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이 귀여운 걸 죽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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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이 귀여운 걸 죽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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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이 귀여운 걸 죽이다니?
202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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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털옷을 걸쳤음에도 보이는 두툼한 옆구리와 단단한 하체.
겉옷을 벗으면 얼마나 더 대단한 몸이 나올지 아티아는 생각만으로도 벌써부터 심장에 터질 것 같았다.
하이데거의 얼굴은 안중에도 없었다.
오직 그가 단련해온, 그 몸만이 관심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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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맙소사! 저게 가능하다고?’
아티아는 진심으로 그들의 신체에 감탄했다.
카수스와 하이데거가 보디빌더 대회에 나갔더라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체’ 상을 받았을 거라고 확신하며.
순수하게 운동으로 만든 몸이라면 필시 비법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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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수스는 자기 몸에 손도 못 대게 했지. 어쩌면…… 하이데거에게 물어보면 가르쳐줄지도 몰라.’
아티아는 그 비법을 꼭 알고 싶었다.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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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네, 뭐 이런 걸 다 하나.”
하이데거는 손사래 치며 말고삐를 느슨히 잡았다.
중후한 목소리마저 근사했다.
전쟁터에 가서 곧 죽게 될 그의 운명을 떠올리며 아티아는 입술을 짓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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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 죽기엔 너무 아까운 인물이야.’
주변을 둘러보던 하이데거의 깊고 푸른 눈이 한곳에서 멈추었다.
아티아에게로.
심연처럼 깊고 푸르른 눈이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더니 곧 시선을 거두었다.
하이데거는 아무 말 않고 말에서 내려 저택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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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내가 그리 달갑지 않을 테지. 하라드 가문의 딸이니까.’
하라드와 웰링턴은 사이가 좋지 않다.
어디 사이가 좋지 않다 뿐일까, 사실상 원수 집안이었다.
이 결혼도 서로가 필요로 했던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서였으니.
황실에서 이미 결정한 사안을 무르는 조건을 전제로 한 결혼이었다.
그러니까, 이 결혼에 사랑이란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한 결혼.
전쟁포로들을 죄다 노예화하자는 방안을 내놓은 황실의 의견을 잠재우기 위함이었다.
양쪽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되니, 화해의 뜻으로 양측 사람들을 각자 결혼시키는 걸로 무마됐다.
공작가 측에선 아티아를 보낸 건 사실상 자신들을 감시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나름 공작부인이라 그에 걸맞은 대접을 해주긴 하지만, 그뿐이다.
카수스는 그녀가 죽을 때까지 관심조차 보이지 않으니까.
그의 아버지인 하이데거 또한 비슷하리라.
하지만 아티아는 기회를 엿보려 마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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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몸의 비법을 알아내고 말겠어, 반드시!’
하이데거가 저택으로 들어간 뒤, 그의 기사들이 촘촘한 그물망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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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길에 채취한 주인님의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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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금목초와 도란이고요.”
공작가 사람들의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사람들 말소리를 대충 들어보니, 특별한 음식을 만드는 데 쓰는 아주 희귀한 재료인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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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께서 맨손으로 오고 싶지 않으시다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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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레오 도련님이 좋아하시겠네요.”
레오의 이야기를 꺼냈던 고용인이 아차, 하며 입술을 오므렸다.
카수스가 미간을 찌푸리며 주위를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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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는 어디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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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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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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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주무시고 계십니다.”
‘아직’이란 말에 카수스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눈치챈 고용인들이 황급히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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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자랄 때라 그런지 잠이 많으신 모양입니다…….”
그의 대답에 카수스가 무심하게 눈길을 돌렸다.
그러자 기사들이 안절부절못하며 다시 설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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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의 이건 보시다시피 금광석이고요. 그리고 이건…….”
그때였다. 뾰족한 귀가 쫑긋거리는 강아지 한 마리가 아티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강아지는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을 향해 이를 드러내고 위협하고 있었다.
귀엽지만 사납게 으르렁거리는 모습을 보니 강아지라기보단 늑대 새끼 같기도 했다.
카수스가 무표정한 얼굴로 그물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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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베로스의 새끼로군.”
호위기사 젠도 그물 안에 걸린 녀석을 들여다보며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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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재질로 만들어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진즉 끊고 달아났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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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 마수 중에서도 상급 마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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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수라고? 켈베로스의 새끼? 저 귀여운 게?’
아티아의 눈에는 영문도 모른 채 잡혀 온 검은 강아지처럼 보이는데. 그런데 마수라니?
원작에서는 마수를 인간에게 위협적인 존재라고 표현했다. 하여, 위험하지만 목숨을 걸고 마수 사냥에 나서는 이들도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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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망을 던졌는데 하필 같이 걸려서,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이것만 뜯어낼 순 없는 노릇이라.”
하이데거의 기사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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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얼굴을 기억하는 마수는 그 싹부터 잘라 없애는 게 좋다.”
카수스가 서늘한 얼굴로 턱짓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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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라.”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칼을 든 기사들이 그물 안의 생명체에게 다가갔다.
분위기를 감지했는지 새끼 켈베로스는 더욱 위협적인 소리를 냈다. 다가오지 말라는 경고였다.
기사들이 서슬 퍼런 칼로 새끼 마수를 내려치려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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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잠깐!”
아티아가 막아섰다.
칼을 손에 쥐고 있던 기사는 영문을 모른 채 눈썹을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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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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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어린데, 그냥 다른 데 풀어주면 안 되나요?”
아티아가 얼굴에 미소를 장착하며 험상궂은 분위기를 풀고자 했다.
저렇게 귀엽게 생긴 생명체를 산 채로 죽이다니.
해도 해도 너무 하잖아.
아티아가 볼에 바람을 넣으며 켈베로스를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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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쟤 눈을 보세요. 도망가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카수스가 그녀의 말을 단칼에 잘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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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소리.”
전생에 애견인이었던 아티아는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나가고 생활했던 추억이 떠올랐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카수스의 팔을 붙잡았다.
겉옷을 입었음에도 여실히 느껴지는 그의 두툼한 근육을, 꽈악, 하고.
아티아의 갑작스런 스킨십에 놀란 카수스가 밀어내려 했지만, 이상하게도 그녀의 아귀힘이 생각보다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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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님, 그래도 아직 어린 새끼를 죽이는 건 좀…….”
아티아가 인형 같은 눈을 살포시 접으며 카수스에게 말했다.
켈베로스를 구하고 싶다는 그녀의 진심 어린 눈빛을 읽은 걸까.
카수스는 짧게 한숨을 내쉬며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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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베로스의 특성상 자기에게 해코지한 인간의 얼굴은 절대 잊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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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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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여 나중에라도 이곳으로 되돌아오면 골치 아프니 차라리 지금 죽이는 게 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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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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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것 좀 놓고 말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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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카수스의 팔을 붙잡고 있단 사실을 뒤늦게 떠올린 아티아가 손을 살짝 뗐다.
그때 새끼 켈베로스가 낑낑대며 울었다.
그 소리에 아티아는 왠지 마음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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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떡해! 너무 잔인해! 난 안, 아니 못 봐!”
아티아가 호들갑을 떠는 바람에 기사들이 공작 부부를 번갈아 보며 눈치를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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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보다 못한 젠이 끼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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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 넌 왜 끼어드는 거지?”
카수스가 미간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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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베로스를 인간의 손에 길들이면 해결될 문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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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불가능하다. 너도 잘 알고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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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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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켈베로스를 길들인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젖먹이 때부터 키운다 하더라도 놈의 본능상 성공은 불가능하지.”
카수스는 젠을 한심하게 쳐다보며 고개를 내저었다.
젠 또한 불가능하단 걸 알면서도 짓궂게 해본 말이었다.
카수스가 다시 턱짓하자, 기사들이 기다렸다는 듯 검을 빼 들고는 새끼 켈베로스를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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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요.”
보다 못한 아티아가 말했다.
아티아가 자신의 고급스런 손수건을 활짝 펼쳐 들더니, 그물망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갑자기 피를 토할 때 쓰려고 했던 비상용 손수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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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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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르르르!”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면서도 그물에 걸려 허우적대는 녀석이 귀여웠다.
자세히 보니 시골 강아지와 흑표범을 적절히 섞은 묘한 외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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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겠네, 완전 멍뭉미 그 자체잖아?’
저 아이를 죽이겠다니.
아무리 인간에게 위험한 맹수라지만, 그래도 살아 있는 생명체였다.
그물 속에는 단단한 돌처럼 생긴 광석들도 같이 있었다.
켈베로스는 광석들과 뒤섞여 그물 안에서 발버둥치는 바람에 여기저기 찢겨, 살갗에서 피가 나고 있었다.
도대체 아티아가 뭘 하려는지 카수스와 젠은 팔짱을 낀 채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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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괜찮아.”
과거, 길 잃은 유기견을 집에 데리고 왔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그때도 지금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다른 게 있다면 그때는 강아지였지만, 지금은 마수라는 거?
아티아가 괜찮다며 부드럽게 어르는 말투로 켈베로스를 쓰다듬으려 하는데,
콱!
새끼 켈베로스는 그녀의 팔을 힘껏 물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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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윽!”
녀석의 작은 이빨이 아티아의 팔을 파고들면서 시뻘건 피가 빠르게 드레스에 번져나갔다.
어찌나 이빨이 날카로운지 드레스 자락이 살짝 찢어져 살갗이 비칠 정도였다.
그녀의 팔이 유독 새하얀 편이라, 붉은 피와 더욱 뚜렷하게 대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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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마님!”
옆에서 지켜보던 하녀 케샤가 화들짝 놀라 소리쳤다.
놀란 건 케샤뿐만이 아니었다. 카수스와 젠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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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샤, 난 괜찮아.”
아티아는 물릴 걸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그물망에 손을 넣었다.
그러고는 팔을 완전히 망 안으로 넣어, 여기저기 까지고 다친 켈베로스의 다리를 어루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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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다쳤잖아.”
아티아는 팔을 물린 그대로 상처 난 켈베로스의 다리에 손수건을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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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르으으…… 낑낑!”
아픈지 앓는 소리를 내면서 사납게 짖던 켈베로스가 어쩔 줄 몰라 했다.
아직 어렸지만 맹수는 맹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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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샤, 혹시 남는 손수건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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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여기 하나 있어요.”
케샤가 얼어붙은 얼굴로 제 손수건을 내밀자, 아티아가 그 손수건을 받아 켈베로스의 눈가를 빠르게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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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를 차단하는 게 우선이거든.”
낯선 환경을 두려워하는 어린 생명체에게는 이 방법이 아티아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이었다.
시야를 가려서 그런지, 불안해하던 녀석의 행동이 눈에 띄게 안정되었다.
카수스는 미간을 찡그린 채 아티아를 바라봤다.
왜 한낱 미물에게 저렇게까지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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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짓을 하는군.”
카수스가 아티아를 향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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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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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이 다 끝났으면 내가 못 한 일을 마저 해야겠지.”
카수스가 칼을 빼어 든 기사에게 눈짓을 보냈다.
어린 마수를 살려보려는 아티아의 노력은 조금도 통하지 않았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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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아티아는 켈베로스에게만 들릴 듯 말하며 쓴웃음을 지은 채 어쩔 수 없이 뒤로 물러났다.
카수스가 턱짓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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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치해.”
카수스의 명령에 서슬 퍼런 칼날들이 그물망 위로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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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등 너머에서 묵직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티아와 카수스가 동시에 뒤를 돌아보았다.
선대 공작 하이데거가 문 앞에 서서 아티아의 팔을 쳐다보고 있었다.
뚝.
뚝.
그녀의 새하얀 팔에서 핏방울이 떨어지며 바닥을 적셨다.
가느다란 팔엔 선명한 이빨 자국이 깊이 새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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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하나는 가상하군.”
아티아의 팔에 난 이빨 자국을 바라보며 하이데거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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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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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도 없이 맹수에게 손을 주다니.”
하이데거가 무표정한 얼굴로 아티아를 바라보았다.
그의 푸른 눈이 그녀의 내면을 깊이 꿰뚫어 보는 듯했다.
하이데거가 누군가를 쳐다볼 때면 대부분의 사람은 시선을 피하곤 했다.
하지만 아티아는 도리어 흥미롭다는 듯 그와 시선을 마주하고 있었다.
하이데거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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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저 녀석을 어찌하고 싶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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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저요?”
아티아가 피 흐르는 팔을 뒤로 감추며 눈을 깜빡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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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키우고 싶긴 해요. 잘 길들일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아티아의 대답을 듣고 경악했다.
켈베로스는 인간의 손을 타는 생명체가 아니었으니까.
하이데거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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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나운 놈을 길들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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