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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이민혁-972화 (972/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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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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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세 인하와는 달리 법인세 인하는 개인 소득을 놀려주는 것은 아니다. 이 보다는 오히려 회사 법인의 이익을 올려준다.

특히 중소기업과는 달리 대기업 경우는 좀 상황이 다르다.

대기업에게 수탈을 당하거나, 아니 갑질 피해를 당한 이들은 이를 간다.

그 중에는 피 같은 자기 기술을 도둑질 당하거나, 아니면 소송 전을 통해서 피와, 고름까지 착취를 당한 이들 반감은 생각보다 컸다.

증오마저 보이는 이들 태반은 IMF 사태 과정에서 피해를 본 이들이었다.

“도대체 무슨 개 소리야? 어떻게 대기업 법인세를 여기에서 더 인하 하냐?!”

“어디까지나 일자리 창출.......”

“개 소리 마라. 생각을 해봐라. 그 새끼들이 양질 일자리 구할 생각이라면 지금은 왜 투자를 하지 않겠어? 돈이 생기면 자기 사내 보유고로 잔뜩 쌓아놓고, 혼자 독식만 할 거다!”

이 부분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었다.

대기업측 대변인은 나름 소통을 생각하지만 그 반대편은 아예 믿지 않았다.

상황이 예상과는 다르게 돌아갔다.

결국 중소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을 중심으로 일단 진행할 수밖에 없었고, 대기업 법인세 인하는 좀 더 대중의 의견을 들어야 했다.

안명수 대통령 역시 이 안건은 청와대에서 강제로 밀어붙일 생각은 없었다.

“이 부분은 대기업이 나서서 분명한 의사 표현을 해야 하고, 그 다음에는 일반 시민에게 합당한 조율을 거쳐야 한다.”

불협화음이 있기는 했지만 그 방향 자체는 바뀌지 않았고, 이 제2차 감세 안건과 더불어서 물살을 탄 것이 바로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안이었다.

6월까지 규제 개혁 위원회 심의를 통해서 이미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된 상황이다.

이 법안에는 각 시도지사가 경제 자유구역 지정을 할 때, 지역 부동산 안정대책 수립과, 투자비용, 유치 계획 등에 대한 예비 타당성 평가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항목도 들어간다.

자유 구획 내의 세제혜택 부분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소득세, 법인세 10년에 걸친 감면과, 관세, 특별 소비세, 부가세 추가 감면을 포함해서 생각보다는 많은 혜택이 포함된다.

다만 이 시행령 세칙 부분에 있어서도 형평성 논란이 나오면서 말이 또 많아졌다.

“너무하잖아. 아니 그러면 그 구획 안에 들어가지 않않은 기업은 오히려 일방적인 규제를 그대로 당한다는 소리잖아.”

“그 부분도 조금씩 수정이......”

“개 소리 또 하네. 이 새끼야, 가서 한 번 담당 공무원에게 이야기 해 봐라. 씨알이 먹히는 가. 그 개 새끼들은 오로지 뇌물에만 관심이 있어!”

당연히 공무원 중에 반발하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반대 여론이 더 좋지가 않았다.

이 안건 역시 국회로 다시 넘어갔다.

국회는 이미 외국에서 몰려오는 뜨거운 로비에 푹 빠진 터라, 이 안건 조율을 위해서 정신없이 이 사람 저 사람을 만났다.

국회도, 행정부도, 시민단체들도 다들 입에 단내가 나도록 뛰어다녔다.

다들 서로 하나라도 더 이익을 챙기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제까지 구조 조정과, 저축에만 푹 빠져 있는 대기업이다.

이들 역시 각종 지역 시민 단체와, 공청회를 찾아다니면서 소통에 집중했다.

한국은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을 정도로 시끌시끌했다.

방송을 통해서 나오는 내용도 시간 단위로 바뀌고, 날이 지나면 또 바뀌었다.

공개 청문회를 통해서 나온 방송은 더 심했다.

서로 멱살을 잡고 쌍욕이 오갔다.

다급하게 방송에서 자르기는 했지만 상황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다.

서로 돈이 걸려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과거에 비할 바가 없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공무원 역시 이 불안한 분위기 때문에 더 몸을 낮추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엔비 소프트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 보다 높았다.

본사 입구에는 아예 검찰청 포토 라인이 관행적으로 만들어졌다.

그곳에 몰려와 있는 기자들을 위해서 엔비 소프트도 따로 공간까지 마련해뒀다.

강호정은 하루가 멀다가 하가 이들의 집요한 인터뷰 요청에 이제를 치를 떨었다.

“그만 좀 합시다. 당신들은 쉬지도 않고 일만 합니까? 아주 죽겠습니다.”

“강 실장님 너무 하십니다. 우리가 이러고 싶어서 이런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다 국민의 알권리 때문입니다.”

“그놈의 알권리 때문에 저는 피가 말려서 죽어도 된다는 말입니까?”

“너무 그렇게 일방적이면 좀 그렇죠? 우리도 강 실장님 대변인 노릇을 톡톡히 해줬지 않습니까? 설마 지난 일은 잊은 겁니까?”

실제로 사실이다. 엔비 소프트 역시 과거 안 좋은 일이 꽤 있었다. 그 때마다 도움을 준 기자들이 있다. 그들 입을 통해서 외곡된 엔비 소프트 이미지를 벗는 데 도움이 된 것이다.

지금은 그 반대다.

엔비 소프트가 아쉬운 것이 없고, 기자들이 오히려 궁금한 것이 많았다.

“뭘 그렇게 더 알고 싶은 겁니까?”

“그 감세 정책 말입니다. 정말 엔비 소프트 측에서 청와대 쪽으로 제안한 겁니까?”

“우리가 무슨 힘이 있다고 그런 식이 됩니까? 그보다는 이야기 중에 내수 시장 침체 문제가 나왔고, 거기에 의견을 내놓았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확실히 검증된 것은 아니라는 말씀이십니까?”

“검증? 생각 좀 해봐요.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사람들 소득이잖아요. 돈이 넉넉하면 많이 소비하게 되죠. 그러니 세금을 줄이면 소득이 당연히 늘어나고, 선순환이 되는 것 아닙니까?”

“기존에는 세금이 그만큼 놓았다는 말이군요.”

“아니 그런 소리 할 필요가 없잖아요? 여러분도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료다 뭐다 시달리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 수중에 돈이 없죠. 그게 가장 근원적인 것 아닙니까? 이제까지 그 부분에 손을 대지 못한 것은 정치하는 애들 밥그릇 때문이었고요. 안명수 대통령님은 그 자기 철밥통을 내려놓은 것뿐입니다. 그런데 우리 엔비 소프트가 뭘 더하고 말고 할 것이 있습니까? 상식으로 생각하세요!”

“하긴 그게 상식이기는 하지만.......”

기자들도 곧 장 더 반박하기 어려웠다. 그들도 다 아는 사실이다. 다만 기사화를 제대로 못한 이유는 권력자의 반발 때문이다.

자기 밥그릇이 줄어드는 것을 그냥 지켜볼 이는 많지가 않았다.

각종 언론 매체에 다양한 통로를 통해서 들어오는 압력을 무시할 곳은 많지 않았다.

“하긴 엔비 소프트라면 그 딴 압력 따위는 눈도 깜짝하지 않을 회사이니.”

뒤늦은 탄식이다.

생각해보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신들은 권력자 입맛대로 의견을 내놓는다.

하지만 엔비 소프트는 자기 꼴리는 대로 자기주장을 피력한다.

그게 안명수 대통령 고민거리 해결책과 잘 맞은 것에 불과했다.

기자들도 그제야 이 내용을 중심으로 기사를 열심히 작성하기 시작했다.

강호정은 뒤늦게 흥분한 감정을 추스르면서 다시 회사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긋지긋하다.’

***

이민혁도 아침부터 흥분한 강호정 표정을 보자 입을 다물었다.

그 역시 저놈이 감정적으로 폭발하면 똥오줌 못 가리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결국 우는 아이를 달래는 기분으로 설득하고서야 그 내용을 알았다.

“기자들 말이야? 개들이야 원래 그렇지. 그렇게 화를 내다가는 너 제 명에 못 살아.”

“하아, 뭔가 좀 대안을 내세워야 하지 않을까요? 이대로는 아주 저 죽을 것 같아요.”

“연차를 내던지 해서 좀 쉬워. 그러면 되잖아.”

“정말요?”

“자식 너 없다고 회사가 안 돌아가는 것은 아냐. 너무 그런 생각 마라.”

“하지만 형이 있는데.......”

“나도 좀 쉬지 뭐.”

“차라리 다른 애들도 이번 기회에 좀 쉬는 것을 어떨까요?”

“그것도 좋지.”

쿨한 이민혁.

실제로 다른 애들도 갑작스러운 이민혁 지시에 놀랐지만 환호했다.

“만세.”

“악덕 사장 민혁 형이 드디어 제정신을 차렸어!”

“죽으라고 일만하는데, 완전히 일 중독 환자라니까!”

사회 분위기 상 계속 엔비 소프트에 시선이 집중된 터라, 다들 제대로 일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특히 법인세 인하 중에 대기업 관련된 부분은 뜨거운 감자였다.

이 불똥이 간간히 엔비 소프트 측에도 튀었는데, 이게 대답하기가 간단하지 않았다. 대기업 법인세 인하의 대상 중에는 엔비 소프트도 있고, 실제로 가장 큰 수혜자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었다.

‘당분간은 잠수 타는 것이 좋겠지.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다 별 일 아닌 것으로 넘어갈 테니까.’

***

이민혁이 가능하면 조용히 있으려고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대기업 폐악이 그 하나였다.

다른 하나라면 역시 외국기업의 무관심 역시 빼놓을 수가 없다.

과거에도 정부가 외국 기업을 불러들여서 실리콘 밸리나, 시스타와 같은 정보 IT 밸리를 조성하려 한 적이 있었다.

실제로 이 안건은 잘 진행 되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그 과정에서 불거진 투자여건 미비였다.

대표적인 것은 과거부터 진행되어온 인천 송도 IT 특구였다.

이 작업 자체가 수십 년이 걸릴 정도로 방대한 계획이었고, 여기에는 여러 가지 기존 규제 덩어리들이 많이 있었다.

안명수 대통령이나, 위의 지자제 장이 밀어붙인다고 해도 형식적인 요건 그 자체를 바로 하루아침에 없앨 수는 없다.

그나마 이번에는 청와대가 중심이 되어서 대대적인 감세 정책을 진행하면서 이 기존의 부정적인 시각에도 변화가 생겼다.

하지만 IBM, 소니, 노키아와 같은 기업은 이미 한국에 여러 차례 당한 적이 있다. 이들이 중국에 연구 개발 센터를 확충한 것도 그 연장선이다.

따라서 이런 갈등과, 의심이 쉽게, 아니 한 번에 해결되지 않는다.

이들 업체 담당자들이 청와대를 방문하고, 각 지자제를 검토하고, 주변 지역을 샅샅이 확인하는 작업이 언론을 통해서 나올 때 마다 별의 별 잡음이 끊이지가 않았다.

다만 이전과는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

이들이 노리는 것은 바로 한국 내수 수요다. 대폭적인 소득세를 비롯한 간접세 인하 덕분에 당장에 기존 한국 내수와는 전혀 다른 가능성을 봤다.

그들이 쉽게 포기하지 않는 이유다.

이민혁은 이런 복잡한 정치적인 문제 따위는 별로 알고 싶지 않았다.

그는 때문에 휴가와 동시에 일단 집 안에 콕 박혀서 잠만 잤다.

이틀을 내리 잤다.

얼마나 잤는지 허리가 뻐근해질 무렵에야 일어났다.

핸드폰은 무음으로 해놓았는데, 전화와, 메신지로 이미 폭발하기 직전이었다.

그 중에 역시 가장 시선을 끈 것은 자기 엄마 전화였다.

어쩔 수 없이 전화를 걸었다.

“응. 나야.”

“많이 바빠?”

“늘 그렇지 뭐.”

“집에는 자주 안 오냐? 아무리 바빠도 우리 아들 얼굴 좀 보자.”

“시간 나면 갈게.”

“너 엄마에게 할 말 없어?”

“무슨 말?”

“TV에 나오는 거 말이다. 전에 보니, 청와대 만찬에도 너 나왔더라. 이번에는 대통령과 면담 자리에도 나왔고, 너무 한 것 아니니?”

“그게 뭐가 어때서? 아니 회사 정책 문제 때문에 협의한 것뿐이야. 다른 대기업에서도 다 하는 거야. 새삼스럽긴.”

“너 스스로 변명이라고 생각하니?”

“응.”

“휴우, 그래, 이 엄마도 그냥 믿으마. 하지만 밥은 꼭 챙겨 먹어.”

“응.”

“결혼은 언제 할 거니? 너 만나는 사람 있다고 했지? 소개는 언제 시켜줄 거야?”

“휴우.”

“으이구, 알았다.”

곧 전화는 끊어졌다.

실로 오랜 만에 들어보는 엄마 목소리였다.

기분이 나아지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다른 전화는 그다지 시선이 잘 가지 않았다.

강호정을 비롯해서 잡다한 메시지가 와 있었다.

거기에는 안명수 대통령과, 청와대 쪽도 포함된다.

급한 일로 바로 전화 달라는 문자도 있었는데, 그다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그는 곧 핸드폰 전원을 꺼버렸다.

***

“휴우.”

조금은 갑갑한 한 숨.

이민혁이 바로 집을 나오자마자 주변을 에워싸는 경호 인력 때문이었다.

그나마 검은 양복을 걸치지 않은 것만 다행이다.

다들 요령껏 평범한 평복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 팔뚝이나, 드러난 맨 살에 드러난 흉터만 봐도 심상치가 않았다.

분위기는 더 압도적이다.

군바리 표가 팍팍 나기 때문이다.

오가는 행인들이 서로 그들을 피해가는 것만 봐도 알 수가 있었다. 아니 심지어 몰려다니는 덩치조차 그들 주변을 빙글 돌아서 사라졌다.

이민혁도 혀를 찼다.

“오늘은 쉬는 날인데, 꼭 이래 야 합니까?”

“어쩔 수 없습니다. 이게 경호 방침입니다.”

이민혁도 몇 번 이야기 해봐야 먹히지 않자 결국 포기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몇 사람만 지근거리에 있고, 나머지는 거리를 두는 것이다.

그도 처음에는 이들 경호 인력 때문에 고민했지만 곧 떨쳐버렸다.

============================ 작품 후기 ============================

D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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