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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다로 게임지존-279화 (280/592)

279화

하이클래스.

다른 클래스를 얻는 대신, 한 클래스의 특성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콘텐츠다.

루나틱의 NPC 중 일부, 해당 클래스의 네임드를 통해 클래스 획득 가능!

얼핏 보면 다른 게임에서의 2차 전직과 비슷하다.

그러나 그 조건 및 내용은 2차 전직과 매우 큰 차이가 있었다.

'각 NPC마다 성향이 다르고, 또 지금까지 얻어 온 스킬이나 성향, 행적에 따라서도 결과가 다르게 나오지.'

같은 NPC에게 하이클래스를 얻어도 유저마다 얻는 특성 및 스킬이 달랐다.

완벽히 카피하지 않는 이상, 강력한 하이클래스 육성이 불가능해진 셈.

물론 강력한 하이클래스는 엄청난 희소성과 가치를 지녔다.

특별한 하이클래스 육성법은 수 억 대에 거래될 정도.

웨인의 표정이 굳었다.

'지금 하이클래스를 얻는 건 더할 나위 없는 기회다.'

기존에 알고 있던 꿀팁 및 노하우에는 요쿨의 하이클래스가 들어 있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요쿨이란 NPC자체가 미래에 전혀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히려 그 점이 더욱 요쿨을 잡는 데 확신을 주었다.

미래, 대형 길드에서 감출 정도의 NPC라면 그 실력은 틀림없을 테니까.

"하이클래스?"

예상외로 요쿨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그게 뭔지 잘 모르겠군. 그 부탁은 들어줄 수 없겠는걸."

희망을 준 뒤 곧바로 깨 버리는 방식의 거절!

멍해진 웨인에게 요쿨의 말이 이어졌다.

"그래도 스킬은 제대로 가르쳐 줄 테니 안심해. 일단 제자 비슷한 셈이니까."

비전 스킬의 수련 퀘스트는 몬스터 사냥 위주로 이루어져 있었다.

웨인이 사냥을 하면 요쿨은 근처에 있다가 곧바로 다음 퀘스트를 주었다.

튜토리얼과 같은 방식.

퀘스트를 하던 도중 웨인은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생각보다 쉽군.'

거인의 무투술을 쓰자, 몸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전체적인 움직임이 빨라졌고, 망치를 휘두를 때마다 데미지가 들어가는 게 보였다.

현재 웨인의 레벨은 341.

핀란트 반도와 개미굴에서 사냥을 하며 엄청난 '폭업'을 했다.

그러나 설산 몬스터들은 훨씬 더 강했다.

약한 축에 드는 놈도 레벨 420 이상.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패턴을 모두 기억해야 겨우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랐다.

웨인이 망치를 움직일 때마다 '얼음의 주시자'들의 몸이 팍팍 깨져 나갔다.

'역시 11+등급의 스킬이군.'

어째서 모든 유저가 눈에 핏발을 세우고 찾아다녔는지.

그 이유를 약간이나마 알 것 같았다.

"역시 적응이 빠르군. 다음은 아이스 데몬 20마리 처치인데, 원한다면 조금 쉬었다 해도 좋아."

휴식 제안.

여유가 생긴 웨인은 메시지 창을 켰다.

-웨인 : 보고인가?

-베르한 : 예. 중대 사항 몇 개만 요약했습니다.

핀란트 반도에서만 두 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드림 라이프 길드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첫 번째는 길드 인원수의 폭풍 성장.

타이탄 히드라 클리어 이후 가입 신청을 하는 유저들의 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드림 라이프 괜찮음?

-ㅇㅇ 개꿀임.

-템 대여랑 정보 게시판만 써도 웬만한 데보다 훨씬 나음. 지금 떡상 중이니까 얼른 오셈.

-이색기 드첩이네 ㅋㅋ

여러 웹사이트에 꾸준히 올라오는 드림 라이프 관련 게시물!

길드 가입 및 시스템에 흥미를 품은 유저들이 추가 질문을 해 왔다.

-베르한 : 그래서 예산을 써 각 주요 도시에 길드 하우스를 신설했습니다. 혹시나 해서 황우진 님의 도움을 받고 있고요.

황우진의 안목이라면 20년 후에도 유명하다.

웨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음 내용을 들었다.

-베르한 : 그리고 칼바도스 길드가 요엘 시 구매를 제의했습니다. 처음은 1.5배에서 시작했는데, 3.5배까지 가격을 올리더군요.

3.5배?

웨인의 표정이 묘해졌다.

-웨인 : 그래서?

-베르한 : 거절했습니다. 스탄 님이 워낙 중요하게 생각하는 데다 요엘 시 자체도 상당히 이득이 되는 거점이라서요.

-웨인 : 칼바도스한테 도시 팔 만큼 돈이 궁한 것도 아니니까.

만약 요엘 시를 팔았다면 스탄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닐 텐데 다행이었다.

다만 칼바도스가 왜 요엘 시에 그렇게까지 집착하는 건지는 의문이었다.

'키메이커에게 이것도 조사를 의뢰해야겠군.'

어차피 키메이커를 조만간 이용해야 할 일이 따로 있었다.

의뢰를 맡길 때 덤으로 추가하면 되리라.

그때였다.

베르한이 물었다.

-베르한 : 그런데 지금 인피면구 안 쓰셨습니까?

-웨인 : 어?

-베르한 : 닉네임이 웨인으로 표시되어 있어서.

-웨인 : 여기까지 올 유저는 없으니까. 안심해.

-베르한 : 그럼 계속 보고하겠습니다.

현 시점에서 핀란트 반도에 올 만한 건 황우진 정도.

그러나 그 황우진은 지금 중앙 개척에 힘쓰고 있었다.

베르한의 보고가 이어졌다.

그중 몇 가지는 웨인도 뉴스를 통해 접한 적 있는 것들이었다.

대표적인 게 바로 중국의 게임 제재 해제!

자신만만하게 서버를 막은 지 두 달 만에 벌어진 촌극이었다.

내용을 듣던 웨인은 피식 웃었다.

'그럴 만도 하지.'

루나틱.

중국어로 월광세계라 하는 이 게임은 제재 이후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어떤 영화나 문화 매체에서도 보지 못했던 격렬한 항의.

각계각층, 심지어 당 고위 간부의 자식까지 나섰다.

소문대로라면 제재를 지시한 간부들도 뒤에서는 몰래 루나틱을 즐기는 중이었다.

그만큼 루나틱의 인기는 엄청났다.

이유는 간단하다.

완벽 이상의 현실 재현.

어디서도 즐길 수 없는 모험과 젊음.

돈만 있으면 모든 걸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루나틱이었기 때문이다.

'거절하기엔 너무 갓겜이었다. 라는 거고.'

중국 외에도 각지에서 루나틱 서버를 늘려 달라는 요청이 빗발쳤다.

특히 이슬람과 남미 쪽은 외교 석상에서마저 언급이 나올 정도.

이미 언론에선 '한류 외교'에 이어 '게임 외교'가 온다는 기사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슬슬 루나틱이 글로벌 갓 겜이 되어 가는군.'

카이사 대륙이 개척되고, 전 세계 서버가 이어지면 그 영향은 더욱 커진다.

VR 캡슐 판매 기업이었던 뉴워커가 삼송, 헤르메스급 대기업으로 성장!

한국의 모든 매체에서 축하하고 있을 때.

전생의 김민혁은 사채업자 눈앞에서 장기 매매를 권유받고 있었다.

옛 생각을 하던 웨인이 씩 웃었다.

'이번 생에서는 다르지만 말이야.'

미래, 뉴워커사에서는 한 가지 이벤트를 진행한다.

제목은 '당신도 뉴워커의 친구'.

특정 유저들에게 일정량의 뉴워커사 주식을 배분해 주는 엄청난 이벤트다.

대상은 루나틱 발전에 큰 공헌을 하고, 전체 랭킹 순위권에 올라 있는 유저들.

당시 그 내용을 보면서 얼마나 부러워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주인공이 될 자신이 있었다.

'미래의 지식과 공략 노하우들을 모두 알고 있으니까.'

웨인은 씩 웃으며 메시지를 확인했다.

소식은 아직 많이 남아 있었다.

발할라는 마족 자크리 공략에 최초로 성공.

프로메테우스도 신항로를 개척하며 해상 전력을 대규모로 늘렸다.

대표적인 게 한국 최강의 해상 유저, 패황장보고의 영입!

그가 이끄는 장보고 함대는 각 해안 왕국에서 널리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패황장보고…… 세계 3대 바다 유저였나?'

기억이 났다.

전생에서 본 그의 인터뷰 때문에 유령선을 얻었으니까.

다만 은혜와 별개로 개인적인 성격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패황장보고의 함대는 사략 함대.

흔히 말하는 국가 공인 해적이다.

아무리 정상적으로 퀘스트를 하려 해도, 해적인 이상 유저들에게 피해가 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장보고 본인도 유저들을 재미삼아 죽이는 블러드 플레이어.

미래를 알고 있음에도 영입하지 않은 건 그런 이유에서였다.

-베르한 : 패황장보고를 영입했다는 건 프로메테우스가 바다를 장악하겠단 겁니다.

-웨인 : 지금 맞불을 놓아 봤자 소용없는 짓이야. 대신 그리폰들을 늘리고, 마법 공학에 집중 투자하도록 해.

장보고가 있는 이상 정면 해상전은 바보짓이다.

웨인은 그것만은 확실히 정해 두었다.

'굳이 지금 당장 힘든 길을 갈 필요는 없지.'

그 외에도 여러 유저들이 눈에 띄는 행보를 보였다.

데오마론은 아이보른 제국을 장악.

대규모로 장비 의뢰를 받으며 거금을 쓸어 담고 있는 중이다.

메시지를 입력 중이던 베르한이 덧붙였다.

-베르한 : 최근 문신사를 찾고 있는데, 영 시원치 않나 봅니다.

웨인의 미소가 한층 더 진해졌다.

데오마론의 모습이 상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카일 합금 가공엔 고레벨 문신사도 필수니까 말이지.'

지금쯤 눈에 핏발을 켜고 찾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한발 늦은 뒤였다.

데오마론을 만족시킬 '고인물' 문신사들은 이미 모두 드림 라이프에 있었으니까.

'잠깐만, 그러고 보니.'

가장 중요한 소식 중 하나가 빠져 있었다.

-웨인 : 미라클은 뭐 하고 있지? 두 달 동안 놀지는 않았을 텐데.

-베르한 : ……설마 모르셨습니까?

-웨인 : 그동안 많이 바빠서 신경을 별로 못 썼는데, 혹시 무슨 일 있나?

-베르한 : 어차피 안 그래도 말씀드리려 했습니다. 지금 홈페이지 링크를 보내드리겠습니다.

-베르한 : https://…….

팟.

베르한이 보내 준 링크는 루나틱 홈페이지의 동영상 게시판이었다.

호기심에 내용을 클릭한 웨인의 눈이 커졌다.

"이건……?"

동영상의 내용은 익숙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두 번째 대재앙의 월드 보스인 주피터 스콜피온.

그리고 놈을 잡는 미라클의 모습은 전생에서 몇 번이고 돌려 보던 것이었기 때문이다.

-베르한 : 미라클은 비밀리에 두 번째 월드 보스 공략을 준비했습니다. 지금 보시는 대로죠.

알렉의 지휘 아래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길드원들.

스카디가 미친 듯이 꼬리를 피하는 사이, 미라클의 특공 파티가 몸통에 각종 마법을 꽂았다.

미라클의 파티원들은 PVE의 프로 중 프로.

처음 보는 수많은 패턴에도 익숙하게 대처했다.

'역시 대단하군.'

웨인은 놀란 눈을 했다.

과거 수많은 패턴을 경험하고 보아 온 웨인.

반면 미라클은 회귀 없이도 저런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천! 벌!"

주피터 스콜피온의 외침.

그때였다.

사방에서 커다란 번개가 내리치더니, 그대로 미라클 길드원 수십 명을 휩쓸어 버렸다.

"커헉……!"

"크악!"

탱커와 딜러의 구분을 가리지 않은 대학살.

웨인은 입맛을 다셨다.

'예상대로군.'

대재앙의 월드 보스는 수많은 실패를 거쳐야 비로소 공략의 길이 보이는 보스.

본래 역사대로라면 타이탄 히드라도 아직 클리어되지 않아야 했다.

-tasdt : 드림 라이프가 대단한 것이지, 타 길드가 가능한 게 아니네.

-요그샤쿤 : 그러게, 미라클 알고 보니 거품인가.

벌써부터 채팅창은 미라클 거품설로 뜨거웠다.

물론 미라클의 실력은 모두가 인정할 만큼 뛰어나다.

다만 드림 라이프가 워낙 엄청난 걸 저질렀다 보니 한층 빛이 바랠 뿐이었다.

-베르한 : 추가 사항이 있을 때는 연락드리겠습니다.

-웨인 : 그래.

베르한을 보낸 웨인은 곧바로 아이스 데몬들을 처치했다.

20마리를 처치하자 뜨는 퀘스트 알림 창!

웨인의 미간이 살며시 일그러졌다.

'슬슬 돌아가야겠어.'

현재 웨인의 레벨은 351.

이 정도면 정상급 랭커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당초 목적인 '폭업'은 이미 달성한 셈.

거기다 추가로 11+등급 스킬을 두 개나 획득했다.

'이 정도나 대박을 냈으면 한번 써 봐야지.'

요쿨의 동굴 안.

요쿨은 수정을 망치로 내리치고 있었다.

대장장이 작업 중!

막 말을 하려던 웨인은 그게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같은 대장장이로서의 공감!

굳이 상대방의 작업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어 시간 후.

웨인은 요쿨이 작업을 마친 뒤에야 비로소 나섰다.

"전부 잡아왔습니다."

"……역시 금방 하는군."

요쿨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됐다. 기초는 갖췄어."

파앗.

말을 마친 순간, 웨인의 눈앞에 연이어 메시지가 나타났다.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1골드를 획득했습니다.

-거인의 힘이 깃든 태고의 크리스탈 오로라 귀걸이를 획득했습니다.

-연계 퀘스트, '거인족의 무예'를 모두 완료했습니다.

-숨겨진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새로운 칭호 '강철의 주인'을 획득했습니다.

'새로운 칭호?'

강철의 주인이라면 방어력이나 대장장이 스킬과 관련된 것이리라.

'철 관련 대장장이 스킬 칭호인가?'

웨인은 스테이터스 창을 열어 보았다.

다음 순간, 그의 눈이 찢어져라 부릅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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