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귀족이다 1484화
[헬조선 편]
88장 착취와 야만의 시대(5)
처음 보는 탱커가 감히 유지웅의 막공 게시판에 막공 소집글을 올리 다니.
당연히 사람들은 부글부글 끓으며 분노를 터뜨렸다.
“아니,감히 신성한 지응이 형님 게시판에 이런 바이럴 광고를 올 려?”
“이놈은 지가 뭔데 감히 막공을 소 집한다 만다야?”
“뭐? 지응이 형님 막공에 간 적이 있다고? 그래,그게 사실이라고 치 자. 하지만 겨우 막공에 두 번 끼어 서 뛴 거 가지고 지가 뭐라도 되는 줄 아는 거야?”
“당장 이놈을 찾아내서 신상을 온 나라에 퍼뜨리자!”
다른 곳도 아닌 유지웅의 전용 게 시판이 다.
그가 막공 소집을 위해 신설한 게 시판을 저런 바이럴 문구로 더럽히 다니.
유지웅을 추종하는 이들은 근본도 없는 막공장을 향해 저주를 퍼부으 며,한시 빨리 그를 찾아내라고 난 리였다.
그러나…….
-내일 오후 2시 적토끼 막공 소집 합니다. 탱 30, 딜 30,힐 40 모셔 요. (탱5, 근딜4, 힐5)
-탱 30, 딜 30, 힐 40 모셔요. (탱
10, 근딜4, 힐15)
-탱 30, 딜 30, 힐 40 모셔요. (탱 15, 근딜4, 원딜1,힐22)
-탱 30, 딜 30, 힐 40 모셔요. (탱 29, 근딜4, 원딜3, 힐29)
순식간에 TO가 채워지기 시작하 자,처음에는 분노했던 사람들은 당 황했다.
“아니,글 올라온 지 이제 겨우 10 분도 안 지났는데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지금 이놈이 허위로 주작하는 거 아님? 실제로는 차지도 않았는데 찼 다고 막 구라 치는 거 아니야?”
“안 돼! 이제 힐러 자리가 이제 하 나밖에 안 남았어!”
-히크러 손이요!
-힛론! 아니아니,힐손!
입을 모아 욕을 할 땐 언제고,힐 러들은 급히 부랴부랴 귓말을 넣었 다.
그러나 대답은 오지 않았다.
대신 공고글의 제목과 내용이 다시 수정되었을 뿐이다.
-내일 오후 2시 적토끼 막공 ▽귀 족 딜러님들,모셔요.
-(7/30 분)
-탱,힐 full XA
-특징 : 막공장이 유지웅 형님 막 공에 서브탱커로 2회 참전한 경험 있사옵니다. 증거는 아래 유튜브 링 크 확인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뭐야! 갑자기 왜 말투가 달라지는 데!”
“딜러들한테 보내는 메시지라고 이 렇게 갑자기 말투를 바꾸기가 있다
고?”
“경험 있음에서 경험 있사옵니다로 바꾸는 건 또 뭔데!”
“탱힐풀 XA은 대체 뭐냐고! 난 아직 귓말 대답도 듣지 못했단 말이 야!”
“DM(다이렉트 메시지) 이렇게 씹 는 게 어딨어!”
처음에는 신성한 유지웅 전용 게시 판에 광고글을 올렸다며 분노했다.
다음에는 몇 자리 되지 않는 TO 에 들어가지 못해서 좌절했다.
그리고 이제 다시 분노를 품을 차 례 다.
“이건 무효야! 이런 식으로 남의 게시판에서 막공을 모으는 게 어디 있어! 말도 안 돼!”
“지응이 형님! 이 악랄한 바이럴 탱커놈을 부디 찾아내서 잘근잘근 씹어주세요!”
“블랙리스트에 올려 버려요! 이런 놈은 다시는 제니스타운에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해요!”
막공에 참여하지 못한 수많은 탱커 와 힐러들은 분노 때문에 이성을 잃 을 판이었다.
그런 분노 때문인지, 딜러 참가자 수는 더 이상 증가하지 않고 있었 다.
아무래도 눈치가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드디어 유지웅의 입장이 을 라왔다.
「아아,마이크 테스트. 마이크 테 스트. 음,잘 들리는군.」
「동생들,알다시피 오늘 ‘님이그 걸왜먹어여’라는 막공장 한 명이 막 공게시판에 막공 소집글을 올렸어. 그거 때문에 내 유튜브 채널이 하루 종일 시끄럽더라고.」
「Why not? 막공 게시판은 당연 히 막공 소집하라고 있는 거야. 거 기서 막공 소집하는 게 뭐가 잘못됐 다는 거지?」
r물론 아무리 레이드가 민영화되 었다지만 개나소나 레이드를 갈 수 있게 한다면 사고 위험이 발생할 수 있지. 그래서 우리 제니스 그룹의 이름으로 옴저버를 파견하기로 했 어. 그러니 공격대 전멸 걱정 같은 것은 안 해도 돼.」
「아,옵저버는 분배는 받지 않아. 수고비로 차비 정도만 받을 거니까 비용 걱정은 안 해도 돼.」
「그럼 앞으로도 막공 게시판을 많 이 이용해 주길 바랄게.」
유지응이 라이브로 공개한 영상을 확인한 추종자 레이더들은 정신이 멍해졌다.
“지금 이거 뭐야?”
“지응이 형님은 그러니까…… 자기 전용으로 쓰려고 막공 게시판을 만 든 게 아니었다는 거야?”
“분명히 말씀하셨어. 앞으로 막공 게시판을 많이 이용해 달라고 말이 야.”
“뭐야? 그럼 아무나 막공 게시판에 글을 남겨도 된다는 거야?”
유지웅이 라이브 방송을 켰을 때, 이유리는 가슴이 쿵쾅거렸다.
혹시 유지웅이 사전 양해도 구하지 않고 막공을 소집한 걸 가지고 자신 을 질책하는 메시지를 보내지 않을 까 걱정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녀가 유지웅한테 먼저 연락을 취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으니까. 일 단 소집하고 보는 수밖에.
만약 유지웅이 그렇게 나온다면 곧 바로 사과글을 올리고 막공을 해산 할 생각이었다.
“됐어! 됐어!”
하지만 유지웅의 메시지는 그런 불 안함을 깨끗이 날려 보내 주었다.
“이유리 공대장,그럼 이제 우리 마음대로 막공을 모아도 되는 거 야?”
“마음대로는 아니야. 형님 발언 보 니까 최소한의 구색과 체크는 받으 라고 하네. 옵저버를 매번 붙인다는 것도 아마 그래서인가 봐.”
이유리는 여자지만,주저 없이 유
지응을 ‘형님’이라고 불렀다.
사실 추종자들에게 있어서 유지웅 은 그저 형님일 뿐이다.
그 성스러운 단어를 성별과 나이를 모두 초월한다.
“근데 정말 딜러 빼고 순식간에 다 모였네?”
“이대로라면 딜러도 곧 다 찰 거 같아. 그래도 시작부터 딜러 넷을 데리고 소집하니까 난이도가 쉽네.”
이유리는 비교적 초반에 탱커로 각 성했다.
하필이면 귀족 딜러가 아닌 평민 탱커라는 것 때문에 처음에는 얼마
나 좌절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녀는 곧 마음을 고쳐먹었 다.
‘실력 있는 메인 탱커는 아예 자기 만의 공격대를 거느릴 수도 있잖 아?’
그래서 그녀는 부지런히 레이드를 다니며 실력을 쌓았다.
낮에는 레이드를 뛰고,밤에는 국 제공격대연합에서 공개한 전술 등을 숙지하며 지식을 쌓았다.
유지웅의 막공에 서브탱커로 두 번 참여한 그녀는 이제 자신감을 얻었 다.
'적토끼급 정도 되는 괴수는 충분 히 잡을 수 있어.’
“근데 이유리 공대장,정말로 정규 공격대를 만들 거야?”
“지금은 아니고 나중에. 일단 막공 으로 먼저 충분한 경험을 쌓을 거 야.”
“그때가 되면 우리 넷을 모두 데려 갈 순 없어. 알지?”
“……알아.”
“언제고 선택의 타이밍이 올 거야. 그때까지 충분히 잘 생각을 해둬.” 이유리와 함께 하는 지인 근딜 넷
은 모두 남자였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이유리에게 구 애하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녀는 미인이었 으니까.
원래도 상당한 미모를 지녔지만, 탱커로 각성하면서 육체적인 아름다 움이 더욱 성숙해진 덕분이다.
‘비즈니스에 왜 저런 사적인 감정 을 섞는 거야?’
이유리는 그 점이 이해되지 않았 다.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 같이 레이드 를 하는 사이일 뿐인데,당연하다는
듯이 애정을 요구한다.
‘이런 게 진짜 갑질인데. 어휴,내 가 참는다. 참아.’
딜러가 워낙 귀한 귀족이다 보니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인내할 뿐이 다.
반드시 실력 있는 메인 탱커이자 공격대장이 될 것이다.
그러면 공대원한테서 저런 말도 안 되는 압박을 받아가면서 스트레스를 참을 필요도 없겠지.
다행히 그날 저녁이 되기 전에 공 격대를 완편할 수 있었다.
이유리는 막공 대원 모두를 단톡방 에 초대했다.
-공격대장입니다. 이 단톡방은 X월
XX일 적토끼 레이드 준비,개시,정 산이 모두 종료되는 시기까지 한시 적으로 운영되며,그 이후에는 폭파 합니다.
-공지사항 및 주의사항,필수전술 을 반드시 숙지해 주세요.
-모든 대원들은 강화장비를 임대 해 주세요.
-딜러분들의 강화장비 임대료는 괴수 매각대금에서 우선적으로 공제
합니다. 탱커와 힐러분들은 이 점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그리고 결전의 날이 밝았다.
이유리는 첫 전투에 대한 긴장감 때문에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머리는 맑고 정신은 또렷했 다.
그녀는 오늘 일이 잘 풀릴 거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자 먼저 나온 대원들이 그녀를 알아보고 인사했
다.
“공격대장 이유리입니다. 오늘 하 루 잘 부탁합니다.”
“와…… 미인이다.”
“탱커로 각성하면 미남미녀가 된다 더니 진짜인가 봐.”
예전 같았으면 기분 좋았을 이쁘다 는 수군거림도,지금 그녀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오늘 진행할 레이드에 대한 생각으 로 머릿속이 꽉 차 있었으니까.
그리고 전혀 의외의 손님이 찾아왔 다.
“님이그걸왜먹어여 님이 맞나요?”
“사,사무총장님!”
이유리는 눈을 휘둥그렇게 뜨며 놀 라워했다. 그녀뿐만 아니라 막공에 참여하려고 모인 다른 레이더들도 경악했다.
바로 국제공격대연합 사무총장 겸 전술사무장인 장태준이 찾아왔던 것 이다.
“사무총장님이 여기는 어, 어떻 게……
“못 들으셨나요? 옵저버로 왔습니 다.”
“아!”
이유리는 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며 감격을 달랬다.
겨우 마음을 가다듬은 그녀는 종이 와 펜을 꺼내 와서 그의 앞에 내밀 었다.
“사무총장님,팬이에요. 사인 좀 부 탁드려도 될까요?”
“패,팬이라고요?”
“네! 사무총장님이 내신 책과 쓰신 칼럼들은 하나도 빼놓지 않고 모두 읽었습니다!”
장태준은 당황해하면서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은지 멋쩍어하며 사인을 해주었다.
이유리는 사인을 소중히 챙겼다.
“이거 참……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야 할지……
자신에게 쏟아지는 시선을 확인한 장태준은 쑥스러워하다가 입을 열었 다.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오늘 저는 옵저버로 막공에 참석합니다. 옵저 버의 역할은 공격대가 안전하게 레 이드를 할 만한 전력과 컨디션을 갖 추었는지를 보는 겁니다. 그리고 위 급한 상황이 생기면 제니스 공격대
에 비상도움을 요청하는 역할도 맡 습니다.”
막공 대원들은 눈도 깜빡하지 않은 채 진지하게 장태준의 말을 경청했 다.
“비용은 100만 원입니다. 물론
100만 원은 제가 가지는 게 아니라 제니스컴퍼니에 지급됩니다. 저는 따로 수고비를 받기로 되어 있고 요.”
“사무총장님이 앞으로도 계속 옵저 버 역할을 맡아주시는 건가요?”
“아닙니다. 오늘은 첫 막공의 탄생 이니만큼 축하를 전한다는 의미에서
유지웅 의장님이 저를 보내신 겁니 다. 국제공격대연합의 사무총장이 직접 옵저버로 참여한다는 것은,그 만큼 응원과 격려의 의미가 크니까 요.”
“아,그렇군요.”
“그럼 점검하겠습니다.”
약 1시간 정도 장태준은 공격대의 컨디션을 꼼꼼히 확인했다.
그들의 경험,전술에 대한 이해도, 공격대 규모와 편성,강화장비 사용 유무 등을 체크했다.
끼 정도면 충분합니다. 공격대장
님께서 단단히 준비를 해오셨군요.”
“혹시 전술지휘도 해주시나요?”
“위급한 상황에는 훈수를 둘 수도 있겠죠. 하지만 다른 옵저버들도 전 부 그렇게 해준다는 보장은 없습니 다. 옵저버 역할은 어디까지나 공격 대 컨디션을 체크하는 거니까요.” 그리고 레이드가 시작되었다.
메인 탱커를 맡은 이유리는 단 한 번도 어그로가 튀지 않은 채 안정적 으로 전투를 수행했다.
유지웅 막공에 비해서 시간이 다소 걸리긴 했지만,대원들은 특별한 위 험에 처하지 않고 무난하게 레이드
를 마칠 수 있었다.
“이야,잘하는데?”
“그러게. 조금 불안하게 생각했는 데 생각보다 엄청 잘해.”
“지응이 형님 커플 제외하면 사실 우리 막공장이 우리나라에서 제일가 는 실력자 아니야?”
적토끼의 감정가는 25억 원으로 책정되었다.
사체 매입을 위해 나온 제니스컴퍼 니 구매팀은 그 자리에서 이유리의 계좌로 돈을 지불했고,이유리도 공 격대원들에게 분배해 주었다.
첫 막공이 성공적으로 치러지자, 유지응 채널의 막공 게시판에는 막 공을 소집하려는 글들이 폭발하듯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유지웅은 모든 게 만족스러웠다.
“음,막공 활성화가 이렇게 빨리 이뤄질 줄은 몰랐는데. 일이 또 이 렇게 잘 풀리는구나.”
“그 막공장,혹시 네가 몰래 시킨 거니?”
“아니. 난 아무것도 안 했는데. 그 나저나 나중에 따로 만나서 격려도 좀 해주고 그래야겠다.”
“그 여자 예쁘던데,다른 마음 있 는 건 아니지?”
“어허,나는 그런 세속적인 욕구 같은 건 오래전에 초탈한 사람이라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