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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사령술사가 되었다-47화 (47/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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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운데 놈을 묶을 테니, 양옆을 처리하세요.’

【알겠네.】

발소리가 가까워지다가 멈춰섰다.

“이봐, 거기! 뒤에 있는 거 안다고! 그쪽도 여기 뭐가 있는지 알고 온 거지? 그렇지 않고서야 이 좆같은 밑바닥까지 내려올 리 없으니까!”

접근한 놈들은 셋. 안쪽에 얼마나 더 있는진 모르겠다. 놈들이 풍기는 피의 업이 비릿하다.

“대화를 좀 해보자고! 여기 평생 갇혀 있을 생각은 아니잖아?”

대화? 토드의 입가가 비뚤어졌다. 그 와중에 슬금슬금 술법을 준비하고 있으면서, 대화는 무슨. 한 걸음만 더 들어와라.

대답이 돌아오질 않자 놈들은 저들끼리 쑥덕였다. 서로 앞장서라 떠미는 것 같았는데, 마지 못해 가장 왼쪽 놈이 움직였다.

바스락.

그 순간, 대검이 사선으로 몸통을 갈랐다. 단말마조차 내지 못하고 놈이 절명하는 즉시. 토드가 손을 뻗어 가운데 놈을 옭아맸다.

“아!”

주술사가 준비해둔 저주를 뒤집어씌웠으나 이스라의 갑주가 한 번 반짝이곤 끝났다.

이놈들은 오드람만큼 강하지도 않다. 저렙 주술사 따위론 죽음의 기사를 몸싸움으로 당해낼 리 없다.

퍼걱!

두 놈이 쓰러지고, 나머지 한 놈은 곧장 몸을 돌려 달아난다. 토드가 읊조렸다.

“내가 그대를 부르노라. 손에 피 묻힌 죄인. 허주를 섬기는 망령된 자여···.”

“사, 살려-”

세 놈이 일어섰다. 그들과 더불어 안쪽으로 가보니 그 외에도 죽은 시신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흠, 이자들은 짐꾼이었나 보군.】

정황상 이들을 제물로 사용하여 여기에 안전지대를 구축해놓은 모양이었다. 벽에 발라놓은 핏자국이 선명했다.

“가엾게도.”

토드는 향로를 흔들어 그들의 넋을 달래줬다. 추락의 영향으로 금이 생겼는지, 연기가 조금 샌다.

“일단 여길 빠져나갑시다. 이 녀석들이 여기 갇혀 있던 걸 보면, 우리가 떨어졌던 곳을 다시 살펴봐야겠군요.”

【그래야겠군. 안광을 다시 밝히면 되겠나?】

토드가 고개를 저었다.

“이 녀석들에게도 횃불이 있더군요. 안광은 마력을 소모하니 자제하세요.”

【아쉽게 됐군.】

망자들은 불을 꺼렸지만, 토드가 그들을 강하게 속박했다. 주변을 환하게 밝히니 이제야 좀 밀실 내부의 구조가 눈에 들어온다.

벽 왼쪽에 유독 색이 다른 부위가 돋보인다.

“가서 눌러라.”

비틀거리며 다가간 망자가 손을 대자, 벽돌이 솟구쳐 놈의 손을 분질러놨다. 동시에 옆의 공간이 좌우로 열리면서 복도가 드러난다.

비록 망자의 손이 너덜너덜해졌지만, 이 정도론 문제없다.

혹시 몰라 복도 너머까지 보내봤는데 어깨에 화살이 틀어박히는 사소한 문제를 제외하면 이상이 없었다.

서둘러 복도를 통과한 토드와 이스라의 머리 위로 돌연 요란한 소음이 울려 퍼졌다.

【으음, 보아하니 그 주술사가 소란을 피우는 모양일세.】

레벨 79면 여기서 당하진 않겠지. 저쪽에서 어그로를 끌어주는 동안, 이쪽은 실속을 챙긴다.

“아마 일행은 문제없을 겁니다. 우리는 따로 움직입시다.”

개미굴처럼 이어지는 토굴을 내려가는 와중에, 마침 해골 전사들이 관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넓은 홀에 안치된 숫자가 만만찮다. 침을 삼킨 토드가 황급히 이스라를 그늘진 구석으로 잡아끌었다. 덩달아 망자들도 일제히 횃불을 껐다.

“잠깐 숨어있읍시다.”

【그, 그래야겠군. 이건 비열하게 적을 피하는 게 아니라, 전략적 엄폐일세.】

거의 70구에 달하는 해골 전사들이 소음을 쫓아 움직였다. 낡은 사슬갑옷들이 일제히 절그럭대는 소리가 제법 위협적이다. 주변이 고요해졌지만, 위쪽에서 들려오는 굉음은 점점 거세지고 있었다.

“···다 간 것 같군요. 우린 안쪽으로 가죠.”

이번엔 통로에 배회하고 있는 개체들이 있었다. 옆의 계단 밑으로 으리으리한 문이 아마 매장실의 입구겠지.

토드는 빠르게 지형지물을 파악했다.

“이스라. 한 번에 몇 놈까지 붙들어 놓을 수 있겠습니까.”

가만히 안광을 좁힌 죽음의 기사가 중얼거렸다.

【으음, 너덧 놈···?】

막상 말하고 보니 너무 적다고 생각했는지, 이스라가 황급히 덧붙인다.

【아니, 열 놈까지 너끈히 잡아보겠네!】

키득거린 토드가 숨을 몰아쉬었다.

“너무 무리할 필요 없습니다.”

휘하에 거둔 시체 주술사들에게 의식을 집중한다. 꼭두각시들처럼 마력 가닥으로 이어진 손끝이 꼼지락대고, 수인을 맺는다.

후두둑-!

위로 이어지는 계단에 돌무더기가 쌓였다. 졸지에 경로가 막히자, 밑에 있던 해골 전사들이 안광을 깜빡였다.

단박에 치고 나간 이스라가 검을 맞부딪치는 와중에 토드는 주술사들을 조종했다.

“휘청이는 발.”

앞에 있던 놈이 넘어지자, 가차 없이 이스라의 검이 두개골을 내리찍었다.

“골통 속의 울림.”

뒤이어 오던 개체는 안광을 일그러트리며 머리를 부여잡고 있자, 가뿐히 갈빗대를 깨부순다.

“혼란 토템.”

쿵!

해골 전사들은 맥을 못 추고 쓸려나갔다. 뒤늦게 밑에 있던 놈들이 계단을 막던 장애물을 부수고 올라왔지만, 너무 늦었다.

앞에선 이스라가 휘젓고, 뒤에선 토드가 조종하는 주술사들이 보좌한다.

정리는 순식간에 끝났다.

토드의 입가가 씰룩였다.

‘이거, 재밌는데?’

2회차 때 주술사를 플레이해본 경험 덕택이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스킬들만 알차게 사용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시체 주술사들의 머리에서 연기가 희미하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이미 죽은 육신으로부터 힘을 끌어다 쓰는 탓인지, 반동이 제법 강하게 온다.

‘추후 마법사나 주술사 같은 캐스터들을 망자로 활용하려면 관련 스킬이나 아이템이 더 필요하겠네.’

어차피 이 녀석들은 여기서 일시로 활용할 전력이라지만, 서약병 때도 느꼈듯이 토드에겐 이스라처럼 키울 하수인이 필요하다.

문 앞에 선 이스라가 대검을 거머쥐었다.

【흠, 그나저나 우리끼리만 진입해도 괜찮은 건가?】

여전히 위쪽의 진동은 잦아들 기미가 없었다.

아마 기다리다 보면 오드람이 알아서 정리하겠지만···

“이스라. 그래도 막타는 못 참죠.”

【막타? 그게 뭔가.】

“적의 숨통을 끊는, 최후의 일격이라는 뜻입니다. 보통 처치하는 자가 모든 명예를 독차지하기 마련입니다.”

【명예!】

안광이 이글거린다. 토드가 속삭였다.

“이 사악한 무덤의 주인은 우리 손으로 직접 끝장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무렴!! 막타를 주술사 나부랭이한테 양보할 수야 없지!】

이스라가 힘차게 문을 걷어찼다.

토드는 곧바로 매장실 안의 정경을 파악했다.

가운데 롱 보트. 딱 봐도 보스가 도사릴 법한 생김새다. 그 밑으로 다른 시체들이 많았다. 아직 일어나지 않고 잠들어 있는 것으로 보아 일종의 근위대로 보였다.

당당하게 걸어나선 죽음의 기사가 대검을 겨눴다.

【본인은 죽음의 기사, 이스라다! 무덤의 주인은 순순히 나오라!】

양옆의 화로에 새파란 불꽃이 맺힌다. 곧 썩은 가죽을 어깨에 걸친 망자가 롱 보트에서 튀어나왔다. 백골만 남은 턱에서 먼지와 부스러기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고얀 놈들 같으니. 시끄럽다. 시끄러워. 계속 시끄럽더니, 이젠 면전까지 찾아와 소란을 피우는구나!】

뜨드득.

고개를 비튼 망자가 손짓하자, 얼음으로 만들어진 장검이 그의 손에 감겼다.

【내가 살아있던 시절엔, 있을 수도 없는 일이야.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암. 내 낮잠을 깨우는 놈은 그 자리에서 머리뼈를 으깨줬는데.】

《‘냉혹한 군왕’, 그람켈: Lv.60 》

묘실 바닥에 온통 서리가 피어올랐지만, 이스라는 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섰다.

【자다가 때론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깰 수도 있지. 세월이 지나면서 관뚜껑이 조금 기울어질 수도 있지 않나? 그럼 잘 닫고 잠을 청하면 될 것이지.】

칼날에 맺힌 검녹색 불꽃이 기사의 안광과 더불어 타오른다.

【구태여 죽은 하수인들까지 덩달아 깨워, 산 밑에 있는 후손들의 마을까지 공격할 필요까지 있었나?】

【내가 행차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히 여겨야 하거늘. 그 고얀 반역자들이 기꺼이 침입자들을 내 고분까지 들였구나. 오냐, 네놈을 처죽인 뒤에, 불경한 씨를 완전히 말리겠다.】

쩌엉-!!

얼음으로 만들어진 검과 츠바이헨더가 충돌했다.

【하, 하! 하. 이거 원, 조상이 아니라 악령이 따로 없군! 다행이네!】

횡으로 내뻗은 이스라의 안광이 어느 때보다 세차게 타올랐다.

【그대를 영멸시키면, 내 명예가 드높아질 테니!】

【이 건방진 놈이···!】

【명예가 전부다-!!】

둘이 맞부딪치는 사이, 토드는 주술사들더러 최대한 둔화, 굼뜸, 관절통, 노안 따위의 모든 저주를 동원했다.

퍼억-!!

급기야 과부하를 버티지 못한 주술사 1호기의 머리통이 터져나가자, 제법 엇비슷하게 싸우던 이스라가 밀리기 시작했다.

‘너희들은 알아서 스킬쿨 돌리고.’

토드의 시선은 매장실 바닥에 누워있는 시신들을 향했다.

사령술사는 단신으론 무력하지만, 이토록 시체들로 가득한 무덤이라면 얘기가 다르지.

보아하니 매장실 바닥에 깔린 놈들은 아직 사용되지 않은 눈치였다.

무릎을 굽힌 토드는 향로를 꺼내 들었다.

“내가 그대들을 부르노라···.”

쾅!!

데굴데굴 굴러간 이스라는 오뚝이처럼 몸을 반사적으로 일으켰다.

【이, 끈질긴 놈!】

【고목 같은 인내심과 불꽃처럼 꺼지지 않는 투지는 기사의 덕목이로다!】

이스라도 나름 이리공과의 싸움, 티르핑의 대련을 겪으며 교전 경험을 축적했다.

아무래도 그녀는 움직임이 제법 둔중한 기사인 만큼 일대다의 상황에선 조금 애를 먹을지 몰라도, 대인전만큼에선 철벽 마크를 선보였다.

이스라의 갑주가 온통 서리에 휩싸였음에도 원활히 움직이는 모습에 그림켈이 당황했다.

【어떻게 그 한기를 견디지? 왜 멀쩡히 움직이는 것이냐!】

망자니까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거지만, 이스라는 엉뚱한 대답을 내놓았다.

【하, 하! 하. 그만큼 본인이 품은 정열이 뜨겁다는 뜻이 아니겠나? 이깟 요술로는 본인을 멈춰 세울 수 없다!】

검을 휘두른 죽음의 기사가 속삭였다.

【그나저나 북부의 군장이라길래, 무력과 무력으로 부딪치는 싸움을 기대했거늘. 이런 요술을 부리다니··· 본인은 실망했다!】

【놈! 그 건방진 주둥이를 언제까지 나불댈 수 있을지 보겠다!】

이를 간 그림켈이 검으로 바닥을 내려찍었다.

【내 근위대까지 상대해봐라!】

그런데 다소 자신만만하게 나선 것과 달리, 일어나는 놈들은 채 반절이 되지도 않았다.

【나머지 놈들은 뭣들하고 있는 거냐! 썩 일어나지 못할까?】

여태껏 마력을 아껴둔 건 지금을 위해서였다.

“이제 그대들은 새 주인을 섬기고, 곧 다가올 영원한 안식을 찾게 되리라.”

녹색 안광이 맺힌 해골 전사들이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이들 하나하나가 베이스는 야만 전사.

적지 않은 마력이 들었지만, 이들에겐 염원이 있어 계약이 용이했다.

뼈도 썩지 않는 서늘한 지하에 영영 있느니, 양지바른 곳에 묻혀 완전히 안식에 들고 싶다는 바램.

해골 전사들의 원성 어린 시선이 그림켈을 향한다.

【이, 이놈들이··· 반역을 일으켜?】

여긴 도끼병, 검병, 궁병까지 전부 있다.

“그대들을 오랜 세월 동안 억압한 옛 주인이라. 바싹 마른 몸뚱이는 이 지하에선 썩지도 않으니. 저자를 몰아내고 지상으로 나아가세!”

전사들이 일제히 그림켈에게로 달려들었다.

그림켈도 호락호락하진 않았지만, 족히 200이 넘는 야만전사 망자들을 당해낼 여력까진 없었다. 그가 애타게 외쳤다.

【밖의 전사들은 어디 있는가! 날 구하라-!!】

그러고 보니 어느새 위층에서 들려오던 소란도 잦아들었다. 대충 오드람이 정리해놓은 거겠지.

토드는 마지막까지 겨우 견뎌낸 주술사 3호기를 조종해, 그림켈을 방해했다.

괜히 레벨 60은 아닌지, 그림켈은 족히 150구가 넘는 망자들을 쓸어 담았다.

그럼에도 결국 놈이 휘청이자, 가슴팍에 이스라의 츠바이헨더가 틀어박혔다.

칼날을 꽂아 넣은 죽음의 기사는 그대로 검을 올려쳤고, 군왕의 백골이 갈라졌다.

비틀거린 그림켈이 중얼거렸다.

【아. 내 잠을 방해한 놈들이 아직 저기 있는, 데···】

이스라는 단호히 놈을 사선으로 내리그었다.

냉혹한 그림켈의 잔재가 허물어진다.

뼛가루가 홀연히 흩어지는 걸 지켜보던 이스라가 칼자루를 거뒀다.

【후후, 명예로운 결투였노라-!】

팔짱까지 낀 채로 자신만만한 모습에 토드가 딴지를 걸었다.

“명예로운 결투요? 싸움의 과정을 돌이켜보면 결투는 아니지 않았습니까?”

결투라기엔 다구리에 가까운 느낌 아니었나?

이스라가 헛기침했다.

【비록 다수의 전사들과 더불어 합공을 취하는 사소한 사항이 있었네만, 무릇 기사라면 수적인 우위도 지혜롭게 활용할 줄 알아야 하네! 어쨌거나 승리한 건 본인이니,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떠하리!】

희희낙락하는 이스라를 제쳐두고, 토드는 그림켈이 누워있던 롱 보트로 향했다.

아무래도 고분 자체가 오래돼서 그런지, 여타 부장품들은 대부분 새카만 숯덩어리나 다름없었다. 그나마 쓸만한 게 하나 손에 잡힌다.

‘의식용 단검인가?’

이리저리 문양을 둘러보니 제사에 사용되던 것이다. 이건 산시아에게 선물로 주면 되겠군.

그러다 항아리 하나를 열어보니 새하얀 반지가 들어 있었다. 서늘함마저 느껴지는 모습에 꺼내보니, 마력의 자취가 느껴진다.

‘이게 그놈들이 원하던 「서리 반지」겠지.’

가늘게 눈을 뜨고 반지를 들여다보니, 이걸 잘 활용해보면 그림켈을 비롯해 해골 전사들이 사용하던 힘을 흉내 낼 수 있을 것 같다.

망설임 없이 손가락에 반지를 낀 토드는 이스라를 불렀다.

“이스라.”

【음?】

“저 벽에다 겨누고, 검을 휘둘러 보세요.”

【갑자기? 뭐, 알겠네···.】

아무래도 이거 타이밍을 잘 맞춰야 마력을 효율적으로 소모할 것 같다. 검이 벽을 긁는 순간, 반지에 마력을 흘려 넣는다.

사가각-···!

칼날이 훑고 지나간 자리에 새하얀 서리가 일었다.

【이건, 저놈들이 사용하던 요상한 힘이 아닌가?】

히죽 웃은 토드가 반지를 쓸어내렸다.

“앞으론 우리가 사용할 힘이죠.”

하수인들에게 냉기 공격 부여. 서리를 피게 만들 정도라면 둔화에서 그치지 않고 동상, 나아가 빙결까지 이어진다.

마력을 잘 고려해 사용해야겠지만, 그럼에도 가치가 상당했다.

바스락.

때마침 여러 인기척이 근처에서 느껴진다.

【그자일세.】

“나머지는 대기.”

토드의 명에 망자들이 잠자코 매장실 바닥에 엎드린다.

얼마 안 있어 익숙한 얼굴들이 모습을 비췄다.

어디서 주웠는지 방패를 들고 있던 쇠렌은 그를 보곤 반색했다.

“사, 아니! 장의사 양반! 살아있었구만!”

“다들 무사해보이는군요. 다행입니다.”

저들이 토드에게 있었던 일을 묻는 가운데, 짐짓 뒤따라온 마드로는 무릎을 굽혔다.

바닥에 선명한 흔적들.

그가 나직이 속삭였다.

“···자네,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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