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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이민혁-963화 (963/1,035)

963====================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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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고 계십니까? 한 때는 수 백 억의 펀드를 날리는 바람에 검찰에 고소까지 받아서 소송까지 갔던 이가 저 최영일 씨입니다. 다행히 무죄로 판결났지만 그 때 일은 많은 사람들이 기억합니다.”

기자가 바라보는 시선 쪽에는 이제 막 개업한 사무실이 있다.

자칭 엔비 투자회사다.

회사는 물론 엔비 재단 소유다. 사무실도 마찬가지고, 그 내부 집기 역시 마찬가지다. 엔비 재단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준 셈이다.

최영일은 눈물을 흘리면서 이곳을 찾아준 이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들 중에는 채권자도 있었다. 아니 그들이 더 많았다.

“이봐요, 채영일씨, 당신 내 돈 20억 갚기 전에 죽으면 저승까지 찾아갈 겁니다!”

“고맙습니다.”

다시 고개를 숙이는 최영일.

흥미로운 광경이었다. 이곳을 찾는 이들 중에는 일반 시민도 많았지만 의외로 지난 채권자가 더 늘어난 것 때문이다.

그들이 이곳을 찾은 이유는 간단했다.

최영일이 명부를 만들어서 그들 채권을 다시 기입해달라고 한 것 때문이다.

“반드시 그 빚 다 갚겠습니다. 일단 건강부터 회복했으니, 이제부터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다소 창백한 안색이다.

기자는 최영일의 지병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 둘씩 언급했다.

옆에서 지켜보는 시민들도 이제는 안쓰러운 표정이었다.

거의 반쯤 저승 저 반대편에 갔다가 다시 살아난 이가 최영일이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안쓰럽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한 쪽에 작게 쓰여진 엔비 재단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시선 역시 적지 않았다.

“이 모든 일이 최근 엔비 소프트에서 출자한 엔비 재단 법인에서 시작하는 첫 번째 결과입니다. 과연 어떻게 흘러갈지 한 번 지켜보는 것도 나빠 보이지 않습니다. 이번 사회 환원의 일환으로 무려 1조 자본금을 출자하고, 이 엔비 재단법인은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꽤나 뜨거운 열기였다.

***

이민혁 역시 생각보다 빠른 엔비 재단 반응에 조금은 서두를 필요가 있었다. 그는 자신이 진행한 아르 자산 모형에 대한 검토 속도를 올렸다.

특히 포트폴리오 수익률 부분과 같은 부분은 계속해서 그 모형 요인을 좀 더 자세하게 적용하기 시작하였다.

베타 계수와 위험도의 상관관계와 같은 부분도 단순히 수치적으로만 확인하지 않았다.

아르 매트릭스, 즉 평형 아르 매트릭스를 이용해서 다양한 형태의 가상 시뮬레이션까지 실제로 실행 시켜보았다.

일종의 평행 세계를 가상현실에 접목한 결과였다.

즉 아르 매트릭스를 복사해서 막 찍어내서 테스트하는 것이다.

‘이런 것도 해보다니.’

이민혁 스스로도 하다 보니, 이런 일까지 하게 되었지만 그 스스로도 황당하기만 했다.

물리적으로 존재한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누구도 실제로 보지 못했다.

하지만 가상현실에서는 이게 비록 시뮬레이션이지만 가능했다.

특히 아르 매트릭스는 제한된 범위 내에서는 현실과 별반 차이가 없다.

따라서 시뮬레이션 결과가 그대로 적용될 때 그 편차 역시 현실과의 차이 역시 점점 좁혀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는 생각도 못한 현실과의 차이 역시 존재했다.

아르는 그 오차를 하나둘씩 좁혀 가면서 아르 매트릭스 완성도를 올렸다.

그 과정에서 다시 이 아르 가격 모델 완성도를 올려나갔다.

일종의 피드백 방식이었다.

이민혁이 이 과정에서 보게 된 몇 가지는 다양한 경제 모델이다.

그 하나는 환율 변환 모형이다.

단순히 국내만이 아니라, 해외 주식을 고려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수학 모형이다. 9가지 방정식으로 이루어진 이 모형은 재화 공급, 수요, 화폐, 무역 수지와, 채권, 국제 수지, 기대 환율이 포함된다.

이때부터는 수치도 복잡해지고, 차트도 기존과는 많이 다르다.

너무 많은 변수가 등장하면서 도저히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다.

강호정도 그렇지만 정지민 자매도 넋을 잃기는 매 한 가지였다.

특히 정지민은 이제 이해하기 힘든 모습이었다. 아무리 감정이 앞서도 이것은 정말 상식으로는 도저히 앞뒤가 맞지 않았다.

“도대체 이사님 정체가 뭐에요? 원래 프로그래머 아니었어요? 요즘 프로그래머는 이런 이상한 것도 스스로 다 하나요?”

“.......”

강호정은 별로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아니 그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의문이라면 그가 더 많았으니까. 정말 불가사의 그 자체였다.

‘정말 외계인에게 납치되어서 생체실험 당한 거 아닐까?’

3장 엔비 투자 법인

아르 투자 모형이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모형들은 대부분이 근사적인 형태로 가정해서 처리했다.

너무 많은 변수가 들어가면 도저히 사람이 인식할 수 없는 범위로 들어서기 때문이다.

아마 다른 인공 지능이라면 여기까지 그 한계일 것이다.

아니 여기까지 오는 것도 간단한 문제는 아니었다.

아마 최소한 10년, 아니 20년 정도가 지나야 가능한 알이다.

하지만 아르는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갔다. 그녀는 자신의 유전 형태의 인공 지능 이론 일부를 사용해서 부족한 부분을 다시 채우고, 메꾸어 나갔다.

마치 엄마가 자기 아이를 탄생시키는 그런 처절한 노력이다.

유전자 형성의 형태가 된 덕분인지 이 결과에도 아르봇과 같은 부산물이 나타났다.

아마 결과가 끝나고 나면 따로 추리는 것과는 좀 다른 형태였다.

처리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이민혁은 굳이 이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 녀석은 아르 골드라고 하자.’

애초에 이 자본 모형을 따로 처리하려면 제한을 둘 수밖에 없다. 어쩌면 아르 골드는 그 스스로가 만들었다고 자연스럽게 생각했다.

실제로 틀리지 않았다.

이 새로운 형태의 자본 모델은 기존 자본 모델을 모두 포용하고, 아르 매트릭스에서 가장 이상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형태였다.

‘이것을 관리할 사람이 이제 필요하겠군.’

이민혁은 곧 눈빛을 반짝인 채 김성인 이사 프로필을 꼼꼼하게 확인했다. 대우증권 담당자였지만 엔비 소프트 투자를 맡아서 지금까지 잘 처리해왔다.

이제까지 아르를 통해서 철저하게 감시 당한 이 중에 하나다.

그 과정에서 김성인 이사가 보여준 모습은 생각보다 좋았다.

그 흔한 회사 법인 자금 횡령도 꼼꼼하게 잘 관리하면서 자기 사업이라도 된 것처럼 성실하게 잘 지내왔다. 그 덕분에 이민혁처럼 초고속을 거듭해서 지금은 이사, 곧 다음 진급을 내다보는 중이다.

‘이 정도라면 나쁘지 않잖아? 이제까지 미래를 근거로 해서 사람을 뽑았다면, 이 사람은 지금 결과를 토대로 하는 것이니까. 어쩌면 새로운 도전일 수도 있겠지. 좋아 결정했어.’

***

이사의 임기는 3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상법에 나와 있다.

또한 주주 총회 결의로 얼마든지 이사를 해임할 수 있다.

다만 정당한 이유 없이 이사를 해임하는 경우에는 손해 배상 문제가 된다.

따라서 실적이 있다면 통상적으로 이사는 연임할 수가 있다.

김성인 이사 역시 마찬가지다. 그 역시 이미 대우증권에서 탄탄한 기반과, 실적을 쌓은 바 있다. 따라서 다음 이사 연임은 당연하고, 오히려 여기에서 더 승진까지 할 수도 있다.

그는 때문에 이사 자리에서 퇴출될 것이라는 스트레스는 떨칠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역시 나이다. 한 살, 두 살 먹어 가는데, 과연 이 자리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엔비 소프트 계열사 규모로 인한 그 투자 규모다.

이게 점점 방대해지면서 과연 엔비 소프트가 이전처럼 계속 대우 증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다.

“엔비 소프트가 갑자기 우리 회사랑 관계를 접으면 우리 사업부는 어떻게 되는 거야?”

“에이, 설마 그럴까?”

“아니 그럴 수도 있잖아. 요즘 애플이나, 코닝, ARM 주가 상승폭 보면서도 그런 소리하냐? 그 과정에서 수수료 비용만 해도 엄청나. 차라리 그냥 엔비 계열사 하나로 투자 회사를 만들어서 따로 처리하는 것이 훨씬 났잖아.”

“아닐 거야. 비즈니스란 것이 그렇게 쉽게 신뢰를 저버릴 수 없잖아?”

“하지만 난 걱정이야. 호사다마라고 하잖아. 요즘 다른 증권 회사들이 우리를 부러워하면서도 이 관계가 얼마나 유지될지 지켜보니까.”

이게 직원들 사이에 요즘 계속 나오는 루머였다.

아니 이것은 대우 증권 만이 아니라, 시기와, 질투에 빠져 있는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 역시 따가운 눈빛으로 쳐다봤다.

“.......”

김성인 이사는 특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정말 걱정이군.’

***

김성인 이사도 이제까지 사회 생활하면서 쓴 맛 단 맛을 다 본 이다. 엔비 소프트에서 이해관계 때문에 계약 자체를 줄여갈 수도 있다.

그는 때문에 엔비 소프트와의 계약 수수료를 계속해서 절충했다. 규모가 커져 가면, 수익금 자체를 낮추는 방법이었다.

엔비 소프트 측에서는 고개를 갸웃하지만 개의치 않았다.

차라리 이렇게라도 일을 처리하는 것이 더 리스크가 적으니까.

그런 그도 이민혁 전화가 걸려오자 다시 총알같이 엔비 소프트를 찾아갔다.

그곳에 나온 이는 역시 엔비 소프트의 핵심 실세 중에 하나인 강호정 비서실장하고, 이민혁 사외 이사였다.

실상 이것도 과거에는 말이 많이 나온 부분이다.

회사 경영 업무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이가 사내이사이고, 경영진과 관계가 없이 독립된 이가 보통 사외 이사였다.

이민혁은 그 사외 이사로 있으면서도 회사 내의 모든 중요 결정을 혼자 다한다.

그 역시 최근 와서야 복잡한 엔비 소프트 지배 구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저 짐작만할 뿐이었다.

‘롯대랑 똑같지. 뭐 내가 그런 일까지 고민할 필요는 없겠지.’

“이사님, 요즘 새로 신설한 엔비 재단 법인 분위기도 참 좋던데, 좀 늦기는 했지만 오히려 나쁘지 않은 선택 같습니다.”

이민혁은 어깨를 으쓱했다.

“아무래도 대중의 시선이 있으니까요.”

시장은 역시 가벼운 이야기다.

강호정은 입을 다문 채 그저 지켜보기만 할 뿐이다.

자잘한 신변잡기 이야기 후에 나온 역시 본론은 예상 밖이었다.

“사실 우리 엔비 소프트도 이제 엔비 투자 회사를 하나 설립할 생각입니다.”

“네?!”

경악한 김성인 이사.

그도 늘 우려했고, 염려하던 부분이다.

지금까지 엔비 소프트 덕분에 대우 증권도 엄청나게 성장했다. 그것은 멀리 갈 것도 없이 대우 증권 주가를 봐도 알 수가 있다.

거의 600% 가까운 초고속 상승세를 보인 것도 엔비 소프트의 투자 결과에 따랐다.

가장 타격을 받은 것은 역시 김성인 이사 본인이었다.

“저, 절대로 안 됩니다!”

“네?”

이민혁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강호정은 이 냉혹한 이민혁 말에 혀를 끌끌 차면서 이민혁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아, 이런. 갑작스러운 이야기라서 좀 놀란 것 같나 보군요. 하지만 어쩔 수가 없습니다. 주식 규모가 너무 커져서 이대로는 곤란합니다. 주식 매각도 시간이 걸리고, 그것도 다른 한 편으로 간단하게 처리할 일이 아닌 것은 이사님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 그러니까요. 비용 문제라면 저희가 최선을 다해서 절감할 수가.......”

“안 됩니다. 대신에 한 가지 제안한 일이 있습니다.”

“무슨 말씀.......”

“김성인 이사님이 그 엔비 투자 법인을 한 번 맡아 보시겠습니까? 현재 자본금 1조 정도로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마, 맙소사!”

김성인 이사는 경악해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직도 그 충격에서 제대로 헤어 나오지 못한 것 같았다.

딱 봐도 엔비 소프트가 100% 출자하는 회사다.

즉 기존의 대우 증권 이사 자리와는 차원이 다르다.

독점적인 지배구조를 가지기 때문이다.

거기에 엔비 계열사 주가마저 관리한다면 탄탄한 성장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엔비 소프트다. 이 회사가 성장할수록 그 기반으로 한 엔비 투자 법인은 급격하게 폭증할 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그에게도 부담스러운 자리였다.

“제, 제가 가, 감히 자, 잘할 수 있을까요?”

이민혁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것은 이상한 말씀입니다. 지금까지 잘 해왔지 않습니까? 제가 무슨 특별한 실적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처럼 사고치지 않고, 잘 관리만 하면 됩니다. 그게 가장 기본이니까요.”

그냥 평범하게 하는 말.

하지만 이게 반대 입장에서는 전혀 다르다.

김성인 이사는 이민혁에 대해서 깊은 존경심과 외경심을 품고 있었다.

“하, 하겠습니다. 아니 정말 하고 싶습니다. 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죽으라면 죽겠습니다. 이번 일은 반드시 하겠습니다!”

갑작스럽게 변한 김성인 이사.

그 가슴 속에 숨겨진 열정이 일부 그대로 드러났다.

강호정조차 흠칫 놀랐다.

이민혁 역시 새삼스러운 눈빛이였다.

‘사람이 보기와는 딴판이군.’

“좋아요. 한 번 신규 법인 설립 감안해서 고민해 보세요.”

곧 그의 앞에 놓인 것은 바로 엔비 소프트의 재산 목록이었다.

강호정은 툴툴거렸다.

“이게 우리 회사 건물과, 땅 목록이니까. 이중에 하나 고르면 됩니다. 나머지는 출자 후에 알아서 잘 진행하면 됩니다. 이사나, 정관이나 뭐 그런 거요. 적당히 일단 숫자만 맞추세요. 나머지는 뒤에 다시 재조정할 테니까요. 지금은 투자가 우선입니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었다.

이민혁이 다시 끼어들었다.

“그리고 보여줄 것이 있습니다.”

“네?”

============================ 작품 후기 ============================

DDDDD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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