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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
조반니가 30년 동안 갈고 닦은 원한을 풀어놓고 있을 때, 신도심 외곽의 공터에는 백 명이 넘는 남자들이 모였다.
하나 같이 험악한 인상에 덩치들도 만만치 않은 남자들은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전방을 주시했다. 보통은 규율이라고는 기대할 수 없는 작자들이지만 오늘만큼은 달랐다.
그들의 보스는 눈에 거슬리는 자를 보고도 허허 웃으며 넘어가는 사람이 아니니까.
“오, 이미 다들 모여있네?”
“보스께서 명령하셨는데, 당연히 미리 모여야지요.”
“그런 자세 좋아. 난 네 일 처리가 아주 꼼꼼해서 마음에 든단 말이야?”
“감사합니다.”
“하하, 당연한 칭찬이니까 너무 감사할 거 없어.”
뒤에서 꽤 경박한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누구도 돌아보지 않았다.
감히 그런 짓을 했다가 무슨 짓을 당할지 알고 자세를 흐트러트린단 말인가.
이들이 아무리 사람 피 보기를 예사로 아는 망종들이라지만 제 목숨 소중한 건 여느 사람과 다를 바 없었다.
섣부른 행동의 대가가 그냥 죽는 게 아니라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죽음이라면 더.
“아, 빠진 놈은 없지?”
“예. 한 놈도 빠짐없이 전부 모았습니다.”
“좋아, 좋아.”
고릴라가 생각날 정도로 덩치가 큰 자는 마르코의 물음에 문득 얼마 전에 가입한 신입이 생각났다.
노모가 아프시다고 봐주면 안 되냐고 물어본 겁 없는 놈이었다. 물론 그는 단호하게 거절하고 무조건 나오라고 했다.
그 아픈 노모를 두고 죽고 싶지 않다면.
여러모로 제대로 된 건달이라기에는 부족한 놈이었다. 반 정도는 양아치고 반 정도는 일반인 같은 놈.
하지만 최근에 좀 덜떨어진 놈이라도 전부 가입시키라는 명령이 있었기에 일단 가입시켰더니 보스 무서운 줄 모르고 헛소리나 하고 있었다.
생각에 잠긴 사이 두 사람은 어느새 장정들 앞에 급조한 단상에 도착했다.
마르코는 성큼성큼 단상을 올라가 부하 놈들을 보며 자리 잡았다.
“아, 날 이미 본 놈도 있고 아닌 놈도 있겠지만 이름 정도는 다들 들어봤겠지? 내가 마르코다.”
이전에 마르코를 본 적이 있던 자들은 내심 많이 놀랐다.
그의 상징과도 같은 안경은 어디 두고 왔는지 보이지 않았고 단정하게 빗어 넘긴 머리칼도 제멋대로 늘어트렸다.
잔인한 짓은 본래도 얼마든지 저질렀지만, 언제나 타이르듯 조곤조곤 부드럽던 말투도 완전히 변했다. 더 날카롭고 야성적으로.
그나마 익숙한 부분이라면 깔끔한 예장을 차려입은 정도. 하지만 그 정도로는 완전히 변해버린 마르코의 인상을 가리지 못했다.
“조금 놀란 친구도 있겠지만, 원래 사람은 변하는 법 아니겠나?”
마르코는 두 눈이 동그랗게 변한 부하들을 보며 키득키득 웃었다.
웃을 때마다 가슴에 있는 심장이 보내는 피를 타고 강렬한 마력이 온몸으로 흘렀다. 어둡고 음습한 심연의 마력이 차오르는 만큼 자신감도 한껏 차올랐다.
“내가 변한 것처럼, 너희도 변해야 한다.”
아이처럼 웃다가 갑자기 표정을 싹 굳히고 던진 말에 부하들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자세를 바로 했다.
그런 그들에게 아플 정도로 직설적인 현실이 마르코의 입을 통해 와 닿았다.
“사회의 쓰레기, 뒷골목 시궁창에서 버러지들 피나 빠는 쥐새끼. 그나마 조금 더 후한 평가라면 안코나를 좀 먹는 암적 존재. 아, 내가 들어본 평가 중에 제일 인상적인 건 따로 있었지만.”
마르코는 말하다 말고 피식 웃었다.
아무것도 없는 시지로 이 도시에 굴러들어와서 여기까지 오도록 얼마나 많은 모멸을 받았던가. 물론 여기서는 그가 시지라는 사실을 숨겼기에 인종으로 차별받은 적은 없었다.
하지만 사람은 본래 차별할 거리가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차별하는 존재가 아닌가.
인종 다음은 재산으로, 재산이 아니면 직업으로, 그조차 아니면 말투나 예의범절 따위로 사람을 깎아내리고 차별했다.
당장 그도 뒷골목 말단으로 시작해 보스의 심장에 칼을 박고 양지로 가고자 결심한 다음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른다.
거지새끼들 주머니를 털어봤자 얼마나 나오냐고 하길래 보여줬다. 신도심의 거대한 저택을 사서 부를 증명하는 것으로.
그래 봤자 깡패 새끼들 두목이 아니냐는 말에 밤잠을 잊고 공부해서 법률가 자격증까지 땄다. 놀랍게도 양지에서 그는 꽤 승률이 높은 변호사였다.
딱히 진지하게 임한 건 아니지만 변호사랍시고 머리통에 편견만 가득한 머저리들 이기는 건 일도 아니니까.
심지어 밑바닥 출신이라 교양이 없다는 말에 귀족 놈들 뒤를 졸졸 따라다녀 가며 하나부터 열까지 상류층의 생활 방식을 배웠다.
다 부질없는 짓이었다.
“구더기는 시체에 붙어 썩은 살점이나 뜯어먹을 것이지 뭐 하러 양지를 기웃거리냐고 하던가? 하하, 재밌지 않나?”
그가 무슨 짓을 해도 날 때부터 다 가진 자들에게는 음지에서 자라난 곰팡이 같은 존재에 불과했다. 그런 주제에 슬그머니 빛나는 양지로 번져서 피어나려고 하는.
역겨운 놈들이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더러운 짓하는 건 다른 것도 없는 주제에 제 놈들만 깨끗하고 고아한 척하는 꼴이 참아주기 힘들었다.
입만 열면 여왕이니 안코나니 들먹이는 꼬라지도 마음에 안 들었다.
안코나가 별건가? 그냥 사람 많이 사는 도시, 운 좋게 대륙 간 무역 항로를 발견해 돈 많이 버는 도시에 불과하다.
그런 주제에 무슨 엘리안 교의 성도라도 되는 것처럼 구니 우스울 수밖에.
그래도 그는 고개를 숙였다. 놈들의 가랑이 밑을 기며 개처럼 복종했다. 왜? 바로 이날을 위해서.
“날 때부터 구더기가 따로 있나? 제 놈들도 거슬러 올라가면 야만스럽게 사냥한 고기를 익히지도 않고 처먹던 놈들의 후손 아닌가?”
딱히 차별에 저항해야 한다는 숭고한 사명을 가진 건 아니다.
단지 차별하는 놈들이 너무 같잖아서, 역겨워서 화날 따름이다.
결국, 한 꺼풀 벗겨 놓고 보면 다 같이 더럽고 추잡한 놈들이 선량한 척, 깨끗한 척은 다 하는 게 역겹다.
도망치고 도망친 끝에 최후의 낙원에서 죽기 직전까지 저항하다 운 좋게 살았을 뿐인 놈들이 고결한 사명감으로 싸운 것처럼 포장하는 게 역겹다.
압도적인 힘 앞에서는 똑같이 무릎 꿇고 발에 입 맞출 놈들이 절대 그러지 않을 것처럼 입만 살아 떠드는 꼴이 역겹다.
여기 모인 하루살이 놈들도 역겹긴 마찬가지지만, 적어도 이 새끼들은 숨기지 않는다.
아무것도 없으니 하루살이처럼 더럽고 추악한 면모를 모두 드러내고 살다 비참하게 죽는다.
이놈이고 저놈이고 속에 든 건 똑같은 놈들인데 왜 누군가는 추앙받으며 살다 천수를 누리고 평온하게 죽고 누군가는 비참한 쓰레기로 죽는가.
“이게 다 힘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런 웃기지도 않는 차별을 받는 건. 너희가 나약했기에 놈들이 만들어둔 질서 안에서 무릎 꿇고 놈들이 던져주는 먹다 남은 쓰레기나 받아먹는 거지.”
다소 불만스러운 표정을 드러내는 놈도 보였다.
감히 자신 앞에서 저런 표정을 보이는 게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그는 웃었다.
이번 전쟁이 끝나면 여기 모인 쓰레기들도 적당히 정리될 것이다. 개중에 쓸만한 놈들만 골라서 도시 지배의 초석으로 쓰면 되겠지.
어차피 이 멍청이들은 소모품에 불과하다.
무력이라는 측면에서 그는 굳이 버러지들의 도움이 없어도 얼마든지 홀로 모두 쓸어 버릴 수 있다.
단지 정복과 군림은 다르기에 옥석을 가리고자 전쟁을 일으킬 뿐이다.
피로 피를 씻는 전쟁이 쓰레기와 그나마 쓸만한 자들을 거르는 거름망이 되어주리라.
“당연하게도 가진 놈들에게 머리를 숙이고 발을 핥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 쓰레기 같은 마음가짐! 그따위 마음가짐은 모두 버려라!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더냐? 저 태초에는 누구나 아무것도 아닌 개인에 불과했다!”
서서히, 그가 던진 불씨가 부하들의 마음에 옮겨붙어 타오르기 시작했다.
고조되는 분위기, 거칠어지는 숨소리와 붉어지는 얼굴. 그리고 핏발 선 눈까지.
마르코는 서서히 덩치를 키워나가는 불꽃이 단지 아담한 모닥불로 끝나지 않기를 바랐다. 이왕 불을 붙였으면 온 세상을 태우는 산불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니 가서 보여라, 너희의 힘을! 너희의 가치를! 너희가 한낱 뒷골목 깡패로 끝날 남자들이 아니라는 걸 보여라!”
위험할 정도로 달아오르는 분위기 속에서 마르코는 양팔을 좌우로 크게 벌렸다. 그리고는 요사스럽게 웃으며 외쳤다.
“이건 혁명이다! 모든 질서를 무너트리고 우리가 질서가 되는 혁명! 가장 아래에 있는 자가 가장 위에 있는 자의 목을 치고 평등을 가져오는 혁명!”
인간이란 놀라울 정도로 선동에 무력하다.
마르코는 오랜 경험으로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 잘 이용해 먹었다. 바로 지금처럼.
아무것도 아닌 쓰레기들이, 그의 말 몇 마디에 마치 위대한 사명을 진 것처럼 흥분하지 않았는가.
결국, 다 착각에 불과한 것을.
피 흘리는 자와 피 값을 받는 자가 다른 건 결국 기득권이나 혁명가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아무렴 어떤가. 분노한 자에게 분노를 표출할 장소를 제공해주는 일이 무에 그리 나쁘겠는가.
마르코가 하는 일은 단지 그 분노에 예쁘게 색을 칠하는 것뿐이다. 평등이나 자유 따위의 색을.
그것만으로도 모두가 행복해지니 참으로 좋은 일이 아닌가.
최후에 웃는 자는 오직 마르코뿐이겠지만, 평생 하수도에서 구정물이나 먹던 쥐새끼들에게 바깥세상 공기도 좀 마시게 해주니 역시 좋은 일이다.
그들이 마실 바깥세상의 공기는 피 냄새와 타는 냄새로 가득하겠지만.
“일어나라! 혁명의 아들들아, 가서 너희의 피로 세상을 태워라! 가진 놈들이 만든 세상이 모두 불타 잿더미가 되면, 그 위에 우리의 세상이 오리라!”
“오오오! 보스 만세!”
“혁명이다! 비바 리볼루치오!”
가슴이 뜨거워진 부하들이 토하는 격정적인 환호 속에서 마르코는 두 팔을 벌리고 만족스럽게 웃었다.
이제 강철과 피, 죽음과 공포의 시대가 온다.
그 모든 혼돈이 끝났을 때, 마르코는 여왕의 유일한 주인이 되리라.
***
평화롭다면 평화로운 암흑가의 북쪽, 일단의 무리가 폐가에서 은밀한 거래를 하고 있었다.
정상적인 물건이라면 떳떳하게 시장에서 팔면 될 일이고, 그 양이 많다면 따로 상인을 만나 거래하면 될 일이다.
당연히 이들이 취급하는 물건은 떳떳한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돈은?”
“1000.”
“개소리 집어쳐, 여기까지 물건 들여오는 데 얼마나 고생한 줄 아나? 해군 놈들이 선저 뜯어보겠다는 걸 막는다고 쥐여준 것만 500이다.”
“좋아, 1500.”
서로 얕보이지 않기 위해 수십 명이나 대동해 대치하는 가운데 대표로 거래하는 둘은 날카롭게 입으로 칼을 주고받았다.
몸집을 한껏 부풀린 고슴도치처럼 험악하게 으르렁대던 남자는 500이라는 말에 어이가 없다는 듯 몸을 돌리며 외쳤다.
“얘들아, 협상 쫑이란다. 가자!”
“잠깐, 정말 이대로 끝낼 생각인가?”
“당연하지. 여기 나온 우리 애들 숫자가 몇으로 보이나? 네놈이 병신 새끼라서 숫자를 못 셀지도 모르니, 말해주자면 정확하게 76명이다. 그런데 달랑 금화 500장 먹고 끝내자고?”
본래 협상이라는 게 구매자 측에서는 일부러 싼 가격을 부른다지만 놈은 선을 넘었다.
항구 노동자도 한 달 꼬박 일하면 그 정도는 벌고도 남는다.
그 머저리들도 버는 돈을 벌기 위해 한 달이 넘게 항해하고 해군에게 돈도 먹이며 여기 나왔을 리 없지 않은가.
잡히면 사형당하고 바다에서는 해적 놈들이 노리는 위험을 무릅쓰고 여기에 도착했다.
그 누구라도, 단 한 푼도 후려칠 수 없다.
“좋아, 그러면 얼마를 원하지?”
“최소 5000.”
“미친 소리를 시원하게 하는군. 죽고 싶나?”
“네놈이야말로 미친 소리 하지 마라. 뜯은 배는 어디 배 요정이 고쳐 주나? 우리 애들이 여기 오는 동안 쓴 건 하늘에서 떨어지고? 해군 놈들 주머니에 찔러준 돈은? 그 고생하면서 여기까지 왔으면 그래도 1인당 금화 50장은 만져야지.”
놈의 말에 상대의 얼굴이 흉측하게 뒤틀렸다.
여기저기 녹아내리고 일그러진 얼굴로 짓는 조소는 웃음이라기보다는 협박처럼 보였다. 그게 아니라면 지옥에서 기어 올라온 악마의 미소나.
“오늘만 거래하고 말 생각인가? 세상에 약 파는 놈이 너희만 있다고 생각하나?”
“약 파는 놈들이야 많지. 굳이 여기까지 위험을 감수하고 오는 놈이 없는 거지. 거기다 우림 물건이 싸구려 아편 따위랑 다르다는 것도 생각해야지. 이걸 만들 수 있는 놈이 얼마나 되는 것 같나? 몇 되지도 않지만, 그나마도 우리 말고는 전부 로란체로 가던데?”
“하, 한마디를 안 지는군.”
“목숨 걸고 장사하는 놈이 기죽어서 할 말 못 하는 게 더 이상한 일이지. 그래서 살 거냐, 말 거냐?”
화상으로 끔찍한 얼굴을 가진 남자는 잠시 고민했다.
놈이 부른 가격이 지나치게 비싼 건 사실이지만 미리 받아온 약의 시험 결과가 지나칠 정도로 좋은 것도 사실이었다.
정확하게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을 중독자로 만드는 데 드는 시간이 최소 열 배는 넘게 빠른 느낌이니 돈을 좀 쓰는 것도 괜찮을지 몰랐다.
그런 그에게 놈이 쐐기를 박았다.
“우리가 너희 판매가는 모를 것 같나? 원래 팔던 것보다 1/10만 주고 같은 가격 받아먹으면 투자금도 충분히 남길 거다. 그래도 싫다면 별수 없지.”
자신은 아쉬운 것 하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는 모습에 화상 남자는 결국 결단을 내렸다.
“좋다. 금화 4500.”
“그걸 또 끝까지 깎으려고 하는군.”
“당연한 말은 하지 말지. 우리라고 너희 제작 방식을 모를 것 같나? 어차피 노예들 부려서 하나부터 열까지 만드니 원가 따위 없다시피 하잖나.”
“뭐, 좋다. 첫 거래 할인이라고 치지.”
둘은 잠시 서로를 마주 보다가 동시에 손을 내밀었다.
억세고 강인한 손바닥이 맞닿는 순간, 시종일관 차갑고 무겁던 분위기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대신 둘의 기이한 웃음소리가 폐건물을 울렸다.
“크흐흐흐흐, 거래 감사합니다. 고객님. 다음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큭큭큭, 이왕이면 다음에는 조금 더 싸게 쳐주면 좋겠지만.”
“지랄은 하지 마시고.”
만족스럽게 웃던 두 사람이 악수를 마치고 돌아서서 부하들에게 물건과 돈을 옮기라고 말하려는 순간이었다.
“자, 다 들었지? 물건 가져오고 돈 가져갈 준비 하자, 아그들! 컥!”
어디선가 날아든 도끼가 마약상의 머리통을 쪼개고 뇌를 갈랐다.
이마 아래로 피와 뇌수가 주르륵 흘러내리는 비현실적인 모습에 모두 멍해졌을 때, 낮고 무거운 목소리가 어리석은 자의 귀를 때렸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버러지들아, 모이느라 수고 많았다.”
“씨발, 어떤 새끼야!”
“이제 다 죽어라. 아, 뒤지기 싫은 놈들은 가만히 무기 버리고 두 손 머리에 붙이면 살려는 준다.”
마르코를 보좌하던 거구의 흑인이 폐건물로 들어오며 싸늘하게 조소했다.
도리도 없고 인의도 없는 전쟁이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