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귀족이다-1544화 (1,544/1,550)

나는 귀족이다 1544화

[헬조선 편]

95장 I love China!(4)

사진팡 주석은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았다.

토르의 등에 올라탄 유지웅의 모습 은 멀쩡했다.

어디 다친 곳은커녕, 머리카락 하

나 그을리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는 믿을 수가 없어 중얼거렸다.

“이게 말이 되는 일인가?”

당연하지만,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들은 흙빛이 된 채 아무런 말도 잇 지 못했다.

광역 보호막을 미처 칠 틈이 없었 거나, 아니면 쳤는데 깨져나간 것이 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중국군이 쏟아부은 화력은 무시무시했으니까 .

핵만큼은 아니지만, 집중 타점에 몰린 파괴력만큼은 핵 이상일 것이 라고 믿었다.

그런데 오히려 보란 듯이 맨몸으로 버텨내다니?

“어쩌면 광역 보호막을 국소적으로 작게 쳐서 버텨낸 것일 수도 있습니 다.”

“그건 아닙니다! 폭발이 일어나기 직전의 원격 영상을 보면 보호막으 로 추정되는 빛의 막은 검출되지 않 았습니다! 유지웅이 놈은 광역 보호 막을 치지 않았습니다!”

그럼 맨몸으로 버렸다고?

사진팡은 멍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탱커들의 맷집은 원래 다 저 정도 수준인가?”

“기관총도 견뎌내는 수준이기는 하 지만……. 저런 폭발력까지 버틴다 고는 보기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만……

한 상무위원이 말을 흐렸다.

다른 위원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 다.

“광역 보호막을 작게 쳐서 버틴 게 틀림없습니다! 검출되지 않은 것은 관측 오류입니다! 그게 아니고서는 유지웅이 놈의 생존을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맞습니다! 놈의 광역 보호막이 우 리의 예상보다 더욱 단단했고, 그래 서 우리가 준비한 화력 집중 작전이 먹히지 않은 것뿐입니다!”

“그렇습니다! 1차 작전이 뜻대로 되지 않은 것뿐입니다! 이제 2차 작 전을 준비하면 됩니다!”

사진팡 주석의 귀에 위원들의 말은 잘 들리지 않았다.

그는 멍하니 영상에 비치는 유지웅 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을 따름이었 다.

“유지웅 저놈이…… 그렇게나 특별

하다고?”

한 점으로 힘껏 모은 화력이다.

원래 뭐든지 좁은 곳에 밀집하게 보이면 더 큰 파괴력을 발휘하는 법.

한순간이라도 광역 보호막이 뚫렸 다면, 다시 전개할 틈도 없이 놈을 완전히 불태웠을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처음 친 광역 보호 막이 그 긴 시간 동안 두들겨 맞으 면서도 절대 뚫리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믿어지지 않았다. 이해도 되지 않 았다. 말도 되지 않았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어야 했다. 있어선 안 되는 일어야만 했다.

“주석 각하! 적군이 서진하고 있습 니다!”

“일선부대 사령관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시를 내려주십 시오!”

“화력 밀집 작전으로 유지웅 놈을 죽인다는 것은 실패로 돌아갔습니 다! 이제 와서 이동하는 표적에 화 력을 집중해 봤자 명중률도 낮고, 아까의 10%도 채 내지 못합니다!”

“지시를 내려주십시오, 주석 각 하!”

출격했던 전투기와 전투헬기들은 미사일과 로켓을 모두 소진했다.

전투기들은 무장 보급을 위해 돌아 가고 있었고, 수백 기의 전투 헬기 들이 따라붙으며 기관총탄을 쏘아대 고 있긴 했다.

하지만 기관총탄은 탱커들에게 아 무런 피해도 주지 못했다.

탱커들은 기관총구의 방향을 보고 가볍게 기관총탄을 피했다.

어쩌다가 눈먼 총알에 맞더라도 그 정도는 탱커의 방호력에 큰 피해를 주지 못했다.

유지웅이 최전선을 무너뜨린 이후

에는 힐러들도 가드 탱커들한테 업 혀서 곧바로 공격대에 합류했기 때 문이다.

굳이 유지웅이 이동 중에 광역 보 호막을 연거푸 시전할 필요도 없었 다.

이제 천여 명의 공격대는 2,000여 명에 달하는 규모로 불어난 상태였 다.

그들은 유지웅을 태운 채 힘차게 달려가는 토르의 뒤를 따르고 있었 다.

시속 200km가 훌쩍 넘는 속도로 달리는 2,000여 명의 공격대.

K-2흑표 전차의 최고 속도가 70 km/h인 걸 생각하면, 공격대의 기동 력은 실로 무시무시한 수준이었다.

전차 사단 따위로 막아낼 수 있는 병력이 아니었다.

사진팡 주석은 단결된 공격대 부대 가 권력자에게 얼마나 무서운 존재 인지 절실히 깨달았다.

“주석 각하! 이대로는 40분이면 베 이징에 도착합니다! 어서 명령을 내 려 주십시오!”

상무위원들이 다시금 애타게 부르 짖었다.

그들이 입을 모아 외치는 명령이라

는 것은 다름이 아니었다.

이미 상황은 일선부대가 어찌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야심차게 준비한 지대지, 공대지 화력 집중으로 광역 보호막을 뚫는 다는 작전이 무산이 되었으니.

저들을 지연시킬 수 있는 것은 이 제 단 하나, 하지만 그것은 오로지 사진팡 주석만이 명령을 내릴 수 있 었다.

“핵사용을 허가해 주십시오! 앞으 로 10분 뒤면 예정 폭심지를 지나 치게 됩니다!”

바로 북경 진격로에 미칠 설치해

둔 핵무기를 사용하자는 것이다.

기왕이면 핵무기에 가장 근접했을 때 터뜨리는 게 좋다. 그래야 폭발 의 중심에서 가장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테니까.

미처 광역 보호막을 칠 틈도 없이 말이다.

“유지웅이 놈은 몰라도 다른 레이 더 대원들은 확실하게 죽일 수 있습 니다! 그럼 유지웅이 놈도 멈출 수 있습니다!”

만약 유지웅이 살아남더라도 분노 에 찬 보복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 다.

핵사용을 보여줌으로써, 한반도 본 토에 대한 핵 공격 협박 의지를 전 달하는 것이다.

지켜야 할 것이 많은 녀석은 이를 갈면서 물러날 수밖에 없으리라.

사진팡 주석이 굳은 얼굴로 말했 다.

“핵사용을 승인한다. 가장 효과적 인 지점에 다다랐을 때 사용하도 록.”

상무위원들의 안색이 그제야 밝아 졌다.

그들은 혹시라도 주석이 핵사용을 주저해서 타이밍을 놓칠 것을 두려

워했다.

“핵을 사용하면 세계에서 압박이 들어올 것이다. 그에 대한 대비도 준비하도록.”

“예, 주석 각하.”

중국은 핵폐기 조약에 참가했다.

하지만 핵을 사용하면 조약에는 참 가하는 척하면서 핵을 숨겨두었음이 드러나게 된다. 자연히 자동적으로 조약 탈퇴 수순이 이뤄진다.

핵폐기 조약 참가국들이 가장 우려 했던 것은 몰래 핵을 숨겨두는 국가 가 나오는 상황.

당연히 첫 발각자인 중국에 대한

제재는 매우 호될 것이다.

특히 가장 핵폐기에 적극적인 미국 은 절대로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중화다. 세상의 중심이다.”

사진팡은 흔들리지 않는 눈빛으로, 돌진하는 유지웅 공격대 영상을 노 려보며 중얼거렸다.

중화, 세계의 중심.

대륙의 오랜 꿈은 부서지지 않고 영원히 지속되며 찬란히 빛나야 하 리라.

그것을 꺼뜨리려는 자는 그것이 누 구이든 간에 절대로 용서하지 않고,

불태워 없애 버릴 뿐이다.

“이제 10분이면 예정 폭심지 포인 트를 지나게 됩니다!”

중앙정치국 상황실에는 비장한 침 묵이 흘렀다.

핵폭발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서, 숨겨둔 핵무기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기까지 이제 남은 시간은 10 분.

일반 탱커들이 전멸할 것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공격대의 진형을 보면, 광역 보호 막으로 대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큰 형태로 쳐야 한다.

‘핵은 광역 보호막 안에서 터진다. 광역 보호막은 절대로 핵폭발을 보 호해 주지 못한다.’

게다가 이동 중에는 광역 보호막을 칠 수 없다.

심지어 놈들은 진격로에서 핵이 기 다리고 있다는 사실도 알지 못한다.

아마 유지웅은 광역 보호막을 미처 치기도 전에, 아무것도 모른 채로 소멸할 것이다.

중앙정치국 위원들은 그렇게 굳게

믿었다-

전장 상황을 관측 중인 블리츠랭크 로부터 통신이 왔다.

r토르의 사념의사를 전달받았습니 다. 전방 20분 거리 방향에 가장 가 까운 핵무기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좌우로 각각 40분 거리에서 핵무기 가 감지되었다고 합니다.」

토르는 괴수, 당연히 핵물질을 감 지할 수 있다.

애초에 전 세계가 핵폐기를 결의한 것 자체가, 괴수가 핵물질에 끌린다 는 특징 때문이었으니.

핵누출 사고를 막기 위해서라도 핵 은 전 세계적으로 무조건 폐기되어 야만 했다.

r그 이상의 거리는 토르도 아직 감지하지 못했습니다만

인지범위의 한계였다.

토르라고 지구 전역에 있는 핵물질 을 모두 탐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 었으니. 뭐든지 사정범위라는 게 있 는 법.

“좋아. 네 생각은?”

「아마 공격대가 핵무기를 바로 근 접해서 통과할 때 터뜨릴 겁니다. 그래야 파괴력을 극대화할 수 있을 테니까요.J

“그리고 내가 광역 보호막을 미처 칠 틈도 없이 죽을 거라고 생각할 테고 말이야.”

「그렇습니다.」

중국은 이쪽이 핵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부리는 괴수가 핵물질을 감지할 수 야 있겠지만, 정확한 의사소통은 불 가능하다고 생각할 테니까.

심지어 괴수한테 있어서 핵물질은

위험한 게 아니라 선호하는 것이니, 주인에게 위험 경고 따위를 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게 중국의 판단이리 라.

“좋아, 오늘 가진 패를 한 번 다 꺼내보자고!”

「다 꺼내기는 무슨, 이번에는 또 한 장만 꺼낼 거면서.j

통신을 통해 들린 정효주의 말에 유지웅은 키득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래도 보호막은 내가 가장 애지 중지하는 궁극기 카드라고! 전에 공 개한 첫 장에 이어서 두 번째 장도 이제 공개하는 건데, 내 입장에서는

전부 까는 거나 다름없지.”

r그 카드가 제일 특별한 의미인 건 맞지만, 이제는 가장 센 카드가 아니잖아.J

“알았어, 알았어.”

유지웅은 속으로 시간을 쟀다.

기왕이면 가장 극적인 효과를 노릴 생각이었다.

마침내 블리츠랭크가 극적인 타이 밍을 가로챘다.

「이제 30초 뒤면 중국 핵기지에 서 설정한 포인트존으로 진입하게 됩니다!」

“오케이, 30초라고?”

유지웅은 속으로 시간을 쟀다.

1, 2초 전에 카드를 까는 것이 가 장 극적이겠지만, 대원들의 목숨을 가지고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할 마 음은 없었다.

대충 10초가 남았을 무렵, 유지웅 은 대원들을 향해 힘차게 기운을 내 뿜었다.

“으랴아아아압!”

번쩍! 번쩍! 번쩍! 번쩍!

그 순간 대원들의 몸에 희미한 푸 른빛이 맺혔다.

자신의 몸이 빛나기 시작하자 대원 들은 저마다 당황해서 그 자리에 멈 칫할 뻔했다.

“이게 뭐야? 내 몸이 빛나고 있 어?”

“어, 어어? 나만 그러는 게 아니라 너도? 아니, 우리 전부가 다 빛나고 있네?”

“이게 무슨 일이야! 대체!”

모두가 혼란에 빠진 그 무렵, 곧바 로 발밑에 숨어 있던 핵물질이 핵분 열 붕괴를 일으키며, 질량의 형상을 하고 있던 거대한 에너지를 사방으 로 내뿜었다.

강렬한 핵섬광이 번쩍이고, 무시무 시한 크기의 버섯구름이 치솟았으 며, 곧이어 엄청난 후폭풍이 일대를 뒤덮었다.

미항공사령부는 공격대의 패기 넘 치는 진격을 하늘 위에서 편안하게 바라보고 있는 중이었다.

비록 중국 땅이지만 첩보위성을 통 해 실시간으로 유지웅 공격대의 진 격 광경을 고해상도로 내려다볼 수 있었다.

“사령관님! 유지웅 공격대 일대에 강력한 전자파가 뒤덮었습니다! 고 도로 암호화된 전자파 신호입니다!”

“사, 사령관님! 핵폭발입니다! 핵폭 발이 관측되었습니다!”

그 순간 사령관은 의자에서 튕겨져 나올 듯이 놀랐다.

첩보위성이 담아내는 광경, 베이징 을 향해 질주하던 유지웅 공격대가 버섯구름에 한꺼번에 삼켜진 것이 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기습이었으니, 아마 광역 보호막을 칠 틈도 없었으 리라.

사령관은 식은땀을 연신 닦았다.

“이게, 이게 어떻게 된…… 아까 그 전자파 신호는 설마 핵폭발 격발 코드였단 말인가?”

“아무래도……

후폭풍이 가라앉기까지 한참의 시 간 동안, 기지 중앙상황실에서는 아 무도 입을 열지 못했다. 침통한 분 위기만이 가득했다.

바로 그때였다.

“어, 사령관님! 보십시오! 유지웅 공격대입니다! 대원들 모두가 살아 있습니다!”

“뭐야?”

순식간에 모니터에 눈을 바짝 들이 댄 사령관은 정말 살아서 멀쩡히 움 직이는 대원들의 모습을 확인하고 침음성을 흘렸다.

“잠깐, 대원들의 몸을 감싼 이 빛 은 뭐지?”


0