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뽕조선-72화 (72/196)

072화 고체 폭약을 만들다.

다시 후원 창이 떠올랐다.

[ GOD1583 님이 염초 1,000근을 후원합니다. ]

- 미션 성공 : 니트로글리세린 제조 및 폭발 시범 보여주기.

- 화학청의 실험이 신중히 이루어짐.

- 세 번째 미션.

세 번째 미션이 주어지게 됐다.

[ 수행 중인 미션. (GOD1583) ]

- 목표 : 규조토의 특성과 산지를 이장손에게 알려주기.

- 보상 : 염초 1,000근.

- 보상 : 다이너마이트 제조 가능.

따로 후원 글은 없었다.

목표와 보상으로써 GOD1583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고 있었다.

이연이 회심의 미소를 띠면서 이이에게 물었다.

“만약에 이걸로 채광을 벌인다면 어떻게 될 거 같아?”

상감의 하문을 받고 이이가 폭발한 화합용액을 다시 살폈다.

용액이 담겼었던 그릇이 아예 가루가 되어 있었다.

상감의 말대로 탁자 아래에서 터졌다면 분명히 석탁이 쪼개졌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것으로 인해 폭양의 효용성을 떠올리게 됐다.

“매우, 유용할 것 같사옵니다…….”

“그렇지?”

“전하께서 만드신 폭약으로 채광을 벌인다면 순식간에 광맥을 부수고 광석을 캐낼 것이옵니다… 비노에서 나오는 부산물이 이런 위력을 보일지 소신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사옵니다. 전하…….”

폭발이 준 충격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이의 손끝과 입술과 온 무릎이 떨리고 있었다.

바닥까지 내려앉았던 심장이 제 위치를 찾는 데에 시간이 걸렸다.

그런 이이의 반응을 보면서 이연이 웃어 보이다가 이장손에게 물었다.

“비노 부산물에 염초를 더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겠지?”

이연의 물음에 이장손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예. 전하…….”

“방금 봤듯이, 이런 게 화학청에서 해야 할 일이야. 용도를 알 수 없는 무언가를 만들어서 다른 무언가를 섞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거야. 색이나 온도 배합 비율 등을 일일이 기록하면서 말야. 그리고 습한 날인지 아닌지도 매우 중요할 거야. 비가 내리는 날엔 결과가 달라질 수가 있으니까.”

“예…….”

“과인이 시범을 보였으니까 앞으로는 화학청에서 실험해보도록 해.”

“…….”

“왜 대답 안 해?”

말미에 이장손이 대답하지 않자 이연이 물었다.

상감의 물음에 이장손이 뒤늦게 말했다.

“하온데, 전하…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말해.”

“혹, 전하께서 만드신 폭약으로 채광해야 할 때, 저 상태 그대로 쓰는 것이옵니까? 조그마한 충격에도 폭발한다고 말씀하셨사온데, 저만한 위력이오면 수송이 매우 어려울 수도…….”

이장손의 물음에 이연이 다시 피식하면서 웃었다.

“그럴 리가 있겠어?”

“하오면…….”

“당연히 폭발이 쉽게 되지 않도록 만들어야지. 그리고 그것을 네가 할 거야.”

할 일이 있음을 이연이 말하였고 이장손이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히 여겼다.

말 한 직후에 이연이 상선에게 눈짓을 주었다.

그러자 폭발에 멍하니 있던 상선이 급히 정신을 챙기면서 상감의 곁으로 다가왔다.

상감이 주었었던 봉투를 올렸고, 봉투를 받은 이연이 다시 이장손에게 건네줬다.

“안에 쓰여 있는 것을 찾아서 섞어 봐. 그러면 이거다 싶을 거야.”

“…….”

이장손이 조심스럽게 상감이 주는 봉투를 받았다.

그리고 허릴 굽히면서 인사했으니, 상감이 말한 것을 찾아보기로 했다.

“이만, 물러나겠사옵나이다. 전하…….”

인사하는 이장손을 보면서 이연이 흐뭇하게 미소 지었다.

아마도 그가 폭약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안전한 폭약이 만들어지면, 조선의 미래가 다시 한 번 크게 바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연이 미소 띤 얼굴로 이이에게 진중히 말했다.

“어째서 과인이 최소한의 인원만으로 실험했었는지 알겠지?”

이이가 하문을 듣고서 대답했다.

“예. 전하…….”

“음식을 만들 때 쓰이는 칼도 전시엔 요긴하게 쓰일 수 있으니까. 여기 장막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반드시 함구해야 될 거야.”

“예, 전하. 엄명을 받들겠사옵나이다.”

상감이 말한 뜻을 이이가 깨달았다.

처음엔 최소한의 인원으로 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었다.

그저 어명을 따를 뿐이었고, 머지않아서 그 이유를 깨닫게 됐다.

바위마저 깨버릴 수 있는 위험한 기물을 만드는 것이었으니, 그것이 전장에서 쓰인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죽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아군이라면 진정한 비극이 될 수 있었다.

상감의 엄명을 기억하면서 이이가 생각하게 됐다.

‘절대로, 밖으로 새어나가서는 안 된다. 그런데 이런 기물을 전하께서 아시다니…….’

또 한 번 상감의 지식과 지혜에 감탄하게 됐다.

그에 대한 경외심이 계속해서 일어났고, 누구보다 크게 보이는 상감의 등을 우러러볼 뿐이었다.

함께 이장손으로부터 희소식이 있기를 기다리게 됐다.

그로부터 이틀이 막 지났을 무렵이었다.

개성으로 돌아온 이장손이 화학청의 청장실에서 상감이 주었던 봉투를 열게 됐다.

그리고 안에 쓰여 있는 상감의 글을 확인하게 됐다.

[— 물을 잘 흡수하는 백색 혹은 회백색의 가벼운 흙 —]

[— 경주 감포 산지 —]

‘이건…….’

상감이 쓴 글을 확인하고 미간이 좁혀졌다.

글을 읽고 잠시 생각하다가 답을 떠올리게 됐다.

‘내가 모르는 것은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돼!’

혼자서 모든 것을 해내려고 하지 않았다.

장인들 중에서 경주와 감포 쪽에서 온 자들이 있었고, 그들을 이장손이 급히 부르게 됐다.

상감이 준 서신을 두 사람에게 보여주면서 물었다.

“혹시 아는가? 여기에 써있는 것들을?”

청장의 물음에 두 장인이 함께 살피면서 동시에 대답했다.

“알고 있습니더…….”

“보았었던 것 같습니더. 농사지으려고 땅을 파면 간혹 그런 흙이 나올 때도 있습니더.”

대답을 듣고 이장손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지시했다.

“여기에 쓰인 흙을 가져오게. 앞으로 해야 되는 실험에 반드시 필요하니까 말일세. 병조판서 대감께 말씀을 드려서 말을 탈 수 있도록 해주겠네.”

급한 실험 같았다.

청장인 이장손의 지시에 장인들이 무슨 일인지 궁금할 지경이었다.

하지만 이유를 듣질 못하고 그저 말을 타고서 고향을 다녀왔다.

고향에 가서 고운 가루 같은 흙을 가지고 왔고, 이장손이 다른 흙과 비교해 보면서 특성이 맞음을 확인하게 됐다.

그리고 곧바로 실험을 벌이기 시작했다.

상감이 보여줬었던 시범대로 비노의 부산물을 찬 그릇에 담고 그 위로 염초를 더했다.

그 후에 장인들을 모아 폭발 시범을 보였으니, 궁궐 후원에서 보았었던 시범보다 훨씬 작은 용액으로 행하게 됐다.

나무 숟가락으로 용액을 조금 떠서 두꺼운 석판 위를 미세하게 적셨다.

그리고 망치를 내려찍으면서 반응을 일으켰다.

팡!

“오오!”

“이럴 수가!”

“정말로 화합된 용액이 터지다니……!”

미량의 용액이 일으키는 폭발에 장인들이 놀라워했다.

그들의 표정이 이장손 스스로가 첨에 보였었던 표정이었다.

또한 병조판서가 보였었던 반응이었으니, 이장손이 장인들에게 이제 할 일을 전하게 됐다.

“보았듯이 비노 부산물에 염초를 더하면 작은 충격에도 폭발하는 폭약이 만들어지게 되오. 이것을 이 흙에 적실 것이오.”

해야 할 일을 듣고 한 장인이 물었다.

“흙에 적시면 더욱 강해지게 됩니까……?”

그 말에 이장손이 알려줬다.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안정화를 위해서 적시는 것이오. 그래야 사람이 다치지 않고 유용하게 쓸 수 있을 테니까 말이오. 흙에 적실 때도 용액에 충격이 전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오.”

지시를 전하면서 깊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렸다.

이미 눈으로 보았기에 만들어진 용액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고 있었다.

여러 사람이 붙어서 폭약 용액이 담긴 단지를 조심스럽게 옮겼고, 하얀 종이 위에 준비된 흙을 올리면서, 그 위로 폭약 용액을 조심스럽게 적시게 됐다.

나무 숟가락으로 천천히 용액을 부어 넣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후에 숟가락으로 미량을 떠서 넓은 장소로 향했으니, 그곳에 마련된 석탁 위로 조금 붓고 망치를 두드리게 됐다.

깡!

“오!”

“아무 일도 없다……?!”

장인들이 탄성을 일으키면서 이장손의 실험을 지켜봤다.

터져야 할 용액이 터지지 않자, 잠시 동안 눈을 크게 뜬 상태에서 살피게 됐다.

그리고 한 장인이 붓으로 실험 결과를 기록했으니, 이장손이 기록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그 후에 불씨를 들고서 용액으로 젖은 흙을 태워보게 됐다.

펑!

“헉?!”

“……?!”

“세… 세상에! 어떻게……?!”

장인들의 눈이 뒤집어졌다.

시험 과정과 결과를 기록하던 장인이 붓을 떨어트렸고, 지켜보던 장인들이 몸을 들썩일 정도로 놀라게 됐다.

직접 실험을 벌인 이장손도 크게 놀랐다.

“이…이것은…….”

탄성조차 쉽게 뱉지 못할 일이었다.

그만큼 크게 충격받았고, 머릿속에서 많은 생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안정화를 시킨 폭약의 양을 늘리면 그 화력 또한 매우 강해질 수 있었다.

그러나 오직 불씨를 붙이는 것만으로 터트릴 수 있게 됐다.

상감이 알려준 바가 맞았고, 즉시 보고를 올렸다.

다시 상감으로부터 명을 받으면서 용액으로 젖은 흙을 기름종이에 잘 싸서 포장하게 됐다.

그리고 도화선을 꽂아서 언제든지 점화할 수 있게 만들었다.

궁궐 후원에서 마지막 실험을 벌이려고 했다.

정으로 구멍이 새겨진 석탁 옆에 이장손이 서 있었다.

그를 멀리서 이연이 보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으니, 이미 실험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미리 예상하고 있었다.

이레 전에 떠올랐었던 후원 창이 있었다.

[ GOD1583 님이 염초 1,000근을 후원합니다. ]

- 미션 성공 : 규조토의 특성과 산지를 이장손에게 알려주기.

- 보름 안에 다이너마이트 제조 가능.

그때의 일을 기억하면서 이연이 생각했다.

‘화약과는 전혀 비교할 수 없지! 화약은 오로지 무기에만 쓰이니까! 하지만 다이너마이트는 산업화로 향하는 계단을 몇 개나 건너뛰게 만들 수 있는 기물이야! 이제 위력만 검증하면 돼!’

큰 기대를 가졌다.

주먹을 불끈 쥐고 있었다.

의자에 앉은 상태로 기다리기 힘든 시간을 보냈으니, 그것은 그의 양옆에 서 있는 신하들도 마찬가지였다.

이장손이 특별한 기물을 만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상감과 함께 기물의 시범을 지켜보려고 했다.

어떤 것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절정에 이르고 있었다.

“아니, 병판. 알려주면 어디가 덧나오? 대체 저자가 어떤 것을 만들었기에…….”

“…….”

류전이 물었고 이이가 입을 무겁게 하였다.

이산해와 류성룡이 그들을 함께 보다가 이장손을 보았으니, 이장손이 만들어진 기물을 구멍난 석탁 위에 꽂아 넣었다.

그리고 수십 보 이상 떨어져서 불씨를 놓게 됐다.

지켜보던 이산해가 류성룡에게 물었다.

“설마, 저기 타들어 가는 게 도화선이오?”

“그런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만들어진 것이 불과 관련된 것인가……?”

이장손의 행동으로 말미암아 짐작케 했다.

그러나 어떠한 일이 벌어지게 되는지 누구도 감히 예상할 수 없었다.

불붙은 도화선이 타들어 가는 것을 지켜봤고, 잠시 후, 석탁에 박힌 작은 막대 같은 기물에 이르게 됐다.

그때 천하를 능히 부술만한 큰 소리가 일어나게 됐다.

꽝!

“허헙?!”

“어이쿠!”

놀란 신하들이 숨을 삼켰고, 어떤 이는 움찔하면서 폴짝 뛰었다가 쓰러지게 됐다.

그것은 조선의 하늘을 새로 여는 소리였다.

오랫동안 중세에 머무르는 생각과 기예가 부수어지게 되는 일이었다.

산업화의 시대가 조선의 하늘에 펼쳐지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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