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41 -Ability- =========================================================================
그 뒤로 넬라와 함께 보라색을 흩뿌리는 스톤을 전부 흡수 한 뒤, 나는 자연스래 일어나 이전처럼 능력을 사용해 보려 했지만 이내 내 허벅지 쪽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얼굴을 찌푸리며 다시금 주저 앉아야만 했다.
...확실히 아까 모험가들을 사냥 할 때 허벅지에서 느껴지는 통증을 애써 무시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긴장이 풀린 상태로 다시 한번 느껴보니 이 통증은 상당히 고통스러웠다.
분명 처음 도약을 하고 난 뒤, 땅바닥에 착지 했을 때는 그저 욱신 거리는 듯 한 느낌 뿐이였는데 다시 한번 도약을 한 뒤에 느꼈던 것은 이미 욱신거리는 느낌이 아니라 나에게 상당한 고통을 가져다 줬었다....그 뒤에는 딱히 도약을 할 필요도 없이 모험가들의 뒤에 있는 가방을 줍고는 넬라의 품에 안겨 도망을 치고 난지라 통증을 느끼지 못했는데.
지금 막상 일어나려고 하니 허벅지에서 느껴지는 고통이 장난이 아니다.
"케륵 케륵..."
...도대체 왜? 라는 의문이 한 순간 내 머리 속을 스쳐지나갔지만 나는 조금의 시간이 지나고 난 뒤 어렴풋이 그 이유를 추측 할 수 있었다.
"케륵..몸이..버티지를 못하는건가?"
"응..? 그게 무슨 소리인가?"
넬라의 물음이 들려왔지만 나는 그러 넬라에게 가볍게 아무것도 아니라고 대답 한 뒤, 지금 내가 생각한 것이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넬라의 그림자를 사용해 나의 몸과 동기화 시켜 넬라의 능력을 어느정도 사용하는 것은 곧 생각해 보면 넬라의 힘을 전부 다 까지는 아니더라도 나에게 필요한 만큼의 힘을 가져오는 것이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생각해야 할 것은 늑대인간인 넬라의 몸과, 고블린인 나의 몸의 내구성은 무척이나 차이가 난다는 것이였다.
넬라는 애초에 그림자의 본체이니만큼 자신의 힘을 컨트롤해 자유자제로 써도 딱히 몸이 망가지지 않을 정도로 내구도가 튼튼하지만 '고블린'인 나의 경우에는 넬라의 힘을 일시적으로 사용한다고 해도 고블린의 신체가 넬라의 신체만큼 버텨주지 못한다는 이야기 였다.
...확실히 나는 넬라의 그림자와 동기화를 하는 와중에 자연스래 내 몸의 팔과 다리가 마치 넬라의 다리와 팔처럼 변했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겉 모습만 그렇게 바뀐 것일 뿐, 실제로 그 폭발적인 힘을 내는 늑대인간의 다리를 감당할 정도로 고블린의 신체는 튼튼하지 않으니 결국 늑대인간의 다리로 인해 폭발적인 도약력을 내는 내 다리는 그 힘을 버티지 못하고 당연히 고통을 호소 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였다.
...확실히 맨 처음 이 능력을 사용할 때에는 애초에 온 몸이 만신창이가 되었고, 능력이 풀리자마자 그 자리에서 쓰러져 버린 지라 제대로 느낄 틈이 없었지만...이런 식의 패널티가 있을 줄은 솔직히 생각하지 못했다.
"케륵케륵..."
그렇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전투방법을 찾아 봐야 하나?
하지만 자금의 나로서는 넬라의 그림자를 빌려 그 그림자와 동기화 해 싸우는 것이 가장 내 전투력을 올릴 수있는 방법이다....아니, 동기화를 하되 일부러 힘을 조절해 싸운다면 어떨까?
....그건 무리겠지.
안 그래도 이전 기습 때 했던 도약도 만약 넬라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마법사는 곧바로 회피 했을 터, 기본적으로 내가 그녀의 그림자와 동기화해 싸우는 방법은 단 한번의 도약으로 단 한번에 모험가들을 죽이는 방법이다.
하지만 만약 도약을 사용하지 않고 달리는 것 만으로는 성공적으로 암살을 시도 하는건 불가능 하다....해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불가능에 가깝다.
"라만."
"케륵..왜그래 넬라,"
"네 말대로 그 스톤이라는 것을 흡수하니 내 권능이 조금 더 신기하게 변했다."
"...케륵? 그게 무슨 소리지?"
"그러니까...나무들이 말하는 소리가 언뜻 들린다고 하면 이해하겠나?"
"케륵...케륵?"
"....으음...딱히 설명 할 길은 없지만 왜인지 지금 이 근처에 있는 나무들이 떠뜸떠뜸 말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무척이나 신기하군..!"
생각을 하던 도 중, 자신의 능력이 조금 더 신기하게 바뀐 듯 한 넬라는 기분 좋은 듯 한 미소를 흘리며 이 주위를 바라 보았다.
...확실히 자신의 권능이 상승되는 일은 충분히 기쁜 일이지...애초에 그녀와 나의 권능은 전혀 다르기 때문에 그녀의 권능이 어떤 식으로 강화됬는지는 그녀가 설명해도 잘 모르겠지만...'교감'하는 권능이니까..아마 점점 주변의 목소리를 듣거나 할 수 있는 것으로 권능을 강화시키면 시킬 수록 변해가는 것일까?
...그러고 보면 나도 권능을 사용해 보지는 않았네.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자연스래 앉은 상태로 내 권능을 사용하기 위해 정신을 집중했고, 이내 살짝 어지러운 듯 한 느낌과 함께 내 앞에 소환되는 그림자들을 보며 천천히 그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윽고 내 앞에 있는 그림자들의 숫자를 모두 세어 본 나는 저도 모르게 소리를 내며 말했다.
"케륵...11개체?"
...분명 내가 마지막으로 스톤을 흡수 했을 때 그림자를 뽑아서 조종할 수 있는 그림자의 개체는 총 7개체 였다.
하지만 지금 소환 된 11개체는...과연..
"케륵케륵..."
아무래도 보라색빛을 띄는 스톤은 주황색 빛을 띄는 스톤보다 권능을 강화시켜주는 효과가 큰 듯 했다, 넬라의 경우는 무척이나 권능이 강화되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아 잘 눈치를 채지 못하겠지만 순수하게 그림자의 숫자가 늘어나는 나는 곧바로 그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주황색의 스톤은 내 권능을 단 한개체씩 늘려 주었을 뿐이지만 주황색 스톤을 가지고 있는 이들보다 더 강한 모험가를 사냥해 나온 보라색 스톤은 내 권능을 두개체 씩 늘려 줬다.
모험가들에게서 나온 스톤은 총 5개로 내가 2개, 그리고 넬라가 2개를 흡수하고 나머지 하나는 그냥 가방에 놔두었지만...아마 2개를 흡수했는데 4개체가 추가됫다는 건 권능을 강화하는 카운트으로 따져 봤을 때 주황색 스톤은 1카운트고 보라색 스톤은 2카운트....아마 이것 이외에도 더 높은 등급의 모험가를 잡았을 때에는 높은 등급의 스톤이 떨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눈 앞에 있는 고블린들을 보며 생각하며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림자들에게 달리라는 명령을 시켜 봤지만 그림자는 이전과 같이 느릿느릿하게 내가 명령한 쪽을 향해 걸어갈 뿐, 역시 내 기대대로 되지는 않았다.
나는 그렇게 눈 앞에 있는 그림자들을 모두 날려버린 뒤, 이내 내 옆에 있던 보라색의 스톤을 꺼내 내 옆에 내가 움직이던 그림자들을 흥미있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던 넬라에게 쥐어 주었다.
"응? 네가 흡수하지 않는건가?"
"케륵...나는 괜찮다."
애초에 이번 사냥은 넬라가 아니였으면 실패 했을수도 있는 사냥이기도 했고, 어차피 그림자 동화를 배운 나로서는 그리 지금 당장 스톤 하나에 더 연연하지 않아도 상관 없었다.
물론 스톤을 흡수함으로서 생기는 이득은 나쁘지 않겠지만 솔직히 지금으로서는 동료가 된 그녀를 챙겨주는 것이 좋겠다는게 내 솔직한 마음이였다.
넬라는 이내 나를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이고는 스톤을 흡수했고, 나는 스톤을 흡수하는 그녀를 바라보다 이내 그들의 가방을 하나씩 털어내기 시작했다.
첫번째 가방은 보라색 스톤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는 빈 가방이였고, 두번 째 가방은 천으로 되있는 무엇인가가 있었는데...
"케륵...옷?"
"..옷이라고?"
펼쳐보니 그것은 검은 천으로 만들어져 있는 반팔 티셔츠 였다....도대체 어째서 미궁 내에 이런 검은 티셔츠를 가지고 온 걸까 라고 생각해 가방을 계속해서 뒤져봤더니 이번에는 검은 색으로 된 긴 바지가..만져 봤을 때, 아무래도 이건 천이 아닌 무엇인가의 가죽으로 만든 것 같은데...도대체 어째서 이런 것을 미궁에?
나는 멍하니 가방 안에서 나온 옷들을 보고 생각했지만 이내 내 얼굴을 톡톡 치는 넬라를 보며 고개를 돌렸고, 이내 넬라는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 옷...쓰지 않을건가??"
"케륵..."
...그러고 보면 넬라, 그녀는 팔다리를 제외하고는 거의 인간의 몸과 흡사한 지라 몸의 중요부위를 가죽으로 가리고 있었다...뭐어 솔직히 말해 이성이 있는 이들에게는..그리고 원래 세계에 살다 온 그녀에게는 이런 곳에서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 살아간다는 것은 확실히 용납되지 않는 일과 같은 것이다.
나는 넬라가 다음 말을 하기도 전에 넬라에게 들고있던 옷가지를 주었다.
"고...고맙다..!"
그리고 옷가지를 주자마자 무척이나 좋은 미소를 지으며 꼬리를 연신 살랑살랑 흔들 거린 넬라는 이내 잠시 다른 곳을 다녀오겠다며 숲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렇게나 기분이 좋은 것일까?
...나만 해도 입고 있는 옷...아니, 옷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하게 그냥 어느정도 내 몸에 맞는 가죽을 허리부분에 둘둘 말고 있을 뿐이지만.
나는 한동안 멍하니 숲 안으로 튀어 들어간 넬라를 보다 이내 다시금 가방 안을 뒤지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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