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귀족이다-1462화 (1,462/1,550)

나는 귀족이다 1462화

[헬조선 편]

85장 혼란 중의 내란(3)

청와대는 장악당했다.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내각 인사들 이 집무실에서 한꺼번에 인질로 잡 힌 이상,청와대 탱커 경호원들도 어찌할 수는 없었다.

김호는 지금 전국 다발적으로 일어 난 소요 사태가,결코 우연이 아님 을 깨달았다. 애초에 그런 소요 사 태가 자연스럽게 발생하기도 어렵 다.

이 모든 게 누군가가 정교하게 짠 각본대로 모든 게 홀러가고 있는 것 이다.

김호는 신음하듯이 내뱉었다.

“설마 제니스타운에서 이런 일을 벌일 줄이야.”

“네?”

“대통령 각하?”

몇 몇이 어리둥절하다는 반응을 보 였고,그때 국방부 장관이 알겠다는 듯이 재빨리 반응했다.

“그렇군요! 이 모든 게 제니스타운 에서 벌인 일이라면 설명이 됩니 다!”

“맞습니다! 제니스타운 말고 이런 일을 벌일 만한 힘을 가진 조직은 국내에 없으니까요!”

“유지웅 의장이 결국 야욕을 드러 낸 것이군요!”

그들의 안색에는 오히려 환희마저 흘렀다.

담성그룹이 돈을 풀어 소요 사태

를 일으킨 것도,결국 제니스타운의 지령을 받은 것입니다! 비로소 이 모든 게 설명이 됩니다!”

“이형원 부회장이 미치지 않고서야 가능성도 전혀 없는 반역을 일으킬 리가 없는데,유지웅 의장이 배후에 있다면 모든 게 맞아떨어집니다!”

“유지웅 의장은 이형원 부회장을 내세워서 정부를 전복시킨 뒤, 자신 이 그 뒤에서 왕처럼 이 나라를 좌 지우지할 생각이었던 게 틀림없습니 다!”

괴수가 동시다발적으로 대도시를 습격한 것?

국제테러조직 나즈를 활용하든,유 지응 의장이 직접 움직인 것이든, 어느 쪽이든 설명이 된다.

담성그룹이 돈을 풀어서 전국에 동 시다발적으로 소요 사태를 일으킨 것? 제니스타운의 지령을 받아서 실 행한 것이라고 하면 맞아떨어진다.

이형원은 사면장을 위해서라면 물 불을 가릴 처지가 아니었으니, 유지 응의 제안을 감사히 받아들였을 것 이다.

담성그룹의 주최 하에 쿠데타를 일 으키고,왕조국가든 독재국가든 민 주주의를 거스르는 정부 체제를 수

립한다.

그리고 그 절대 독재자 겸 얼굴 마담으로 이형원을 내세우고,자신 은 이형원을 좌지우지하는 꼭두각시 이자,겉으로는 이형원과 대립하는 야인 거부로 활동한다.

이것이 김호와 내각 인사들이 그 순간 단숨에 그려낸,청와대 습격 시나리오였다.

‘어째서 담성그룹에 손을 내밀었 나!’

‘차라리 우리에게 그 모든 것을 요 구했더라면 더욱 매끄럽게 만들어줄 수 있었을 텐데! 이 나라를 당신의

손에 온전히 안겨줄 수 있었는데!’

'아아,이럴 거면 차라리 내가 모 든 죄를 밝히고 감옥으로 걸어 들어 가는 것인데! 이형원 그 악랄한 자 는 감옥에서조차 이런 기회를 스스 로 만들어내는구나!’

‘부자는 망해도 삼대를 간다더니, 과연 담성그룹의 저력은 무시무시하 군. 자신을 망하게 한 자에게 신복 하고 재기의 기회를 만들어내다니.’

만약 박철원이 그들의 생각을 알았 더라면 기겁했을 것이다.

사실은 전혀 아닌데…….

“대통령,반항하지 않는 게 좋을

거요.”

박철원의 경고에 김호 대통령은 천 천히 끄덕였다.

“좋다.”

“당신들 신병을 억류하겠소. 청와 대가 장악당했다는 사실이 외부에 홀러나가지 않도록 하시오. 만약 그 사실에 외부에 알려진다면 당신들의 안위를 보장할 수 없소. 이 나라의 안위 또한 마찬가지요.”

“알았다. 그렇게 하지.”

대통령은 물론이고 권한대행 1순위 인 총리부터 시작하여 9순위까지 모 두 잡혀 있는 마당이다.

그들의 생사가 오락가락 하는 게 아닌 상황이다 보니,그들이 작심하 기만 하면 청와대 장악 사실을 숨기 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았다.

경호실은 그들의 협박에 굴복할 수 밖에 없었다.

회의실 주변은 철저히 통제되었고, 허락받은 인물들만 겨우 주변을 이 동할 수 있었다. 장악 당시 회의실 에 없던 인물들은 아예 회의실에 들 어올 수조차 없었다.

박철원은 비로소 안도했다.

“첫 번째 교차점은 무사히 통과했다.”

행정부가 장악당했다는 사실을 알 지 못하는 재난관리본부는 재난 진 암을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다.

실시간으로 대통령 지시가 떨어지 고 있다 보니,그들은 청와대에 사 달이 난 것도 알지 못했다.

청와대 출입기자들도 갑작스럽게 올라간 청와대 경계수준에 관해 특 별히 의심하지 않았다.

괴수 습격과 소요 사태 때문에 일 어난 자연스러운 대응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나저나 이게 무슨 일이지? 갑자 기 웬 소요 사태야?”

“담성그룹이 뒤에서 돈을 풀었다는 말이 있던데.”

“그럼 이게 담성그룹 소행이라고? 담성그룹은 진작 해체돼서 제니스 컴퍼니 자회사로 흡수된 거 아니었 어?”

경계대응태세 때문에 이동이 금지 된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자기들이 습득한 정보를 토대로 상황을 분석 했다.

“이형원 부회장이 아무래도 재기를 노리는 거 같은데. 그렇지 않고서야 이제 와서 돈을 풀어서 소요 사태를 일으킬 리가 없어.”

“재기를 노린다고? 말도 안 돼. 이 나라는 이미 제니스타운이 꽉 잡고 있어. 더 이상 누구도 담성그룹을 돕지 않을 거라고. 담성공화국이라 는 말은 이제 옛말이야.”

“그러니 담성그룹을 도울 사람들이 나오게끔 새로운 판을 짜야지.”

“새로운 판을 짠다고?”

“사실 난 괴수 세 마리가 동시에 과천을 습격한 것부터 이상하게 생 각했어. 그런 일은 좀처럼 일어나기 힘든데 뭔가 미심쩍었지. 그리고 사 흘 만에 괴수 15마리가 우리나라 13개 지역을 습격한 걸 보고 확신

했어.”

짙은 구레나룻이 인상적인 기자는 열변을 토하듯 자신의 생각을 말했 다.

“담성그룹이 나즈에 테러를 의뢰한 게 틀림없어?”

“나즈?’’

“그래,나즈.”

동료 기자들은 반신반의하는 눈치 였지만,짙은 구레나룻 기자는 자신 의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그렇게 잦은 괴수 습격이 한꺼번 에 일어났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 해? 우연이 두 번 연속이면 필연이

고,세 번이면 조작이라는 말이 있 어. 그리고 나즈는 돈만 있으면 얼 마든지 움직일 수 있지.”

“하지만 나즈를 한번 움직이려면

1,000만 달러 이상이 필요하다고 하 던데. 13곳을 동시에 습격하게 만들 려면 적어도 1억3,000만 달러가 있 어야 해.”

“담성그룹 오너 일가가 그 정도 비 자금도 없을 거 같아? 해외에 은닉 해서 찾지 못하는 비자금만 적어도 100조 원은 훨씬 넘게 있을걸?”

“그럼 어떡하지? 이거 기사로 써서 내보내야 하나?”

기자들은 눈치만 볼 뿐,어느 누구 도 선뜻 입을 열지 못했다.

최근 들어 기자라는 명함을 내걸고 왕성하게 활동하는 이들은 ‘기레기’ 가 아닌 제대로 된 기자들이 대부분 이다.

왜냐면 소위 말하는 ‘기레기’,즉 자신의 이익만을 절대적으로 생각해 서 영혼을 판 펜대를 놀리는 이들은 기자 활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들 대부분은 백신 공격대 소속으

로 추정되는 탱커 레이더,‘다크나 이트’한테 홈씬 얻어맞고 병원 신세 를 지는 중이었다.

최소 몇 개월 이상은 몸져 누워 있어야 했으며,힐러를 통해 회복하 면 그 힐러마저 폭력을 당하기에, 힐러들은 힐을 거부하고 있었다.

힐러가 스스로 자체 힐을 통해 회 복하면 된다지만,폭행을 당하는 고 통은 누구라도 싫기 때문이다.

베테랑 기자들이 그런 꼴을 당하는 걸 본 후배 기자들은 두 가지 진로 를 선택했다.

기자 활동을 접거나,혹은 언론인

으로서의 양심에 따라 움직이는 참 된 기자의 길을 걷거나.

사법부와 언론은 그런 식으로 광범 위한 정화 작업을 거친 상황이었다.

“그리고 담성그룹이 정말로 움직인 거라는 증거는 없잖아? 취재 활동을 통한 증거 수집도 없이 상상력만으 로 기사를 쓰면 어떻게 되겠어?”

“하지만 정황이 너무 확실하잖아.”

“확실하다고 해도 아닌 건 아닌 거 야. 어디까지나 우리가 주워들은 정 보를 토대로 끼워 맞춘 것에 지나지 않아.”

기자들은 결국 기사 작성을 보류해 야 했다.

맹렬한 속도로 움직인 지룡이는 공 주시에 가장 먼저 도착했다.

레이드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지룡 이는 곧바로 난동을 부리는 괴수의 목을 물어뜯었다.

괴수는 지룡이를 발견하고 포효를 지르며 마주 달려들었지만,보호막 으로 보호받는 지룡이한테 아무런 상처도 입히지 못했다.

인원 부족 때문에 겨우 버티기만 하던 공격대원들은,도착하자마자 1

분도 안 돼서 괴수를 물어 죽인 지 룡이의 위용에 놀라움과 감탄,그리 고 허탈함을 느꼈다.

“엄청나다……

“역시 필드 드래곤,중국과 일본을 종횡무진하며 쓸어버렸던 위용이 어 디 가지 않는구나.”

“저런 괴수를 길들여서 사육하는 지응이 형님은 대체 얼마나 강한 거 야?”

“레드 몹도 한 방에 죽여 버리시는 분이잖아. 지룡이도 형님 앞에서는 한 마리 온순한 고양이일 뿐이지.”

도마뱀이라고 해야 하지 않아? 아

무리 봐도 고양이과는 아닌데 말이 야.”

지룡이는 그렇게 차례차례 제천, 평택을 돌아다니면서 공격대가 처치 하지 못한 괴수들을 쉽게 처치했다.

전투보다는 이동하는데 대부분이 시간이 소요되었다.

지룡이가 한반도를 시계 반대방향 으로 돌면서 괴수를 차근차근 처리 하자,안달이 난 것은 5시 방향에 있는 지역,구미와 경산,밀양 등이 었다.

그쪽 지역 주민들은 난리가 났다.

“왜 저쪽부터 처리하냐고! 우리도

빨리 와서 처리해 달란 말이야!”

그러나 공주시가 제니스타운에서 가장 가까웠기에 당연한 선택이었 다. 지룡이가 몸이 두 개는 아니었 으니.

지룡이는 그렇게 차근차근 한반도 전역을 돌면서 괴수 섬멸 작업에 들 어갔다. 지룡이의 등에 탄 로봇 괴 수,블리츠랭크가 세심하게 지룡이 의 행동을 통제했다.

마침내 지룡이는 밀양시에 나타난 괴수까지 모두 처치한 뒤,유유자적 하게 제니스 타운으로 돌아왔다.

지룡이가 이동한 경로는 약 980kra,

시속 6(X)km의 속도로 이동한 터라 약 1시간 38분이 걸렸다.

여기에 얼마 되지 않는 전투 시간 을 더하면,2시간이 채 되지 않아서 모두 진압한 것이다.

미국에서 장거리 수송기를 타고 급 히 출발한 유지응이 도착하기 전에 모두 처리한 것이다.

이 놀라운 결과에 세계는 전율했 다.

13곳이 동시에 괴수 습격을 받았 는데,집을 지키는 도마뱀 한 마리 가 2시간도 안 돼서 모두 진압을 해버리다니.

특히 백악관은 세밀한 전투 분석 결과를 받아보고 뒤집어졌다.

“일반적인 공격대가 괴수 한 마리 를 처치하는데도 3시간은 족히 걸립 니다. 하지만 필드 드래곤은 13곳에 나타난 괴수들을 처치하는데 2시간 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거의 대 부분이 이동하는데 시간을 소요한 셈이죠.”

시속 6(X)km에 달하는 육상 이동 능력만 해도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한국 정부가 제대로 된 대응을 하 지 못했습니다. 전력 분배가 어설퍼 서 오히려 레이드 대원,그리고 주

변 지역 피해만 늘리고 말았습니다. 차라리 시간 끌기 위주 전술을 선택 했더라면 피해가 거의 없이 마무리 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한국 정부는 최선을 다해 대응했지 만,어느 정도의 인명 피해가 막대 한 재산 피해를 피할 수는 없었다.

특히 괴수가 2마리씩 나타난 가평, 구미,밀양은 막대한 재산 손실을 입었다.

“그리고 청와대의 동향이 이상합니 다.”

“이상하다고?”

“네,청와대의 움직임이 평소와 너

무 다릅니다. 김호 정권에서 무언가 좋지 않은 행동을 획책하는 듯하다 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경계등급을 올리고 예의 주시할 필요성이 있습 니다.”

“설마 쿠데타를 준비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괴수 습격으로 인한 혼란,그리고 그에 불만을 품어 촉발된 인위적인 시위와 소요.

권력을 탐하는 자들이 얼마든지 욕 망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셈이다.

트럼프는 엄중히 명령했다.

“7함대에 명령해서,제니스타운이 혹여라도 불미스러운 습격에 휘말리 지 않도록 철저히 경계하도록 하게. 한국군의 움직임도 절대 놓치지 말 고.”

“알겠습니다,각하.”

타이머는 서서히 끝을 향해 달려가 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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