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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마신화성군-124화 (124/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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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의 안내자

페르세포네와의 정사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루어졌다.

육덕진 미녀의 몸을 유린하면서 자지를 박아넣었다. 정액을 계속해서 자궁에 사정하면서 입술을 겹치고 몸을 뒹굴었다.

우악스러운 손길이 그녀의 풍만한 가슴을 움켜쥐며 유두를 당겼다. 유부녀라고는 믿을 수 없는 조임과 반응이 귀엽다.

색욕으로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은 페르세포네는 두 팔 벌리며 라에가르를 받아들였다. 남편이 있는 몸이건만 외간 남자에게 깔아뭉개지면서 거친 숨결을 헐떡인다.

그럼에도 페르세포네는 지금의 충족감에 만족하고 있었다. 단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절정과 성적 쾌감, 자지가 보지 깊숙한 곳에 박힐 때마다 환희했다.

보지에서 정액이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벌써 수십 번이나 사정했다. 임신하지 않으면 이상하겠지.

여신이라 할지라도 인간과 몸을 겹치면 임신한다.

아프로디테도 인간의 아이를 낳았고, 다른 여신들도 그러했다. 페르세포네는 진심으로 라에가르의 아이를 가지고 싶어 했다.

그 때문일까. 난자가 내려오면서 당장이라도 정자와 착상해서 아이를 가지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장차 저승의 왕비가 낳는 것은 저승의 왕 하데스의 자손이 아닌 하계의 왕이 될 인간의 아이일 것이다.

“아아앙!!”

비명에 가까운 신음을 터트리면서 정액과 애액으로 범벅이 된 미녀가 쓰러졌다.

벌써 수 시간이나 이어졌다. 밤낮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저승에 있어서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시간이 지났다는 개념조차 들지 않았다. 그저 성욕에만 충실하게 움직이면서 서로 몸을 겹쳤다는 것만이 기억에 남았다.

매끈한 몸매를 겹쳐오면서 페르세포네가 라에가르와 입맞춤을 길게 이어 나갔다. 타액을 교환하고 타액으로 이루어진 실타래를 이어내며 페르세포네가 입술을 떼었다.

그녀가 배시시 웃었다.

“어땠나요?”

“끝내줬지.”

라에가르의 두꺼운 손바닥이 그녀의 둔부를 크게 때렸다.

새빨갛게 피부가 물들었다. 엉덩이를 맞은 고통에 페르세포네가 작게 떨었다.

정액과 뒤섞인 애액이 질질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직도 부족한 모양이다, 이 음란한 유부녀는. 하지만 성교는 이것으로 종료.

페르세포네는 허리가 아픈 것을 느꼈다. 얼마나 허리를 흔들었던 걸까. 성욕에만 충실해서는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오로지 섹스에만 집중한 것 같았다.

“그래서 약속은?”

“좋아요. 이렇게나 많은 정을 받아 버렸으니까. 그녀들에게 걸린 저주를 풀어 드리죠. 그게 조건이었죠?”

“그렇지.”

“그런 약속 같은 것 없이 이어졌다면 좋았을 텐데.”

페르세포네가 씁쓸하게 웃었다.

라에가르는 어디까지나 프시케의 상자를 열어버린 에리니에스 세 자매들에게 걸린 저주를 풀기 위해서 자신과 몸을 겹친 것이다. 씁쓸하다고 할까.

저승의 왕이 하데스가 아니라 라에가르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물론 하데스도 나쁜 남자는 아니다. 그저 나이가 많은 남편이라는 것이 문제였지.

아직 혈기가 왕성한 여자에게 있어 치명적인 일이다. 성욕이 가장 달아오를 시기였건만 그것을 충족시킬 수가 없었으니까.

에리니에스 자매들에게 걸린 저주를 풀어버리면 이것으로 관계는 끝난다.

그것이 아쉽다. 수 시간이나 몸을 겹쳐버린 탓일까.

처음에는 그저 어머니 데메테르가 총애하는 남성이 궁금하기도 했고, 누구보다 눈부신 영혼의 색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성욕을 채우려는 목적으로 침실로 끌어들인 것뿐이었다. 저승에서 한정된 삶을 살아가는 그녀에게 있어 작은 일탈이었던 셈이다.

하데스가 아닌 다른 남자에게 안긴다.

그 불륜이 바로 페르세포네에게 있어서는 하나의 오락이었고, 답답한 저승 속에서 유폐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억압된 여성에게 있어 자유였다.

덕분에 지금까지 억눌러왔던 성욕을 모두 풀어낸 그녀는 라에가르의 뺨에 작게 입을 맞추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저주를 해주해 드릴게요. 그리고 스틱스 강에서 불사의 가호를 멋대로 손에 넣은 것도… 용서해 드리죠.”

페르세포네가 한쪽 눈가를 찡긋거리며 윙크를 보냈다.

소악마처럼 간드러지는 반응에 라에가르가 어깨를 으쓱였다. 아무래도 저승의 왕비는 불사의 가호에 대해서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녀가 말하길 스틱스 강에서 얻을 수 있는 불사의 가호는 어디까지나 저승의 주인이 허락을 해야만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아킬레우스 같은 경우에는 그 모친 테티스의 미모에 하데스가 반했기 때문에 허락을 한 것이었지만, 라에가르 같은 경우에는 스스로 내린 결정이었다.

그렇기에 저승의 율법에 어긋나는 행동이다.

페르세포네는 “율법대로라면 지옥 깊은 곳에서 영원히 유폐형을 받겠지만요”라고 짓궂은 말을 던졌다. 물론 저승의 왕비로서 저승에서 무례를 범한 인간을 용서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지만, 그를 연인으로 생각하게 되어버린 여성으로서는 이번만큼은 눈을 감았다.

에리니에스 자매들이 있는 방으로 발길을 향하며 라에가르가 물었다.

“저승의 힘이 더 강해진 것 같은데. 죽은 자들이 많아서인가? 아버지도 그렇게 말했고.”

“제우스 님인가요? 물론 그렇죠. 두려워하는 것도 당연해요. 이대로 가다간… 저승의 힘이 지나칠 정도로 강해져요. 태고에 정했던 균형이 무너지는 셈이죠. 지금까지 이런 적이 없었고, 그 누구도 대비를 하지 않았어요. 인간들의 다툼과 전쟁이… 신들이 예상했던 것보다도 그 규격을 달리하고 있어요. 신들이 뒤에서 부채질을 했다지만, 인간들의 역사가 그만큼 피를 요구하는 일이 잦아졌다는 거죠.”

페르세포네는 그렇게 말하며 떨떠름한 미소를 지었다.

저승의 힘이 강해진다는 것은 다시 말해서 그녀가 지상으로 나갈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이제 곧 봄이 찾아든다.

페르세포네는 제우스와 하데스, 그리고 데메테르 사이에 정해진 약속에 의해 앞으로 반년 동안은 자유의 몸이 된다. 하지만 과연 그 약속이 언제까지 유지될까?

하데스의 힘이 계속해서 강해지면 스틱스 강의 약속을 무시하더라도 그 누구도 심판을 내릴 수 없게 된다.

스틱스 강의 맹세는 3대 절대신에 의해서 관리된다.

만약 절대신이 그 약속을 어길 경우, 다른 절대신들이 처벌한다. 만약 하데스가 약속을 어길 경우에도 제우스와 포세이돈이 그를 견제할 수 없다면, 하데스는 그야말로 독불장군과도 같은 권위를 가지게 된다.

이승과 저승이 교차된다.

하데스는 계속해서 이승에 대한 집념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언젠가는 제우스와 포세이돈을 몰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려 들겠지. 자연스레 하데스의 아내인 페르세포네는 어머니 데메테르에게 가지도 못하고 영원히 하데스에게 속박당하고 말 것이다.

“저승에 죄인들이 너무 많아. 인간의 본성이 가면 갈수록 악해지고 있다. 그렇게 보면 되는 건가? 테살리아의 왕으로서 딱히 달갑지는 않은 결과인데.”

“후후후. 그렇네요. 하계의 왕, 당신 때문이네요.”

페르세포네가 연인처럼 거리를 좁히면서 라에가르의 뺨을 손가락으로 꾹 찔렀다.

그녀는 웃고 있었지만 과연 그 웃음은 행복에서 흘러나온 걸까. 이승에서 전쟁으로 인해 죽는 인간들이 늘어나고, 심판을 받아야 할 죄인들이 늘어날 때마다 가장 고통받는 것은 바로 페르세포네였다. 그녀가 가장 큰 피해자였다. 올림포스의 신들은 그저 ‘유희’를 목적으로 전쟁을 원했고, 그것을 야기시켰다.

전쟁이 끊이질 않는다.

얼마 전에도 아이톨리아에서 전쟁이 벌어졌고, 아테네에서도 전쟁이 벌어졌다. 하계의 왕이 되기 위한 전쟁이라고 하지만, 그 전쟁의 여파로 저승의 왕비님은 피해를 입고 있었다. 라에가르는 그에 대한 책임이 있었다.

“이제 곧 있으면 이승으로 오겠네.”

“그렇죠? 이제 곧 봄이니까요. 제가 이승으로 가기 때문에 봄이 오는 거죠. 저희 어머니는 제가 없으면 일을 잘 안 하시니.”

잘 안 하는 게 아니라 아예 안 하는데, 라에가르는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데메테르에게도 체면이 있으니 참기로 했다.

페르세포네가 이승으로 돌아오면 데메테르가 드디어 풍요의 여신으로서 일을 시작한다. 새싹들이 자라나고 곡식들이 성장하기 시작한다.

그렇기에 봄이다. 봄은 페르세포네를 상징하고, 페르세포네가 있기 때문에 봄이 시작된다. 만약 여신의 딸이 이승으로 올 수 없다면 데메테르는 절대로 일을 하지 않을 것이고, 이승에서는 영원한 아귀지옥이 펼쳐질지도 모른다.

이렇게 생각하니 모든 상황들이 지옥이군.

라에가르는 어느 선택지로 흘러가든 지옥과도 같은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것에 탄식했다. 하데스와 저승의 힘이 커지는 것도 곤란해 죽겠는데, 이제는 데메테르 건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야 한다.

“테살리아로 와. 어차피 데메테르도 테살리아에 있을 테니까.”

“네! 이승에서 잘 부탁드릴게요.”

페르세포네는 곧바로 에리니에스 자매들에게 향했고, 라에가르는 그 바깥에서 궁전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저승 세계를 경험하기 위함일까.

인간이 저승으로 오는 경우는 단 한 번밖에 없다. 죽었을 때.

그것에 적용되지 않는 라에가르는 저승의 이단아였고, 오래 머물 수 없는 처지였다. 그래서 페르세포네가 세 자매들에게 걸린 저주를 해주하는 시간을 이용해 라에가르는 주변을 한 번 둘러보고 있었다.

저승은 그다지 다를 것 없었다.

하늘이 존재하지 않고, 풍요로운 땅도 존재하지 않는 폐허였다. 전쟁과 기아가 지배하고 있는 세계라고 할까. 이곳저곳을 둘러 다니며 그 끔찍한 세계를 눈에 담았다.

그런 라에가르에게 익숙한 얼굴이 다가왔다.

저승에서 익숙한 얼굴이라니. 라에가르는 그를 보고서 꽤나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저승에서 만난 주민은 얼마 전에 이승에서 싸웠던 존재였다. 긍정적인 일이든, 부정적인 일이든 저승에서 라에가르를 보고 싶어 할 인간들은 넘칠 정도로 많을 것이다.

하계의 왕에게 은혜를 입은 자들도.

하계의 왕에게 원한을 진 자들도.

하지만 라에가르에게 다가온 존재는 그 후자에 속했다.

“라에가르! 네놈을 여기서 또 만나게 될 줄이야! 하지만 이상하군. 너는 죽을 운명이 아니었을 텐데? 흥, 죽지는 않았군. 그러면 어째서 저승으로 온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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