같은 그들의 반응이었다.

자연스럽게 이런 모습은 곧 이어서 페이스북 성공가 대조되어서 많은 시사 다큐나, 아니면 사회단체에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언론 역시 마찬가지다.

왜 엔비 소프트가 그런 결정을 했고, 왜 페이스북이 성공했으며, 왜 블로거 서비스가 제대로 시장에서 성장하지 못한 부분이다.

이것은 곧 기존 한국 벤처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뒤늦게 이민혁과, 엔비 소프트에 대한 찬양으로 이어졌다.

이민혁 입장에서는 그저 한 숨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하지만 나도 이들을 탓할 수만도 없지. 나도 미래를 몰랐다면 똑같이 행동했을 테니까.’

***

인형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중세 시대로 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시절에도 인형에 대한 다양한 관심이 있었다.

그것이 현대에 와서는 좀 희석되기는 했지만 다른 지표로 나타난 것이 바로 동호회다.

싸이월드 내에도 이런 다양한 동호회가 있는데, 이들 중에는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회원을 받는 서비스도 있었다.

아예 자기 취향에 대한 증거가 명백히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이런 독특한 취향을 가진 이들이 큰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싸이월드와 같은 서비스는 좀 더 큰 의미를 주었다.

이들이 서로 응집될 수 있는 인맥 기반을 만들어 준 셈이다.

이들이 아예 돈을 모아서 행사를 한 것도 다 그런 연장선이다.

실제로 이런 전시회에는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남녀할 것이 없이 이 전시회에 와서 다양한 인형을 살폈다.

인형에 입힐 수 있는 다양한 세트는 여자의 관심을 끊다.

그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는 선물로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이것은 단순히 장난감 만이 아니라, 만화와, 애완동물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연결 고리가 명확한 모임은 어느 정도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그런 블로거. 이것이 바탕이 된 싸이월드와 같은 서비스를 가볍게 보기는 힘들다.

다만 이런 서비스가 무슨 대단한 사회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 생각한 이들은 그렇게 많지가 않았다.

그저 단순한 기호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페이스북은 좀 달랐다.

강력한 유대 고리가 된 미국 아이비리그와, 이와 연계된 사회 인맥은 결코 그냥 가볍게 웃고 넘기는 성격이 아니었다.

이런 변화는 페이스북이 한국에 입성하면서도 조금씩 입 소문이 났다.

그 다음은 뒤늦게 언론이 페이스북을 조명하면서 밝혀졌다.

무시무시할 정도로 유저를 늘여가는 이 서비스는 기존 SNS 서비스 입장에서는 충격 그 자체였다.

“어, 이, 이게 정말이야?”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한 달 전만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잖아?”

마치 이것은 과거 조선 말기 서양 함선을 봤을 때 보인 조선 서민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들이 생각하기에는 그저 단순한 기호 정도의 사이트였다.

그런 사이트가 어떻게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지 의아하기 짝이 없었다.

더욱이 그 숫자가 단순히 미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서 조금 씩 계속 늘어나는 중이었다.

각종 TV 패널에서도 이 현상에 대해서 의문을 보였다.

“인형 매니아들은 지금과 같은 현대 사회에서 자신의 뜻에 따라서 마음대로 할 수가 있는 점에서 마음이 편한 겁니다.”

“일종의 사회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에 대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겁니까?”

“그렇죠. 인격 발단이 미성숙한 단계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아 물론 그들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부분적으로 그런 부분이 있을 때, 힘이 드니까요. 그것을 인형을 통해서 푸는 겁니다.”

어떻게 보면 인형이 그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애착과, 열정의 상징이다. 인형 수집을 통해서 애정을 표출하면서 자신의 억눌린 감정 일부를 희석시키는 행위였다.

“사랑은 서로 주고받는 것이니까요. 일방적으로 주는 것이나, 한 쪽에서 받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페이스북은 이런 사회적인 유대 관계를 잘 표현한 겁니다. 하지만 싸이월드와 같은 서비스는 그런 면에서 좀 많이 부족해요.”

점점 페이스북 성공 스토리가 전해지면서 각종 SNS 업체는 한 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하아, 정말 믿을 수가 없구나.”

“그러게 말이야.”

“도대체 이런 것을 어떻게 생각한 것일까?”

“난 그보다 왜 우리는 이런 방향은 생각 못한 것이 더 알고 싶어.”

“나는 다른 것을 다 떠나서 엔비 소프트는 어떻게 이런 사실을 알고 그 막대한 투자를 한 것일까? 정말 모르겠어.”

“하긴 그게 진짜 대단하다. 투자의 신이라는 소리가 그냥 나온 이야기는 아니었어.”

“그보다는 엔비 소프트를 죽으라고 깠던 애들이 더 우습지.”

“어, 모르냐? 게들 전부 다 물타기 하고 있어. 전부 페이스북 기사만 쏫아 내고 있으니까.”

“에구, 진짜 이 새끼들.”

이민혁 역시 이런 분위기를 모르지는 않았다.

‘일단 당분간은 조용하겠군.’

강호정도 한참 웃으려다가 시선을 돌리고 말았다.

“저는 아무 소리 안했습니다.”

“너도 똑같아. 임마. 내가 장담하지만 다음에도 똑같이 행동할 거다.”

“휴우.”

그는 의외로 이전처럼 항명하지도 반박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스스로 반문했다.

‘정말 그렇게 될까?’

강호정도 한 가지 질문을 할 수밖에 없었다.

“형은 도대체 어떻게 그런 확신을 가지고 투자를 하신 거에요? 도대체 페이스북 성공요인은 어떻게 아신 거에요?”

“그거 말이야? 답하기 애매해.”

“네?”

이민혁은 강호정 표정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 작품 후기 ============================

여기 독자분은 대종사는 잘난척하는 거야? 이렇게 생각하는 분이 있을 것 같은데.

저도 똑같아요.

그냥 강호정처럼 반복하면서 삽니다.

ㅠ.ㅠ;

그나마 달라진 점 하나라면 귀환 이민혁을 주구장창 쓰고 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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