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화 두 가지 무기를 더 개발하다.
신형 화포가 개발됐다.
이름은 ‘천무’였고 점화식이 아닌 격발 식으로 포탄을 발포할 수 있었다.
지자총통과 비슷한 크기로 화포 하부에 설치된 장치로 포각을 조정하면서 탄환이나 장군전을 쏠 수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폭발하는 장군전이 개발되면서 그 위력이 수십 배에 이르렀다.
폭약인 진천뢰가 장군전 탄두에 장착되어 있었다.
안전 고리가 제거된 상태에서 땅 위로 탄두가 내리꽂히게 되면, 탄두에 장착된 격발기가 충격으로 작동되면서 화약 점화를 일으킬 수 있었다.
그리고 화약은 탄두의 진천뢰를 터트리게 된다.
진천뢰를 감싼 조란탄이 뿌려지게 되면, 주위 인마가 살상되고 건물이나 전선조차 크게 상할 수 있었다.
그러한 무기를 개발해낸 책임자들의 공이 매우 컸다.
성균관 기술원을 위장한 군기시 기술원 후원 시범장이었다.
이이가 공을 세운 두 사람과 장인들을 위해서 이야기했다.
“전하. 신무기를 개발해 낸 두 사람의 공이 지대하옵니다. 군기시 기술장과 화학청장 덕분에, 적에게 최고의 위력을 선보일 화포와 화포탄이 개발되었사옵니다. 마땅히 포상하시어서 두 사람을 격려하시옵소서. 전하.”
이이의 이야기를 듣고 이연이 미소 지었다.
“당연히 포상을 내려야지. 그리고 두 사람뿐만이 아니라 장인들에게도 포상을 내릴 거야. 그래서 품계를 하나씩 높여 주려고 하는데 어때? 괜찮지?”
인사를 맡고 있는 이산해를 보면서 이연이 물었다.
상감의 하문에 이산해가 머릴 숙이면서 답변을 전했다.
“매우 적절하신 포상이라 사료되옵니다.”
대답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연이 말했다.
“관직이 없는 자는 관직을 얻게 될 것이고, 이미 관직이 가지고 있는 자는 직책을 유지한 상태에서 품계 승차를 이루게 될 거야. 한양으로 돌아가면 결재할 테니까 준비토록 해.”
“어명을 받들겠사옵나이다! 전하!”
이연이 신무기를 개발한 사람들에게 승차 포상을 약속했다.
곁에 있다 이야기를 들은 전한길과 이장손이 매우 기뻐했다.
이내 무릎을 꿇으면서 이연에게 감사를 표했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소장은 그저 전하께서 명하신 일을 했을 뿐이온데 이런 포상을…….”
그런 두 사람에게 이연이 말했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어. 당연하다고 말하지만 지향을 위해서 하는 말이고, 과인의 왕위도 그대들의 관직도, 과인을 향한 충성도 과인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
“그러니 나라와 백성을 위해서 뭔가를 하는 것은 충분히 인정을 받고 상을 받을 수 있는 일이야. 그리고 앞으로 더 잘하라는 이야기야.”
“전하…….”
“오늘을 위해서 두 사람에게 내릴 것을 준비했어.”
포상하면서 이연이 상선을 힐끔 보았다.
신무기 시연이 이뤄지는 동안 상선이 비단 보를 곁에 두고서 계속 관리했다.
그리고 이연의 눈짓을 받고 움직이자, 그가 전한길에게 비단 보를 건네게 됐다.
“받으시오.”
“영감……?”
보를 받은 전한길이 어리둥절했다.
그리고 상선에 이어 상감을 보았으니, 이연이 미소 띤 얼굴로 보를 풀 것을 지시했다.
“풀어 봐. 안에 책이 담겨 있을 거야. 그리고 화학청장과 함께 잠깐 훑어봐.”
“예…….”
지시를 받고 포의 끈을 풀어냈다.
안에 책이 담겨 있었고 이장손과 시선을 주고받고 함께 책을 펼쳐보게 됐다.
그리고 안에 담긴 내용들을 빠르게 읽었다.
“전하, 이것은……?!”
휘둥그레진 눈으로 상감을 올려다보게 됐다.
두 사람의 놀란 눈빛에 이연이 매우 만족했다.
원했던 반응을 확인하고서 두 사람에게 물었다.
“만들 수 있지?”
상감의 물음에 이장손이 전한길과 눈빛을 교환한 뒤에 대답했다.
“예! 전하…! 만들 수 있사옵니다……!”
“그러면 믿고 기다리도록 하지.”
“예……!”
답변을 듣고 이연이 더욱 짙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두 사람에게 일어나라고 이야기했다.
일어선 두 사람이 책을 애지중지하면서 품에 안았으니, 그 모습을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 신하들이 보면서 궁금히 여기게 됐다.
‘대체 안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기에…….’
무기를 개발하는 두 사람이었다.
그리고 아마도 안에 다시 신무기에 관한 것이 담겨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폭발하는 장군전처럼 말도 안 되는 무기를 만든 두 사람이 크게 충격받을 정도였다.
두 사람을 경악시킬 정도면 세상을 향해서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했다.
신하들이 상감을 존경하면서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를 경외하면서 바라보았으니, 신하들의 시선과 생각에 이연이 흡족해하고 있었다.
전한길과 이장손에게 책을 주었을 때 눈앞에서 떠오른 후원 창이 있었다.
[ GOD1583 님이 염초 100근을 후원합니다. ]
정당방위는 킹정.
- 미션 성공 : 폭약을 이용한 방어무기 알려주기.
- 열흘 뒤 개발 완료.
- 두 번째 미션이 시작됩니다.
돌아서면서 신하들에게 이야기했다.
“금일은 매우 기쁜 날이야. 행궁에서 연회를 열고 내일 한양으로 돌아갈 테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그리고 기술원과 화학청의 장인들에게는 어식을 내려. 이 나라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들을 과인의 공신에게 베풀 거야.”
명을 받은 신하들이 일제히 머릴 숙였다.
“어명을 받들겠사옵나이다!”
“성은이 망극하옵나이다! 전하!”
상감의 은혜에 신하들이 감사를 나타냈다.
전한길과 이장손이 다시 상감에게 머릴 숙이면서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리고 시범장에서 나가는 상감의 뒤를 보았으니, 그에게 반드시 더 큰 공으로 보답하고자 했다.
상감이 내린 책으로 임무를 완수해야 했다.
저녁에 내관을 통해서 내려진 어식으로 장인들과 함께 자축했다.
그리고 다음 날이 되었으니, 상감이 한양으로 돌아가고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됐다.
이장손이 책을 읽고 환하게 웃으면서 전한길에게 말했다.
“우리가 생각하기 이전에 전하께서 먼저 생각하신 것 같네.”
“진천뢰를 이용한 무기에 대해서 말씀입니까?”
“여기 그림을 보면 진천뢰의 겉을 조란환들이 감싸고 있네. 마치 장군전의 탄두처럼 말일세.”
“손으로 던지기 쉽게 손잡이가 달려 있습니다.”
“안전 고리도 있네. 다만 장군전의 고리와는 다르게, 고리를 뽑으면 즉시 탄두 안의 도화선이 타들어가도록 되어 있네.”
“도화선이 타다가 진천뢰에 이르면 터지는 방식입니다. 때문에 함부로 고리가 뽑히지 못하도록, 고리가 하나 더 있어서 이중으로 점화가 이뤄지지 않게 되어 있습니다. 이걸 적이 모여 있는 곳에 던지면 뛰어난 살상력을 보일 것입니다.”
이장손과 전한길은 함께 무기를 개발하면서 절친해졌다.
그리고 이장손의 나이가 훨씬 많았으니, 품계가 서로 같은 상황에서 호형호제하게 되었다.
서로 편하게 말하면서 상감이 고안한 신무기에 대한 그림을 살피고 있었다.
그 내부 그림을 살피고 아래에 쓰여 있는 큰 글을 읽게 됐다.
“수류탄……?”
“아무래도 전하께서 고안하신 무기의 이름인 것 같네. 그리고 이게 다는 아니었네.”
받은 책은 한 권이었다.
하지만 수류탄에 관해서 쓰여 있는 것은 약 절반이었다.
남은 절반은 다른 무기에 관해서 쓰여 있었고, 함께 뒷장을 펼치면서 상감이 고안한 두 번째 무기를 살피게 됐다.
그것은 수류탄과 마찬가지로 진천뢰를 이용한 무기였다.
“현무…….”
“지뢰…….”
사방신의 이름을 딴 글이 그림 위에 크게 쓰여 있었다.
그리고 앞면과 뒷면, 내부 단면도로 여겨지는 그림을 차례로 보았으니, 무기의 크기가 대략 손바닥보다 조금 크다는 것을 알았다.
그림 옆에 상세한 설명들이 쓰여 있었다.
그리고 수류탄과 비교할 수 없는 위력을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
“조란탄 오백 발…….”
“전면 지향…….”
진천뢰를 감싸는 방식이 아닌 전면에 펼쳐져 있는 방식이었다.
약간의 곡선을 이루는 나무판 안에 진천뢰와 함께 담겨서, 폭발이 일어날 때 전면에서 달려오는 적을 휩쓰는 무기였다.
그에 관한 설명과 그림을 보고 소름을 느꼈다.
그리고 상감의 내려준 책대로 무기를 만들었으니, 그 과정이 그리 어렵지 않고 오래 걸리지 않았다.
장인들이 맡은 바를 열심히 해내면서 신무기를 제작했다.
전투가 치러지는 것을 가정하면서 갑옷을 입은 과녁들을 두고 그 앞에서 다시 만든 신무기를 시험하게 됐다.
수류탄이라 불리는 무기를 손에 들고 기폭을 막는 고리 두 개를 뽑았다.
첫 번째 고리를 뽑고 두 번째 고리를 뽑자, 탄두 안의 도화선이 타는지 연기가 밖으로 새기 시작했다.
그리고 힘껏 과녁을 향해서 던졌으니, 그 거리가 대략 20보였다.
구덩이 속에서 수류탄을 던진 이장손이 몸을 웅크렸다.
잠시 후에 던져진 수류탄에서 크게 소리가 일어났다.
쾅!
“오오!”
멀리 서 있던 장인들이 탄성을 일으켰다.
수류탄이 성공적으로 터지는 것을 확인했고, 주위 과녁에 입혀진 갑옷이 펄럭이는 것을 보았다.
장인들과 함께 있던 전한길이 발걸음을 옮기면서 과녁을 확인했다.
그리고 갑옷의 상태를 보자, 찰갑 이곳저곳이 깨지고 뚫려 있었다.
갑옷을 거는 걸게 기둥에 조란탄들이 박혀서 적에 대한 살상을 증명하고 있었다.
환하게 웃으면서 이장손에게 전한길이 다가갔다.
그리고 손을 뻗어서 밖으로 나오는 그를 도와주면서 말했다.
“성공입니다.”
“살상 반경이 얼마나 되나?”
“5보에서 7보 정도는 될 것 같습니다. 전하께서 써두신 대로입니다.”
한길의 손을 잡고 호 안에서 나온 이장손이 과녁을 보았다.
그리고 다가가서 직접 확인했으니, 만족한 미소를 보였다.
또 한 번 신무기를 개발해냈고 남은 하나를 확인해야 했다.
“지뢰도 확인해 보세.”
“예. 형님.”
두 사람이 서로 어깨를 두드리면서 이동했다.
그리고 미리 제작했던 ‘현무 지뢰’를 준비했으니, 그것을 후원의 바위 앞에 놓게 됐다.
전한길과 이장손을 돕는 장인들이 서로 이야기했다.
“어째서 뒤에 바위를 두신 상태에서 설치하시는 걸까?”
“그거야, 후폭풍이 있으니까.”
“후폭풍이라고?”
“그래도 나름 진천뢰인데, 목판 파편들이 뒤로도 날아들지 않겠어? 그러니까 뒤에 바위가 있으면 그래도 막아주니까 안전한 거지. 일단은 위력부터 확인하시고 다시 터트리셔서 후폭풍 거리를 확인하신다고 하셨어.”
뛰어난 무기로 여겨지기에 그 위력을 정확히 알아야 했다.
앞으로 조란탄을 쏟아내는 것만 아는 것이 아니라, 지뢰를 감싼 목판의 파편이 어디에까지 이르는지를 아는 것도 매우 중요했다.
하지만 첫 시험이었기에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겼다.
매우 조심스럽게 지면 위에 현무 지뢰를 내려놓았다.
곡선 형태를 찌는 나무판의 아래쪽 양 끝에 바늘 같은 4개의 다리를 펼칠 수 있었다.
그것을 통해 표적에 대한 지향이 잘 이뤄질 수 있게 할 수 있었다.
세워진 과녁들을 향해서 지뢰를 조준하고 도화선을 이었다.
그리고 100보 거리에 위치한 구덩이 안쪽까지 이었으니, 구덩이는 바위 뒤편 측편에 위치해 있었다.
폭발에 안전한 위치이면서도 지뢰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었다.
그 안에 이장손이 들어갔고, 전한길도 뛰어내리면서 들어가게 됐다.
“넌 밖에서 보기로 하지 않았어?”
“가까이서 보고 싶습니다.”
“큰일 나면 어쩌려고?”
“전하께서 고안하시고 형님과 제가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었는데 큰일은 없을 것입니다.”
“…….”
상감에 대한 신뢰와 자신과 이장손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그런 전한길에 말에 이장손이 어이없어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피식 웃게 됐다.
그리고 도화선을 잡고 불씨를 붙였으니, 빠르게 지뢰를 향해서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이장손이 멀리 떨어져 있는 장인들에게 소리쳤다.
“위험하니까 더 떨어져!”
그리고 전한길에게 말했다.
“자세를 더욱 낮춰. 장군전에 들어가는 진천뢰의 양보다 많으니까 크게 터질 거야.”
“예, 형님!”
함께 구덩이 안에서 현무지뢰의 위력을 확인하고자 했다.
그리고 잠시 후 타들어가던 도화선의 연기가 바위에 가려지면서 사라지게 됐다.
바짝 긴장한 상태에서 마음의 준비를 했고, 곧 하늘에서 큰 소리가 일어나게 됐다.
꽝!
“……?!”
“허헉, 어이구야……!”
귀를 찢을 만한 소리에 준비를 했음에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한순간에 숨이 막힐 만한 위력이었다.
공기가 밀리는 것 같은 느낌을 잠시 맛보았고, 연무와 흙먼지가 한껏 솟아오른 풍경을 보게 됐다.
공중에 비산했던 나무 조각들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먼지가 조금씩 가라앉기 시작하자 이장손과 전한길이 함께 일어서게 됐다.
천천히 과녁으로 발걸음을 옮기다가 멈추게 됐다.
“와!”
“갑옷이건 허수아비건 아예 넝마가 되었습니다! 형님!”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모든 과녁이 부서져 있었다.
비교적 멀쩡한 과녁에 무수한 점들이 박혀 있었으니, 그것은 조란탄이 잔뜩 날아든 흔적이었다.
앞에 적이 있다면 한 명도 살아남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 사실을 깨달으면서 두려움을 느끼게 됐다.
땅에서 일으킨 벼락으로 몰려오는 적군을 휩쓸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급히 한양으로 전령을 보냈다.
그리고 상감에게 신무기가 개발된 사실을 알리고자 했다.
이이가 편전에서 상감을 알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