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귀족이다 1423화
[헬조선 편]
80장 나는 모범시민이다(5)
김호 대통령은 즉각 정부 입장을 발표했다.
“우리의 소중한 국민을 대규모 폭 격대대를 동원해 무참히 살해해 버 린 일본 정부의 행위에 참담한 심정 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에 우리 대
한민국 정부는 정식으로 일본에 선 전포고합니다.”
한국이 일본에 선전포고했다!
가뜩이나 ‘우연히 켜진’ 유지웅의 마지막 방송이 절망적으로 끝난 상 황이었다.
이런 시점에 김호 대통령의 선전포 고 선언은 한반도에 커다란 정신적 충격을 주었다.
-지웅 형님이 죽었다고?
-그럴 리가 없다. 그럴 리가 없어.
-난 믿고 있어. 지응 형님이 곧 짠 하고 웃으면서 나타나서 우리를 놀 래킬 거야. 그렇지?
-하지만 방송 마지막 부분에서 지 응 형님조차도 절망적으로 상황을 받아들였는데…….
-광역 보호막이 핵폭발도 막아내 긴 하지만, 그것은 면의 파괴력이야. 그러나 900기가 넘는 폭격대가 일 제히 퍼붓는 벙커버스터는 점의 파 괴력이지. 한 점에 순간적으로 몰리 는 에너지는 핵무기를 능가하는 수 준이라고.
-그게 무슨 소리야?
-즉 900기가 넘는 폭격대가 쏟아 낸 벙커버스터 떼거지 공격은 광역 보호막을 뚫을 수도 있다는 거지. 그래서 지응 형님도 마지막에 그렇 게 절망적이었잖아.
-말도 안 돼! 지금 지응이 형님이 죽었다는 거야,뭐야?
한반도는 침통한 분위기에 잠겼다.
대부분의 열혈팬들은 유지응의 죽 음을 믿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방송이 꺼지기 전 마지막으 로 흘러나간 절망적인 중얼거림은 그들의 희망을 잔인하게 짓밟았다.
-지응이 형님이 이렇게까지 말할 정도면…… 이거 가능성 없을 수도 있겠다.
-안 돼! 제발 살아 있어줘요,지응 이 형!
북한은 대노해서 거침없는 표현으 로 일본을 비난했다.
물론 이전의 김씨 가문 독재 시절 처럼 욕설에 가까운 언사를 사용하 지는 않았다.
이제 미국과 교류도 시작한 정상국
가이기에 외교적 수사에 상당히 신 경을 썼다.
「우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총괄총리이자 일인지하 만인지상이 며 경제국부인 유지웅 총리를 무참 히 살해한 일본을 규탄한다. 유지웅 총리 및 우리 인민들의 분노와 한이 풀릴 때까지 일본과 타협은 절대 없 을 것이다.」
북한은 한국에 이어서 정식으로 일 본에 대고 선전포고를 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북한은 한국에 공동으로 전쟁결의 안을 유엔에 제출하자고 제안을 했 고,김호 정부는 그것을 곧장 받아 들었다.
「특종이다! 북한과 우리 한국이 손을 잡았어! j
「김호 대통령,같이 대일본 공동 전선을 취하기로 결정!」
「한반도 연합군이 일본 열도를 폭 파하러 간다!」
공동전쟁결의안이 유엔에 제출된
지금,세계의 눈은 동아시아를 주목 했다.
한국은 즉각 상륙함인 독도함을 중 심으로 함대를 편성,동해에 진출해 서 서일본 정부에 강력한 압박을 행 사했다.
서일본의 무와히토 정부는 미국에 지원을 요청했지만,미국은 비공개 채널로 중립을 통지했다.
“천황 폐하, 한국에서 수입되던 모 든 물자의 공급이 완전히 끊겼습니 다.”
침착해라. 이미 예상했던 바 아닌
가.
이럴 경우를 대비해서 반년어치의 전쟁 물자와 생활 물자를 비축해 두 었다. 한국이 눈치채지 못하게 은밀 하면서도 꾸준히 모으느라 고생도 많이 했다.
“가장 위험한 대어는 이미 잡았다. 지금 조선이 부리는 발버둥은 무의 미하다. 미국도 결국에는 우리의 편 을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마냥 쉽게 가지만은 않을 것이다.
일단 유지웅의 죽음으로 가장 큰 손해를 보게 된 공화당 정부는 서일 본을 좋게 보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하고 민주당 이 정권을 잡으면 모든 게 깔끔해진 다. 탄핵까지 당하면 더 좋지.’
민주당은 지금 유지웅의 죽음 때문 에 일본을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유지웅의 죽음 을 이용해 트럼프를 실각시키려 할 것이다.
그것이 정치적 생리이니까.
나중에는 다시 일본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게 된다.
“우리 전력은 어떻지?”
“구 해상자위대 이지스함 3척이 정
상 가동하고 있습니다. 조선 해군이 보유한 이지스함은 우리 이지스함 함대에 상대가 되지 못합니다. 기본 적인 체급과 성능에서 월등한 차이 가 납니다.”
한국의 기도함대가 동해에서 압박 을 행사하는 중이지만,서일본 정부 는 태연했다.
그들은 구 해상자위대가 보유한 함 대 전력의 우위를 굳게 믿고 있었 다.
“조선이 유가놈 덕분에 현찰 좀 만 졌다고 대단한 착각을 하고 있는 모 양입니다. 조선 해군의 군사력은 전 혀 우리 일본에 비할 바가 아님니
다.”
“조선 해군의 기동함대라고 해봐야 우리 일본 해군이 나서면 반나절이 면 모두 격침할 수 있습니다.”
서일본 고위 참모들이 군사력에 가 지는 자신감은 하늘을 찌를 듯이 높 았다.
무와히토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다 른 질문을 던졌다.
“남조선은 그렇다 치고,북조선의 전력은 어느 정도인가?”
“변변잖은 군함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입니다. 육상 전력의 물량 은 제법 되지만,그것을 실어 나를
수송함 자체가 형편없는 수준이기에 없는 셈 쳐도 됩니다.”
“항공 전력은 더 처참한 수준입니 다. 차라리 남조선의 이지스함 한 척이 낼 수 있는 전력이 북조선이 낼 수 있는 전력 전체보다 나을 겁 니다,하하.”
“그나마 믿을 만한 건 핵무기 하나 였는데 그것은 예전에 완전히 해체 해 버렸으니 걱정할 게 없습니다.”
“그래도 장거리 미사일이 상당히 남아 있을 텐데.”
“그 미사일들은 우리 서일본의 방 공망으로 모조리 요격할 수 있습니
다.
무와히토는 자신감 넘치는 참모들 의 표정에서 한껏 만족감을 느꼈다.
“카오리 괴뢰군이 물밑에서 시끄럽 게 항의하고 있습니다.”
“놔두어라. 어차피 대일본의 정기 를 흐트러뜨린 국가 반역자의 헛소 리일 뿐이다.”
“엡,천황 폐하!”
무와히토는 카오리를 떠올리며 혀 를 찼다.
“어리석은 것,내가 마지막으로 바 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주었거늘, 그걸 걷어차다니……
만약 유지웅을 제거하는 데 카오리 가 협조했더라면,무와히토는 그녀 를 달리 바라볼 생각이 있었다.
열도 일통을 이뤄낸 이후 그녀를 황비로 삼을 생각까지도 하고 있었 다.
하지만 어리석은 카오리는 자신의 제안을 저버렸다.
유지웅이 혼자 일본 열도에 들어와 있는 지금이야말로,일본의 정기를 바로 세울 수 있는 유일한 찬스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
아니,알고 있었으면서도 용기를 내지 못한 게 맞으리라.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당분간은 험난한 길을 걸어야 할 것이다. 하 지만 고행의 끝에는 정기가 바로 선 대일본제국의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니,제군들은 나아감에 있 어 두려워하거나 망설이지 마라.”
“옛,천황 폐하!”
무와히토는 언제쯤 민주당에 접촉 을 할지 가늠했다.
지금 당장은 민주당도 패닉 상태일 게 뻔하니,머리를 차갑게 식힐 시 간을 주는 게 좋을 것이다.
동해에 진출한 한국 기동함대도 전 쟁결의안이 통과되기 전에는 섣불리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함대 진출을 명령한 김호의 태도가 거슬린다.
‘황국신민의 녹을 먹은 자가 어찌 감히..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김호는 일 본에서 태어났다.
일본의 은혜를 입고 자라 한국으로 건너가 기업 임원으로 생활을 한 뒤 정치에 입문해 대통령까지 올랐다.
그래도 유지웅이 나타나기 전까지 는 ‘국익’을 위해 나름대로 성의를 보이던 인물이었는데, 이렇게까지 타락할 줄이야.
* * *
열흘의 시간이 쓴살처럼 지나갔다.
그동안 한국 기동함대와 서일본 해 상 전력은 동해에서 신경질적인 기 싸움을 벌였다.
직접적인 교전이나 발포는 없었지 만,언제 발포가 떨어져도 이사하지 않을 지경까지 분위기가 험악해졌 다.
한국 잠수함은 대놓고 일본 함대에 접근해 탐신음으로 경고를 날리기까
지 했다.
그리고 마침내 전쟁결의안이 가결 된 날,황백호 통령은 전 세계를 대 상으로 입장 발표를 했다.
「존경하는 인민 여러분,오늘 마 침내 유엔은 우리가 대한민국 정부 와 공동으로 제출한 일본 전쟁결의 안을 가결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부 터 남북 연합국이 일본을 군사력으 로 응징하는 것은 허락받은 합법적 전쟁 행위로 인정받습니다.」
「우리는 이 전쟁 발발에 책임 있 는 모든 이들의 처벌이 이뤄지기 전
까지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 다.」
입장 표명을 마치자마자 북한은 일 본 열도를 향해 500발의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북한이 그때까지 보유하고 있던 증,장거리 미사일을 모두 털어 넣 은 선제공격이었다.
무와히토의 서일본은 물론이고,카 오리의 동일본 정부도 필사적인 요 격에 나섰다.
미사일의 목표점이 서일본인지 동 일본인지 특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
었다.
“천황 폐하,80% 이상을 요격했습 니다!”
“핵이나 생화학 무기는 아니겠지?”
“아닐 겁니다. 대량살상무기를 사 용하는 것은 그들이 제출한 전쟁결 의안을 스스로 위반하는 행위입니 다.”
남북 정부가 공동으로 제출한 전쟁 결의안은 전쟁의 목적과 구체적인 행위 형태 등이 세세하게 기술돼 있 었다.
핵은 쓰지 않는다,생화학 무기를
쓰지 않는다,민간인 지역을 공격하 지 않는다,등등 전쟁을 위한 세부 규칙이 담겨 있었다.
결의안 내용은 제한 없이 공개되기 에 일본 정부는 물론이고 네팔의 소 년도 인터넷만 된다면 열람할 수 있 었다.
“다만 대량의 미사일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바람에 모두 요격하지는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괜찮다. 20%도 안 되는 잔존 미 사일이 피해를 줘봤자 얼마나 주겠 는가.”
十마 저것이 북한이 쥐어짜낸 미
사일 전력일 겁니다. 우리 첩보팀 분석에 따르면,북한은 더 이상 우 리 일본을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이 남아 있지 않을 겁니다.”
북한에서 포탄을 열심히 쏴봐야 동 해를 넘기지는 못할 것이다.
북한이 동원할 수 있는 함대도 빈 약한 수준이니,북한은 이것으로 모 든 패를 다 썼다고 볼 수 있으리라.
“천황 폐하, 북한의 잔존 미사일이 여전히 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습니 다! 내륙 방공 요격망이 가동 중이 며,50여 발을 추가로 격추했습니 다!”
이제 남은 미사일은 불과 50발도 채 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미사일들은 일본 내륙을 가로지르며,여전히 끗끗이 날아가 고 있었다.
‘대체 어디를 노리는 거지?’
지금 미사일이 가는 방향에는 별다 른 군사 전력이나,전략적 주요 거 점이 없다.
때문에 서일본 참모들은 의문을 품 었다.
혹시 미사일 유도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건가?
“후지산,후지산입니다!”
“뭐라고?”
“살아남은 미사일 모두가 후지산에 떨어졌습니다!”
그제야 북한의 의도를 알아차린 천 황 및 참모들은 처음에는 경악했다 가,이내 비웃음을 흘리고 말았다.
북한의 의도가 너무 뻔하고,유치 했기 때문이었다.
“이놈들,어차피 미사일로 변변찮 은 전술 성과를 달성하기 어려우니, 우리 자존심이라도 한 번 긁어보겠 다는 거로군.”
“하하,50발도 안 되는 재래식 미 사일을 들이 부어봤자 그 거대한 후 지산에 미세한 홈집이나 겨우 날까 요? 북조선 놈들이 자존심이나 세우 려고 발악하는 모양입니다.”
높이 3,776m에 달하는 거대한 산 에 미사일 몇십 발을 꽂아봤자,산 입장에서는 간지러울 뿐이다.
그렇게 북한을 비웃고 있었는 데•…”.
“처,천황 폐하! 후지산이 붕괴하 고 있습니다!”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