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뽕조선-60화 (60/196)

060화 신형 화기가 개발되다.

정 6품 현감의 상소문이 상감에게 전달됐다.

권율의 상소문을 상감인 이연이 이이를 통해서 전해 받았다.

첩지에 쓰여 있는 내용을 읽으면서 이연이 미간을 좁히게 됐다.

“뭐야, 아예 벌채가 중단됐네?”

“예. 전하.”

“그래도 호랑이를 잡았으니 지휘력만큼은 증명되었잖아?”

“본말전도이옵니다.”

“본말전도? 개간이 안 되어서?”

“숲을 벌목하고 새로운 경작지를 확보하는 것이 곡성 현감의 임무이옵니다. 범을 대비하는 것도 그의 일이지만 주된 일은 아니옵니다. 전하께서 말씀하신 대로 범이 나타나서 현감의 지휘력을 시험하고 그의 능력이 증명되었사오나, 소임을 다한 것은 아니옵니다.”

“그렇다면, 이대로 군을 맡겼을 때 신료들이 반대하겠군.”

“예. 전하.”

“벌목만 마무리되면 모든 게 해결되는데, 그때까지 다시 범이 덮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구만.”

“이미 한 사람이 죽었사옵니다. 죽은 병사에 대한 장례를 유족들을 현감이 도와서 치르기로 했사옵니다. 다시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기에, 현감이 조정에 지원군을 요청했사옵니다.”

“지원군이라면 착호군이겠군.”

“예. 전하.”

“하지만 착호군은 현재 육진에 주둔하고 있잖아?”

“착호군뿐만이 아니라 한성을 지킬 최소한의 갑사를 제외하고 모든 갑사가 남병영과 북병영에서 주둔하고 있사옵니다. 갑사를 회군케 하시면 진지를 보수 중인 변경의 방비가 취약해지게 되옵니다.”

“보통의 군사를 보내는 것은?”

“1천 명 이상의 군사들이 필요하옵니다. 범 한 마리를 잡기 위해 착호군 100명이 필요하다면, 보통의 군사들로 대비하시려면 10배의 병력이 필요하옵니다. 때문에 군에 더 큰 부담이 걸리옵니다. 하지만 꼭 지원군을 보내지 않으셔도 되옵니다.”

“…….”

“벌목 중에 다시 범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사옵니다.”

이이의 설명과 판단을 듣고 이연이 내렸던 미션 창을 올려 보았다.

[ 수행 중인 미션. (태백산_호랭이) ]

개척만큼 좋은 구실이 없습니다.

- 목표 : 권율을 현감으로 임명.

- 목표 : 권율이 현감의 지위로 대호 3마리 퇴치.

- 시한 : 10개월 14일 3시간 17분 9초

- 보상 : 철 100근.

- 보상 : 권율에게 군 지휘의 자격이 주어짐.

미션 창을 보면서 이연이 생각했다.

‘범이 안 나타나긴 뭘 안 나타나? 아직 두 마리나 남았는데… 뭐, 율곡 선생이야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지원군 요청을 쌩까고 벌목하라는 명을 내리면 반드시 희생자가 나오게 될 거야. 그렇게 되면 뒤에서 백성들이 날 욕하겠지. 권율도 반드시 불만을 가지게 될 거야.’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되는지를 예상해 보았다.

무엇보다 범이 출현할지 말지에 대해서 이이는 가능성으로 두고 있었지만 이연은 미션 창을 통해서 확신하고 있었다.

자신의 명예를 위해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때 머릿속에서 소수의 지원군을 보내고도 큰 피해 없이 범을 퇴치할 수 있는 방법을 떠올리게 됐다.

‘화기를 쓴다면 그리 많은 군사가 필요하지는 않을 텐데…….’

그때 눈앞에서 후원 창이 떠오르게 됐다.

[ GOD1583 님이 염초 1,000근을 후원합니다. ]

좌우합작 ㄱㄱㄱㄱㄱ

- 미션 성공 : 한길을 통해 신형 소총 개발

- 한길의 면천에 서인과 동인의 동의함.

- 한길에게 정5품 이하 관직 제수 가능.

- 조정에서 천민에 대한 편견이 낮아짐.

“어……?”

후원 창을 보면서 이연이 놀라게 됐다.

마주 앉아 있던 이이가 이연에게 여쭈었다.

“뭔가, 이상한 부분이라도 있사옵니까, 전하.”

“…….”

이이가 묻자 그를 이연이 힐끔 쳐다보았다가 앞을 보았다.

떠오른 후원 창을 보고 있었고, 이이에게는 상감이 마치 허공을 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내 이연이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타이밍 죽여주네!’

한없이 당겨진 입꼬리가 귀에 걸릴 것 같았다.

그가 후원 창을 내리고서 이이에게 명을 내렸다.

“상소문을 결재할 테니까. 곡성 현감에게 지원군을 보내겠다고 과인의 뜻을 알려. 당장은 아니라서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말야. 그리고 지원군이 올 때까지 벌목을 잠시 중단하라고 해. 괜히 벌목하다가 호랑이가 나타나면 과인의 아까운 백성들만 죽게 되니까. 그리고…….”

차 한 모금을 마신 후에 다시 말했다.

“한길이 신무기를 만들 때가 된 것 같은데, 올라온 보고는 없어?”

신무기에 관해서 이이에게 물었다.

그리고 이이가 상감의 하문에 답변했다.

“이번 달 안으로 제작이 끝난다는 말을 했었사옵니다.”

“그래?”

“혹, 새로운 화기로 곡성 현감을 도우실 생각이시옵니까?”

상감의 생각을 눈치챈 이이가 여쭈었다.

그 앞에서 이연이 짙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명을 내리는 것으로 그에 대한 답변을 대신했다.

“제작이 끝났는지 확인해 봐. 그러면 알게 될 거야. 과인이 곡성 현감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 말야. 일단, 신무기가 먼저 만들어져야 해.”

명을 받들면서 이이가 머릴 숙였다.

그리고 일어나서 편전에서 퇴전했으니, 한길의 신무기 제작이 완료 되었는지를 확인했다.

확인한 후에 다시 입궐하여 이연에게 보고를 올렸다.

“전하. 한길이 신무기 제작을 완료했다 하옵니다.”

“그래?”

“하지만 마지막 검수를 벌이고 있다 하옵니다. 검수가 끝나는 대로 보고 드리겠다고 말했었사옵니다.”

그 말에 이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만족한 미소를 보이면서 이야기했다.

“허면 끝났을 때 과인에게 보고해. 후원에서 신무기가 어떤지 확인해 볼 테니까. 검수를 잘 마무리해서 완벽을 기하라고 전해.”

“예. 전하. 어명을 받들겠사옵나이다.”

이미 모든 것이 끝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모른 척을 하면서 이연이 이이에게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이이가 이연에게 인내심이 있는 군주라 생각했으니, 그 생각이 곧 이연이 바라던 것이었다.

며칠 뒤, 한길의 마지막 검수가 끝나고 신무기 제작이 완료되었다.

후원에 다시 신하들이 모였다.

우의정 정지연이 졸하면서 류전이 우의정으로 제수 됐다.

그와 이이와 이산해와 류성룡, 윤두수가 함께했다.

또한, 예조판서 정유길과 참판 정철, 병조 참판 김명원이 함께했다.

육진을 지키던 이제신과 신립이 다시 부름을 받았으니, 그들이 조선의 새로운 화기를 목격하려고 했다.

넓은 후원이 잘 보이는 자리에 탁자가 놓였다.

그 위로 신무기가 놓였으니, 신립이 새로운 화기를 유심히 관찰했다.

왜국의 조총과 몇 가지 부분에서 차이가 있었다.

‘손잡이가 길다. 저 전체를 손으로 잡는 것인가? 그리고 심지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 불을 어디에서 붙이는 거지? 화약을 터트릴 수 있는 방법이 따로 있나? 총구 끝의 긴 창날은 꽤 쓸 만할 것 같다.’

나름대로의 위력을 짐작해 보았다.

그리고 준비된 포수들의 시연을 지켜보려고 했으니, 탁자 위에 놓인 화기들 앞에 선 상감을 보게 됐다.

류전이 상선과 함께 다가와서 상감에게 말했다.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전하. 포수들이 시연을 보일 것이옵니다.”

“알아.”

“포수들이 신무기의 위력을 선보일 수 있도록…….”

“내가 해보지.”

“예……?”

“이 총을 내가 만들라고 지시했거든. 저기, 한길에게 말야.”

“……?!”

“제대로 만들고 검수를 완벽히 했으니까, 문제없을 거야.”

상감의 말에 류전이 어리둥절했다.

시연장에 총을 제작한 한길이 있었다.

그를 류전이 보았다가 이이에게 물었다.

“방금, 전하께서 하신 말씀이 사실이오……?”

“예. 대감.”

“그렇다면 이 총은…….”

“전하께서 친히 고안하신 총입니다.”

“그런……!”

“그리고 전하께서 고안하신 총을 저기 한길이라는 아이가 만들었습니다. 손재주가 매우 좋아서, 저 아이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저 아이를 믿습니다.”

“…….”

상감이 새로운 무기를 만들 것이라고 호언했었다.

그 말을 한지 고작 두 달이 겨우 지났을 무렵이었다.

류전과 함께 들었던 신하들이 놀라는 가운데, 새 화기를 손에 들면서 상감인 이연이 그에게 이야기했다.

“나와 봐. 위험하니까.”

“하오나, 전하.”

“과인이 구상한 무기야. 이미 한길이 발포 시험까지 마쳤어. 이런 무기를 과인이 쓰는데 설마 위험하겠어? 걸리적거리니까. 옆으로 물러나.”

“…….”

황당함을 느끼는 류전에게 이이가 말했다.

“문제가 없으니 이쪽으로 오십시오. 대감.”

“아…알겠소…….”

선뜻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새로운 무기를 상감이 친히 시험해보겠다는 것도 전례에 없는 일이었다.

때문에 신하들이 술렁일 수밖에 없었고 부디 상감이 무사하길 바랄 뿐이었다.

“아무 일도 없어야 할 텐데…….”

“그러게 말이오…….”

신하들의 수군거림을 이연이 듣고 있었다.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구만.’

그들의 관심과 반응을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곧 대단한 것들을 보여주면서 이내 터져 나올 신하들의 환호성을 기대하게 됐다.

히죽거리면서 친히 총을 발포해보려고 했다.

“한길아.”

“예. 전하…….”

“그냥 조준하면 되지? 따로 오조준할 필요는 없지?”

이연의 물음에 한길이 자세를 낮추면서 대답했다.

“검수 과정 중에 조준이 틀어져 있어서 수정했사옵니다. 정조준하시옵소서. 전하.”

대답을 듣고 이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총탄을 장전하기 시작했다.

장전하는 방식은 왜국의 조총과 거의 같았다.

화약와 총탄을 감싼 종이포를 뜯고 안의 화약을 총구 안으로 부어 넣었다.

그리고 종이포에서 약간의 종이를 뜯어내 종 형태의 총탄을 감쌌다.

총구에 총탄을 꽂아 넣고, 총신에서 뽑아낸 꽂을대로 밀어 넣으면서 총열 안 끝까지 밀착시켰다.

그 후에 꽂을대를 원위치시켰다.

조총이라면 격발 시에 심지가 닿는 곳에 화약이 담기는 작은 홈이 위치해있었다.

그릇 같은 홈이 있는 것은 조총과 동일했지만, 그 위에 철로 된 덮개가 있어서 다른 구조를 보이고 있었다.

덮개를 열고 홈에 화약을 부어 넣었다.

그리고 손잡이와 연결된 견착대를 어깨 앞에 붙였다.

그 모습을 신립이 지켜보고 있었다.

‘저것을 어깨 앞에 붙이는 것이었나? 그런데 저렇게 하시면 총의 충격이 분명히…….’

화포만큼은 아니었지만 총에도 발포 시에 충격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상감도 그 점을 충분히 알 것이라고 여겼다.

무엇을 위해 충격을 감수하는지 의문이었다.

그렇게 상감이 총으로 과녁을 조준하는 것을 지켜봤다.

격발기가 당겨지면서 ‘철컥!’하는 소리가 일어났다.

함께 방아쇠가 격발기와 연결되면서 고정되었고, 이연이 100보 거리 과녁을 정조준하면서 방아쇠를 당겼다.

철컥!

탕!

“오오……!”

신하들이 탄성을 일으켰다.

소리와 함께 하얀 연무가 총구에서 뿜어져 나왔다.

과녁 측편 구덩이에 군관이 숨어 있었고, 밖으로 나와서 과녁에 입혀진 갑옷을 확인하게 됐다.

그리고 깃발을 크게 휘둘렀다.

“관중이오!”

“오오!”

“맙소사! 이럴 수가!”

“전하께서 친히 개발하신 총으로 적중시키시다니……!”

“전하의 무위가 하늘 끝에 이르렀사옵니다! 전하!”

찬양이 끝을 달려가고 있었다.

나부끼는 깃발을 보고서 이연이 히죽거리면서 웃고 있었다.

자신을 향한 신하들의 탄성이 마음의 양식 같았다.

한 번 더 장전해서 다시 과녁을 적중시켰다.

다섯 발을 쏜 후에 상감의 시험이 끝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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