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노가다로 게임지존-457화 (458/592)

457화

-혈교와 무림맹, 원수가 손을 잡다!

-흑도련을 향한 깜짝 공격, 소주 완전 포위.

중국 서버를 양분하는 두 세력인 혈교와 무림맹의 연합 소식은 매스컴을 타고 순식간에 해외 서버까지 전파되었다.

중국 서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기에, 그 충격은 컸다.

-(H0T)(생)인게임넷 공식 중국 서버 중계.

-(HOT)(유학생)정사마대전 최종 콘텐츠 참가, 흑도련편.

중국에서 루나틱을 플레이 중이던 스트리머들은 뜻밖의 호황에 환호성을 질렀다.

"저는 흑도련 진영에 있고요, 네. 아, 미션요! 2시간 동안 생존 시 5만 원! 알겠습니다. 받…… 커헉!"

"으아가! 악! 악! 끼야아아악! 살려 줘!"

물론 여유롭게 실황을 하는 건 불가능했다.

공격하는 연합군이건, 지키는 흑도련이건 모두 전력을 다해 싸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와 3분만에 훅 가네.

-이거 진짜 정사마대전 중에서도 역대급으로 치열한 듯;

-당연하지, 막판 뒤집기 하려고 양쪽 다 난린데.

-무림맹이 혈교랑 손을 잡네, 이거 완전 개랑 고양이 동맹 아니냐?

-중국 놈들 특성이 그거지, 서로 이득 두고 싸우다가도 다른 놈들 끼어들면 철저히 짓밟고 싸우는 거.

-그거 완전 프…….

-쉿!

전 세계의 루나틱 유저들이 관심 있게 지켜보는 가운데, 한국 서버 쪽 유저들은 한층 더 관심을 가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의 랭커 '재귀'가 이 전투에 참가했다는 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재귀가 중국 서버에 있다고? 확실해?

-그렇다는데, 퀘스트 잘못 하다가 넘어갔나 봐.

-간 것도 간 것 나름이지. 깊은 사냥터에 박혀서 솔로 사냥만 할지 누가 알아?

-노노. 재귀 특성상 이런 대규모 콘텐츠를 놓칠 리 없지. 분명 어딘가에서 싸우고 있을 거임.

해외에서 한국 랭커가 뛰고 있다는 소식에, 평소 무관심하던 유저들도 슬쩍 소식을 찾아볼 정도!

그러나 그런 기대가 무색하게, 재귀는 연합군의 공격이 끝날 때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단 재귀의 소식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재귀나 월백, 사사풍 같은 간부들이 사망할 시, 실시간으로 모든 유저들에게 알림이 갔기 때문이다.

-재귀 뒈짐?

-미친;;

-어디서 죽었대?

-지금 찾는 중임. 인게임넷에서도 사람 풀어서 보는데 없다더라.

재귀뿐만 아니라 혈교 최고위 간부 월백을 비롯한 연합군 최고 랭커들의 사망 알림도 연달아 도착!

"월백 님이 전사하다니, 나는 여기 더 못 있겠어."

"으으, 무서워!"

디버프가 늘어날수록 착착 진행되던 공세도 점차 힘이 빠졌다.

그러던 중 들려온 소교주 사사풍의 사망 소식은 혈교-무림맹 연합에게 치명타가 되었다.

"후퇴! 후퇴한다! 다들 물러나!"

"나는 여기서 도망치겠어!"

"미친, 간부들 언제 다 죽었대?"

"몰라!"

"하, 혈교 완전 지뢰였네."

"사사풍 도대체 뭐 하길래 이 꼴이 나냐!"

"무림맹 갈걸."

"여기 이속 버프 좀 걸어 주세…… 커헉!"

특히 혈교 측 유저들은 완전히 공황 상태.

반대로 흑도련 유저들은 신이 났다.

"쫓아라!"

"어딜 도망가!"

"폭약 계속 가져와 주세요, 쭉 나갑니다!"

상황이 완전히 뒤집혀, 흑도련 유저들이 후퇴하는 무림맹과 혈교 유저들을 치는 구도!

결정타는 안휘성에서 결집해 달려온 흑도련의 주력 대군이었다.

벽력문과 낭인 부대, 황궁 소속 유저들로 이루어진 PVP 전문 부대는 후퇴하는 유저들을 막다른 맵으로 몰아넣은 뒤 천천히 사냥했다.

"이 새끼들이 기습을 해?"

"싹 다 조져!"

몇몇은 참지 못하고 과거 흑도 문파 시절의 말투까지 드러내며 공격!

흑도련 유저들의 무림맹, 혈교에 대한 원한은 그만큼 컸다.

그렇게 전투가 끝나자 해당 사건은 엄청난 반동을 불러일으켰다.

-흑도련, 무림맹과 혈교의 협공을 격파하다.

-혈교 소교주 사사풍 및 다수의 랭커들 전사. 돌이킬 수 없는 피해…….

-정사마대전, 최후의 승자가 정해지다.

항상 한 수 아래로 취급되던 흑도련의 비상!

반면 혈교, 그리고 중국 서버를 손에 잡고 있던 무림맹은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무림맹이랑 혈교한테 수가 남아 있을까요?"

"무리죠, 지금부터 반격을 준비하더라도 정사마대전이 끝나기 전에 유의미한 뭔가를 하긴 힘들 겁니다."

게임 분석 채널이나 공식 TV 프로의 냉철한 평가!

그 말대로 무림맹과 혈교는 더 이상 무언가를 하지 못했다.

일반 유저들의 피해도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신비 고수들이 나란히 사라진 게 컸다.

그렇게 수일이 지나고, 약속된 시간이 된 순간 중국 서버에 새로운 공지가 나타났다.

-정사마대전이 끝났습니다.

-정사마대전의 결과가 메인 시나리오에 정산됩니다.

-더 이상 상대 세력 플레이어, NPC 처치에 추가 보너스와 칠보주화가 지급되지 않습니다.

-칠보전장은 정사마대전이 끝난 시간부터 현실 시간으로 한 달 후 철수합니다.

-획득한 칠보주화는 거래가 가능합니다.

-무림맹, 혈교, 흑도련 삼대 세력 소속 문파의 가입 기능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정사마대전 콘텐츠의 종결 및 정산!

황제가 각 세력의 수장들을 불러 결과를 선포하는 컷 신도 인게임 내에서 공개되었다.

결과는 흑도련의 완승!

실제로 보이는 것이나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가장 많은 수확을 얻어 냈다.

-흑도련, 소주와 항주, 안휘와 산동에 세력을 굳히다.

-중국 서버 동부에 확고히 자리 잡아, 산서, 천진과 호남, 광동까지 차지!

산동, 안휘, 소주, 항주, 복건, 절강의 동부 지역!

거기다 연합군의 공세가 실패하며 생긴 공백 기간 동안 추가로 산서, 천진 및 광동 등의 지역을 점령할 수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황실에게 공식적으로 제석천교의 위치를 보장받아, 무당파 및 소림사에 뒤지지 않는 기반을 마련했다.

중국 서버 유저들에게 도교와 불교, 혈마교 외의 새로운 길이 열린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 영향은 결코 작지 않았다.

각지에 숨어 있던 제석천교 관련 NPC들이 속속 합류했고, 고대의 문헌이나 비서를 찾는 퀘스트들도 유저들에게 공개되었다.

콘텐츠가 필요하던 흑도련으로서는 더없이 반가운 일.

아직 전후 협상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이 정도였다.

심지어 흑도련이 얻은 건 이게 끝이 아니었다.

-흑도련의 비상, 정사마대전을 통해 우뚝 서다.

-백도와 마도 2세력에서 정사마의 3세력으로 세력 개편.

-천하삼분지계의 완성? 중국 서버에서 보이는 '삼국지'.

-고려대학교 사학과 이종명 교수,

"현 중국 서버의 상황은 완성된 삼국지, 흑도련주는 스스로 유비이자 제갈공명이 된 유저."

놀라움 밝혀…….

정사마대전의 결과가 나오자, 흑도련을 보는 시선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지금까지는 무림맹과 혈교에 끼여 살아남아야 하는 입장이었다면, 이제는 세 마리의 호랑이로 인식이 바뀐 것이다.

그럴 만했다.

정사마대전이라는 진검 승부에서, 결국 최종적으로 이긴 것은 흑도련이었으니까.

자연스럽게 그에 대한 후속 반응도 이어졌다.

-당문, 벽력문을 통해 흑도련과 접촉 시도? 무림맹의 분열.

-녹림패황 장상철(NPC), 흑도련에 공식적으로 가입 의사 밝혀. 수락 시 녹림 72채가 흑도련의 산하 조직이 될 것으로 예상…….

-장강수로채도 같이?

"황실 때문에 안 될 것"

의견 지배적.

구심점을 찾지 못했던 사파, 세외의 여러 문파가 흑도련을 방문!

동맹 제의를 한 곳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흑도련에 소속되어 한 몸이 되길 원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단신으로 무림맹과 혈교에게 핍박받느니, 흑도련의 이름을 등에 업어 기를 펴는 게 낫기 때문이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흑도련이 뜨는 동안 무림맹과 혈교는 바닥을 모르고 추락했다.

-무림맹, 남궁세가와 황보세가, 화산, 청성에 이어 당문까지 이탈 위기.

-중소 백도문파들

"더 이상 무림맹의 이름만 믿고 있을 수 없게 되었다."

한탄…….

-길호충,

"모든 게 내 탓이다."

책임지고 무림맹 탈퇴 및 루나틱 생활 청산하기로…….

연일 뜨는 좋지 않은 소식들.

그래도 무림맹은 양반인 편이었다.

혈교의 상황은 무너져 가던 무림맹도 동정할 정도였으니까.

-사사풍, 후계자 직책 흔들리기 시작해…….

-혈교 내부 대규모 권력 개편?

"NPC가 너무 죽어서 자리가 넘친다."

증언 나와…….

-교주 사갈천 진노. 직접 혈교의 대소사 총괄 시작해…….

-NPC 주류 시대로 돌아가나? 혈교, 동남부 지역 지배권 상실.

단순히 실패를 넘어, 유저들이 가져온 주도권까지 흔들릴 정도!

그럴 만했다.

소교주로서 전사한 사사풍은 혈교 내 유저 세력의 리더.

그가 직접 총괄했던 정사마대전이지만, 결과는 역대급으로 처참했으니 말이다.

-혈교 하남 분타, 흑도련으로 소속 이전해.

-무림맹과 혈교의 유저들 흑도련으로 빠져나가고 있어…… 전 주에 비해 5% 이상 상승.

실제로 유저들의 선택도 흑도련 쪽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한국 서버.

드림 라이프에서 일어났던 현상의 재현이었다.

또 한 번, 세상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

정사마대전 콘텐츠가 끝난 다음 날.

루나틱에 접속한 웨인은 황궁 대장간에서 성과를 점검하고 있었다.

'이번 콘텐츠로 받은 보상이 크군.'

정사마대전 동안 흑도련은 황궁 소속 유저들이 콘텐츠에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했다.

덕분에 콘텐츠가 끝나고 황궁에 보상을 받으러 온 것이다.

'황제 NPC가 그 정도로 기뻐할 줄이야.'

웨인은 황궁의 고레벨 유저들을 아군으로 써서 좋고, 황궁은 소속 유저들이 강해져서 좋은 win-win 관계.

심지어 무림의 힘까지 크게 줄어들었으니, 황궁으로써는 손 안 대고 코 푼 격이었다.

그 덕분에 웨인은 흑도련주 기존 보상 외에도 추가로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칠보주화 5만 개를 획득했습니다.

-문파 공헌도 30만을 획득했습니다.

-금자 10만 냥을 획득했습니다.

-용봉화린여의주 2개를 획득했습니다.

-섬서성의 지부대인 임명권을 획득했습니다.

-용작두를 획득했습니다.

-1년 조세 면제권을 획득했습니다.

-금의위 1회 사용권을 획득했습니다.

기존에 획득했던 칠보주화와 공헌도 외에도, 황실에서 줄 수 있는 각종 권리를 획득!

칠보주화는 모두 스테이터스 책을 사느라 사용했지만, 다른 것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아이템은 이 정도이지만, 얻은 건 더 있었다.

수많은 무림맹, 혈교의 랭커들을 잡았고, 콘텐츠가 끝나며 추가로 대량의 경험치를 획득!

그 결과 레벨도 단숨에 488로 크게 뛰어올랐다.

미라클 길드의 알렉이나 스카디와 2~3레벨 정도의 차이밖에 나지 않는 수준.

이 정도면 중국 서버에 올 때 걱정했던 '레벨 업 속도'도 완전히 따라잡았다 할 수 있었다.

'이제 이걸로 최대한 이익을 뜯어낼 일만 남았군.'

무림맹과 혈교와의 전후 협상!

특히 본단 바로 옆 지역이 먹힌 무림맹으로서는 무조건 안휘와 섬서성을 찾아와야 살 수 있었다.

'이 정도면 한국 서버에 있던 것보다 이득이라 할 수 있겠어.'

웨인은 대장간에서 망치를 두드리며 씩 웃었다.

그때였다.

-루나틱 외부의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확인하시겠습니까? (Y/N)

갑작스레 뜨는 새로운 메시지.

외부라는 것은 현실이나 다른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온 내용이라는 뜻이었다.

'슬슬 그건가.'

웨인은 메시지 창을 펼쳐보고 씩 웃었다.

'역시나.'

메시지를 보낸 발신인은 정상명.

내용은 '흑튜브'에 새로이 업로드할 정사마대전 콘텐츠의 영상과 게시 허락을 구하는 것이었다.

'이 정도면 됐다.'

전상명이 편집한 동영상은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웨인은 씩 웃고 답신을 입력했다.

-다 좋은데, 재귀 건도 강조해서 넣고. 그 다음에 올리도록.

-알겠습니다.

무림맹과 혈교의 최상위 랭커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지금 올릴 영상에는 그 비밀이 담겨 있었다.

'흑튜브의 수익이 기대되는군.'

기지개를 켠 웨인은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흑도련경, 그리고 흑튜브 채널에 VIP 회원들만 볼 수 있는 한 개의 영상이 게시되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