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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이민혁-1032화 (1,032/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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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우레와도 같은 박수 갈채가 뒤이어서 회의실을 울렸다.

그나마 남아 있던 회사에 대한 불안감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바로 이민혁이 원한 그 분위기였다.

‘겨우 수습국면이군. 앞으로는 좀 조심을 해야겠어. 이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니.’

솔직히 그 자신도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이다. 새로운 먹거리를 만드는 것은 좋았지만 기존 조직 간의 갈등 역시 가볍게 생각할 일은 아니었다.

***

강호정은 대강당실 준비를 하는 중에도 계속 온 전화를 대충 정리했지만 신경이 곤두 서 있기는 매 한 가지였다.

바로 현한 자동차였다.

그쪽에서 주구장창 전화가 오는데, 그라고 해서 딱히 답변할 일은 아니었다.

그는 대강당 강연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민혁 뒤를 따른 이 이야기부터 했다.

“현한 자동차에서 계속 자꾸 만나자는 연락이 옵니다. 아무래도 이번 자율 주행 실험 때문인 것 같은데, 어떻게 할까요?”

“혹시 언론에 난 기사라도 있어?”

“아니 그게 이상하게도 없습니다. 이 정도 소식이라면 그야말로 특종인데, 한국 언론 치고는 좀 요상한 반응이에요.”

“그거야 현한 자동차에서 입단속을 하니, 그렇잖아. 외부에서 당장 알게 되면, 도시바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에서 그냥 있지 않을 테니까.”

“하긴 그 실무진도 이번에 단단히 몸이 달아 있으니, 그럴 만도 하네요.”

최근 자율 주행과 관련해서 엔비 소프트에서 진행하는 일은 이미 이민혁이 어지간한 회사에 다 알린 터라 그들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방문했다.

이민혁이 현한 자동차를 압박하기 위한 일종의 견제 수단이었다.

그 덕분에 현한 자동차도 고분고분 협조를 해온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이들을 쉽게 믿기도 어려웠다.

최근 야당에서도 이 자율 주행 관련된 법안 관련 검토를 하면서 현한 자동차를 계속 만나서 뭔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둘 사이에서도 엔비 소프트에 대한 위기감을 느낀 것은 말한 것도 없다.

이민혁이 그 내용을 모를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굳이 그런 문제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

“애들 분위기는 어때?”

“최고죠. 엔비 메디테이션 불만은 이제 온데간데없어요. 전부 다 이 자율 주행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뿐이에요.”

“그럴 수밖에 없겠지. 우리 엔비 소프트 기술이 안 들어간 것이 없으니까.”

“그것 때문에 오히려 다른 소리를 하는 이들이 더 많아요. 아 이제 죽었구나. 똑 강행군의 연속이다. 그래도 역시 마음은 편한가 봐요. 딱 봐도 향후 매출은 엔비 메디테이션 그 이상이니까.”

“엔비 메디테이션은 어디까지나 신약 개발이 아니라, 로열티 그 자체이니까. 아마 향후에도 매출 규모 자체는 그렇게 많이 늘지 않을 거야. 이보다는 순이익이 더 늘어나겠지.”

“그러게 말이에요. 그야말로 신의 한수에요. 전 이사님이 이런 사소한 일까지 그렇게 신경 쓰는 줄 몰랐으니까요.”

“쓸데없는 소리 말고, 애들 분위기나 한 번 제대로 체크해봐. 말만으로 곤란하니까. 이미 내가 필요한 자료는 다 보냈으니, 그것도 검토하고.”

“알겠습니다.”

***

김정민은 어제 다른 엔비 소프트 주요 창업 멤버와 같이 질퍽하게 술을 마셨다. 그도 그렇지만 다른 이들도 그 자리에서 엔비 메디테이션 푸념을 다들 털어 놓았다.

다들 쉬쉬하면서도 실제로 술 먹고 나면 나오는 이야기는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민혁 형, 정말 실망이야.”

“이번 일은 정말 아닌 것 같아.”

“난 이번 일이 별 것 아니라고 흉내를 내야 하는 내 자신이 더 미워.”

“최소한 우리 입장은 생각을 해 줘야지. 아니 신약 개발 관련해서 아는 것이 있어야지. 그런 프로젝트라면 결국 다른 이들에게 넘어가잖아. 우리들은 그야말로 토사구팽이야!”

토사구팽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화두가 되었다.

실제로 그들조차 내부적으로 좀 심한 경우가 있다고 생각했다.

몇 몇 임직원은 사내 복지를 개인적으로 마음대로 이용하는 이도 있었다.

이민혁이 눈감아줘서 넘어가기는 했지만 여전히 가볍게 생각할 일은 아니었다.

김정민 스스로가 봐도 눈살을 찌푸릴 정도였다.

‘민혁 형은 더 심하겠지. 싫다는 내색도 사내 분위기 때문에 말 못하잖아.’

자연스럽게 그 역시 이번 일 때문에 회사 내에서 다른 부서에 괜히 밀리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도 원래는 그렇지 않았지만 엔비 소프트 커 갈수록 그런 경향이 더 심했다.

그런 중에 나온 이야기가 바로 자율 주행에 대한 프로젝트였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이민혁은 이 안건이 진행 되는 중에도 이상하게 직원에게는 별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게 더 불안 요인이었다.

자고 일어나니, 터진 것이 바로 자율 주행에 대한 실험 결과였다.

그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다시 시간이 지나자 이것은 단순히 동영상 정도에서 끝나지 않았다.

강호정이 아예 자율 주행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연구 서버에 올렸다.

“!”

김정민도 그렇지만 다른 이들 역시 같이 모여서 경악하기는 매 한 가지였다.

“마, 말도 안 돼. 이 엄청난 자료를 언제 다 만든 거야?”

하지만 최진훈은 좀 생각이 달랐다.

“민혁 형이 언제 한다고 하고 연구를 하나. 이미 사전에 미리 준비를 해놨겠지. 이번 일이 터지자 결국 터트린 거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사람이 이럴 수가 있는 거야. 이거 개인용 컴퓨터가 아니라, 차라구. 이게 현실에 가능한 거야?”

오히려 반문하는 김정민.

그의 충격이 그만큼 컸다.

실제로 다른 직원 역시 패닉에 빠져서 멍하니 자료만 살필 뿐이었다.

곧 이어서 탄식이 하나씩 터져 나왔다.

자율 주행 차량 내부의 설계 내용과, 그 한계,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구조에 대한 설명이 뒤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놀라운 것은 실험 차량이 기본이 된 각종 드라이버와, 그 매뉴얼이다.

그것을 관리하고, 튜닝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어느 정도 구비되어 있었다.

다만 역시 시간이 지나자 곧 한 두 사람씩 고개를 갸웃하는 이도 나왔다.

“이거 좀 그러네. 도로의 형태에 대해서 몇 가지 패턴만 나와 있잖아. 각각의 차량 주행에 따라서 도로 이탈이나, 시설물 충돌에 대한 것이 다 누락되어 있잖아.”

“여기 그 시뮬레이션 결과는 다 있네. 이거 뭔가 좀 부실한데.......”

“바보야, 그게 무슨 자료 부실이야. 시간이 없으니, 할 수 있는 것만 한 거잖아.”

“아!”

뒤늦게야 다들 이번에 서버에 올라온 자료에서 빠진 부분을 발견했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었다. 실험을 하다가 만 흔적부터 시작해서 확인 작업이 끝나지 않은 것도 꽤 있었다.

단적인 예를 들자면 역시 도로 미끄러짐과 같은 부분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 아르가 어느 정도 전형적인 수치를 넣어놓기는 했지만 실제로 적용되는 경우는 또 차이가 있다.

거기에 따른 빅데이트는 전부 다 빠져 있거나, 아니면 미비했다.

이런 틈이 곳곳에 존재했는데, 아니 생각보다 더 엄청나게 많았다.

김정민도 뒤늦게야 탄식했다.

“어쩐지 너무 막 나가는가 했다. 이런 문제가 있었구나.”

하지만 다른 이들 분위기는 달랐다. 그들은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발견하자 꽤 고무된 것 같았다. 이 프로젝트는 그만큼 다른 엔비 소프트 프로젝트와는 성격이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특히 차는 남자의 로망이다. 그들 역시 테스트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지만 이 차량 만큼은 아니었다. 제대로 확인만 끝난다면 각자 자기 차도 이런 시스템을 구비할 수 있었다.

“그, 그러면 나 키트도 하나 생기는 거야?!”

“자식 벌써부터 그런 꽁수를 생각 하냐? 이건 일이잖아. 민혁 형이 우리를 다 생각해서 준 일이니, 그렇게 생각 마!”

이민혁 찬양부터 나왔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는 오래 가지 않았다. 뒤늦게야 각 차량 모듈에 대한 아르의 주먹구구식 매뉴얼 때문이다. 아르의 합리적인 인공 지능식 매뉴얼 수십 만 페이지가 그 뒤를 이었다.

“.......”

김정민도 그렇지만 다른 이들 역시 입을 다문 채 침묵하고 말았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마 무시한 분량이었다.

‘젠장맞을 설마 민혁 형이 이번 엔비 메디테이션 건으로 복수라도 하는 거야?’

다들 서로 눈치만 본 채 별 다른 이야기도 없었다.

강호정이 때 마침 손뼉을 치면서 나타났다.

“자 다들 분위기 알지? 그래, 이번 일은 알아서 분할해서 책임자를 정해. 어차피 시간은 충분하니까. 느긋하게 해 봐!”

“휴우.”

한 숨 소리가 그 대답이었다.

***

솔직히 엔비 소프트의 회사 영향력은 과거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이제는 굳이 엔비 소프트에서 따로 개발을 하지 않아도 그 영향력은 점점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그 규모를 키워갔다.

바로 엔비 계열사로 칭해지는 기업들 때문이다.

이민혁이 지속적으로 엔비 투자를 통해서 기업 지분을 줄여가도 그 영향력은 더 엄청났다. 주식을 팔아도 법인 계좌에 쌓이는 현금 때문이었다.

오성 전자 지분만 해도 무려 38조에 달할 정도였으니, 다른 애플이나, 코닝같은 주식은 말할 것조차 없는 일이다.

특히 코닝은 생각보다 규모가 있는 회사였지만 아이팟A 라인업이 전 세계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하면서 더 발전했다.

이런 회사 지분은 이미 이민혁이 매입할 때 가격의 3-4배는 가볍게 넘어갔다. 간혹 주가가 단기적으로 폭등할 때는 5배를 넘어갔다.

즉 평균적으로 3배 가까운 시세 차익이었으니, 그 규모는 어림짐작 가능하다.

이민혁도 이제는 골치가 아파서 이 내용은 들여다보지도 않았다.

그는 이보다 최근 회사 내에서 생긴 그 알력 문제가 더 골치였다.

‘고작 다섯 명을 뽑았는데, 이런 문제라니. 앞으로 날 보고 어쩌자는 거야.’

이 부분은 이민혁 자신도 솔직히 좀 문제를 시인했다.

아르 메디테이션은 기본적으로 다른 엔비 소프트의 사업부와는 완전히 다른 아이템이다. 더욱이 전문 지식이 없으면 그 일을 하기가 어렵다.

엔비 소프트 기존 임직원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비슷한 일이었다면 김정민이 알아서 컨트롤 타워가 되겠지만 지금처럼 전혀 다른 분야 경우에는 그렇게 되지 못했다.

따라서 이들이 마음 잡고 있을만한 일이 필요했다.

자율 주행은 바로 과정에 나온 이민혁의 무리수나 마찬가지였다.

실제로 동영상에서는 잘 동작하는 것 같았지만 그것은 제한된 범위 내에서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온 것에 불과했다.

진짜 도로나, 아니면 복잡한 환경 하에서는 어떻게 되는 지 직접 확인해 봐야한다.

특히 딱 정해져 있지 않은 복잡한 도로 신호등과 같은 부분이 그 요인이다.

아르가 아닌, 아르 카가 그것을 일일이 다 확인하고, 판단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했다. 아니 이것은 단순한 테스트 문제 이전이다. 관련 법규 개정을 비롯해서 규제 철폐가 우선이었다.

‘지금 야당하는 것 봐서는 그게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말이야.’

하지만 이민혁은 오히려 그 점을 또 다른 노림수도 선택했다.

애초에 자율 주행이 상용화되려면 넘어야 할 산은 많았다.

이보다는 사내 갈등 요인을 없앤 것이 가장 큰 핵심이었다.

당연히 현한 자동차 내부에서는 이런 이민혁 사정을 몰랐다.

이민혁은 아침부터 엄마에게 삼촌 이야기를 넌지시 듣는 것으로 시작해서 엔비 소프트 본사에 들어설 때 그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현한 자동차 연구소에서 나온 이들이다.

가장 뒤쪽에 있는 이는 이번 실험 때문에 안면이 있는 김영태 수석이었다. 그 앞에 있는 이는 당연히 그와 관련이 있는 이였다.

“죄송합니다. 아침부터 이렇게 찾아온 것은 바로 그 차량 주행 문제 때문입니다.”

“그 이야기는 이미 실무자에게 분명히 말을 했을 텐데요, 지금 시점에서 딱히 저희가 그 쪽에 할 말은 없습니다.”

“이, 이사님, 지금 시점이라니요.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저희도 할 수 있습니다.”

호들갑을 떠는 이는 바로 현한 자동차 연구소 소장인 지영한 상무였다. 머리가 반쯤 흰색으로 덥혀 있었는데, 전형적인 연구원 모습이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2회만.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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