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뽕조선-165화 (165/196)

165화 이즈하라에 상륙하다.

아직 수량이 부족하여 천무포를 모든 전선에 실을 수 없었다.

하지만 경상우수군에 속한 판옥선에 4문의 천무포들이 실려서 장군전을 쏠 수 있었다.

천자총통이나 지자총통을 통해서도 쏠 수 있었지만, 천무포보다 사정거리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포각을 잔뜩 높인 천무포에 장군전이 장전되고 탄두의 고리가 포수들의 손으로 떨어지게 됐다.

“화포 발포 준비! 쏴!”

뻐버벙!

“재장전!”

천무포대를 지휘하는 장교가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명령과 함께 포성을 일으켰던 천무포에 다시 장군전이 장전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공중을 가로지른 장군전이 이즈하라 포구 요새에 떨어지게 됐다.

꽝! 꽈광! 꽝!

콰드득!

우지끈!

“오……!”

“이럴 수가……!”

폭발이 일어나면서 멀리서 지켜보던 주민들이 탄성을 일으켰다.

그저 포탄이 날아드는 것뿐만 아니라, 폭발을 일으키면서 포구 전체를 산산조각내고 있었다.

조선 군선들 위에서 쏘아진 몇 개의 기둥이 마을로 떨어지면서 폭발을 일으키게 됐다.

꽈광!

“우… 우리 집이……!”

“어떻게 해……!”

“아아아……!”

피신한 주민들이 손으로 입을 감싸면서 절규했다.

아이를 품에 안은 여인들이 눈물을 흘렸고, 몸이 불편한 노인과 노파들이 비명소리를 냈다.

힘없는 자들의 집과 터전을 조선군이 부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무고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의 지아비와 자식과 아비가 관백의 명을 받들어 부산으로 출정했었다.

그 대가를 식구들이 그대로 받고 있었다.

포격이 계속해서 이뤄지는 가운데 경상좌수사 이영수가 이순신의 대장선을 힐끔 보았다.

‘저런 무기까지 전하께서 주시다니…….’

신형 전선뿐 아니라 신무기까지 이순신에게 더해져 있었다.

때문에 어떠한 수군보다 더 큰 피해를 적에게 줄 수 있었다.

그것은 전공이었고 자신이 가장 바라는 것이었다.

포격하던 중에 군관을 불러서 명을 내렸다.

“제독께 명령을 요청해라!”

“어떤 명령입니꺼?”

“상륙전이 벌어질 때 경상좌수군이 선봉에 설 것이라고 말이다! 지금 바로 요청기를 올려라!”

“예! 영감!”

명을 받은 군관이 속히 병사들에게 지시했다.

경상좌수군 대장선의 위로 명령을 요청하는 깃발이 오르고 상륙 선봉과 전투를 뜻하는 깃발이 함께 올라왔다.

그것을 본 병사가 이운룡에게 보고했고, 이운룡이 이순신에게 다시 보고를 올렸다.

“제독! 경상좌수사 영감께서 명령을 요청했습니더! 상륙할 때 먼저 진격하겠다고 합니더!”

보고를 듣고 이순신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현재 적군이 포구에서 뒤로 물러나 있다. 상륙전이 벌어지면 적이 아군과 교전을 벌일 텐데, 반드시 조총으로 응전할 것이다.”

“하오면, 소총으로 무장한 우리 우수군이 먼저 상륙합니꺼?”

“함께 상륙한다. 그리고 함께 선봉에 설 것이다. 우수군과 좌수군이 상륙하면 전라좌수군이 화포로 지원할 것이다. 지금 바로 명령을 전하라.”

“예! 제독!”

이운룡이 머릴 숙이면서 이순신의 명을 받들었다.

경상좌수사 이영수의 요청을 거부했지만 그와 함께 상륙전을 벌이고자 했다.

그리고 상륙할 때 적이 빈틈을 노리는 것을 수군의 화포로 저지코자 했다.

북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명령기가 올랐다.

“요청을 거부하셨습니더! 하지만 함께 상륙한다고 하십니더!”

“큭!”

군관의 보고를 듣고 이영수가 이를 물었다.

하지만 함께 적지를 밟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이래나 저래나 용맹하게 싸울 수 있었고 뭍을 밟으면 앞장서서 진격할 수 있었다.

칼을 뽑으면서 적지를 가리키면서 소리쳤다.

“적이 상륙지에 오지 못하도록 막아라! 계속 쏴라! 방포하라!”

이영수는 불만이 가득했지만 이순신의 명령을 계속 따르고 있었다.

그리고 어길 경우, 그 뒤에 있는 상감이 어떻게 나오게 될지를 알고 있었다.

조선 수군의 포격이 더욱 거세졌고, 후위로 빠져 있던 판옥선들이 다시 만으로 들어와서 도울 태세를 보였다.

그것을 본 히데츠구가 소에게 급히 소리쳤다.

“놈들이 상륙하려는 것 같소! 어서 놈들을 막아야 하오! 그렇지 않으면……!”

소가 무사를 불러서 이야기했다.

“아군의 피해는?!”

“땅 위에서는 500명이 조금 못 되게 피해를 입었습니다! 조선군이 포격을 시작한 뒤로 후방으로 피한 상태입니다!”

“그러면 위치를 지켜서 적을 상대한다! 적이 가진 대포 사정거리 밖에서 응전할 준비를 하라! 장애물과 목책을 놓고 모든 철포를 동원해라! 길목을 막으면서 적을 철퇴시킬 것이다! 즉시 명을 전해라!”

“예! 주군!”

무사가 지시를 받들면서 옆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빠르게 성 밖의 병사들에게 명령이 전달되었으니, 본격적으로 조선군을 상대로 싸워야 했다.

여느 영주들의 성처럼 성에 천수각은 없었다.

하지만 성 뒤편 고지에 산성이 있었고 소와 히데츠구가 빠르게 오를 수 있었다.

시야가 트인 곳에서 이즈하라의 전황을 살피려고 했다.

그리고 포성이 잦아들면서 때에 이르게 됐다.

“시작된 건가……?”

떨리는 마음으로 조선 수군 전선들을 보았다.

그리고 포성이 그친 상황에서 북소리가 더욱 크게 들리고 있었다.

둥! 둥! 둥!

“경상우수군! 경상좌수군! 적지에 상륙한다! 진격하라!”

이순신의 명을 받고 이운룡이 크게 소리쳤다.

상륙전을 알리는 명령기와 북소리가 함께 높아졌다.

그리고 뱃머리를 포구 방향으로 돌린 판옥선들이 일제히 달리기 시작했다.

이영수가 목소리를 높이면서 적지를 가리켰다.

“돌격! 우리가 선봉이다! 속도를 높여라!”

함께 상륙을 벌이는 것이었지만 좀 더 빠르게 상륙해서 싸우고자 했다.

그리고 그뿐 아니라 모든 장수가 전의를 높이면서 싸우려고 했다.

경상우수군에 속한 진해 현감 이영남이 지휘소에서 내려오면서 거치해두었던 자신의 소총을 들게 됐다.

그것을 본 대장선의 해병소대장이 이영남에게 여쭈었다.

“현감 나으리께서도 적지에 상륙하십니까?”

“그래.”

“나으리께서는 수군장이십니다. 상륙해서 싸우는 것은 소장의 소임으로…….”

“자네에게 소총을 다루는 법과 전법을 가르쳐 준 사람이 나일세. 그러니 함께 상륙해서 싸울 것이네. 탄약 상태를 확인하고 착검해서 선실에서 대기하게.”

“예. 나으리.”

“함께 조선군 해병의 위용을 보일 것이네!”

“예!”

해병소대장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이영남이 함께할 뜻을 전했다.

기병전단과 경상우수군에 소총을 다루는 특별한 군사들이 있었으니, 그들은 해병이라 불렸으며 움직임이 편한 찰갑과 소총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이운룡과 이영남이 가르치면서 소총으로 싸우는 법을 알려주었었다.

그리고 함께하면서 싸우고자 했다.

이순신을 보좌하던 이운룡이 두정갑에서 찰갑으로 갈아입고 소총을 들었다.

그리고 선실에서 해병들과 대기했다.

“전하께서 하신 말씀 알제?!”

“예! 나으리!”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겠다는 놈들을 살리라! 어린아이들도 살리고! 하지만 까부는 놈들은 한 놈도 살려두지 마라! 우리는 전하와 백성들을 위해서 싸울 뿐인기라! 심판은 하늘에서 받고 적부터 쥑이라!”

“예!”

“기다리라!”

이운룡이 해병들에게 크게 소리친 뒤 함께 기다렸다.

그리고 판옥선에서 뭔가 부딪치는 소리가 일어났다.

아무래도 앞서 침몰했던 적선과 부유물인 것 같았다.

잠시 후 큰 진동이 앞에서 일어나자 전선에 고요함이 찾아들면서 멈추게 됐다.

갑판 위를 지키는 수병이 선실로 크게 외쳤다.

“접선 했습니더!”

이운룡이 다시 외쳤다.

“접선했다! 문 열어라! 가자! 전하와 백성들을 위해! 대조선국! 만세!”

“대조선국! 만세! 와아아아!”

문이 열리자 선실 밖의 세상이 새하얗게 보였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자 하얀 세상이 폐허로 변한 이즈하라 포구로 변하게 됐다.

포구 해변 위로 다리가 내려지고 그 위로 각 선을 지휘하는 군관과 해병들과 살수들이 뛰어 달리면서 내렸다.

그리고 적이 있는 곳을 향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돌격! 나를 따르라!”

“와아아아!”

조선군들이 포구 위에서 사람의 파도를 일으키면서 돌격하기 시작했다.

오직 왜적들에게 응징을 가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으니, 함성을 일으키면서 달려드는 조선군을 보고 왜병들이 겁에 질리게 됐다.

하지만 그들이 서 있는 자리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목책을 든든히 세워! 여기서 놈들을 막아야 한다!”

“옆의 길에서 뚫리면 어떻게 됩니까?!”

“그것은 생각하지 마라! 각자 할 것들만 생각하고 막아낸다면 아무리 조선군이라고 해도 막을 수 있다! 그러니까……!”

콰쾅!

“대… 대장……?!”

콰쾅! 쾅! 콰쾅!

“우왁!”

“크악……!”

군사들을 해변 위에 놓은 조선군 전선들이 포격을 가했다.

탑재된 천무포가 길목을 막아선 왜군 병사들에게 포탄을 쏘아 날렸다.

그리고 장군전을 쏘아 날렸으니, 한 발은 그들이 선 주변 건물 위에 떨어지고 한 발이 뒤에 떨어졌다.

꽝!

“으악……!”

비명, 신음과 함께 길목을 지키던 왜병들이 쓰러졌다.

그리고 장애물과 함께 엎어졌으니, 예상보다 사정거리가 긴 조선군 화포에 몹시 당황하게 됐다.

하지만 그들에게 더욱 놀랄 일이 있었다.

몰려온 조선군의 손에 보기에 익숙한 무기들이 들려 있었다.

“소총 조준!”

“헉……?!”

“발포!”

탕! 타탕! 탕!

“크학……!”

총성과 함께 왜병들이 쓰러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산성 위에 있던 소와 히데츠구의 눈 안으로 정확히 들어왔다.

포성 대신 귀를 채워가는 총성에 히데츠구가 당황하게 됐다.

“서… 설마, 철포인가……?!”

“그런 것 같소……!”

“놈들이 정말로 철포로 무장했을 줄이야…! 그런데 저렇게 많을 줄은……!”

“많은 게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아는 철포가 아닌 것 같소……!”

“뭐라고……?!”

“저길 보시오! 조선군이 달려와서 철포를 그냥 쏘고 있소! 불씨 없이 우리 군을 공격하고 있소!”

“……?!”

소가 가리키는 다른 길목에서 조선군과 대마도군이 싸우고 있었다.

“철포대! 조준! 쏘기 시작!”

타타탕! 타탕!

“계속해서 쏴라! 2열! 3열! 놈들이 오는 것을 막아라!”

세워진 장애물 앞에서 철포로 무장한 군사들이 싸우고 있었다.

그리고 트여 있는 길목 너머에서 몸을 숨긴 조선군이 있었다.

함께 달려온 조선군 군관이 있었으니, 이영남이 해병들을 이끌면서 명을 내리고 있었다.

“맞춰 줄 필요 없다!”

“다른 길을 찾습니꺼?”

“아니, 뚫어야 한다! 신호를 주면 벽에 붙은 상태로 조준해서 놈들을 향해서 쏴라! 그러면 내가 수류탄을 투척할 것이다!”

“알겠습니더!”

“신호를 주겠다!”

“다들 준비해!”

“하나! 둘! 셋! 발포!”

“쏴라!”

타탕! 탕! 탕!

“지금입니더!”

“수류탄 투척!”

엄폐한 왜병들을 상대로 제압 발포를 실시했다.

그러자 조총을 쏘던 왜병들이 몸을 웅크렸고, 고리를 뽑은 수류탄을 이영남이 적이 있는 곳을 향해서 힘껏 던졌다.

그리고 목책 앞에서 떨어진 수류탄이 폭발하면서 충격을 가하게 됐다.

꽝!

와르륵!

“우왁……?!”

수류탄이 터지면서 목책이 엎어지고 왜병들이 부상당했다.

빈틈을 놓치지 않고 이영남이 소총을 들면서 크게 소리쳤다.

“지금이다! 쏴라!”

“발포!”

타탕! 탕! 타타탕!

— 크학……!

“뚫어라! 돌격!”

“와아아아!”

수류탄을 이용해 효과적으로 길목을 지키던 왜병들을 제압했다.

뛰어난 전술을 보이면서 철포 같은 화기를 쏘는 조선군이 보였고, 그들이 던지는 막대 덩어리가 땅에 떨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폭발을 일으켰다.

그 모습을 히데츠구와 소가 보면서 온몸을 떨게 됐다.

“조… 조선군이… 저렇게…….”

“만반의 준비를 취했소…….”

“우… 우릴 상대하려고 말이오……?”

“우릴 상대하든 누구를 상대하든 말이오… 장인께서 전하께 조선을 경계해야 된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어찌 조심하시지 않은 것이오?!”

“나… 나는 전하께서 하신 일에 대해서…….”

“이제 온갖 화기로 무장한 조선군이 이곳을 불사르려 하고 있소! 어떻게 이런 일이……!”

“…….”

히데츠구는 소와 코니시를 감시하기 위해서 쓰시마에 왔다.

하지만 조선군이 대함대를 이끌면서 이즈하라에 상륙했으니, 화기로 무장한 조선군의 위력 앞에서 할 말을 잃게 됐다.

그저 떨리는 시선으로 이즈하라가 점령되는 것을 지켜볼 뿐이었다.

그리고 군사들을 내린 조선군 군선에서 대포들이 내려지는 것을 보게 됐다.

소의 무사가 다급히 외치면서 보고를 올렸다.

“적이 공성을 준비하는 것 같습니다……!”

보고를 듣고 소가 이를 물고서 내려다보다가 지시했다.

“성을 비우고, 숲에서 싸운다…! 지금의 조선군이라면 성이나 요새도 부술 수 있을 것이다…! 군사들에게 명을 전하라……!”

“예! 주군!”

어쩔 수 없는 명령이었다.

그리고 성을 지키는 것이 오히려 최악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선군이 성을 포위하기 전에 벗어나야 했다.

그렇게 모든 것을 버리고 섬 안쪽의 산으로 피했으니, 화기로 무장한 해병들이 이즈하라 성을 점령했을 때, 포구에 상륙한 이순신에게로 보고를 전하게 됐다.

전령이 이순신 앞에 서서 전황의 상태를 알렸다.

“보고 드립니더! 진해 현감께서 해병들과 함께 적의 성을 완전히 장악했습니더! 경상좌수군은 마을을 장악했고, 가덕진 첨사께선 주민들을 보호하고 있습니더!”

“대마도주와 적군은?”

“아군의 기세에 겁을 먹고 도주했습니더!”

보고를 듣고 이순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곁에 곤양 군수인 김완이 있었고 미리 이순신의 지시를 눈치채면서 여쭙게 됐다.

“연락선을 띄웁니꺼?”

이순신이 다시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이즈하라를 장악했다고 부산에 알리게. 보병 사단이 도착하면 소탕전을 벌여 대마도주를 반드시 잡을 것이네. 이제 다시 대마도를 찾을 때가 왔네.”

“예! 제독!”

조선군이 성공적인 전투로 이즈하라를 점령했다.

그리고 지원 부대를 부르기 위해서 연락선을 띄웠으니, 부산에서 기다리던 보병 1사단을 불러들이고자 했다.

육상 전투에 능한 정예군이 바다를 건너려 했으니, 상륙전에 성공한 희소식이 한양에도 전해지려고 했다.

소식이 전해지기 전에 명나라를 향한 사신이 출발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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