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8 -Ability- =========================================================================
"..케륵?"
모험가 들에게서 빼앗은 스톤을 흡수 한 순간, 나는 아무것도 없는 무색의 공간에 있었다.
도대체 어느 새에? 라고 생각하며 자연스래 주위를 둘러 보지만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그저 흰색의 공간일 뿐, 어디가 위인지...아니면 어디가 아래인지도 제대로 구분이 안가는 이곳에, 나는 어느새 들어와 있었다.
도대체 어느 순간에 들어온거지?
분명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나는 모험가들 에게서 빼앗은 첫번 째 스톤을 흡수하고 있었고, 이제 그 다음 스톤을 흡수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분명 두번 째 스톤을 흡수하는 그 순간, 몸이 붕 뜨던 느낌이 한 순간에 들고 난 뒤 정신을 차려보니 아무것도 없는 무색의 공간으로 다시 돌아왔다.
"반가워, 오랜만이군."
그리고 그렇게 지금의 상황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며 아무것도 없는 무색의 공간을 몇차례 정도 둘러보고 있을 때, 나는 갑작스래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목소리가 들린 쪽을 돌아 보았고, 그곳에는 언제인가 한번 보았었던 것 같은 '인영'이 나를 보고 왜인지 미소를 짓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너는...케륵..."
"그래, 기억하고 있지?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40일 전에 너를 이곳으로 불러왔던 녀석이야, 표정을 보아하니 아주 잘 기억하고 있는 것 같으니 딱히 다른 말을 해줄 필요는 없겠군."
인영은 씨익 하고 웃으며 어느 새 생겨난 의자에 앉아 이내 두 손을 모아 깍지를 끼고는 말하기 시작했다.
"자, 그럼 지금부터 대충 30분...아니 30분에서 40분 정도는 너와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군. 물론 10분정도는 내가 너에게 전해 줄 이야기를 해야 하니까 너에게 주어진 시간은 아무리 길게 잡아도 30분 정도군, 자 그럼 내가 먼저 말할까? 아니면 네가 먼저 궁금한 걸 질문할래?"
인영은 여전히 이 무색의 공간에 있는 고풍스러운 의자에 앉아 나를 바라보며 웃고 있었고, 나는 그런 그를 바라보며 한 순간 정리되지 않은 머리를 정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기 시작했다.
우선은 제 빨리 생각을 정리하고 지금 상황에 대해 전체적으로 추론 할 수 있는 질문을 해야 한다.
그 이외에도 물어보고 싶은 것이 많으니 30분이라는 시간은 턱 없이 부족하지만 우선 어떻게든 생각을 정리하기만 한다면...
"잡 생각이 많은 것 같으니 우선 내 이야기 먼저 하도록 하지. 지금의 너로서는 들어도 상관 없고 듣지 않아도 상관 없는 이야기기는 하지만 그래도 들어 두면 좋겠지."
인영은 그리 말하더니 이내 몇번 목을 푸는 듯 큼큼 거리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선 축하한다. 너는 8만 명 중에서도 살아 남았고, 2400명이 되어 다시 한번 살아남았으니...확실히 축하한다고 봐도 되겠지, 유감스럽게도 이제 우리가 데려온 8만명의 영혼들 중에 남은 영혼들은 고작 300명 가량밖에 되지 않으니까 말이야."
"...300명?"
"우선 질문하려고 하지 말고 들어 보라고, 음...어디보자...네가 실력이 있어서 살아 남았던, 아니면 단순히 운으로 살아 남았던...너는 확실히 행운아야. 분명히 너는 그 '미궁'에서 80일동안 살아님은 녀석들 중 하나니까....물론 너희들의 궁국적인 목표에 가까워 지기 위해서는 그것도 무척이나 부족하지만...아마 나와의 대면이 끝나고 다시 미궁으로 가게 되면 조금 여러가지가 바뀌어 있을 테니 기대해 보는게 좋아."
그 인영은 내 말을 막고 그렇게 말하더니 이내 고풍스러운 의자에 턱읠 괴고, 다른 한 손으로는 나를 가르키며 말했다.
"뭐니 뭐니 해도, 결국 '우리'들은 남은 '300명'에게 기대를 걸고 있으니까 말이지."
인영은 그렇게 말하더니 이내 여유롭다는 느낌을 주며 다리를 꼬기 시작했고, 나는 아무런 말도 없이 그런 인영을 바라보았다.
"뭐, 이것 이외에도 할 말이 있기는 하지만 '우선' 먼저 해야 할 말은 끝났으니...자, 질문해 보라고. 내가 모르는 것 빼고 다 알려주도록 하지."
"...케륵...그렇다면 지금..이 상황부터 케륵..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설명? 어떤 상황에 대해서 말하는 거야? 지금 네가 나에게 불려온 이 상황? 아니면 네가 간 세계에 대해서? 그것도 아니면..."
"전부..!..케르륵..내가 이 미궁에 온 이유부터, 어째서 그 남자를 죽여야 하는 것인지...그리고 그 남자를 죽이게 된다면 나는 결국 어떻게 되는지까지 전부!...케륵..케르륵."
뭐라고 말 해야 할지 모르겠다.
막상 물어볼 것을 생각하면 정말로 많았지만, 반대로 정말로 많았기에 결국 이런 횡설수설 한 것 같은 말이 나오게 됬지만 그 인영의 의외로 머리를 긁적이며 말하기 시작했다.
"전부 말한다면 시간이 조금 걸릴지도 모르겠지만...뭐, 좋아. 어차피 질문시간동안 답해주는게 내가 할 일이기는 하니까...이야기 해 주도록 하지...다시 한번 확인하겠지만 네가 원하는 것은 '전부'라고 말했지?"
...사실 지금에 와서 지금 내 자신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알기 위해 귀중한 시간을 쏟아 붙는것은 잘못 된 선택이 될지도 모른다, 만약 이 이야기를 하지 않은 채 내 권능에 대해 조사해 보면 아마 훨씬 더 '미궁'에서 살아남는데에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이점을 전부 포기하고 만약 지금 이 질문 하나에 남은 시간을 전부 쏟아 붙는다고 해도 이 '상황'에 대해서 알고 싶다.
나는 그리 생각하며 그 인영이 하는 말에 조심스래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그 인영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하기 시작했다.
"옛날...뭐, 옛날이라고 해도 이제 20년 정도가 지났을 뿐이지만, 지금 너희들이 있는 세계에는 커다란 재앙이 하나 닥쳤었다. 무지하게 큰 재앙이라서 그저 중간계에서만 살고 있던 '인간'을 포함한 이들로서는 전혀 막을 수 없을 정도의 큰 재앙이였지, 그리고 그것은 우리들로서도 충분히 골치아픈 일이였어. 만약 그 '큰' 재앙에 중간계가 그대로 휩쓸려 버리면 우리들로서는 차원의 '균형'이 깨지는 일이라...뭐 이것저것 문제가 있지만 그냥 문제가 있다고만 이야기 해 두지,"
그것도 전부 다 설명하려면 무척이나 골치아픈 이야기가 되니까 말이야. 라고 그 인영은 그렇게 말하고는 이내 씨익 웃은 뒤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아무튼 그렇게 재앙이 일어나고 난 뒤 우리는 그 재앙을 막기 위해 고민했지, 우리들로서는 애초에 차원 내에 직접적으로 간섭하는게 불가능 하기에 직접적으로 그 재앙을 막는 것은 불가능 했거든...그래서 그렇게 고민 고민을 하던 도중, 우리는 하나의 괜찮은 방법을 발견했어, 몇번 생각해 봐도 아주 나쁘지 않은 계획을 말이야."
그 인영은 그리 말하며 조용히 웃었다.
============================ 작품 후기 ============================
오늘편 왔습니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