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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다로 게임지존-357화 (358/592)

357화

데오마론이 마블포트에 온 것은 웨인의 귀환으로부터 보름 정도 흐른 뒤의 일이었다.

그동안 웨인은 마블포트 제1대장간의 한구석에서 플루톤을 제련했다.

"김민혁 님이잖아?"

"역시 랭킹 1위야, 열흘 동안 한 번도 여유 부리지 않고 저러는 게 말이 되나?"

"자는 시간 딱딱 정해서 로그아웃했다가 오고…… 진짜 AI가 대신 플레이하는 건 아닌지 몰라."

"설마."

새벽부터 깊은 밤까지 이어지는 금속 제련!

대장간을 이용하던 일반 유저들은 수군거리며 웨인 쪽을 쳐다보았다.

시선을 느낀 웨인이 피식 웃었다.

'볼 테면 보라지.'

어차피 지금 작업 중인 과정에는 별다른 '비결'이 들어가 있지 않았다.

지금 하는 것은 단순한 제련 스킬 사용 및 망치질.

높은 대장장이 스킬 레벨과 플루톤이 없다면 따라해 봤자 별다른 소용이 없는 동작이었다.

그렇게 보름 동안 성실히 작업한 덕분에 퀘스트의 조건을 달성할 수 있었다.

-'고요의 망치(2)'의 완수 조건을 달성했습니다.

플루톤을 이용한 스킬 시전 5만 번!

열흘에 걸쳐 나눠 했으니 하루에 5천 번이다.

일반 사람이었다면 말도 안 된다며 고개를 저을 작업량.

하지만 웨인은 그런 일을 기어이 해냈다.

'대형 작업틀 전문 기술이랑 화염의 야금술이 있어서 다행이군.'

같은 작업을 동시에 여러 번 할 수 있는 대형 작업틀 계열 스킬들.

다른 사람들이 한 번에 한 개씩 할 때 웨인은 이 스킬들로 스물, 서른 개씩의 결과를 낸 덕분이다.

사실상 꿀팁 노하우를 이용해 일의 양을 몇 배나 줄인 셈.

무작정 매달렸다면 15일간 2%의 작업밖에 하지 못했으리라.

그렇게 퀘스트 조건을 완수한 뒤, 웨인은 때를 맞춰 찾아온 데오마론을 맞이했다.

"그새 더 커졌군, 앞으로 커트 시장과 척을 지면 큰일 나겠어."

도시를 둘러본 데오마론의 평가!

실제로 마블포트의 모습은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었다.

물론 과거, 20년 후의 마블포트에 비하면 아직 부족하다.

하지만 그때와 달리 지금은 수도를 제치고 왕국 제1의 도시가 된 지 오래.

이대로 시간이 흐른다면, 마블포트는 한국 서버 지역의 모두가 아는 대도시가 될 게 틀림없었다.

"그래서 언제부터 일을 시작하면 되지?"

"가서 간단히 설명을 듣고, 그 다음 곧바로."

데오마론의 물음에 웨인은 간단히 답했다.

15일 동안 마블포트 제1대장간은 2인 작업에 필요한 준비로 한창 바빴다.

아발론 왕국에서 곧바로 배로 보낸 재료를 받고, 한쪽에서는 작업대와 보조 재료, 용광로의 화력을 맞출 용암석들을 가득 모았다.

철야 작업을 위한 모든 준비가 완료된 셈.

작업장 내부를 둘러보던 데오마론의 눈이 한쪽 구석에서 멈췄다.

"저건?"

"플루톤이라는 광석이지, 이번에 만드는 아이템들은 저것들을 이용한다."

온갖 작업을 해 온 데오마론에게도 플루톤은 처음이었다.

아발론 왕국 지역의 자원들은 아직 외부에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발론 왕국 내전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움직였군. 거기서 주웠나?"

"좋은 재료는 대장장이 캐릭터 스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니까."

새로운 재료들을 발견한 데오마론의 눈에 흥미가 생겼다.

"아발론 왕국 쪽에 이런 고레벨 광석들이 있었군. 그래서 우리가 해야 할 작업은 뭐지?"

데오마론의 질문에 웨인은 설명을 시작했다.

"일단 가장 먼저 380레벨 전사, 기사, 마법사, 도적, 신관, 궁수용 무기와 방어구 세트를 각각 1천 벌씩 제작. 이 플루톤이라는 광석을 첨가해서 성능에 맞는 합금을 만들고, 그걸 주재료로 할 거야."

"380레벨이라면…… 쉽지 않겠군."

한 단계 높은 장비를 만들 때마다 난이도는 몇 배로 뛰어올라간다.

380레벨 제한의 장비라면 한 개를 만들 때마다 온 힘을 다해야 했다.

대량생산을 주로 해 온 데오마론으로서는 쉽지 않은 도전.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걸 다 만든 다음에는 385레벨제 장비를 똑같이 만든다."

"385레벨?"

"그리고 그 다음엔 390레벨을 똑같이 할 거고, 그 다음엔……."

웨인의 말을 듣던 데오마론의 눈이 커졌다.

"……이런 식으로 420레벨까지 모든 장비를 1,000벌씩 만들려고 하는데."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왜 말이 안 되지?"

물론 굉장히 힘든 작업인 것은 사실이다.

수천 개의 아이템 세트 제작.

개별 아이템으로 따진다면 수만 개 이상의 아이템을 모두 집중해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매번 신경 쓰지 않으면 레벨이나 등급이 낮아질 테니 대충 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재료야 얼마든지 있고, 마블포트 제1대장간이라면 최고의 장소지."

남은 건 사람인데, 그 부분에서 웨인과 데오마론은 둘 다 엄청난 스펙과 근성을 가지고 있었다.

"죽어라 하면 가능하긴 하겠지."

데오마론도 그 사실은 부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장비를 만들어서 어디다 쓰게?"

"드림 라이프의 고레벨 유저들, 특히 빡겜반 랭커들을 위한 장비 대여 및 구매다."

"장비 대여 및 구매?"

드림 라이프에서 저레벨 구간 유저들을 위해 장비들을 대여 해 주고 있는 건 이미 다들 아는 사실이다.

웨인이 생각한 건 그것의 고레벨 버전, 거기에 추가 보상이었다.

"고레벨 유저들의 사냥을 위한 맞춤형 장비를 만들고, 길드에 공헌한 포인트를 이용해 그 장비 중 일부를 구매할 수도 있게 하고."

"흐음."

고개를 끄덕이던 데오마론이 물었다.

"생각만큼 잘 통할지 의문인걸."

"음?"

"고레벨 유저들이 과연 그 장비에 욕심을 부릴까?"

물론 웨인이 만든 장비라면 동급의 드롭 아이템과 비교해도 그다지 꿀리지 않는다.

문제는 루나틱 온라인의 캐릭터 육성법.

어떤 스킬, 스테이터스를 찍느냐에 따라 적절한 스킬과 아이템, 주 스테이터스가 같은 직업 사이에서도 크게 달라진다.

고레벨 유저들은 이미 그런 방식을 완성한 사람들이다.

저레벨 유저들의 경우처럼 양산형 장비가 통하리란 보장이 없는 셈.

"또 두 번째, 이 정도 작업이라면 아무리 새 광석을 다룬다 해도 3%~5%는 너무 날로 먹는 것 아닌가?"

데오마론!

비록 한 사람이 위에 있다고 하지만 그는 전 세계 서버의 공식 대장장이 순위 1등의 네임드다.

그런 그를 고작 3%의 이익만으로 다루는 건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다.

두 가지 질문을 들은 웨인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통하게 만들어야지."

"음?"

"그 정도 옵션이 없으면 굳이 김민혁 장비를 찾지 않겠지."

캐릭터의 특성을 감안해도 이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만큼 우월한 스펙!

김민혁이 만들고자 하는 것은 바로 그런 최고의 장비들이었다.

"그리고 이 작업, 데오마론 네게도 큰 도움이 될 텐데, 그것까지 생각하면 이 정도도 후하지."

"나한테?"

데오마론이 이유를 물으려던 순간, 웨인이 먼저 말을 이었다.

"인간 공장, 양산형 종결자."

순간 데오마론의 표정이 구겨졌다.

저 두 호칭은 데오마론을 유저들이 부르는 말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존경이나 존중의 말이라기보다는 비웃음과 멸시에 가까웠다.

"지금까지는 그렇게 불렸지."

화염의 야금술은 저성능의 장비를 대량으로 만드는 데 특화되어 있다.

데오마론이 최고 소리를 들은 것은 압도적인 노가다로 스펙을 크게 끌어올렸기 때문.

하지만 그런 만큼 최고 수준의 장비는 만들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많았다.

웨인이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이 장비들이 완성된 다음에도 그럴까?"

"……."

양산형 종결자라는 별명을 벗어날 절호의 기회!

고민하던 데오마론을 향해 웨인은 당근 한 개를 더 내밀었다.

"뭣하면 이건 어때. 3%의 지분, 돈이 아니라 플루톤으로 받아 가기로."

"음?"

플루톤은 아발론 왕국 왕실에서 철저히 관리 중인 최고급 광물.

얻는 것부터 극히 힘들기에 이걸 보상으로 받는다면 몇 배의 이득을 내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게다가 데오마론은 대장장이.

단순히 광석을 파는 것뿐만 아니라, 그것을 장비로 만들어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이었다.

"이래서야 거절할 수도 없겠군."

하기에 따라서는 3%가 아니라 30%, 32%까지 이익을 불릴 수 있다.

새로운 광석을 다루며 얻는 스킬 숙련도와 경험은 덤.

"알았다. 거래를 받아들이지. 단 사기는 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서."

결국 데오마론은 입맛을 다시면서 손을 내밀었다.

예상대로의 반응에 고개를 끄덕인 웨인이 말했다.

"그럼 얘기도 끝났으니 바로 시작하지."

여섯 번째 대재앙의 월드 보스인 엠페러 라이온.

미라클마저 막힌 보스를 처치하기 위해서는 만반의 준비를 갖출 필요가 있었다.

특별한 공략법의 역할은 불가능한 공략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것뿐.

결국 최종적으로 놈을 잡기 위해서는 엠페러 라이온에게 도전할 만한 스펙이 있어야 했다.

'슬슬 놈을 잡을 준비에 박차를 가할 때가 되었지.'

현재 공개된 랭킹에 따르면, 최상위 랭커들은 이미 420레벨, 알렉은 심지어 425레벨까지 닿아 있었다.

이는 엄청난 차이였다.

400레벨을 넘었을 때 1레벨을 올리는 데 필요한 경험치 양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이대로 무난하게 간다면 절대로 따라잡지 못할 만큼.'

일반적인 육성 방법으로는 불가능한 성장이 필요하다.

웨인이 엠페러 라이온을 노리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당연한 말이지만 루나틱의 시스템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대재앙의 월드 보스에는 그럴 만한 잠재력이 있었다.

실제로 미래, 미라클을 서영훈에게서 지켜 준 것도 월드 보스 공략을 통해 올린 레벨이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나랑 경쟁하는 건 미라클이나 바깥의 랭커들뿐만이 아니지.'

드림 라이프 길드 내의 길드원들도 엄청난 속도로 레벨을 올리고 있다.

특히 무혈사신과 지존법사, 그리고 아마란스의 성장은 눈부실 정도!

'거기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

웨인으로 활동하면서 얻은 게 없는 건 아니지만, 보다 더 열심히 할 필요가 있었다.

화르륵.

용광로의 불이 오른 순간.

웨인은 곧바로 스킬을 사용했다.

-제련 스킬을 사용했습니다.

-제련 스킬을 사용했습니다.

-…….

잠시 후, 아발론 왕국에서 보였던 빛이 다시금 보이기 시작했다.

-대성공! 정제된 플루톤 주괴를 획득했습니다.

-제련에 성공했습니다.

-…….

-초대성공! 완벽한 플루톤 주괴를 획득했습니다.

하루에 열댓 번 이상 터져 나오는 초대성공 알림.

마블포트 제1대장간에 최고의 재료들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예상 이상의 성과였다.

웨인의 실력이 더 늘어난 것도 있었지만, 혼자 하던 일을 이번에는 두 사람이서 했기 때문이다.

'역시 재능은 재능이군.'

웨인은 속으로 피식 웃었다.

장비를 만드는 동안 데오마론은 주어진 역할 이상을 해 냈다.

같이 작업을 진행하며 웨인이 나서야 할 부분들을 적절히 커버!

남는 시간 동안 웨인은 만드는 작품에 면밀히 공을 들일 수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 중갑옷의 합금에는 미스릴을 조금 빼고 대신 탄성철 합금을 넣는 게 좋겠는데."

"디자인을 조금 더 날카롭게 깎아 내면 추가 포인트가 들어갈 것 같군."

과거, 데오마론은 수많은 장비의 노하우와 제작법을 직접 만들어 냈다.

전략을 세우던 프로게이머, 양갈량의 힘으로 장비 제작의 시스템 구조를 꿰뚫은 것이다.

공동 작업을 하면서 웨인은 그런 데오마론의 지식을 주의 깊게 들었다.

'사냥 꿀팁은 알렉, 아이템 제작 꿀팁은 데오마론한테 계속 신세를 지는군.'

사실 데오마론을 부른 이유 중에는 이것도 있었다.

피식.

웨인은 가볍게 웃으며 망치를 두드렸다.

물론 데오마론 본인은 그 사실을 알지 못했지만 말이다.

'나도 아예 사기꾼은 아니니까, 나중에 플루톤 조금 더 얹어 줘야겠어.'

대장장이에게 천금 같은 노하우를 플루톤 조각 몇 개로 교환하려는 검은 속셈!

방금 들은 조언에 따라 디자인 및 합금 제작 노하우를 고친 웨인은 다시 작업에 집중했다.

***

고레벨 랭커들은 각자 자신만의 기준을 가진다.

크래프트 장비의 등급이나 능력치, 혹은 특별한 옵션 등을 보고 결정하는 것.

이쯤 되면 충분히 내놓아도 될 만한 장비다.

혹은 이건 못 써먹을 실패작이다.

대개 레벨이 높을수록 그 기준은 높아졌다.

자신의 실력에 자존심도 있을뿐더러, 랭커라는 이름에 달린 브랜드 가치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 정점인 데오마론과 김민혁의 기준은 매우 높았다.

"……이 정도면 그럭저럭 이름을 걸고 낼 만하겠군."

그런 그들이 보기에도 이번에 만들어 낸 작품들은 별문제가 없었다.

아니, 오히려 그동안 만든 장비 중에서는 매우 높은 수준에 속했다.

두 사람이 같이 작업을 하면서 오류가 줄었고, 그만큼 스펙도 같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역시……."

"후우."

한숨을 내쉰 데오마론이 물었다.

"우리 둘이 힘을 합치니 이 정도까지 나오는군."

"……."

웨인은 대답 없이 아이템들을 내려다보았다.

'놀라워.'

작업장의 아이템들은 모두 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

크래프트 레전더리 아이템이라는 증거.

에픽 최상급 정도에서 만족하려던 웨인으로서는 예상보다 훨씬 더한 결과였다.

'설마, 전부 크래프트 레전더리 등급을 기본으로 맞춰서 만들어질 줄이야.'

그리고 그중에는 다른 것들보다 훨씬 찬란한 빛을 내뿜는 것도 있었다.

그런 아이템의 의미?

간단하다.

실제 드롭된 레전더리 등급과 비슷한 스펙이거나, 그보다 더 높다는 표시였다.

'이런 건 내놓으면 분란을 일으킬 뿐이지.'

웨인은 오버 스펙으로 나온 아이템을 모두 수거했다.

직접 사용하거나 미래 쓸 경우가 생겼을 때 내놓을 생각이었다.

그때였다.

옆에서 아이템을 둘러보던 데오마론이 물었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까지 고생해서 일을 마쳤는데, 보상은 언제 줄 거지?"

"잠시만."

웨인은 베르한과 길드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낸 뒤 말했다.

"나중에 보내기도 귀찮은데, 작업하고 남은 플루톤 중 적당히 가져가면 되겠군."

"흠?"

"대신 나중에 사기 당했다면서 따지는 건 안 받아 준다. 그러니 확실하게 좋은 걸로 가져가도록."

"나중에 이런 기회가 또 있었으면 좋겠군."

데오마론은 그 말을 끝으로 유심히 광석을 살피기 시작했다.

잠시 후 들어온 베르한과 수송부 길드원들의 입이 벌어졌다.

"이건 대체……."

"380레벨부터 420레벨까지, 각 직업군 대표적인 거 아이템 세트들이야."

이번 작업에서 장신구는 따로 만들지 않았다.

옵션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표준을 맞추려다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사람 한 사람마다 육성법이나 특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장신구와 보조 장비들!

그렇지만 그걸 뺀 주 장비만으로도 엄청난 작업량이었다.

"헉."

처음 인벤토리에 아이템을 넣던 유저가 입을 벌렸다.

"이거 다 크래프트-레전더리급이야?"

"아니, 그런데 어떻게 제작 아이템이 그냥 떨어진 레전더리 아이템급으로 좋을 수가 있냐."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좋겠다, 나는 언제 이런 장비 한번 껴 보나, 하."

아이템을 나르던 유저들이 부러움의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확 마음먹고 빡겜반 한번 들어가 볼까?"

"안 돼, 거기 요새 랭킹 1만 위 밖은 명함도 못 내민다더라."

"미친. 1만 위면 대형 길드 간부급인데."

"그러니까 포기해."

"하긴 그 정도 되는 사람들이니까 이런 거 끼는 거겠지?"

만들어진 장비의 급은 크래프트 레전더리.

하지만 실제 스펙을 따지면 일반 사냥터에서 드롭되는 레전더리급과 거의 비슷했다.

엄청난 일이었다.

동레벨 레전더리 아이템을 한 개 구할 때의 난이도는 게임에 이골이 난 '썩은물' 유저들도 고개를 내저을 정도였으니까.

그것을 길드 포인트와 골드로 대여할 수 있다는 것.

이 사실은 더욱 엄청난 일이었다.

본래는 레전더리급 스펙을 내지 못하던 유저들이, 이 아이템으로 스펙을 채워 레전더리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었으니까.

'물론 같은 레벨대의 레전더리 아이템보다 완전히 못한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웨인은 운반되는 장비들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그래도 그 장비를 얻기 위한 발판 역할로는 차고도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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