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 피폐 소설에 빙의했지만 조금도 신경 쓰이지 않았다.
난 여주인공도 악녀도 아닌, 그냥 지나가는 귀족1이었으니까.
애 하나 구했다가 악역에게 시달릴 여주는 가엾지만, 남주가 알아서 구해 주겠지.
내 인생에 걱정거리는 없었다.
"미쳤어! 미쳤어요, 오빠?!"
또라이 오라버니가 선물이랍시고 그 애를 주워 오기 전까진!
"네가 어릴 때 예뻐하던 길고양이를 닮지 않았어?"
됐으니까 당장 있던 자리에 돌려놓고 와!
***
들키지만 않으면 되는 거야, 들키지만 않으면.
사라진 남동생을 찾고자 혈안이 된 악역을 돕는 척 그를 감시했다.
어린 동생을 전쟁의 도구로만 이용하려는 인간에게 아이를 넘겨줄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레이나. 말해 봐."
레이나의 발목을 쥔 그의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갔다.
"왜 당신이 내 동생, 칼릭스를 숨겨 놓고 이런 거짓말을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