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귀족이다-1472화 (1,472/1,550)

나는 귀족이다 1472화

[헬조선 편]

87장 딜러 강화장비의 탄생(2)

가렌 박사의 말에 니트로가 의아해 서 물었다.

“딜러의 공격력을 강화한다고?”

“네,아직은 프로토타입 단계라 강 화 폭이 그리 크지는 않습니다

“어느 정도나 강화하는 수준인데?”

“약 2% 정도 공격력이 강화됨니 다. 10명의 딜러를 테스트해서 얻은 표준값입니다.”

“2%면 그리 큰 폭은 아니군.”

큰 효과는 아니다.

하지만 레이더의 능력치 강화의 실 마리를 찾았다는 점에서,최윤을 비 롯한 과학자들은 강한 흥미를 보였 다.

“가렌 박사님,어떻게 그런 장비를 만들 수 있었습니까?”

“순전히 우연이었습니다. 결정체가 레이더와 어떤 유의미한 상호 작용 을 가지지 않을까 이런저런 실험을 하던 끝에,결정체가 공격력을 강화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겁니다.”

“오,그런가요.”

'개량의 여지는 있을 것으로 보입 니다. 만약 증폭률을 좀 더 을릴 수 있다면,레이드 산업이 자리 잡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 다.”

니트로가 바로 말을 받았다.

“그리고 우리 연구소의 풍족한 재 원이 되어주겠지.”

휘버도 공감한다는 듯이 끄덕였다.

“우리 연구소가 레이드 1차 산업을 개척하고 지배할 수 있는 연구입니 다.”

최고결정권자인 최윤도 같은 입장 을 보였다.

“좋습니다,마침 할 것도 없었는데 잘 됐습니다. 한 번 그쪽에 매달려 봅시다.”

이렇게 해서 결정체를 이용한 딜 강화장비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 었다.

제니스연구소가 자랑하는 네 명의 과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밤낮으로

연구한 끝에,마침내 시제품의 강화 효과를 W%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 다.

“결정체는 확실히 레이더의 신체에 강한 반응올 보이는군요.”

“어쩌면 괴수와 레이더가 지닌 힘, 그리고 결정체가 모두 같은 근원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은 ‘결정 에 너지’라는 힘이 어떤 식으로 구축되 었는가에 따라서, 레이더와 괴수,결 정체로 나뉜다는 통설을 지지하고 있었다.

결정 에너지가 스스로 고체화가 되 면 결정체,짐승에 깃들면 괴수, 사 람에 깃들면 레이더가 된다고 믿는 것이다.

“그나저나 결정 에너지는 대관절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신수라면 그 답을 알고 있을 거 같은데……. 그럼 유지웅 의장님도 답을 알지 않을까요?”

“앉은 자리에서 손가락을 튕기는 것만으로 그 많은 결정체를 사라지 게 한 걸 보면,의장님은 확실히 아 직 공개하지 않은 게 많습니다.”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과학자들은

유지응에게 강화장비의 개발 사실을 보고했다.

「뭐라고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 세요.」

“딜 강화장비를 개발했습니다. 현 재까지 수준으로는 약 10% 정도의 딜링 증폭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r……헐.」

“만약 이 장비가 널리 보급된다면 괴수 레이드를 안정시키는 데 큰 도 움이 될 겁니다.”

레이드 선진국인 미국에서도,아직 까지 레이드를 하다가 간헐적으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편이다.

하물며 레이드 체계가 제대로 자리 잡지 않은 지역은 말할 것도 없다.

결정체 전력기관으로 움직이는 결 정체전기자동차가 널리 보급되지 않 은 것은, 레이드의 고난이도 때문에 결정체가 원활히 수급되지 않아서 다.

-제발 결정체 비축물량 좀 풀어주 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1경 8,750억 달러어치나 쌓아두 고 있잖아요. 딱 1%만 풀어주시면 안 되나요?

전 세계가 그렇게 애걸복걸을 하고 있지만,유지웅은 결정체 문명의 미 래를 담보하기 위해서라며 딱 잘라 거절하고 있었다.

결정체 비축 물량을 함부로 풀어서 다 써버리면 오히려 결정체 문명 전 환에 장해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남들이 보기에는 전 세계가 수백 년, 수천 년은 쓰고도 남을 듯한 물 량을 가지고 왜 그러나 싶지만…….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아,그러시겠습니까?”

r네,당장 출발하죠.J

유지웅이 곧바로 연구소를 방문한 다는 말에,연구소 분위기가 부산해 졌다.

연구소는 제니스타운에 본부를 두 고 있지만,각종 실험장은 북한에 두고 있다.

위험성을 동반하는 실험은 북한의 산악지대에서 하는 게 안전하기 때 문이다.

다수의 수직이착륙기가 상시 대기 하고 있기 때문에,본부와 실험장을 오가는 데에 불편함은 없었다. 유지웅은 수직이착륙기를 타고, 30

분도 채 걸리지 않아서 북한 실험장 에 도착했다.

“어디 한 번 봅시다.”

“네,이쪽으로 오십시오.”

최윤이 손수 유지웅을 실험장으로 안내했다.

실험장은 높은 고산지대에 형성된 분지에 갖춰져 있었다.

두터운 산맥이 둥그렇게 분지를 감 싸고 있어서,막말로 대형 폭탄이 터지더라도 산 바깥쪽에 직접적인 피해가 가지 않는 지형이었다.

실험장 본부로 안내받은 유지웅은 철제 탁자 위에 놓인,활처럼 생긴

무기를 보고 작게 신음했다.

“설마 이것이……

“네,딜 강화장비입니다. 원거리 딜 러를 위해서 일단 활 형태로 만들어 봤습니다. 여기 보이는 이 녹색 물 체가 바로……

“알아요,결정체지요?”

“네,맞습니다.”

유지웅은 팔짱을 낀 채 묵묵히 활 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과학자들은 그런 반응에 희미한 의 아함을 느꼈지만,이내 가렌이 나서 서 설명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활이지만,구 성 소재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물 질입니다.”

“결정체와 반응성이 높은 특수소재 를 썼겠군요.”

“어떻게 아셨습니까?”

가랜이 깜짝 놀라서 반문했고,유 지응은 씁쓸한 미소를 머금은 채 활 을 쓰다듬었다.

“그냥 결정체를 갖다 붙인다고 딜 량이 높아진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 요. 그렇다면 벌써 딜 강화장비가 세상에 나왔겠죠

“……맞습니다. 결정체를 부착하기

만 해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무기 자체가 결정체의 에너지에 반 응할 수 있는 특수물질로 구성되어 있어야 합니다.”

“증폭 효과가 어느 정도라고 했죠?

10%라고 했나요?”

“네,그렇습니다.”

“11명이 딜해야 할 걸 10명이서 딜할 수 있는 수준이네요.”

“네,딜러가 몹시 희귀한 구조를 생각하면,딜 강화장비는 레이드 산 업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니트로가 질세라 얼른 끼어들었다.

“충분한 예산 확보에도 도움이 되

지요.”

“설마 아직도 예산이 부족한가요?”

“예산은 아무리 많아도 부족한 법 입니다,의장님.”

주저 없는 대답에 유지웅은 피식 웃고 말았다.

그는 무언의 눈길로 딜 강화장비를 가만히 쓸어보았다.

‘이 악마의 아이템이 기어이 세상 의 빛을 보는구나.’

본래 시간 축에서,괴수가 출현한 세월은 약 70년 정도다.

즉 인류는 70여 년의 세월 동안

괴수와 맞서 싸우면서 레이드 체제 를 발전시켜 왔다.

처음에는 당연히 고난을 겪었다.

하지만 레이더들의 전투 경험이 축 적되고,사회적 제도가 자리 잡고, 각종 장비들이 개발되면서부터,레 이드는 더 이상 전쟁이 아닌 산업으 로 자리 잡았다.

문제는 바로 거기서 시작되었다.

‘강화장비,근 50년 동안 딜러들을 착취해 온 악마의 아이템……

본래 시간 축에서 딜러의 비율은 자그마치 94%.

탱커 3%,힐러 3% 체제 속에서,

딜러들은 그저 천민이었다.

옐로 몹 레이드가 쉬워지면서부터, 전 세계의 레이드 추세는 ‘어떡하면 전투 시간을 줄이는가?’에 치중하게 되었다.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 다 보니, 후딱 괴수를 잡는 것이 대 세 흐름이 된 것이다.

‘딜러에게 딜 강화장비는 필수, 아 니,기본이었지.’

효율적인 분배를 위해서 공격대 구 성원은 가급적 25명 이하로 맞춘다. 약한 옐로 몹 같은 경우는 10인 이 하로 잡기도 한다.

머릿수가 많아질수록 괴수 사체를 팔고 받은 돈을 나눌 때, 개개인의 몫이 줄어드니까.

‘내가 극초반에 딜 장비 없어서 까 인 걸 생각하면…… 으휴.’

가뜩이나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딜 러들은 어떻게든 레이드에 참가하기 위해서 자기 스팩을 을려야 했다.

때문에 딜러들은 전 재산을 털어서 수십억짜리 딜 강화장비를 마련했 다.

힘들게 번 돈의 대부분을 딜 강화 장비 할부대금 갚느라 쏟아붓게 된 것이다.

딜 강화장비가 없으면 레이드에 껴 주지 않으니까.

사실 딜 강화장비가 없다 해도 레 이드 시간이 조금 더 늘어날 뿐,위 험성이 증가하는 것은 아닌데.

물론 전투 경험이 안정화된 레이드 산업 시대 이야기다.

지금처럼 세계적으로 전투 능력이 부족한 시기에는,없어서는 안 될 필수 아이템이 될 것이다.

‘그래도 지금은 그때처럼 홀러가지 는 않을 거야. 강화장비 제조회사, 강화장비 할부금 지원하는 은행과 카드사, 국세청들이 94%의 딜러들

을 착취하는 시스템은 나오기 힘들 겠지.’

자신이 처음으로 각성한 그때는, 딜러가 착취당하는 사회적 시스템이 절정에 이른 때였다.

금융사,국세청,탱커와 힐러,장비 제조사,유통사,결정체 문명의 혜택 을 누리는 일반 대중…….

그 모든 이들이 똘똘 뭉쳐서 서로 책임을 분산하며 딜러를 착취하는 시스템이 완성되었다.

‘딜러를 착취하자! 물어뜯자!’라고 누가 선동을 해서 그런 사회가 만들 어진 게 아니었다.

그냥 자유시장경제에 레이드 산업 을 맡기다 보니,그런 기형적인 구 조가 된 것이다.

‘지금 여기 시대는 딜러들이 절대 적으로 부족하니까. 그런 천민 취급 을 할 순 없지.’

“좋네요. 하지만 좀 더 강화의 여 지는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한 30%까지는 어떻게 증폭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 말에 과학자들이 눈을 크게 뜨 며 놀란 반응을 보였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셨습니까?” “컴퓨터 시물레이션 결과,그린 결

정체를 이용한 예상 증폭 최대치가 30%로 나왔습니다.”

“제조기술을 다듬으면 30%까지는 딜을 강화할 수 있을 거라고 보이지 만…… 의장님은 어떻게 아셨죠?” 유지웅은 태연히 대답했다.

“그냥 찍어 본 겁니다. 원래 제가 숫자 운에 강하잖아요.”

그 말에 과학자들이 품은 놀라움이 서서히 가라앉았다.

그들은 자기들끼리 작게 수군거렸 다.

“하긴, 메가밀리언 1등 당첨 번호 를 연속으로 맞춘 분이니까……

“100 이하에 존재하는 정답을 맞 추는 것은 눈 감고도 가능하겠군 요.”

“그래도 오늘 잠깐 강화장비를 보 고 설명을 들으신 건데, 컴퓨터 시 물레이션 예측 결과를 정확히 맞추 다니. 진짜 놀라운 숫자 운입니다.”

유지웅은 그들의 수군거림을 들으 며 피식거렸다.

아련한 시선이 다시금 활 강화장비 를 훑었다.

‘C급 장비구나.’

강화장비는 크게 C,B,A, 그리고

S급으로 나뉜다.

C에서 A까지는 그린 결정체를 얼 마나 효율적으로 정제해서 강화장비 를 만들었는지,그 제조기술에 달려 있다.

그린 결정체 강화장비의 최대 딜 증폭치는 30%.

그 이상은 때려 죽어도 안 된다. 물리적 성질이 가지는 한계 수치이 기 때문이다.

그 이상으로 딜을 강화하고 싶다면 블루 결정체 등,상위 등급의 결정 체를 써야 한다.

‘그리고 S급 장비를 쓰면 궁극기를 쓸 수 있지. 블루 결정체 몇 개 줘

서 만들어보라고 해볼까?’

S급 장비는 자신이나 정효주에게는 큰 필요가 없다.

하지만 믿을 만한 부하 레이더에게 하사함으로써 돋보여주기에는 더할 나위가 없으리라.

그때 가텐이 덧붙였다.

“아,그리고 어쩌면 딜 외에 다른 능력을 강화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 습니다. 이를테면 힐링 능력 같은 것 말입니다.”

“뭐라고요?”

유지웅은 홈칫했다.

설마 이번 차원의 자유시장경제는, ‘딜러 외의 클래스’를 착취하는 방 향으로 나아가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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